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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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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역사상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지구 이야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과학의 언어를 시의 언어로 번역한 역작!

* 전 세계 27개국 번역 출간
* 2019년 아이슬란드 서점가 베스트셀러 1위
* 리베카 솔닛, 대런 애러노프스키, 파올로 조르다노 강력 추천


빙하의 나라 아이슬란드에서 온 절박한 전보, 더없이 개인적이면서도 지구적인 기후변화에 대한 탐사, 기후변화에 대한 의미심장하고 강렬하며 아름다운 논픽션. 마침내 기후변화가 우리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시기가 오고 말았다. 이 심각함은 적절히 표현할 언어를 찾는 것이 어려울 정도다. 어떤 말과 글로 다가가야 사람들이 마음을 움직여 행동에 나서게 될까?
과학자들이 느끼는 현실적 위기를 독자들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동시대 아이슬란드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마그나손은 과학의 언어를 시의 언어로 번역하기로 한다. 저자는 시간을 여행하면서, 신화와 역사, 개인적 일화와 대화, 과학자들과의 인터뷰, 달라이 라마와의 대담 등을 들려준다. 우리 시대 중요한 빙하학자, 해양학자, 지리학자들의 인터뷰와 조언을 기초로 했기에 과학적 근거도 명료하다.
그렇게 다양한 결의 글들이 어우러져 눈부신 이야기가 완성되었다. 저자가 10년 동안 준비한 이 책은 기획 및 집필 과정에서부터 기후 위기에 대한 더없이 아름답고 호소력 있는 작품으로 인정받아,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27개국에서 출간을 결정했다. 또한 출간 후 리베카 솔닛, 대런 애러노프스키, 파올로 조르다노 등 영향력 있는 인물들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일약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출판사 서평

빙하가 녹아 없어지는 시대, 빙하 장례식이 열리는 세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기후변화의 현실을 일깨우다


2019년 8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북동쪽 지역에서 빙하 장례식이 열렸다. 사망한 빙하는 700년 동안 화산을 뒤덮고 있던 오크 빙하다. 이 빙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빙하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그 규모가 줄어들었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경고하기 위해 전 세계 기후 전문가들과 정치인들, 작가들이 모여 빙하 장례식이 치렀다. 동시대 아이슬란드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이 책 『시간과 물에 대하여』의 저자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은 이 장례식을 위해 추모비를 작성했다.
하지만 이렇게 기후가 바뀌고 지구 생태계가 변한다고 소리 높여 말해도, 많은 사람들은 ‘아, 그렇지’ 하며 흘려듣곤 한다. 무한히 큰 것, 우리의 삶에 근본적인 것이 결부된 거대한 사건에 대해서는 반응을 잘 보이지 못한다. 우리가 인식하기 어려운 범주 밖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과학적 자료가 눈앞에 있어도, 환경 단체에서 목소리를 높여도, 기후와 연결된 지구적인 말들은 우리에게 너무 멀게 느껴진다.
그러나 기후가 바뀐다는 건 우리가 감지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며, 과거 그 어떤 사건보다도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즉 앞으로 100년 사이에 지구의 물은 근본적인 변화를 겪게 될 것이며, 비와 눈이 내리는 패턴도 심각하게 달라질 것이고, 해수면이 상승할 것이며, 바닷물이 5000만 년을 통틀어 한 번도 보지 못한 수준으로 산성화될 것이다. 그것은 결국 우리 자신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시간과 물에 대하여』는 바로 이러한 ‘이해 불능의 문제’와 ‘진정한 이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어떤 말과 글로 다가가야, 사람들이 마음과 몸을 움직여 행동에 나서게 될까? 고민 끝에 저자는 주제에 관해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으면서, 그 주제를 강렬하게 절감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쓰기로 한다. 독자들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심각한 환경 위기에 처해 있는지 마음으로부터 깨달을 수 있도록 말이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숫자와 단어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이야기다


