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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의 비밀 : 코로나19부터 유전자 치료까지, 우리가 알아야 할 신비한 바이러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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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코로나19, 스페인 독감, 지카, 메르스, 신종 플루……,
인류의 생존이 걸린 바이러스와의 끝없는 사투는 계속된다!

죽음을 몰고 다니는 코로나19에서 생물 진화의 도우미까지,
우리가 알아야 할 바이러스의 모든 것!


20세기에 인류는 세 번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겪었다(1918년 스페인 독감, 1957년 아시아 독감, 1968년 홍콩 독감). 21세기에도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계속된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에 쓰인 이 책 『바이러스의 비밀』에서 지은이는 “머지않아 새로운 팬데믹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했는데, 이런 우려는 너무나 빨리 현실화되었다. ‘이긴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이긴 것’이라는 명언처럼, 인류가 이기기 위해서는 먼저 살아남아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우리 앞의 거대한 적인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야 한다. 바이러스는 과연 어떤 존재이며, 어떤 점이 그토록 무시무시한 것일까? 그리고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지금 당장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착한 바이러스에서 좀비 바이러스까지,
‘바이러스, 넌 누구냐?’


신종플루, 지카, 아프리카돼지열병, 구제역, 그리고 홍역, 수두, 에볼라, 에이즈…….
이것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바이러스’라는 점이다. 2019년 12월에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 하나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인류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전자현미경의 발명으로 겨우 존재를 확인할 수 있게 된 지 100년도 채 안 된 ‘나노’ 크기의 쬐끄만 녀석들이지만 한 번 떴다 하면 조폭보다 무서운 바이러스. 녀석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으니 바이러스에 대해 아는 것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이기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바이러스의 비밀』은 바이러스학자가 바이러스에 관한 기본 상식에서 최신 정보까지를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간결하게 설명한 과학교양서다. 책은 시작부터 바이러스에 관한 무시무시한(?) 사실을 일깨워준다. 우리가 사는 세상엔 바이러스가 가득하다는 것이다. 공기 중에도, 물속에도 어디에나 바이러스가 존재하며, 심지어 숨을 쉴 때마다 우리는 바이러스를 섭취(?)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에 못된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듯이, 바이러스의 세계에서도 모든 바이러스가 못된 질병을 퍼뜨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해를 끼치지 않는 ‘착한’ 바이러스가 대부분이며, 코로나19처럼 병원성 바이러스는 소수라고 한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이러스와 세균이 비슷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바이러스와 세균은 모양도 크기도 전혀 다른 존재다.

죽느냐 증식하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심플하게 살고 치열하게 증식하는 ‘나노 세계의 미니멀리스트!’


『바이러스의 비밀』은 6개의 장으로 나뉘어 바이러스의 정체와 증식 과정이라는 기본적인 정보에서 ‘거대 바이러스’의 발견과 그에 따른 새로운 생물 정의의 패러다임까지를 두루 살핀다.
1장에서는 바이러스가 얼마나 미스터리한 존재인지를 알려준다. 전자현미경으로 겨우 보일 정도인 바이러스의 몸은 세포가 아니라 입자이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증식하지도 못한다. 생물의 3대 조건(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대사를 한다, 스스로 자기복제한다)을 만족하지 못하므로 바이러스는 ‘생물’과 ‘물질(무생물)’의 경계에 있는 존재로 규정된다. 전형적인 바이러스의 모양은 영화 <우주전쟁>에나 나올 법한 기하학적인 정이십면체이며, 머리와 꼬리만 있는 단순한 구조이다. 그리고 바이러스는 무색투명하다. 자료사진이나 영상에 나오는 알록달록한 바이러스 색깔은 시각적으로 잘 보이게끔 시료로 염색을 한 것이며, 원래 바이러스는 아무 색깔이 없다.
2장에서는 바이러스의 침투와 증식 과정을 찬찬히 알려준다. 바이러스가 세포에 어떻게 침투하고 증식하는지를 알려주는데, 이 과정 자체가 상당히 흥미로우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인 지금, 현실적으로 가장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장이라고 할 수 있다. 바이러스의 침투 메커니즘을 알면 그것을 피함으로써 감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바이러스가 쉽게 생물의 몸에 침투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수많은 바이러스 중에 생물의 몸에 침투하여 증식하는 것은 몇몇 ‘행운아’ 바이러스뿐이다. 말하자면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는 과정은 우연성에 크게 좌우된다. 바이러스는 모기처럼 아무에게나 덤벼들지 않으며, 그러므로 대단히 운이 좋은 바이러스만 겨우 자손을 남긴다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정치 없이 떠돌다가 우연히 마음에 드는(?) 세포를 만나고, 그 세포가 자신이 선호하는 타입이어야만(적절한 단백질을 갖고 있는) 침입한다. ‘특정 단백질을 가진 세포여야 한다’는 조건이 꼭 필요하다는, 알고 보면 까칠한 취향의 존재라는 것이다. 본문을 잠깐 읽어보자.

