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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과 술수 역학』은 고대중국의 술수학에 대해서 초보적으로 탐구해본 책이다. 색다른 문화현상을 수라는 공통분모 속에서 상수, 천수, 예수, 명수, 역수, 율수, 의수, 산수의 8개 부분으로 나누어 논술해보았다.

주역의 역사와 구조를 알고,
주역을 읽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책 소개

△중국 전통문화를 알려면 술수역학부터 알아야 한다
중국문화를 연구하려면, 술수역학에 대한 연구를 피할 수 없다. 술수역학은 중국고대철학의 원천으로, 그 원류와 뿌리를 제대로 다루지 않고는 고대중국의 사상과 문화의 맥락을 파악할 수가 없다. 어떤 이는 술수는 고대중국의 정치철학이며 행위규범이자, 고대사회의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사유모델이었다고 한다.
술수역학은 중국 전통문화에서 거대한 사상체계를 형성했으나, 그간 문화대혁명 등 여러 요인들로 말미암아 오랫동안 접근금지구역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그러나 술수역학이란 존재를 무시하거나 그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옛사람들의 문화적 분위기와 가치의 취향을 알기 어렵다. 술수의 심층구조와 내밀한 의미를 분명히 알지 못한 채 중국의 신비를 논의한다는 것은, 발이 가려운데 신발 위를 긁는 격이거나 안개 속에서 꽃구경하는 경우와 다를 바가 없게 된다. 이 복잡한 세계를 이해하려면, 옛사람들이 설치해둔 장애물들을 넘어야할 뿐 아니라, 솔직한 태도로 고대 술사들의 사상과 활동을 냉정하게 분석해 보아야 한다.

△ 주역과 술수역학에 쉽게 다가설 수 있다
이 책은 주역과 술수역학에 대해 탐구한 것이다. 주역, 혹은 술수역학은 동아시아의 전통 시대에 천문 지리 인사의 삼재三才를 관통하는 이론이자 전통사회를 구성하는 원리가 되었다. 주역을 응용한 술수역학의 세계가 동양의 전통사회를 압도했다. 천문·지리에서 시작해서 수학·어학·악률·서법을 막론하고 의술·연단鍊丹·기문·육임·명리·관상·병법 등 동양의 어느 학문도 주역의 이론을 근간으로 삼지 않는 것이 없다.
이 색다른 문화현상을 ‘수數’라는 공통분모 속에서 상수象數, 천수天數, 예수禮數, 명수命數, 역수曆數, 율수律數, 의수醫數, 산수算數의 8개 부분으로 나누었다. 이 분류는 고대 술수의 전 영역을 다 포괄하는 것은 아니며, 또한 술수역학의 갈래를 이렇게 획정하려는 것도 아니다. 과학적 방법론을 다루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주역과 술수역학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학문적 접근을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차근차근 음미해 가면서 읽어본다면 어느덧 주역의 진솔한 매력에 빠져들 것이고, 그 속에서 각자의 시각에 따라 역학을 이해하는 길도 열릴 것이다.

저자 중국어판 서문
편저자 서문

제1장. 주역 개론(임채우 저)
1 주역의 기원
2 주역의 이론체계
3 주역의 독법

제2장. 주역의 점법(임채우 저)
1 상수역학
2 점의 이해와 현대
3 주역점을 치는 방법
4 한구의 점법과 주역점의 예

제3장. 동양의 수리數理란 무엇인가 (이하 유효군 저, 임채우 역)
1 수리학의 형성
2 수리학의 기능
3 수리학의 의의

제4장 주역의 상수象數
1 상수의 기원
2 역수易數의 구조
3 음양의 발달
4 오행五行의 변화

제5장. 고천문학의 수리
1 하늘의 의미
2 하늘의 구조
3 상제의 뜻

제6장. 예법禮法의 수리
1 예법에서의 수
2 예수禮數와 오행五行
3 예수禮數와 음양

제7장. 명리命理의 수
1 왕이 받는 천명의 유래
2 운명의 위력
3 술수가의 관심사
4 죽음의 점

제8장. 역법歷法의 원리
1 고대 역법의 내력
2 간지의 신비
3 기피하는 날짜

제9장 율려律呂의 수리
1 고대 율려의 의미
2 율려의 수
3 율려학의 외연

제10장. 의학의 수리
1 의술과 수리
2 진단과 기능
3 치료의 의의

제11장. 수학의 수리
1 수학의 신비화
2 신비화된 수학
3 하도와 낙서

한국의 독자들에게
부록: 이순신 장군『난중일기』의 주역점(임채우 저)
참고문헌

주역을 오해하는 많은 경우가 오늘날의 관점에서 그대로 주역의 내용을 이해하려는 데에서 일어난다. 현대 학자들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기본적으로 주역의 원형이 되는 괘효사가 완성된 시기는 주나라 초기라고 한다. 주나라가 세워진 것은 B.C.1100년경이니, 주역이 배경으로 삼고 있는 사회는 상고의 청동기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따라서 이런 고대시기의 생활상과 사회상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훨씬 더 주역의 본의에 가깝게 접근할 수 있다.(42쪽)

일반적으로 점을 무속이나 주술呪術과 혼동하거나, 술수術數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점복占卜을 ‘인간의 지능으로 예측할 수 없는 미래사未來事나 부지不知의 일을 주술의 힘을 빌려 추리 내지는 판단하고자 하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이런 식으로 보통 점을 주술적 성격을 들어서 무점巫占으로만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무점은 점의 일부일 뿐이며, 또한 점과 주술은 엄연히 구별된다. 무당이 접신 상태에서 구술하는 것도 점이라고 하겠지만, 이런 신비점이 점의 전부는 아니다. 더구나 주문을 외고 부적을 써서 흉한 일을 예방하고 길吉로 바꾸는 주술은 점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57~58쪽)

앞에서 말한 대로 『주역』은 주나라에서 점을 치던 책에서 비롯되었다. 그런데 『주역』은 ‘우주 대수학代數學’이라고 불리는 바와 같이 수학적 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역은 ‘수數’에 기초를 두고 있어서, 부호가 있고, 공리公理가 있고 정의定義가 있고 공식이 있고 계산법이 있다. 이는 ?설괘전說卦傳?에서 “옛날 성인이 『주역』을 지으니, 신명이 그윽이 도와 시초를 내서 하늘과 땅의 수를 의거하였다.”고 말한 바와 같다. 여기에서의 수란 일반적인 의미의 수와는 구별된다. 이런 『주역』만의 특정한 수리 기제는 특수한 문화적 함의를 갖는다.(118쪽)

술수학의 관점에서 보면 사람의 삶과 죽음은 모두 선천적으로 이미 정해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전혀 바꿀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술사들은 일정한 방법과 행위를 통해서 죽음을 피하고 삶을 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방법의 하나가 바로 착한 일을 많이 해서 그 공덕으로 하늘을 감동시키는 것이다. 『회남자』에는 이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가 있다.(24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