말하자면 기후변화에 대해 글을 쓰는 유일한 방법은 이 주제 너머로, 옆으로, 아래로, 미래로 가는 것, 개인적이면서도 전 지구적이고 과학적인 태도로 시적이면서도 신화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이다. ‘이야기(내러티브)’라는 그릇을 선택하게 된 집필 전 일화가 있다. 언젠가 세계적인 기후변화 전문가가 저자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당신은 작가잖아요. 지금 세계에서 가장 절박한 이슈에 대해 써보면 어때요? 기후변화 말이에요.” / “그건 과학자들이 할 일 아닌가요?” / “아니요. 과학자들이 과학 소통의 전문가는 아니잖아요. 사람들은 이야기에 이끌려요, 자료가 아니고요.” / “하지만 난 전문가도 아니고, 내가 말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닌 것 같아요.” / “당신이 우리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감정과 정신에 호소하는 방식으로도 시적인 언어로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아무도 이 문제에 대해서 이해하려고 하지 않을 테고, 세계는 그대로 끝장날 거예요.” 대화를 곱씹으며 저자는 생각한다. 과연 이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을까. 어떻게 써나가야 할까. 이 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리하여 이 책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북유럽 신화 『에다』의 창조 이야기, 마치 『에다』의 쌍둥이 같은 인도 신화 『베다』 이야기, 마그나손의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이 들려주는 아이슬란드의 근현대사와 사회 체제 이야기, 달라이 라마의 티베트와 중국과 인도와 히말라야 산맥 이야기, 생물학자였던 외삼촌 존과 멸종 위기에 처한 악어 이야기, 죽은 빙하 이야기, 아직 살아 있지만 곧 죽을지도 모르는 빙하 이야기. 사라진 것들과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숫자로 볼 때는 감이 잡히지 않았던 것들이 이야기로 엮어내니 생생하게 펼쳐진다. 소설가이자 시인인 마그나손은 허구의 이야기와 역사 이야기를 엮어 우리에게 닥친 위기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신화에서 역사, 인터뷰, 기후학까지
참신하고 감각적이며 깊이 있는 전개,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후기

이 책에서 저자는 무엇보다 다양한 언어의 역사와 사람들이 새로운 단어를 이해하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언어는 어떻게 우리가 특정한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강제하는가. 이를테면 ‘해양 산성화’라는 단어는 아이슬란드 미디어에서 2006년에 처음으로 등장했고, 2007년에 한 번, 2008년에 한 번, 그리고 2009년에 두 번 언급되었다. 해양 산성화는 5000만 년 동안 세계 해양에 일어난 변화 중 가장 크고 가장 근본적인 변화지만, 지금은 8.1pH에서 7.7pH로의 변화가 얼마나 크고 두려운 것인지 설명할 수 있는 언어가 없다.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0.4pH 차이는 적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변화는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사건이다.
더불어 독특한 일화로 독자의 호기심을 사로잡는 전략을 쓰기도 한다. 언젠가 저자는 달라이 라마와의 인터뷰에 초대를 받게 된다. 아이슬란드 작가와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당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열네 번 환생한 사람과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저자와 달라이 라마는 시간과 자연과 빙하와 물에 대해 이야기한다. 달라이 라마는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가 얼마나 놀라운 속도로 녹고 있는지에 대해, 10억 명의 사람들이 물 부족을 겪고 있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지역과 언어를 넘어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는 이 변화에 대해 절감하도록 한다.
집필 이후에 쓰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후기는 이 책이 얼마나 시의적이며 가까이 있는지 역설한다. 세상이 이토록 빨리, 이토록 극단적인 방식으로 멈추리라고는, 이렇게 어마어마한 중단을 경험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이런 일은 벌어지고 말았다. 이 아포칼립스는 모든 나라에서 일어나 모든 것을 폭로하고 있다.

이 책은 기후변화에 관한 책이지만 무엇보다 이야기를 엮어 소화해내는 인간의 내적 힘에 대해 다루는 책이다. 기후변화 인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선보이는 철학적인 책이면서 시간을 통과하는 여행기이기도 하다. 하여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독자들의 머릿속에는 다양한 풍경과 장면이 스쳐갈 것이다. 아름다운 언어를 짚어나가며 기분이 고조될 수도 있고, 많은 사람들의 절박한 제언을 외면할 수 없어 가슴 아플 수도 있다. 저자가 책 곳곳에서 던지는 질문이 앞으로 어떤 답으로 되돌아오게 될까. 그것은 책을 읽은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

추천사

기후 위기에 관한 많은 책 가운데서도 단연 특별하고 강렬한 책.
- 이코노미스트

이 책은 과학적 사실, 전기적 이야기, 문학적 몽타주를 아름답게 직조해
잠자고 있던 우리의 의식을 내리친다. 이것은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 쥐트도이체차이퉁