바이러스의 경우는 ‘이 세포에 들어가야지’ 하고 노리고 오는 것은 아닙니다. 정처 없이 떠돌다가 내려앉은 장소가 침입할 수 있는 세포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다시 훌훌 날아 여행을 계속해야 합니다.
훌훌 털고 길을 떠나는 나그네 같은 느낌이지만, 활성이 있는 동안에(말하자면 ‘살아 있는’ 동안에) 도달하지 못하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우연히 달라붙은 세포가 자신이 감염할 수 있는 세포인지 아닌지’는 운에 달려 있습니다. 운 좋게 ‘이정표가 되는 단백질을 붙이고 있는 세포’를 만났을 때만 거기에 부착하여 침입할 수 있는 것입니다. - 본문 76쪽에서

바이러스가 세포에 달라붙는 과정도 처절하다. 풍랑을 만난 조각배처럼, 세포에 붙었다 떨어지기를 수없이 반복하다가 어느 한순간, ‘철컹’ 달라붙는다는 것이다.

세포에 부착할 때도 바이러스는 물 분자의 운동에 밀려서 대단히 미세하게 진동하면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시도하다가 철컹, 하고 한순간에 달라붙습니다. 이 순간 부착이 성립하지요. 아마도 한 번이 아니라 몇 번이고 붙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했을 것입니다. 세포막의 특정 단백질에 합치하지 않으면 결코 침입할 수 없으니까 말입니다. 우연히 열쇠가 열쇠구멍에 꽂혔을 때, 비밀의 문이 열려서 들어가는, 그런 ‘열려라, 참깨!’ 같은 느낌입니다. - 본문 77~78쪽에서

자, 세포 안에 무사히 안착한 바이러스는 휴식을 만끽할까? 그렇지 않다. 곧장 ‘열일’ 모드에 돌입한다. 자신이 고생 끝에 점령한 세포를 공장 삼아 엄청난 속도로 증식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바이러스 생산 공장’으로 전락한 세포는 8시간 노동이 아니라 24시간 풀가동한다. 세포는 기진맥진하며, 심한 경우 혹사당한 끝에 죽게 된다.

생물은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위한 ‘공장’에 불과하다?
생물 진화의 비밀, 거대 바이러스는 알고 있다!


