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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과 칼 로저스의 인간 중심 상담이 기본적으로 중요한 부분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다. 특히 공감에 대해 두 이론이 어떤 면에서 공통된 견해를 보이는지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그리고 공감을 둘러싼 최근 뇌과학의 연구들을 살펴보며 공감에 관한 이해를 깊이 있게 다룬다.
마지막으로 9가지의 사례 연구를 통해 어떻게 하면 공감적으로 이해하고 경청하며 조력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 검토한다. 좋은 응답과 나쁜 응답을 비교해 보이면서 실제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공감하고 경청하는 방법을 쉽고 평이한 문장으로 명시한 획기적인 책이다.

경청은 사람을 돕는 모든 전문 분야의 입구이다.

이 입구로 들어가지 않으면 어떤 것도 이룰 수 없고 오히려 도움을 빙자해 해를 입힐지 모른다. 조력 전문가의 경청은 마음을 얻는 첫걸음이며, 상대를 신뢰와 안전감에 머물게 한다. 무엇보다 깊은 경청은 상대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더 깊이 보게 한다. 경청하지 않으면 다음을 이어가기 어렵다. 그렇지만 전문가 훈련을 받는 동안, 그리고 훈련 이후에도 언제나 지속하고 벼려내야 할 역량이 경청이다.

경청의 밑바탕을 이루는 역량이 공감이다.

공감이란 ‘큰일이네요’, ‘힘드시겠어요’와 같이 친절한 말을 건네는 것이 아니다. 고객의 말을 단순히 되풀이하는 것도 아니다. ‘내용 요약’이나 ‘감정의 반사反射’ 등 대화 기술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고객의 고통을 깊이 있게 이해하지 않고 ‘큰일이네요’, ‘힘드시겠어요’ 등의 ‘공감적’인 응답을 하면 오히려 상처가 되는 때도 있다.

치유와 변형變形을 끌어내는 전문가 수준의 공감이란 이론의 도움을 받아 고객이 대화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생각까지 헤아리는 것이다. 그러한 공감에 기반을 둔 경청을 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이야기를 어떻게 듣고 진단하며 응답해야 할까? 이 책에서 그에 대한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을 공감적, 수용적으로 이해하는 힘, 조력 활동 능력 향상의 지름길이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이론편이다. 여기서는 인간 중심 상담과 정신분석 이론의 본질이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만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밝힌다. 그리고 그 이론들을 토대로 전문가의 조력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제시한다. 또 공감에 관한 최신 뇌과학의 견해도 다룬다.

2부에서는 정신분석 이론에서 공감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설명한다. 여기서는 일부 강좌나 책에서나 나올 법한 ‘인간’ 부재의 이론이 아닌, 살아 있는 ‘인간’의 마음을 살펴본다. 최대한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공감하기 위한, 실천에 도움이 되는 지식을 제공한다. 프로이트의 성심리,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특히 전이 반응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정신분석 이론을 알기 쉽게 설명한 것은 이 책의 큰 장점으로,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3부는 사례편이다. 9가지의 사례 연구를 통해 어떻게 하면 공감적으로 이해하고 경청하며 조력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 검토한다. 좋은 응답과 나쁜 응답을 비교해 보이면서 실제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공감하고 경청하는 방법을 쉽고 평이한 문장으로 풀어나간다. 저자의 말대로 지금까지의 책에서는 이론이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 어떻게 진단하고 활용하면 좋을지 알기 어려웠으나, 이 책에서는 상담 대화를 자세히 검토함으로써 이론을 어떻게 공감적 진단과 응답에 활용할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 부모, 부부와 연인들, 조직의 리더, 타인과 관계에서 갈등하는 사람들, 코치, 상담사, 심리치료사, 정신분석가, 컨설턴트 등 모든 전문가를 위해 경청의 힘을 기르는 안내서로 이 책을 추천한다. 임상 적용뿐 아니라 전문가 스스로 경청 능력을 배양하는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

역자 서문
프롤로그

제1부. 정신분석적 심리치료에서의 공감
제1장. 공감은 인간 중심 상담이고, 정신분석은 냉정한 거울 같은 태도인가?
제2장. 공감에 관한 뇌과학의 견해

제2부. 정신분석 개념 정리
제3장. 프로이트의 성 심리 발달 단계
제4장.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제5장. 저항
제6장. 전이에 대하여
제7장. 전이 반응의 다섯 가지 특징
제8장. 전이 저항
제9장. 전이 치유
제10장. 전이에서 치유와 변형으로
제11장. 전이의 이해를 통한 내담자 고통에 공감하기
제12장. 상담사는 무엇을 하는가?

