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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의 호루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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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함께 나누며 마음속에 평화의 숲을 일구기를 바라며 펴내는 ‘기억숲 평화바람’ 시리즈의 두 번째 책. 《난징의 호루라기》는 1937년 일본이 중국과 전쟁을 벌이면서 중국의 수도 난징에서 저지른 ‘난징 대학살’ 사건을 다룬 역사 판타지 동화입니다. 독일인이자 나치 당원이면서도 중국인 수십만 명의 목숨을 구해 ‘살아 있는 부처’, ‘난징의 쉰들러’로 불린 실존 인물 욘 라베. 그의 손녀 우르줄라가 할아버지와 난징 대학살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난 중국 소녀 첸첸과 일본군 소년 병사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과 평화, 생명과 사람의 존재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출판사 서평

1937년 겨울, 난징에서 벌어진 참혹한 기억과 마주하기
일본은 대륙 침략을 위해 1937년 7월 중일 전쟁을 벌이면서 12월 13일, 중국의 수도 난징을 점령해 이듬해 1월까지 약 6주간 중국인 30만여 명을 잔인하게 학살했습니다. 이는 20세기 이래 가장 짧은 시간에, 그것도 한 도시에서 벌어진 가장 큰 학살극이었습니다.
일본은 난징을 점령하자마자 도시를 불태우고, 약탈하고, 여성들을 강간하고,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칼로 목을 베어 죽이고 총으로 쏴 죽이는 것은 물론 사람들을 산 채로 구덩이에 묻어 죽이고, 장작불로 태워 죽이고, 몽둥이로 때려 죽이고, 개를 풀어 물어뜯게 해서 죽이고, 강물이나 연못에 빠뜨려 죽이는 등 갖은 방법으로 잔혹하게 사람을 죽였습니다. 또한 일본군은 어린아이든 노인이든 가리지 않고 여성들을 강간했습니다. 이때 참혹하게 강간 당한 여성의 수는 8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본군의 야만성과 잔혹성은 ‘100인 참수 경쟁’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당시 일본군 소위였던 무카이 도시아키와 노다 쓰요시는 누가 먼저 중국인 100명의 목을 벨지 시합을 벌였는데, 누가 먼저 100명에 도달했는지 판정되지 않아 연장전에 돌입했다는 기사가 일본 신문에 버젓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살인 경쟁’을 벌인 셈이지요.
그러나 난징 대학살이 일어난 지 83년이 되는 지금까지도 일본 정부는 반성과 사과는커녕 난징 대학살을 두고 중국 정부가 꾸며낸 ‘20세기 최대의 거짓말’이라며 사실을 부정하고 심지어 왜곡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군위안부’를 부정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지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 과거를 되풀이한다.”는 말처럼 오늘날 우리가 난징 대학살을 여전히 기억해야 할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난징 대학살의 진실을 찾아가는 역사 판타지 동화
이 작품은 난징 시민들에게 ‘살아 있는 부처’로 존경받았다는 욘 라베와 난징 대학살 시기를 꼼꼼하게 기록한 그의 일기를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욘 라베는 독일인 사업가로 1908년부터 30년 동안 중국에서 활동했습니다. 난징 대학살 시기엔 중국에 남아 있던 외국인 사업가, 선교사, 의사 들과 함께 ‘난징 국제 안전지대’를 만들어 일본군의 만행에서 난징 시민들을 보호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난징 시민들의 피란처인 안전지대는 난징에 있는 외국 대사관과 대학 등 26곳에 만들어졌는데, 욘 라베는 자신의 집과 뜰을 난민들에게 기꺼이 제공했습니다. 이때 욘 라베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사람은 20만 명에 이릅니다. 욘 라베는 독일에 돌아가서도 난징 대학살을 담은 필름을 상영하며 일본의 만행을 알렸고, 히틀러에게도 편지를 써서 중국인을 도와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 일을 빌미로 욘 라베는 게슈타포에 체포되어 곤욕을 치르기까지 했습니다.
최유정 작가는 욘 라베의 일기를 바탕으로 최대한 난징 대학살의 실상을 복원하고자 애쓰는 한편, 할아버지와 난징 대학살의 진실을 찾기 위해 1937년 혹독한 난징의 겨울로 돌아간 손녀 우르줄라, 전쟁고아인 중국 소녀 첸첸, 마음이 여린 일본군 소년 병사 오타지의 이야기를 통해 잔혹한 학살의 현장에서 피어났던 뜨거운 인류애와 생명의 소중함, 평화의 정신을 감동적으로 전해주고 있습니다.