3장에서는 바이러스 발견과 백신 개발의 역사를 간단히 짚어보고 본 뒤 식품 살균제나 유전자 치료의 운반체 등 바이러스가 유용하게 쓰이는 사례를 보여준다. 말하자면 쓰임새에 따라 독도 되고 약도 된다는 이야기를 함으로써 바이러스에 대한 무조건적인 공포나 적대감을 줄여준다.
4장에서는 바이러스의 구조와 바이러스에 따른 다양한 감염 및 증식 유형을 보여준다. 이 장을 읽으면 급성 질환인 인플루엔자와 만성질환인 에이즈, 간헐적으로 재발하는 대상포진의 발생 패턴 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5장과 6장에서는 생물의 정의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앞에서 지은이는 바이러스가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적 존재라고 했는데 그것이 뒤집힐 만한 사건들이 몇 년 전부터 있었던 것이다. 1992년에 처음 보고되고 2003년에 명명된 거대 바이러스(덩치가 세균만 하여 광학 현미경으로도 볼 수 있는 바이러스)의 발견이다. 거대 바이러스 전문가이기도 한 지은이는 이것이 어쩌면 생물의 정의를 바꿀 만한 놀라운 존재일 수도 있다는 가설을 꽤 설득력 있게 전개한다. 지은이에 따르면 바이러스는 기존 세포 생물과는 별개로 진화한 생물의 자손일 가능성이 높다. 만약 그것을 인정한다면 현재 3영역으로 나뉘는 생물 분류체계는 4영역으로 개정돼야 할 것이다.
6장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진핵세포의 핵은 세포에 침투한 거대 바이러스의 막에서 비롯됐고 인류(엄밀히는 포유류)의 진화는 바이러스 덕분이라는 과감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 근거 중에 하나가 포유류에게만 존재하는 ‘태반’의 존재다. 심지어 ‘바이러스의 실체는 개별 바이러스 입자가 아니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 즉 바이러스 공장이 아닌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새로운 ‘종의 기원’이 시작된다?
오늘날 인류가 존재하는 것은 어쩌면 바이러스 덕분이다!


1918년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의 공격으로부터 100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20년에 다시 인류는 바이러스와 처절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 그랬듯이 인류는 이 또한 이겨낼 것이다. 그러나 패턴은 되풀이된다. 인간이 생물인 이상,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피할 수 없다면 알아야 하고, 알 수 있다면 이길 수 있다. 오늘날 우리는 팬데믹이 신의 분노나 요괴의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과학은 그런 메커니즘을 더욱 속속들이 밝혀내고 있다. 『바이러스의 비밀』은 바이러스의 정체에서 행동 메커니즘은 물론, 기존의 생명체의 정의를 통째로 뒤흔드는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단초를 제공하여 우리의 과학적 사고를 한층 성숙시키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동안 우리가 바이러스에 대해 얼마나 편향된 시각을 갖고 있었는가를 깨달으며 ‘바이러스가 이런 존재였다는 말인가’라는 감탄에 이르게 하겠다는 목표로 책을 구상하지 않았을까.”라는 감수자의 평처럼, 『바이러스의 비밀』은 바이러스에 관한 오랜 편견과 오해를 깨고 생명과 진화에 대한 관점의 지평을 한 뼘 더 넓혀주는 데 한몫을 할 것이다.

목차

감수의 말

처음에
바이러스는 바로 우리 곁에 있다 / 바이러스는 수수께끼투성이 / 극소의 몸에 막강한 파워! / ‘거대 바이러스’가 보여주는 신세계

제1장 당신 곁에 있는 신비한 바이러스 … 생물이 아닌데 증식한다
이 세계는 바이러스로 가득 차 있다! / 우리는 바이러스의 바다에서 살고 있다 / 바이러스는 세포 내에서 엄청난 기세로 증식한다 / 세균 있는 곳에, 반드시 바이러스 있다 / ‘생물’과 ‘물질’의 틈새적인 존재 / 바이러스는 무색투명하다 / 바이러스는 미생물 같지만 미생물이 아니다 / 바이러스는 결정화한다 / 감기에 항생제는 효과가 없는 이유가 있다 / 바이러스를 막으려 마스크를 써도 소용없다 / 항균 제품도 무의미하다 / 바이러스 ‘죽이는 법’ / 바이러스는 죽어도 되살아난다? / 3만 년 동안의 잠에서 깨어난 ‘좀비 바이러스’

제2장 바이러스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 부지런한 일꾼, 그리고 미니멀리스트
세포 안에서 바이러스가 하는 일 / 세포를 암으로 바꾸는 암 바이러스 /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아주는 면역 / 바이러스의 일생 - 세포의 구조를 이용하여 자손을 양산한다 / ‘바이러스 공장’으로 바뀌는 세포 / 복사와 대량생산에 최적화된 구조 / 숙주에 도달할 수 있는지는 운에 달려 있다 / 또 한 번의 우연을 거쳐 세포로 들어간다 / 원래, 바이러스는 숙주를 죽이지 않는다 / 바이러스와의 첫 접촉

