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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열쇠 : 대실 해밋 장편소설[양장]

원제 : Glass 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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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하드보일드 장르의 창조자 대실 해밋이
자신의 최고 걸작으로 꼽은 작품
인간의 욕망과 비정한 정치의 이면을 드러내는 범죄 소설

대실 해밋의 장편소설 『유리 열쇠』가 홍성영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65번째 책이다.
대실 해밋은 하드보일드 장르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작가로, 뛰어난 작품성으로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을 문학의 반열에 올려놓은 거장으로 손꼽힌다.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문체, 인물의 심리나 감정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관찰자로서 행동만을 묘사하는 서술 방식, 거칠고 비정한 현실을 날것 그대로 드러내는 그의 스타일은 이후 추리 소설계의 한 흐름을 형성한 하드보일드 장르의 전범이 되었다. 그가 활발히 활동했던 1920~1930년대는 사회적으로 전쟁과 혼란, 대공황과 범죄, 불안과 냉소가 극에 달해 있던 시대였고, 범죄와 폭력이 일상이 된 사회였다. 미국 최대의 사립 탐정 회사인 핑커턴 탐정 사무소에 취직하여 실제로 탐정으로 일했던 해밋은 그저 머릿속 상상이 아니라 일상 곳곳에서 맞부딪히는 범죄의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 냈다. 때문에 그의 글은 범죄 이야기를 다루는 이전의 소설들과는 확연히 달랐고, 당대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또한 그의 많은 작품들이 영화로 만들어져 큰 성공을 거두었다.
『유리 열쇠』는 대실 해밋의 대표작 중 하나로, 특히 해밋이 스스로 자신의 소설 중 최고 걸작으로 손꼽은 작품이다. 합법과 불법의 세계를 오가는 정치인 폴 매드빅과 그를 보좌하는 인물 네드 보몬트를 중심으로 비정한 정치와 폭력의 세계를 그리는 이야기로, 선거를 앞두고 일어난 상원 의원 아들 살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영국 평론가 줄리언 시먼스는 이 작품을 〈해밋이 성취한 가장 높은 지점〉이라고 평하며 〈20세기 범죄 문학의 절정〉이라고 극찬했다. 북유럽 최고의 탐정 소설에 주어지는 문학상인 〈유리 열쇠상〉의 유래가 된 작품으로, 코엔 형제의 영화 「밀러스 크로싱」(1990)의 모티브가 된 소설이기도 하다.
도시의 거물 폴 매드빅은 합법과 불법, 음지와 양지를 오가며 세력을 넓혀 가는 정치인이다. 그를 따르며 보좌하는 네드 보몬트는 늘 도박에 빠져 살지만, 매드빅과 형제처럼 가깝게 지내며 그의 브레인 역할을 한다. 매드빅은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 위해 그가 평소 연모하던 상원 의원의 딸 재닛 헨리와 결혼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러던 중 재닛의 오빠인 테일러 헨리가 거리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네드 보몬트는 미묘한 정치적 긴장이 얽힌 이 사건에 뛰어들어 그 전모를 파헤쳐 간다. 그러나 사건은 충격과 반전을 거듭하며 점점 더 안개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데…….
그리고 그 안개 너머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인간의 욕망과 사랑, 추악한 정치의 이면, 끝을 알 수 없는 불신의 미로가 보일 듯 말 듯 정체를 드러내며 독자들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는다. 등장인물의 내적인 감정과 생각을 배제한 채 그들의 행동과 주변의 정황만으로 글을 이끌어 가기 때문에, 독자들이 어느 누구도 온전히 믿지 못하는 불신 속에서 전개가 반전을 거듭하여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사건을 해결해 가는 주인공 네드 보몬트는 도박 중독에 목적을 위해서는 불법과 폭력을 저지르는 것도 서슴지 않는 인물이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신념과 독립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매력적인 캐릭터이기도 하다. 또한 두뇌를 통한 추리뿐 아니라 거친 폭력의 현장에 뛰어들어 긴박한 혈전을 벌이기도 하며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방식은 하드보일드 소설의 진수를 보여 준다.
해밋이 문학과 영화에 남긴 영향은 거대했다. 탐정이 두뇌만이 아니라 육체와 비정함을 무기로 범죄적인 사회에 홀로 맞서는 이미지는 이후 20세기인의 상상력에 지속적인 흔적을 남겼다. 줄리언 시먼스는 레이먼드 챈들러와 로스 맥도널드를 제치고 해밋을 하드보일드 소설의 가장 위대한 거장으로 꼽았다. 그의 문학성 때문이었다.
해밋의 문학적 후계자로 평가받으며 그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낸 레이먼드 챈들러는 다음과 같은 말로 그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해밋은 최고의 작가였다. 감정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오히려 남자들의 우정에 관한 기록이야말로 스토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글의 스타일은 말을 아끼고, 소박하고, 하드보일드했다. 언제나 최고의 작가였던 그는 늘 다른 사람들이 전혀 써본 적 없는 걸 써냈다.〉
이 책을 옮긴 홍성영 번역가는 간결하고 비정한 느낌을 풍기는 해밋 특유의 하드보일드한 문체를 섬세하게 살려냈다. 번역 원본으로는 영국 Orion Books사의 2002년 판본을 사용했다.