제3부. 정신분석적 경청 상담의 실제
사례 1. 상담사에게 불신감을 품은 남성 대학생
사례 2. 오이디푸스 갈등으로 고뇌하는 남성 고등학생
사례 3. 부모와의 동일시로 괴로워하는 고등학교 남성 교사
사례 4. 상담사에게 전이 반응을 일으키는 여성 대학생
사례 5. 아이에 대한 억압된 분노로 고민하는 남자 초등학생의 어머니
사례 6. 아들을 성적으로 원하는 생각에 시달리는 남자 초등학생의 어머니
사례 7. 연애를 계속하지 않으면 괴로운 여성 회사원
사례 8. ‘좋은 내담자’를 연기하려는 여성 회사원
사례 9. 이전 상담사와의 전이 반응을 현 상담사에게 나타내는 여성 공무원

에필로그: 상담은 행복이 아닌 성장을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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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발간사
저자 및 역자 소개

공감을 잘하기 위해 노력해 본 경험이 있는 전문가라면 ‘공감을 하고 있는데도 대화가 진전되지 않는다’는 고민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도 그 중 한 명이다. 얼마나 고민했는지 모른다.
‘공감을 제대로 했는데도 내담자가 좋아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공감이 이루어지지 못해서 내담자가 좋아지지 않는’ 것이다. 공감이라는 단어에는 따뜻하고 상냥하며 부드러운 어감이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가 하고 있을 공감과 내가 생각하는 공감은 질적인 면과 깊이에서 상당히 다를 것이다. (12쪽)

지금까지 ‘공감은 인간 중심 상담’이고 ‘정신분석은 거울과 같은 태도와 해석’이라고 구분됐으며, 정신분석과 정신분석적 심리치료에서는 공감을 중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나는 ‘정신분석과 인간 중심 상담 이론이 전혀 다르다’라고 하는 견해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17쪽)

상담사가 내담자의 행동이나 생각을 바꾸려고 조언하거나 질문할 때는 내담자에 대한 조건 없는 수용도 빠져 있다. 상담사가 조언하려는 것은 ‘내담자의 생각과 행동이 바람직하지 않다. 좀 더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라고 현재 내담자의 존재 방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27쪽)

우리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추측할 때는 먼저 거울 뉴런에 의해 상대방과 같은 표정이 된다(정확히 말하면, 상대방과 똑같은 표정을 자기가 하는 것 같이 뇌가 활성화된다). 이때 자신이 그 표정을 지을 때의 신체 감각이 되살아난다. 그리고 그 신체 감각을 근거로 상대방의 감정을 자기 것처럼 상상한다. (46쪽)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상담사에게 ‘조리 있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전이 저항이 강한 내담자는 구강기 때부터 여섯 가지 고통스러운 감정이 있다. 그것은 ① 부모에게 거부당한 강렬한 슬픔과 외로움, ② 부모에 대한 공포, ③ 부모를 향한 극심한 분노, ④ 그 분노로 인한 죄책감, ⑤ 열등감, ⑥ 그런 감정을 자기 안에 억누르고 견뎌야만 하는 고통이다. (70쪽)

상담에서 내담자의 마음에는 언제나 저항resistence이 작용하는데 그것은 상담의 진전을 방해하거나 중단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상담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내담자의 저항을 이해하고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83쪽)

전이 반응은 과거의 아픔에 기인한 반응이라서 지금의 현실과는 맞지 않는다. 그러므로 깊고 격렬한 전이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일수록 현실과 충돌하게 되고 삶이 힘들다. 그리고 내담자는 상담사와의 관계 속에서 괴로움의 원인이 되는 전이 반응을 반복한다. (133쪽)

내담자가 상담사에게 불신을 표현하는 것은 그가 기본적으로 가진 인간에 대한 불신이 표출되는 것이다. 즉 타인에게 지나친 애정 욕구를 품고 그것이 충족되지 않아 불만을 느껴 마음을 닫는 대인관계 패턴이 드러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반응은 수용적이면서도 공감적인 상담사와 함께 탐구해야 하는 중요한 주제이다. (144쪽)

나는 자신의 전이 반응에 대한 통찰이 낮고 저항이 강한 전문가일수록 내담자에게 전이나 저항이 생길 때 그를 공감적으로 이해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사람은 금방 자기 기분을 속이려고 한다’, ‘이 사람은 사실 좋아지고 싶지 않은 것이다’, ‘어떻게 하면 깨닫게 해줄 수 있을까?’ 등 이해가 부족하고 때론 거부적인 마음이 들기 쉽다. 공감이 불충분한 채 내담자의 모순을 지적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153~154쪽)

너무나도 중요한 내용이라 반복하겠다. 상담사가 하는 일은 내담자가 표현하는 중요한 일을 되도록 내담자의 입장이 되어 생생히 상상하며 공감적으로 이해하고 그 이해를 말로 되풀이하는 것이다. (156쪽)

깊고 세밀한 공감을 하기 위해서는 이론이 필요하다. 이론은 내담자를 공감적으로 이해하기 위하여 존재한다. 상담사가 이론의 도움으로 내담자의 고 충을 더 세심하고 깊이 있게, 더 생생히 상상하고 이해한다면 그것은 내담자에게 전달된다. 그러면 내담자는 지금까지 직면하지 못했던 깊은 감정과 생각이 느껴져서 그것을 더 말하고 싶어진다. 이것이 마음의 자기 치유력에 의한 움직임이다. (1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