제3장 바이러스와 인간 … 독도 되고 약도 되는 이용법
바이러스 발견의 역사 - 생물은 자연발생하는가 / 병원균을 알아냈다 - 세균학으로부터의 접근 / ‘여과성 병원체’라고 불렸던 바이러스 / 백신의 구조를 알아냈다 - 의학으로부터의 접근 / 백신과 항생제, 무엇이 다를까? / 요괴와 바이러스는 닮았다 / 바이러스가 있어서 지금과 같이 생물이 진화했다? / 급부상한 ‘거대 바이러스’의 존재 / 바이러스를 약으로 바꾸는 백신 / 살균 효과가 뛰어난 ‘바이러스 첨가 식품’ / 바이러스가 유전자를 운반하는 ‘유전자 치료’ / 절대로 일어나면 안 되는 이용 방법 ‘바이러스 무기’

제4장 바이러스의 놀라운 능력 … 변신하거나 폭발적으로 증가하거나
바이러스의 기본형은 정이십면체 / 숙주세포에 침입하기 쉬운 형태로 최적화했다 / ‘에일리언’처럼 날아가는 자손 바이러스들 / 24시간 만에 100만 배인 단기형 –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 시간을 들여서 면역을 공격하는 장기형 – HIV /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캐리어’ / 대상포진은 ‘슬리퍼 셀’ 바이러스의 짓이다!? /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왜 변이할까? / '원숭이에서 인간으로’에 버금가는 초고속 진화!? /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신은 따라잡을 수 없다

제5장 바이러스는 원래 생물이었다? … 존재할 수 없는 존재가 속속 발견되다
‘골칫거리’에서 ‘은인’으로, 달라진 바이러스관 / 생물은 ‘3도메인’으로 분류된다 / 거대 바이러스는 옛날에 생물이었다!? / 다채로운 유전자를 가진 거대 바이러스의 발견 / 생물이란 무엇인가 - 기생식물 라플레시아를 어떻게 볼까? / ‘DNA → RNA → 단백질’이라는 유전 정보의 흐름 / 최초의 생물은 DNA가 아니라 RNA를 이용했다? / RNA 바이러스는 RNA 세계의 '살아남은 자’? / 최초의 거대 바이러스, ‘미미 바이러스’ 의 발견 / 바이러스와 생물의 차이는 번역 시스템의 유무 / 미미 바이러스는 번역용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 / 바이러스인데 게놈 크기는 세균의 2배 / 세계 곳곳에서 속속 발견되는 거대 바이러스 / 파격적인 RNA도 갖고 있었다! / 거대 바이러스의 조상은 ‘제4도메인’ 생물일까?

제6장 바이러스는 우리들 생물의 창조자!? …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의 대전환
‘진화’하면서 반드시 ‘복잡화’하지는 않는다 / 거대 바이러스는 생물이 진화한 형태다? / 진핵생물과 바이러스는 유전자를 주고받아왔다 / 인간의 태반이 생긴 것은 바이러스 덕분이다? / 인간 게놈의 절반 이상은 바이러스에서 유래했다? / 바이러스는 종을 뛰어넘은 유전자 운반체일까? / ‘거대 바이러스는 세균의 조상’ 가설이 나왔다 / 모든 생물과 거대 바이러스의 공통조상은 ‘DNA 리플리콘’일까 / 나의 가설, ‘거대 바이러스의 조상이 생물의 세포핵을 만들었다 / ‘바이러스 공장’의 막이 세포핵의 막으로 진화했다? / 생물과 바이러스는 사실은 연결되어 있는 것 아닐까? / 바이러스의 참모습은 ‘입자’일까, ‘양산공장’일까 /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야말로 바이러스다! / 좀비와 바이러스, 바로 옆에 있는 다른 세계 / 생물은 바이러스 복제를 위해 존재한다!? / 새로운 ‘종의 기원’이 될 것인가

그림 출처(퍼블릭 도메인)