추천사


[옮긴이의 한마디]
비정하면서도 간결한 글의 특징 때문일까? 해밋의 글은 긴 세월을 가로질러 독자들을 비현실적인 세상으로 데려가는 듯하다. 해밋이 만들어 낸 캐릭터들이 살아 숨 쉬는 거대한 허구의 세상은 온통 안개 속에 휩싸여 있고, 그 풍경은 서늘하고 비정하다. 그리고 마침내 독자들이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을 때, 그 세상은 마치 총성이 울려 퍼지듯, 연기처럼 간결하게,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듯하다.

줄리언 시먼스(평론가)
『유리 열쇠』는 해밋이 성취한 가장 높은 지점이다. 이는 곧 이 책이 20세기 범죄 문학의 절정임을 의미한다.

레이먼드 챈들러(소설가)
해밋은 최고의 작가였다. 글의 스타일은 말을 아끼고, 소박하고, 하드보일드했다. 언제나 최고의 작가였던 그는 늘 다른 사람들이 전혀 써본 적 없는 걸 써냈다.

톰 놀런(평론가)
해밋 최고의 작품이자, 의심의 여지 없이 미국 범죄 소설 중 가장 중요한 책.

뉴욕 타임스
해밋의 문체는 간결하면서도 독특하다. 인물들에 대한 묘사는 단순하지만 어느 미국 소설 속의 인물들 못지않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보스턴 글로브
대실 해밋은 추리 소설의 거장이면서, 동시에 엄청나게 악마 같은 작가이기도 하다.

목차

제1장 차이나가에서 발견된 시신
제2장 모자 속임수
제3장 사이클론 탄환
제4장 도그 하우스
제5장 병원
제6장 업저버
제7장 충직한 부하
제8장 작별의 키스
제9장 재수 없는 놈들
제10장 산산조각 난 열쇠

역자 해설: 총성처럼 간결하게 안개처럼 서늘하게
대실 해밋 연보

본문중에서

「잘 지내?」 호남형인 매드빅의 얼굴은 차분해 보였다.
「최악은 아니었어.」 네드 보몬트는 문을 닫고 매드빅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앉았다. 「헨리 의원과 식사 자리는 어땠어?」
매드빅이 얼굴을 찌푸리자 눈가에 주름이 졌다. 「나도 최악은 아니었어.」
네드 보몬트는 얼룩덜룩한 시가 끝을 잘라 냈다. 손은 떨렸지만 목소리는 침착했다. 「테일러도 함께 있었어?」 그는 매드빅을 쳐다보지 않고서 물었다.
「식사 자리엔 없었는데, 그건 왜?」
네드 보몬트는 꼬았던 다리를 쭉 뻗어 의자에 몸을 기댔고, 시가를 잡은 손으로 무심히 원을 그리며 말했다. 「길 위쪽 하수구에 죽어 있어.」
매드빅은 여전히 침착한 모습으로 물었다. 「그래?」
- 본문 25쪽