마그나손은 놈 촘스키와 루이스 캐럴의 계보를 잇는 작가다.
- 리베카 솔닛 / 『멀고도 가까운』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저자

마그나손은 지구에 대한 우리의 감정을 한껏 고양시킨다. 나는 그의 언어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 대런 애러노프스키 / <블랙 스완> <마더!> 감독

마그나손은 친밀한 역사, 집단 신화, 에세이, 지리 및 환경 탐사 보고를 결합하여,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기후 위기의 현실을 우리 각자에게 가까이 다가와 전해준다.
- 파올로 조르다노 / 『소수의 고독』 『전염의 시대를 생각한다』 저자

목차

흥미진진한 시대를 살아가시길
작은 보물
미래에 대한 대화
슬라이드
신의 광대함으로 만물을 아우르는 침묵
글문이 막히다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들
성스러운 소를 찾아서
성인의 방문
엉뚱한 신에게 받은 계시
시간을 거슬러
악어 꿈
현재를 위한 신화
북위 64도 35.378분, 서경 16도 44.691분
서리처럼 하얀, 세계의 어머니
하얀 거인에게 작별 인사를
증기기관으로 나타난 신
한마디만 더
푸른 바다
만사가 잘 풀리길
다람살라의 달라이 라마 접견실에서 나눈 대화
젖이 흐르는 강
크로코딜루스 소르비아르드나르소니
2050년
미래에 대한 대화
지금 아포칼립스—코로나 이후에 쓴 후기


사진 출처
옮긴이의 말 | 불과 얼음과 땅, 그리고 세상의 끝

본문중에서

이 책은 시간과 물에 대한 것이다. 앞으로 100년에 걸쳐 지구상에 있는 물의 성질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빙하가 녹아 사라질 것이다. 해수면이 상승할 것이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가뭄과 홍수가 일어날 것이다. 해수가 5000만 년을 통틀어 한 번도 보지 못한 수준으로 산성화될 것이다. 이 모든 현상이, 오늘 태어난 아이가 우리 할머니 나이인 아흔다섯까지 살아가는 동안 일어날 것이다.
(/ p.13)

비교를 위해 화산 폭발음을 녹음한다고 생각해보자. 대다수 기기에서는 소리가 뭉개져 백색잡음밖에 들리지 않는다. ‘기후변화’라는 단어가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그런 백색잡음에 불과하다.
(/ p.…) 우리는 신문에서 ‘빙하 해빙’, ‘기록적 고온’, ‘해수 산성화’, ‘배출가스 증가’ 같은 머리기사 제목을 보면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안다고 여긴다. 과학자들이 옳다면 이 단어들은 지금까지의 인류 역사에서 일어난 그 어떤 사건보다 심각하다. 우리가 제대로만 이해한다면 이 단어들은 우리의 행동과 결정을 직접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하지만 이 의미들의 99퍼센트는 백색잡음으로 흩어져버린다.
(/ p.14)

“상상해보렴. 262년이야. 그게 네가 연결된 시간의 길이란다. 넌 이 시간에 걸쳐 있는 사람들을 알고 있는 거야. 너의 시간은 네가 알고 사랑하고 너를 빚는 누군가의 시간이야. 네가 알게 될, 네가 사랑할, 네가 빚어낼 누군가의 시간이기도 하고. 너의 맨손으로 262년을 만질 수 있어. 할머니가 네게 가르친 것을 너는 손녀에게 가르칠 거야. 2186년의 미래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고.”
(/ p.28)

전쟁이 끝났어도 생산은 원래 속도로 돌아가지 않았다. 알루미늄 산업은 일회용 소비경제의 부상에서 탈출구를 찾았다. 산업 디자이너들은 사람들이 접시, 식기, 식품 포장재, 알루미늄포일을 비롯한 귀한 물건들을 한 번만 쓰고 버릴 수 있게끔 개발했다. 그들은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알루미늄 캔에 음료를 담았는데, 이 캔은 유리병처럼 씻어서 반환하는 게 아니라 바로 버릴 수 있었다. 이런 사고방식은 귀중한 것을 귀히 여기고 아무것도 허투루 버리지 않고 밥을 남기지 않고 물건을 고쳐 쓰고 뭐든 활용하는 법을 배운 앞선 세대의 가치와 어긋났다.
(/ p.63)

