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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관의 살인 : 제45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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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시계관의 유령에 숨겨진 비밀

십각관의 참극이 벌어진 지 3년 후. 대학원을 졸업하고 희담사라는 출판사에 근무하고 있던 가와미나미는 도쿄에서 시마다와 재회한다. 시마다는 1년 전 ‘시시야 가도미’라는 필명을 쓰는 추리소설가로 데뷔한 상태였다. 가와미나미는 그에게 이번에 취재하기로 한 가마쿠라 숲 속의 시계관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다. 시계관 역시 ‘나카무라 세이지’가 설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마다(시시야)는 그의 건물들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을 떠올리고는 꺼림칙한 기분을 떨치지 못한다.

2주 후 가와미나미는 편집부 스태프, 초능력자 ‘고묘지 미코토’, 대학 초자연 현상 연구회 회원 등 총 아홉 명과 함께 시계관의 구관에서 사흘 동안 취재를 위한 합숙에 들어간다. 시계관 주변의 음산한 분위기와 독특한 건물 구조로 인해 낯설어 하던 취재단 일행은, 밤중에 행해진 첫날의 교령회에서 ‘도와’라는 여자아이 유령과 접촉하는 데 성공한다. 초자연 현상 연구회 회원 ‘우류 미사오’는 ‘도와’라는 아이와 자신들이 10년 전의 어떤 인연으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낸다. 그날 밤 초능력자 고묘지가 핏자국을 남긴 채 어디론가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다. 다음날에야 고묘지가 없어졌다는 것을 알게 된 취재단 일행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빠진다. 그 시간 시마다(시시야)는 늦게 도착한 초자연 현상 연구회의 회원 ‘후쿠니시 료타’와 함께 시계관으로 향하고 있었다.



‘트릭’으로 정면 승부한다!

첫 작품 <십각관의 살인>으로 일본 미스터리계의 신본격 시대를 열었던 아야츠지 유키토는 성공적인 데뷔 이후 <수차관의 살인>, <미로관의 살인>, <인형관의 살인> 등의 《관》시리즈를 통해 독자의 기대를 뛰어넘는 놀라운 트릭을 선보이며 많은 미스터리 팬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일부 평론가와 독자들로부터 《관》시리즈는 ‘트릭’ 말고는 볼 게 없다는 비판에 부닥치게 된다. 이에 절치부심한 작가는 바로 그들이 인정했던 ‘트릭’으로 과감하게 정면 승부하기로 마음먹는다. 그 결과 <시계관의 살인>은 최고 수준의 ‘트릭’은 물론이거니와 치밀한 구성과 드라마틱한 결말을 두루 갖춘 시리즈 사상 최고의 양과 질을 자랑하는 걸작으로 완성된다. 작가 아야츠지 유키토는 이 작품으로 제45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장편 부문)을 수상하며, 그의 작가적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절대 받아칠 수 없는 강속구 같은 작품

《관》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인 <시계관의 살인>은 그가 지금까지 발표한 시리즈를 1차적으로 결산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동안 발표한 작품들마다 새롭고 다양한 ‘트릭’을 통해 ‘독자와의 두뇌 게임’을 즐기는 미스터리 마니아로서의 자의식을 드러냈던 그는, <시계관의 살인>에 이르러 그가 가진 모든 역량을 집중시킨 듯한 놀라운 완성도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시계관의 살인> 역시 다른 《관》시리즈 작품들처럼 나카무라 세이지가 설계한 기묘한 형태의 건물 - ‘시계관’을 둘러싼 연쇄살인극의 진상을 파헤치는 이야기로, 108개의 시계들로 가득 찬 시계 모양의 시계관 건물에 사흘 동안 아홉 명이 갇히게 되고, 아홉 명 중 한 명이 어딘가로 사라지면서 연쇄살인이 시작되는 전형적인 패턴을 따르고 있다. 여기에 탐정 역할의 ‘시마다(시시야)’가 시계관을 방문하면서 건물의 외부에서 시계관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식의 이중 전개 구조를 변함없이 사용하고 있다. 작가의 역량이 최고조에 이른 작품답게 능수능란하게 이어지는 전개와 세심한 완급조절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작품 속에 쉽게 빠져들게 한다. 잔혹한 연쇄살인이 벌어지는 내부의 모습과 밖에서 무심한 듯 추리해가는 허허실실형 탐정 시마다(시시야)를 극단적으로 대비시켜 긴장을 고조시키는 전개 방식도 여전하다. 이렇게 그의 작품을 규정지었던 것들은 변하지 않았지만, 모든 면에 있어 한층 강해졌다. 이는 작가가 독자들과 정면 승부하기로 마음먹고, 독자가 상상할 수 없는 경지의 거대한 설계도를 만들어 치밀하게 구성했기 때문이다. 작가 스스로도, 독자들이 절대 칠 수 없는 강속구를 던졌다고 밝히기기도 했다. <시계관의 살인>을 읽다보면 작가가 작심하고 만들어낸 거대한 스케일의 구조물 속에 갇힌 것은 주인공들뿐만 아니라, 독자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 결과 모든 진실이 밝혀지는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는 누구나 그 치밀한 구성과 의외의 반전에 무릎 꿇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작가의식의 성숙을 보여주는 역작

아야츠지 유키토는 이 작품에 이르러 그가 추구해 온 《관》이라는 테마와 그것이 가진 의미에 집중하는 치열한 장인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즉 나카무라 세이지라는 괴짜 건축가가 만들어놓은 기묘한 건물들에 깃든 악령의 정체가 다름 아닌 인간들의 그릇된 망상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그 자체로 《관》시리즈가 성립하게 된 연원을 끄집어내고 있는 것이다.