1938년 여름, 중국 난징에서 독일로 돌아온 지 몇 달 안 된 할아버지 욘 라베가 게슈타포에게 끌려갔다 옵니다. 욘 라베의 손녀 우르줄라는 그토록 훌륭하고 자상한 할아버지가 체포된 이유를 알기 위해 엄마가 지하실에 숨겨놓은 할아버지의 일기를 몰래 훔쳐봅니다. 할아버지가 잡혀간 이유가 일기장 속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우르줄라는 할아버지의 일기를 보다가 그 속에서 끔찍한 대학살의 현장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중에서 특히 자신의 눈앞에서 일본군이 아빠를 죽이는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해야만 했던 중국 소녀 첸첸이 위험에 빠지는 순간, 우르줄라는 너무 두려워서 그 뒤의 내용을 더 읽을 수 없었습니다. 외면하고 싶어서 일기장을 제자리에 놓아두고 나오려다가 상자 속에서 낡은 호루라기를 발견한 우르줄라는 그 호루라기를 매개로 1937년 겨울의 난징으로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전쟁고아가 된 첸첸을 만나 함께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요. 그리고 마음 여린 일본군 소년 병사 오타지를 통해 마침내 할아버지 욘 라베를 만나고 할아버지와 난징 대학살의 진실을 찾게 됩니다.
호루라기를 매개로 다시 현실로 돌아온 우르줄라는 할아버지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아집니다. 전쟁은 왜 일어나는지, 왜 죄 없는 사람들을 함부로 죽이는지, 앞으로도 전쟁은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는지 등등. 우르줄라의 분노와 물음에 할아버지가 답합니다.
“우르줄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지니고 있단다. 길을 가던 사람이 쓰러지면 그 사람 몸을 뒤져 지갑을 훔쳐 가는 사람도 있지만, 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어떤 사람은 물을 가져다주고, 어떤 사람은 팔다리를 주무르고, 또 어떤 사람은 그 사람에게 제 옷을 벗어 온기를 나누어 주지 않니? 사람이란 그런 존재란다. 사랑을 나누는 존재, 사람을 위해 사는 존재란다.”

할아버지의 마지막 답변은 우리에게 전쟁과 생명,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독자로 하여금, 전쟁이나 난징 대학살 같은 상황에서 만약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묻습니다. 자기 나라로 충분히 피신할 수 있었음에도 위험한 난징에 남아 곤경에 빠진 중국 사람을 구하려 애쓴 욘 라베일까요, 전쟁을 거부하고 사람을 살린 오타지일까요, 부모를 잃고 일본군에게 짓밟히면서도 꿋꿋하고 당당하게 열심히 헤쳐 나간 첸첸일까요, 아픔과 시련을 함께 나누며 그 속에서 인간적으로 부쩍 성숙해진 우르줄라일까요. 이 모두가 생명을 살리는 존재, 사랑을 나누는 존재, 사람을 위해 사는 존재일 것입니다.

목차

체포 / 할아버지의 일기장 / 미안해 / 웨이 / 전원, 멈춰! / 아름다운 소리 /
도망가! / 너를 지켜 줄 거야 / 욘 라베를 만나다 / 호루라기 / 고마워요, 욘 라베

본문중에서

“그깟 개구리 한 마리 때문에 눈물을 흘리다니! 너는 커서 백 명, 아니 이백 명의 중국 놈들을 죽여야 하는데 말이다!”
선생님이 오타지 머리를 내리쳤습니다. 오타지 손에 들려 있던 해부용 칼이 교실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아이들이 교실 바닥에 떨어진 칼과 오타지를 번갈아 보며 시시덕거렸습니다. 집에 돌아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자, 누나가 오타지를 안아 주었습니다.
“개구리를 죽일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단다, 오타지. 너는 개구리를 살렸잖아.”
오타지는 또 눈물이 났습니다. 누나 품이 하도 따뜻해서 나오는 눈물이었습니다.
(/ pp.77~78)

“그럼 앞으로도 계속 전쟁이 일어날까요? 사람은 모두 다 욕심을 부릴 수 있고, 욕심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잖아요?”
우르줄라가 또 물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우르줄라가 어느새 이렇게 많이 자랐나 싶어 깜짝 놀랐습니다. 할아버지가 대견한 표정으로 우르줄라를 바라봤습니다.
“우르줄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지니고 있단다. 길을 가던 사람이 쓰러지면 그 사람 몸을 뒤져 지갑을 훔쳐 가는 사람도 있지만, 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어떤 사람은 물을 가져다주고, 어떤 사람은 팔다리를 주무르고, 또 어떤 사람은 그 사람에게 제 옷을 벗어 온기를 나누어 주지 않니? 사람이란 그런 존재란다. 사랑을 나누는 존재, 사람을 위해 사는 존재란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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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1967
출생지 광주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광주에서 나고 자라 광주민주화운동의 시발점이 된 전남대학교를 다니면서 작가의 꿈을 키웠습니다. 2007년 중편동화 「친구」로 제5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이듬해 장편동화 『나는 진짜 나일까』로 제6회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을 잇따라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 『늘 푸른 원터마을에서 강라찬 올림』, 『녹두꽃 바람 불 적에』, 『숨은 친구 찾기』, 『아버지, 나의 아버지』, 『사자의 꿈』, 『박관현 평전』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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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옛사람들의 삶이 너무 멀게 느껴져 지금의 우리와는 다르다고 생각될 때, 그들이 남긴 빛바랜 종이 속 글자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무언가 뭉클한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글자 하나하나에 새겨진 옛사람들의 마음이 지금의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고 지금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구나 생각하면서 함께 붓을 쥔다는 기분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동안 그린 책으로 [멋지고 당당한 조선의 여인들], [둥근 해가 떴습니다], [박각시와 주락시]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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