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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캐는 시간 : 윤혜숙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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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윤혜숙
  • 출판사 : 서해문집
  • 발행 : 2021년 04월 20일
  • 쪽수 : 220
  • ISBN : 9791190893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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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조선어사전을 만들려는 조선어학회와
‘시골말 캐기 운동’에 나선 학생들

《뽀이들이 온다》, 《계회도 살인 사건》, 《괴불주머니》 등의 작품으로 역사 속 흥미로운 소재를 활용해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윤혜숙 작가가 다시 한 번 역사를 소재로 한 장편소설을 선보인다. 《말을 캐는 시간》은 일제강점기 잃어버린 우리말을 되찾고,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조선어사전》을 펴내는 활동으로 독립운동의 한 축을 담당했던 조선어학회 사전편찬위원회 편찬위원들의 이야기가 아닌, 그들과 함께 물밑에서 활약한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점이 흥미롭다. 그중에서도 이 책에서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시골말 캐기 운동’에 동참한 학생들의 활약이 종횡무진 펼쳐진다.

“나라를 잃었지만 우리말, 우리글만은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
강원도 춘천에서 경성의 배재고보로 유학 온 모범생 민위와 학교에서 유명한 날라리(?)이자 순사부장의 아들인 규태는 서로 어울릴 일 없는, 그저 인사나 나누는 사이였다. 우여곡절 끝에 문예부에서 함께하게 된 민위와 규태를 비롯해 문예부원들에게 조선어와 문예부를 담당하는 교사인 박 선생은 교지를 복간할 계획을 알린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밖에서 민위와 박 선생이 우연히 만나 조선어학회를 찾게 된다. 이를 계기로 민위는 조선어학회에서 우리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말모이’라 불리는 조선어사전을 편찬할 계획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투리를 모으는 작업인 ‘시골말 캐기 운동’에 문예부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시골말 캐기 운동에 참여하게 된 배재고보 문예부 학생들은 학교에 방학을 맞아 교지 복간에 필요한 취재를 한다는 핑계를 대고 고향을 찾는다. 조선어학회 활동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발각되면 학교뿐 아니라 총독부에서도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규태는 민위와 함께 민위의 고향인 춘천으로 향한다. 며칠 뒤 규태의 짝사랑 대상인 노리코와 민위의 사촌여동생 민숙까지 합세하면서 네 학생은 시골말을 캐기 위해 머리를 쥐어짠다. 그렇게 넷은 한글 강습회를 열어 동네 어르신들을 모으고, 이야기를 들으며 시골말을 무사히 캐낸다.
방학 동안 무사히 각자의 고향에서 시골말을 캐온 문예부 학생들의 노력으로 조선어학회의 사전 편찬 작업은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된다. 하지만 그런 기쁨도 잠시, 이들의 활동을 눈여겨보던 강 형사를 포함한 일본 경찰의 감시망이 점점 이들을 좁혀 온다. 이를 알게 된 박 선생, 이석린을 비롯한 조선어학회 사람들과 배재고보 문예부 학생들은 시골말 잡책을 포함한 사전 편찬에 필요한 낱말 카드와 자료를 안전한 곳에 숨기기로 결정하는데….

《말을 캐는 시간》은 조선어학회의 시골말 캐기 운동, 배재고보 문예부의 교지 복간, 춘천고보의 상록회 사건을 중심에 놓고 나머지 대부분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채워 나간 이야기다. 교지 복간을 준비하던 배재고보 문예부 학생들이 조선어학회의 사전 편찬 작업을 알게 되면서 방학 동안 시골말 조사 활동을 벌이고 상록회 사건과 연루돼 몰수 위기에 처한 사전 원고(말모이)를 지켜내는 내용 등은 모두 그렇게 만들었다.
_‘작가의 말’에서

목차

변심
연애편지
순사부장 아들
문예부 아이들
낙랑파라
여학생 노리코
소년 주필
시골말 캐기 잡책
어떤 부탁
사전편찬위원회 사람들
동행
인연 혹은 악연
상록수처럼
한글 자모표
야학당
조짐과 음모
발각된 편지
항아리 작전
새로운 시간

참고문헌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박 선생이 조선어학회 회원이라는 게 좀 마음에 걸린다만…. 너도 그거 알고 있었냐?”
벌써 민위가 문예부에 들어갈 거라고 믿는 모양이었다. 그제야 민위는 박 선생이 조선어학회 회원인 것과 문예부 사이에 무슨 연관이 있겠다 싶었다. 문예부에 들어오라고 하면서 박 선생이 제일 먼저 꺼낸 말도 두 해 동안 휴간 상태인 교지를 복간할 예정이라는 것이었다.
- 16쪽

‘절 여기 데려온 게 사전 편찬 때문이었어요?’
민위는 그 말이 목 끝까지 올라왔지만 말할 수 없었다.
“좀 당황했지? 내가 한글로 교지를 복간하려는 이유를 알려 주고 싶었는데 내 생각을 민위 군이 조금이라도 읽어 냈다면 반은 성공한 셈이고.”
- 80쪽

박 선생이 고개를 끄덕이며 《한글》 잡지를 들어 보였다. 1935년 10월호였다.
“조선어사전편찬회에서 귀향하는 학생들에게 ‘시골말 캐기 잡책’이라는 공책을 나눠 주었어. 그걸 들고 시골로 내려간 학생들은 자기 고향에서만 쓰는 시골말을 조사하고 잡책에 기록했지. 그렇게 수집한 시골말이 벌써….”
- 83쪽

“기역 자를 배웠으니 기역 자가 들어가는 글자는 모두 쓸 수 있을 거예요. 기역으로 시작되는 말은 뭐 있을까요?”
“가세….”
아주머니가 손을 들어 손가락으로 자르는 모양을 해 보였다.
“가세?”
“가위라는 말이야.”
규태가 잊어버리기 전에 적어야 한다며 잡책을 꺼내 들었다.
- 170쪽

예상했던 대로 이틀 뒤 강 형사를 앞세운 종로서 순사들이 어학회 사무실로 들이닥쳤다. 석린의 책상을 다시 뒤졌지만 영철의 편지를 찾지는 못했다. 헛걸음한 게 억울했는지 경찰들은 쑥대밭이 되도록 사무실 여기저기를 다 헤집어 놓았다.
“사전 편찬은 조선인의 말을 되살리는 일이니 독립운동이나 진배없소. 엄밀하게 말하면 천황과 우리 총독부의 정책에 맞서는 반역 행위요. 치안유지법에 위배된단 말이오.”
- 2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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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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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윤혜숙은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이러저러한 일을 십 년 넘게 하다가 뒤늦게 글쓰기를 시작했다. 동네 도서관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타이핑 봉사자 모집 공고를 본 날, 자원봉사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후 손을 거쳐 간 책이 족히 백 권은 넘을 듯하다. 읽고, 타이핑하고, 다시 교정보는 동안 귀한 문학 수업을 저절로 받은 셈이다. 2010년 KB창작동화제 우수상을 수상했고, 2012년에는 동아일보-한국수자원공사 물 스토리텔링 부분 대상을 수상했다. '뽀이들이 온다'는 저자의 첫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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