‘시계관’이라는 공간은 또한 다른 차원의 해석도 가능하게 하는 여지를 남겨주고 있다. 즉, 단순한 ‘공간’으로서의 밀실만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고립된 밀실이라는 참신한 설정을 통해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의 허상과 심리의 사각지대를 영리하게 포착하는 작가의 명민함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절정부에 이르러 밝혀지는 사건의 진실과 말로 표현 불가능한 감정이 뒤섞인 영화적인 연출은 그가 단순히 독자의 뒤통수를 치는 ‘트릭’에만 집착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진지하게 세계를 탐구하는 작가로 성장했음을 확인하는 장면이 될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제1장 바늘 없는 시계탑

제2장 뒤늦게 온 두 사람

제3장 <구관> 1

제4장 죽은 자의 사슬

제5장 <구관> 2

제6장 남겨진 말

제7장 <구관> 3

제8장 열여섯 살의 신부

제9장 <구관> 4

제10장 침묵의 여신

제11장 <구관> 5

제12장 네 명의 어린이들

제13장 <구관> 6

제14장 불면의 공죄(功罪)

제15장 악몽의 끝

제16장 여신의 노랫소리



에필로그

작가 후기

본문중에서

“전 항상 생각하죠. 이 세상에 미치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요. 이 세상 구성원 전체의 평균치가 정상이라고 정의하고, 거기에서 어떤 형태로든 비져 나온 것을 비정상이라고 하면, 엄밀한 의미에서 정상적이란 인간은 존재할 수 없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런 차원으로 얘기를 비약시킬 필요도 없습니다. 어떤 인간이든, 어느 구석에는 광기를 감추고 있을 것이란 말입니다. 고바야가와 씨, 당신도 그렇고, 가와미나미 씨도 그렇고, 이렇게 말하는 나 역시 말입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광기에 빠져들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설령 미쳤다 하더라도, 과연 그것이 타인의 눈에 ‘미친’ 것으로 비쳐질지 어쩐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 /p.334~5)



“요즘 들어 점점 더 통감하고 있어.”
불쑥 진지한 표정으로 시시야가 말했다.

“우리들이 평소에 굳건하다고 믿는 이 ‘현실’이, 실은 얼마나 위태롭고 빈약한 균형 위에 성립되어 있는 것인지를 말이야. 그리고 그렇다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지. 특히 현재의 이 일본이란 나라에는 그런 현상이 현저해.”
대체 어떤 맥락으로 얘기가 그런 곳으로 흘렀는지 후쿠니시는 멍하고만 있어 파악할 수 없었지만, 아무튼 “네”라고 맞장구를 쳤다.

“‘현실’은 절대로 견고한 실체가 아니야.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그것은, 사회라는 시스템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하나의 거대한 환상에 지나지 않아.” ( /p.342~3)



“내가 나카무라 세이지라는 건축가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도, 지금 한 이야기와 같은 레벨 아닐까. 요즘, 그런 생각이 들어. 딱히 거기서 무슨 피비린내 나는 사건이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돌아다니고 있는 것은 아니야. 그가 지은 건물에는, 글쎄 뭐랄까, 이 사회의 압박으로부터 한없이 자유롭고자 하는, 어떤 ‘장(場)’이 존재한단 말이야. 그런 기분이 들어. 거기에는 물론 설계를 의뢰한 인간이 사육해 온 ‘악몽’도 다분히 섞여 있을 것이고……. 아니, 오히려 그쪽이 메인인지도 모르지.” ( /p.345)



‘여기가 어디지?’
잠시 여기저기로 시선을 돌려 본 후, 고즈에는 간신히 왼쪽 벽에서 출구를 발견했다. 서둘러 그쪽으로 뛰어가 손잡이를 찾았다. 잠겨 있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손잡이를 잡은 양손에 힘을 주었다.

문이 열렸다. 빗소리가 크게 들린다. 뜨뜻미지근한 바람에 머리칼이 나부낀다.

‘살았다.’
쏟아지는 빗속으로 걸음을 내디디려는 그 순간.

“어억?”
고즈에는 엉겁결에 비명을 질렀다.

“어떻게 된 거야, 이건?”
문의 손잡이를 쥔 채,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눈을 부릅뜬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고즈에는 순간 자신이 미친 것은 아닐까 하고 의심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 /p.397~8)

저자소개

아야츠지 유키토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0~
출생지 일본 교토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60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났다. 교토 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박사후기과정을 수료했다. 교토 대학교 미스터리 연구회에서 활동하던 1987년 [십각관의 살인]으로 추리 문단에 데뷔하여 신본격 미스터리의 기수로 주목받았다. 1992년에 [시계관의 살인]으로 제45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받았다. 그 밖의 작품으로 [어나더] [어나더 에피소드 S] [미로관의 살인] [기면관의 살인][수차관의 살인] [진홍색 속삭임] [프릭스]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 등이 있다.

생년월일 1958~
출생지 부산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87년 쇼와여자대학교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오쓰마여자대학교와 도쿄대학교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대표적인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수의 일본 문학 및 베스트셀러 작품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태엽 감는 새 연대기』,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 『하드보일드 하드럭』, 『주주』, 『서커스 나이트』, 『막다른 골목의 추억』 등과 『겐지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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