본문중에서

바이러스는 각각 침입할 수 있는 세포가 정해져 있습니다.
인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는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기본적으로 코나 목, 즉 상기도라고 불리는 부위의 표피세포입니다. 피부나 눈알 등에 달라붙어도 거기의 세포 안으로는 침입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이러스가 증식하지 않으므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바이러스가 붙은 손가락으로 코를 후비면 어떻게 될까요. 유감스럽게도 비강의 표피세포에 들어와서 증식하여 증세가 나타나면 고열이 나거나 근육통에 시달리게 됩니다. 손가락 끝에 붙은 바이러스 입장에서 보면 행운인 케이스일 것입니다.
(/ p.63)

원래 바이러스는 숙주를 죽이지 않습니다. (중략) 한 가지 예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원래는 오리류 등 물새의 장내에 있는 바이러스로 여겨집니다. 병을 일으키지 않는 바이러스로서 물새 집단 내에서 계속 살아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계기로 인해 사람의 체내에서도 증식할 수 있게 되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사람의 상기도 세포에서 맹렬히 증식하는 성질도 획득했는데, 애초에 사람은 진짜 숙주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몸은 바이러스를 쫓아내려고 고열이 나는 것인데, 잘못하면 사망하기도 합니다.
에볼라 출혈열의 병원체인 에볼라 바이러스는 서아프리카에 있는 박쥐를 자연숙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박쥐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멀쩡하게 살아가지만 사람에게 우연히 감염하면 혈관이나 장기를 파괴하여 치사율이 90%라는 보고까지 있는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합니다.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숙주를 죽여버리면 자기도 증식할 수 없게 되므로 분명 곤란할 것입니다. 즉, 그런 높은 치사율은 원래 숙주가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 pp.80~81)

태반이 진화의 과정에서 어떻게 획득되어왔는가, 그 비밀에 바이러스가 연관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열쇠가 된 것은 ‘신사이틴syncytin’이라는 유전자였습니다. 태반의 태아쪽 표면을 덮은 세포에 ‘신시티움syncytium 세포’라는 특수한 세포가 있습니다. 모체의 혈액과 태아의 혈액이 섞이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영양 등의 물질 교환과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가스 교환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 ‘신시티움 세포’입니다.
신사이틴 유전자는 신사이틴 단백질을 만들어서 신시티움 세포를 형성하는 역할도 갖고 있습니다. 즉, 모친의 몸에서 태어나는 포유류에게 현재의 번영을 가져다준 중요한 유전자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입니다. 놀랍게도 이 신사이틴 유전자가 오랜 옛날에 바이러스의 유전자였다는 증거가 발견되었습니다. 그 바이러스는 캡시드를 감싸는 외피를 갖고 있었는데, 신사이틴 유전자는 그 외피를 구성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였던 것입니다.
(/ pp.194~195)

저자소개

다케무라 마사하루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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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박사. 1969년 미에(三重)현 쓰(津)시에서 태어나 1998년 나고야대학 대학원 의학연구과를 수료, 나고야대학 조교 등을 거쳐서 현재는 도쿄이과대학 대학원 과학교육연구과 준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전문 분야는 중·고등학교 등의 이과 교원 양성을 위한 생물 교육 교재의 개발·연구, DNA 복제를 담당하는 효소인 ‘DNA 폴리메라아제(polymerase. 중합효소)’의 분자생물학적 연구 및 복제론 등이다.
영양화학을 전공한 그가 단백질을 연구하게 된 계기는 ‘항영양 인자’를 졸업 연구의 대상으로 선택하면서였다. 그때 깊어지기 시작한 단백질에 대한 관심은 연구를 할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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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하고 「씨네21」 기자를 거쳐 도쿄대학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객원연구원으로 유학했다. 현재 인문, 정치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출판기획과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 『지중해를 물들인 사람들』, 『콤플렉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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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기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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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에서 화학을, 같은 대학원에서 분자생물학을 공부했다. LG생활건강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동아사이언스」에서 과학 전문 기자로 일했다. 지금은 과학 전문 작가로 전업하여 「동아사이언스닷컴」, 「사이언스타임즈」 등에 과학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SERICEO에서 ‘일상의 과학’ 동영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은 책으로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리즈, 『생명과학의 기원을 찾아서』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반물질』, 『가슴 이야기』, 『프루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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