심리학자 매슬로의 욕구 위계론에 따르면 기본 욕구가 충족된 사람들은 낭만주의 시대의 가난한 시인들에 비해 자연의 숭고함을 감지하기에 더 유리한 위치에 있어야 마땅하다. 아이슬란드의 에너지 생산량은 국내 수요량의 세 배를 넘는다. 식량은 부족하지 않으며 창고는 그득하다. 그런데 우리 세대는 왜 헬기처럼 자유롭게 말하지 못하고 가상의 경제 용어와 합리주의 담론에 말문이 막혔을까? 발밑에서 눈을 들어 더 넓은 맥락을 감지할 순 없을까? 마치 권력을 쥔 자들, 어떤 사태가 와도 무사한 자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결코 안전함을 느끼지 못하게 함으로써 늘 굶주림과 공포를 부추겨 더 많은 계곡을, 더 많은 폭포를 기꺼이 희생시키도록 조종하는 듯하다.
(/ p.71)

물에 잠긴 계곡의 면적은 약 50제곱킬로미터에 이른다. 지구 전체를 생각할 때 우리의 반응이 1000배 더 격렬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자들이 예측한 지구 온도 상승 추이에 따르면, 빙하가 녹아 바닷물이 불어나면서 금세기에 해수면이 30센티미터 내지 1미터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
(.…) 21세기에 걸쳐 해수면이 0.74미터 상승할 거라고 줄잡아 예측하더라도 약 40만 제곱킬로미터의 육지가 바닷물에 잠길 것이다. 이것은 아이슬란드 면적의 네 배에 이르고 독일 면적보다도 넓다. 대도시, 해안선, 항구, 간석지가 위험에 처했다. 그중에는 가장 오래된 문화 도시들, 전 세계의 역사적 건축물, 공장, 여름 휴양지, 농장, 경작지, 강어귀도 있다. 이들 지역의 인구는 약 1억 1500만 명에 이른다.
(.…) / 나의 내면에서 무언가 웅웅거리는 게 느껴진다. 이 모든 단어들은 그 어마어마한 양으로 의미를 죄다 집어삼켜 내가 감지하지 못하는 블랙홀을 만들어낸다.
(/ pp.71~72)

우리는 단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이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우리가 신문과 책에서 지각하고 이해하는 세상이 우리가 지각하고 이해하는 세상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전혀. 이를테면 우리는 ‘지구온난화’ 같은 단어들을 대수롭지 않게 들어 넘기면서 훨씬 사소한 단어들에는 쉽게 발끈한다. ‘지구온난화’라는 단어에 담긴 의미를 속속들이 감지할 수 있다면 이 단어는 아이들이 옛날이야기를 듣다가 무서운 장면이 나올 때와 같은 반응을 일으켜야 한다. 우리는 소스라치게 놀라야 한다. 새로운 단어와 개념을 이해하는 데는 수십 년, 심지어 수백 년이 걸리기도 한다.
(/ p.80)

“문제는 빙하가 녹는 것만이 아닙니다. 숲도 고통받고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중국 정부는 벌목 중단을 비롯한 환경보호 조치들을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중국은 부패가 만연합니다. 기업 규제나 정책을 시행해도… 뇌물로 무마합니다. 이런 일이 끊이질 않습니다.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 p.116)

증거가 점점 쌓이고 있다. 기후변화가 히말라야 산맥과 힌두쿠시 산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21세기 말까지 빙하의 30퍼센트가 사라질 것이며 인류가 유엔에서 정한 목표를 달성하여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를 억제하고 지구온난화를 1.5도 이내 상승으로 유지하더라도 빙하를 구할 수는 없을 것이다. 빙하는 이미 유례없는 속도로 후퇴하기 시작했으며, 지구의 1.5도 상승이 사소해 보여도 이조차 빙하 해빙을 더욱 앞당긴다. 보고서에서는 피해를 입는 인구를 10억 명이 아니라 15억에서 20억 명으로 추산한다. 쿤다 딕시트는 <히말라야 타임스>에서 이 보고서를 “무시무시하다”라고 평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지구온난화가 현재의 추세대로 4도 상승까지 진행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최대 3분의 2의 빙하가 녹을 수 있으며 이는 어마어마한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다.
(/ pp.126~127)

