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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천 개의 고원을 만나다 : 들뢰즈-가타리와 만난 대중지성 청년의 철학-생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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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9일 이후 누적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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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고영주
  • 출판사 : 북드라망
  • 발행 : 2020년 11월 17일
  • 쪽수 : 144
  • ISBN : 9791190351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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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공부와 담쌓고 살던 청년이 인문학공동체를 만나
철학에 빠지고 세계관은 물론 생활양식을 바꾸어 나가게 된 이야기!

이 책은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고 연애를 하며 세상의 규칙에 맞춰 충실히 살던 한 청년이 인문학공동체와 만나 공부의 세계에 빠져들면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스스로 변화한 과정을 기록한 철학-생활 에세이다. 취직하고 돈을 벌어서 ‘남들처럼’ 넓은 아파트를 사고, 번듯한 가정을 꾸리고, 노후의 안락함을 위해 보험을 들고 재테크를 하는 삶. 저자는 이런 삶 외에 다른 삶의 방식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런 삶의 이면에서는 폭식과 과음, 그리고 반복되는 다이어트 결심, 쇼핑과 이벤트로 점철된 연애, 불안을 담보로 무리하게 가입하는 보험 등, 자신을 망가뜨리는 습관과 삶의 양식이 반복되고 있었다.
저자는 공부공동체에서 여러 고전들을 함께 공부하던 중, 특히 프랑스 현대철학자인 들뢰즈·가타리의 『천 개의 고원』을 만나 알 수 없는 이 책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꼼꼼히 읽고 자신의 삶과 연결해 글쓰기를 하면서, ‘자본’이 만들어 놓은, ‘자신을 망치는’ 길을 충실히 따라가는 기존 삶의 방식이 아닌 공부와 글쓰기로 꾸려나가는 ‘다른’ 삶을 꿈꾸고 실천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출판사 서평

『청년 천 개의 고원을 만나다』 지은이 인터뷰

1. 책에서 ‘감이당 대중지성’을 통해 들뢰즈-가타리의 『천 개의 고원』을 만나셨다고 적고 계신데요. ‘감이당 대중지성’은 어떤 프로그램인지, 그리고 많은 고전들 중에 『천 개의 고원』을 고른 계기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대중지성’이란, 10대에서 80대에 이르기까지 누구든! 언제든! 고전을 만나 지성을 연마하고 삶의 지혜를 터득해 가는 ‘세대 공감 네트워크’를 말해요. 대중이 함께 모여서 여러 고전을 읽으며 옛 성인의 삶에서 지혜를 배우고 나눕니다. 읽고 배운 것으로 ‘글쓰기’와 내 삶을 연결하여 ‘우정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는 것이죠. ‘읽기’와 ‘쓰기’를 삶의 비전으로 삼아, 자신만의 ‘밥벌이’ 즉, ‘경제적 자립’을 하는 것이 대중지성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천 개의 고원』을 ‘골랐다’기보다, 말 그대로 ‘만났다’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아요. 세상 모든 인연이 필연이면서도 우연이잖아요. ‘감이당’과 접속하게 되었고, 이곳에서 몇 해 동안 여러 강의와 세미나를 듣게 되었어요. 거기다 대중지성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스승들과 친구들도 사귀게 되었습니다. 사실 공부와는 별로 인연이 없었던 저로서는 ‘감이당’에서의 만남, 이별이 전부 우연적이었어요.
『천 개의 고원』도 마찬가지였죠. 저는 어떤 계획을 갖고 ‘아! 이 텍스트를 읽어야겠다!’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지금까지 저를 관통해 갔던 철학과 고전은 전부 우연한 마주침이었습니다. 『천 개의 고원』은 2018년 대중지성 메인 텍스트였고, 4학기가 끝나면 헤어질(?) 운명이었는데, 느닷없이 글을 쓰게 된 거예요. 글을 쓴 지난 1년간 책과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어요. 우연히 마주친 이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천 개의 고원』을 만나게 된 것이 필연이었구나!’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2. 책에서 들뢰즈-가타리의 사유를 통해 선생님께서 속해 있는 청년 세대의 삶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 인상적인데요. 오늘날의 청년들이 들뢰즈-가타리의 사유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가 들뢰즈-가타리에게서 배운 가장 인상적인 개념은 ‘도주’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으로부터의 도주인가? 바로 ‘자본’입니다. 제가 사는 시대는 전부 자본을 중심으로 삶이 흘러가는 것 같아요. 최근 뉴스 보도에서 ‘영끌’이라는 단어를 듣게 되었어요. 최근 20~30대 청년들이 은행 대출을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아파트를 장만하더라고요. 그리고 아파트 시세가 올랐을 때, 팔아 버리는 거죠. 일종의 부동산 투기예요. ‘영끌’을 하는 사람들은 제 주변에도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만약 집값이 떨어지면 어쩌죠? 집이 팔리지 않으면요? 은행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기 위해 청춘 에너지를 전부 노동에 쏟아야 해요. 저 또한 영끌 중 하나였어요. 그런데 『천 개의 고원』으로 글을 쓰면서 집이라는 ‘공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사실 이밖에도 자본이 중심이 되는 일들이 많잖아요. 넓은 아파트는 물론이고, 고급 차를 소유해야 하고 스위트홈도 꾸려야 해요. 모든 관계망이 전부 자본이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거죠. 들뢰즈와 가타리는 우리를 이루고 있는 자본의 배치에서 ‘어떻게 달아날 것인가’를 제시해 줘요. 그런데 도주와 도망을 혼동하면 안 돼요. 자본을 버리거나 외면하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밟고 서 있는 자본의 시대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자는 거예요. 고전과 철학을 통해 우리 삶의 방향과 속도를 조금씩 바꿔보는 거죠. 자본이 만들어 배치를 맹목적으로 믿어 버리면 한없이 결핍에 시달려야 하고, 열등감 때문에 괴로울 수밖에 없어요. 그런 점에서 들뢰즈와 가타리의 도주는 나를 이루고 있는 배치에서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 주는 키워드입니다.