오로리가 말했다. 「폴, 난 대가를 치르고 경찰의 비호를 받아 왔고, 지금도 그러길 바랍니다. 사업은 사업이고 정치는 정치이니, 따로 떼어서 생각해 줘요.」
매드빅이 대꾸했다. 「안 돼.」
섀드 오로리의 눈빛이 어렴풋이 어딘가 먼 곳을 응시하는 듯했다. 그는 서글픈 웃음을 짓고는 아일랜드 억양이 약간 묻어나는 바리톤 음성으로 말했다. 「그럼 서로 죽여야 할 텐데요.」
매드빅의 푸른 눈빛은 모호했고, 목소리도 눈빛만큼이나 헤아리기 힘들었다. 그가 말했다. 「네가 그럴 생각이라면 그렇게 되겠지.」
백발의 섀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여전히 구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그럴 수밖에요. 나도 이제 덩치가 너무 커져서 당신이 함부로 걷어차 버리지는 못할 겁니다.」
매드빅은 의자에 몸을 기대어 다리를 꼬고 여전히 무심한 어투로 말했다. 「덩치가 커져서 쉽게 당하지는 않겠지만, 결국 당하게 될 거야.」 그는 입을 꼭 다물었다가 생각을 곱씹듯 덧붙였다. 「그렇고말고.」
- 본문 97~98쪽

「여길 뜨는 이유는?」
「시골뜨기 동네 진절머리 나서.」
「나한테 진절머리 난 거야?」
네드 보몬트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매드빅 역시 아무 말 없이 잠시 있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절묘한 타이밍에 날 버리는구나.」
바텐더가 연한 색 맥주 두 잔과 프레첼 한 접시를 들고 왔다. 바텐더가 문을 닫고 나가자마자 매드빅이 소리쳤다. 「네드, 너 정말 함께하기 힘든 놈이야!」
네드 보몬트는 어깨를 으쓱했다. 「나도 아니라고 한 적 없어.」
- 본문 101쪽

「누가 죽였는지 알아?」
네드 보몬트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빠는?」
네드 보몬트는 눈을 깜박였다. 「누가 죽였는지 폴은 아느냐고 묻는 거야?」
그녀는 한쪽 발을 힘껏 구르며 소리쳤다. 「아빠가 죽였느냐고 묻는 거야.」
네드 보몬트는 그녀의 입을 막고는 닫힌 병실 문을 노려보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입 다물어.」
그녀는 한 걸음 물러서며 그의 손을 밀어냈고, 고집을 꺾지 않으며 재차 물었다. 「아빠가 그랬느냐니까!」
그는 화난 목소리로 나지막이 말했다. 「멍청하게 굴고 싶다면 적어도 확성기는 들고 다니지 말아야지. 혼자 생각하는 거라면 어떤 멍청한 생각이라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겠지만, 이렇게 떠들어 대면 안 되지.」
그녀는 눈을 크게 떴고 눈빛은 어두웠다. 「아빠가 죽인 거구나.」 목소리는 나지막했지만 단호하고 확신에 차 있었다.
- 본문 145~146쪽

저자소개

대실 해밋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8940527

1894년 미국 메릴랜드 주 세인트메리스 카운티에서 태어났다. 1908년 볼티모어 실업학교에 입학했으나 아버지 사업을 돕기 위해 중도에 자퇴했다. 1915년 21세의 나이에 미국 최대의 사립 탐정 회사인 핑커턴 탐정 사무소에 취직, 탐정 일을 시작했다. 1921년 건강 문제로 일을 그만둔 뒤 잡지에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해, 1927년부터 탐정 소설 비평을 게재하고 '대단한 강도', '피의 수확', '데인 가의 저주', '몰타의 매' 등의 작품을 차례로 발표했다.제1차 세계 대전 이후 알 카포네와 같은 밀주업자가 대중의 영웅이 되고 범죄가 들끓던 1920년대 미국 사회를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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