없음이 바퀴를 구르게 한다. 20세기 내내 우리는 지구가 이익을 내야 한다고, 산출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리는 빈 곳을 점점 더 메워갔으며 그것을 상식이라 불렀다.
(/ p.…) 『도덕경』에서는 없음이 쓰임이 된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 자체의 쓰임새를 알아보지 못한다. 비어 있는 곳은, 바퀴통은 끊임없이 유린된다. 생명의 바퀴가 회전을 멈출 때까지.
(/ p.158)

세상은 이야기로 가득하다. 너무 많은 이야기가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모든 삶은 필생의 역작이다. 누구나 자신의 삶-이야기를 살아야 한다. 비외르든 할아버지에게 당신이 태어난 뒤로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 것이 언제 같으냐고 물었다. 할아버지는 대뜸 이렇게 대답했다. “지난 10년이었지.”
(/ p.177)

빙하가 하늘 높이 솟았던 자리에는 공기만 남아 있을 것이다. 우리 손주들은 옛 지도를 보면서 얼음으로 이루어진 산을 상상하려고 애쓸 것이다. 빙하의 성질을 이해하려고 골머리를 썩일 것이다. 1000미터 두께의 얼음이 계곡을 전부 채웠다고? 그들은 머릿속에서 선을 그어 봉우리와 봉우리를 연결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높은 탑을 무색케 할 만큼 두꺼운 빙하를 상상할 것이다.
(/ p.201)

생물권은 불확실성에 휘둘리고, 과학자들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복잡한 시스템을 파악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지금도 최소한 구체적 티핑 포인트, 즉 분기점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있다. 산비탈을 덮은 눈을 생각해보라. 눈은 그 자리에 가만히 있다가 균형을 교란하는 정확한 양의 눈송이가 떨어지면 눈사태가 일어나 비탈 아래로 무너져내린다. 딱 그 티핑 포인트 전까지는 구조가 유지되다가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면 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이다.
(/ p.276)

영구적 경관 같은 것은 없다. 자연에는 불변이 없다. 변화가 자연의 본질이다. 기후계와 화산 활동, 또는 밀썰물을 일으키는 달이 없었다면 지구는 죽었거나 기껏해야 악취 나는 조류 덩어리였을 것이다. 자연은 태어나자마자 파괴를 시작하고 죽이면서 사랑하는 칼리 신과 같다. 창조와 파괴가 동시에 일어나며 자연에서는 둘이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을 얼마나 거슬러 올라가든 상관없다. 자연은 언제나 옳으며, 언제나 참이었고 옳았다. 창조는 변화다. 만물은 변형의 과정에 있다.
(/ p.288)

모든 것이 멈췄다.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인류가 너무 서두른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우리는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키며 지구의 한계에 바싹 다가서고 있다. 앞으로 80년간 바다의 수소이온농도는 지난 5000만 년보다 더 많이 변할 것이다. 수천 년간 건재하던 고대의 빙하와 영구동토대도 이후 80년간 녹아버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면적 파국을 피하려면 속도를 늦춰야 한다. 이 책에서 나는 과학적 사실들을 언급하며 이런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분별력이 있는 피조물이고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안다면, 우리가 어디로 향하는지, 우리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안다면, 우리는 멈출까?
(/ p.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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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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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작가, 환경 운동가. 1973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태어나 미국 뉴저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이슬란드 대학교에 진학해 아이슬란드 문학을 공부했고, 1997년 졸업 후 아우르드니 마그뉘손 중세연구소에서 아이슬란드 구비문학을 채록했다. 1995년 시집을 발표하며 문단에 처음 등장했으며, 이후 소설 『푸른 별 아이들』 『시간 상자』 『러브 스타』, 논픽션 『꿈의 땅: 겁에 질린 나라를 위한 자조 지침서』 등을 발표했다. 아이슬란드문학상 논픽션 부문(2006), 독일 알프레드토퍼재단 카이로스상(2010), 아이슬란드문학상 아동픽션 부문(2013) 등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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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지과학 협동과정을 수료했다. 컴퓨터 회사에서 번역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며 환경 단체에서 일했다.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 《동물에게 배우는 노년의 삶》 《대중문화의 탄생》 《제임스 글릭의 타임 트래블》 《위대한 호수》 《당신의 머리 밖 세상》 《먹고 마시는 것들의 자연사》 등의 책을 한국어로 옮겼다. 홈페이지(www.socoop.net)에서 그동안 작업한 책들의 정보와 정오표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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