3. 책에서 『천 개의 고원』을 만나고 인문학 공부를 하면서 선생님의 삶의 태도가 변하는 과정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선생님께서 생각하시기에 공부를 시작하고 가장 많이 바뀐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공부를 하면서 바뀐 점은 ‘가치관’인 것 같아요. 기존에 갖고 있던 견고한 가치관들이 부서지는 경험을 했어요. 그런데 더 많이 바뀐 점은 글을 쓰면서 ‘신체’가 바뀌어 간다는 겁니다. 단지 책을 ‘읽고’ ‘쓰는’ 행위가 ‘신체’ 그 자체가 변하게 해요. 내가 내 삶을 주제로 글로 쓴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그것은 자신과의 ‘약속’이라고 생각해요. 글을 쓰려면 저 자신과 대화를 많이 해야 하거든요? 제 욕망이 어디에 쏠려 있는지. 무엇이 나를 힘들고 괴롭게 하는지 묻고 답해야 해요. 그 과정에서 내 삶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가 나오는 거죠.
예를 들면, 저는 식탐이 아주 강한 사람입니다. 먹는 것 앞에서는 매번 무너졌어요. 배가 불러도 먹고 또 먹고. 주변 관계들도 전부 먹고 마시는 관계뿐인 거예요. 점점 살이 찌더니 몸이 무거워지고 결국 병에 걸려 버렸어요. 글을 쓰면서 깨달았죠. “식욕을 제어하는 것이 내가 사는 길이구나.” 그때부터 운동을 조금씩 했고, 밥도 조금씩 덜 먹었어요. 그랬더니 신체가 조금씩 변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 되어 있는 거예요. 공부가 사유는 물론 신체를 바꿀 수 있다니! 전 이 지점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4. ‘대중지성’으로서 어려운 철학 원전을 공부하고 책을 쓰셨는데요. 처음 고전이나 철학 원전 등 어려운 책들에 도전하는 독자들에게 조언이 될 만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천 개의 고원』 말고도 어려운 철학책이 매우 많습니다. 어렵고 난해한 철학책을 읽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책과 친해지는 겁니다. 책을 사물이 아닌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말도 걸어보고, 질문도 해보고, 답도 얻어 보면서 친해지려고 해야 돼요. (그러자면 책을 꼼꼼히 읽어야겠죠?^^) 우리가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을 때, 그 사람 주변 사람들에게 자문을 많이 구하잖아요? 마찬가지예요. 『천 개의 고원』을 처음 읽어 나갈 때, 너무나 막막했어요. 리좀, 도덕의 지질학, 리토르넬로, 전쟁기계 등. 들뢰즈-가타리의 난해한 개념들을 어떻게 뚫고 나갈까... 매일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천 개의 고원』과 관련된 참고서와 강의를 매일 들으면서 어떻게든 이 책과 친해지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고전과 철학을 공부했다면, 다음은 책에서 배운 지식과 지혜를 내 삶에 도구로 사용해 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망치나 못을 사용하는 것처럼요. 단순히 읽고, 아는 것만으로는 고전과 철학을 공부했다고 할 수 없어요. 반드시 자신의 삶에 적용을 해 보아야 돼요. 그래야지만 진짜 내 삶의 방향과 속도가 바뀌고 삶의 태도가 바뀌어요. 제가 생각하는 고전과 철학을 공부하는 목적은 삶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 : 존재는 결코 ‘하나’로 규정되지 않는다

‘리좀’과 ‘글쓰기’
n-1, 더하지 말고 빼라!
질문이 없어요!
~그리고, ~그리고

아버지와 ‘다양체’
‘억압’과 ‘환상’
다 엄마 아빠 때문이라고?!
해체했을 때 보이는 것

‘언어’의 전제(前提)와 연애
전달이 아니다! 명령이다!
회사가 감옥으로!
다르게 연애하고 싶다

도덕의 ‘지층’! 32평 아파트
‘빚’에 포획되다!
공간은 어떻게 분절되는가
저장 증후군! 새로운 지층이 생기다

‘기관 없는 몸체’와 다이어트
밥, 그 참을 수 없는 욕망!
복근이라는 유기체를 향하여!
유기체에서 기관 없는 몸체로!

‘기호 체제’와 보험
살고 싶으면 ‘보험’을 들어라!
보험금만 탈 수 있다면 내 몸 따윈 상관없어!
아프냐, 나도 아프다

‘얼굴성’과 아이돌
얼굴은 ‘만들어진다’
온몸이 다 얼굴이다!
얼굴은 ‘다양체’다

단편소설 속 ‘자기 구원’
‘구원’의 환상
교회와 ‘결별’하다
생성이 곧 구원이다

세월호와 ‘미시정치’
‘빨강’과 ‘파랑’뿐인 세상
산업화 vs 민주화, 두 ‘거시정치’의 대립
‘미시정치’와 ‘파시즘’

‘리토르넬로’와 술
어둠을 밝히는 노래, 술
또 다시 ‘카오스’ 속으로
반성의 ‘리토르넬로’

‘전쟁기계’와 여행
‘자본’의 장치, 소비와 쇼핑
네네츠(Nenets)족과 제자리에서 ‘유목하기’
48인의 대중지성과 ‘전쟁기계’

성숙한 자 ‘-되기’
‘이것임’과 마주하라!
변화는 ‘역행’이다
존재는 유동한다

본문중에서

“『천 개의 고원』의 첫 장을 넘길 때가 생각난다. 당시 나는 심한 기침과 고열로 병원에 누워 있었다. 식욕도, 의욕도, 아무런 감정도 없이 팔에 꽂힌 주삿바늘 하나에 의지한 채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문득 가방에서 책을 꺼내 들었고, 책 첫 장을 펴고 서문을 읽어 가던 순간 옮긴이의 마지막 말에 갑자기 심장이 뜨거워지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당신에게 드릴 테니 부디 기쁘게만 살아라.”(18쪽, 프롤로그 중에서)

“공부를 하기 전 나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은 ‘취직’과 ‘돈의 증식’이라는 생각이었다. 넓은 아파트, 결혼, 육아, 노후보장 등등. 자본주의가 만들어 놓은 매뉴얼을 실행하려면 무조건(!) 돈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돈이 많으면 삶을 더욱 윤택하게 살 수 있을 것이고, 남들과는 삶의 질이 분명하게 달라질 것이라 믿었다. 이런 생각이 강하게 들면 들수록 나와는 다른 삶이 보이지 않았다. 내 삶은 당연히 급이 높은 것이고, 나와 다른 삶은 낮은 수준의 것으로 취급하는 수목의 욕망이 내 안에 늘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공부를 하다 보니 다양한 삶의 가치와 차이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나의 생각이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알게 되었다” (31쪽, ‘리좀과 글쓰기’ 중에서)

“카페 가고, 영화 보고, 쇼핑하고…. 연애가 처음인 그녀와도 초반에는 보편적인 연애 코스를 밟아 갔다. 특히 직장을 다니는 우리에게 주말은 형식적으로라도 꼭 만나야 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사실 주말을 ‘빡세게’(?) 공부하는 나로서는 다소 제약이 많았다. 공부하는 시간을 그녀에게 내줄 수 없는 것이 영 마음에 걸린 나머지 그제서야 내가 하는 공부에 대해 털어놓았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공부를 하고 있어요.” 자격증 공부인 줄만 알았던 그녀는 놀라기도 하면서 내가 하는 공부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천 개의 고원』을 시작으로 내가 읽었던 여러 책을 가지고 그녀와 세미나를 시작했다. 카페, 지하철, 영화관 등, 책을 펴고 세미나를 할 때면 우리가 앉아 있는 공간은 ‘공부방’, ‘세미나실’로 순간적인 비-물체적 변형을 이루었다. 둘 사이에는 연인관계에서 동학(同學)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배치가 생겼고, 새롭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린 것이다”(51~52쪽, ‘언어의 전제와 연애’ 중에서)

“정신없이 밥을 먹을 때, 내 눈이 향한 곳은 웃기게도 유튜브에 나오는 다이어트 영상이다. TV 속 아이돌의 잘 빠진 몸매를 보라. 길쭉한 키에, 날씬한 허리! 거기다 배에 뚜렷하게 새겨진 ‘왕’(王)자 복근이 나의 욕망을 자극했다. 거울 속 내 모습은? 키도 작고 허벅지와 허리는 왜 이리 두꺼운지…. 거기다 볼록하게 튀어나온 배를 보면 깊은 한숨이 나온다. “올해는 꼭 살을 빼고 말 거야!” 매년 1월 1일이면 다이어트의 다짐으로 새해를 시작했다. 지방 흡입 빼고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다. 헬스는 기본이고, PT, 복싱, 각종 스포츠 등. 동호회까지 가입하며 미친 듯이 운동을 했다. 그뿐이랴. 살이 빠진다는 식이요법도 해봤다. 닭 가슴살은 필수이고 몸의 독소를 빼주는 디톡스까지! 간헐적 단식과 심지어 한방 다이어트까지 시도했었다.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아이돌의 몸매를 갖기 위해서!”(67~68쪽, ‘기관 없는 몸체와 다이어트’ 중에서)

“내 여행의 목적은 루쉰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보고 중국의 넓은 대륙을 몸소 느껴 보고 오는 것이었다. 이 단순하고 소박한 원칙을 망각한 채 내 발걸음은 맛집과 관광지로 향했다. 뿐만 아니라 루쉰박물관에 가서도 내 머릿속은 온통 선물뿐이었다. ‘회사 동료들에게 어떤 선물을 사가지?’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내 발도 자연스럽게 백화점으로 향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루쉰과 전혀 상관없는 곳에 멈춰 있었다. 유목과 여행의 핵심은 일단 ‘걷기’다. 발이 멈추는 순간 유목도 여행도 끝이다.”(129~130쪽, ‘전쟁기계와 여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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