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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과 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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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탱고 리듬처럼 넘실대는 미칠 듯한 사랑, 뜨거운 하늘,
    에로틱한 폭포와 순수한 자연, 열정적인 색채가 넘치는 독특한 소설



    이 책을 읽는 이가, 아르헨티나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여행한 나처럼 아르헨티나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어쩌다 같은 장소에 들렀을 때, ‘아, 그 얘기에 나오는 주인공이 이쯤에 있으려나.’ 하고 생각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요시모토 바나나 / 「작가의 말」 중에서


    미지의 땅을 여행하면서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과 스치는 사람들을 바라보다 보면 그 너머로 또 하나의 세계가 펼쳐진다. 세월을 두고 그 땅에 새겨진 역사와 살았던 사람들, 그리고 지금을 사는 사람들의 발자취와 숨결이 씨실을 이루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시선과 상상력이 날실이 되어 빚어진 이야기의 공간이 둥실 허공에 떠오르는 것이다. 이 공간을 탐닉하는 것 또한 여행의 색다른 묘미이다.

    이 소설집에서 바나나가 여행한 곳은 정열의 라틴 아메리카, 아르헨티나이다. 로스엔젤레스를 경유하여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 멘도사를 거쳐 이과수 폭포를 다양한 시각에서 보는 여행을 하면서 바나나는 7편의 단편을 빚어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뜨거운 숨결과 잔인하도록 광대한 자연에 새겨져 있는 수탈과 압박의 역사를 되새기는 한편, 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나 비슷한 생활의 모습―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이 있고,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이 있고, 연애하는 사람과 실연한 사람이 있고, 그런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가 있고―을 포착하면서 그 나라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담아 마치 강렬한 빛깔의 그러나 무늬 고운 태피스트리를 짜듯 엮어낸 이 단편들은 바나나 문학의 또 다른 지평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선이 굵고 투박한 터치로 격정적인 라틴 아메리카 특유의 분위기를 그려낸 하라 마스미의 그림과 라틴 아메리카의 절경을 담은 야마구치 마사히로의 사진이 다수 포함되어 작품의 분위기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생생하고 강렬한 라틴 아메리카의 분위기가 7명의 주인공에게 아주 특별한 추억으로 남는다.


    그것이 멋진 추억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세상에 두 번은 있을 수 없는 묘한 추억이란 것만은 분명했다.
    - 「전화」 중에서


    ‘불륜과 남미’라는 제목에서 ‘불륜’은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남녀의 불륜 관계를 의미하기도 하고, 인간의 지각 밖의 다른 차원의 세계, 혹은 삶을 살아가는 테두리에서 벗어난 특별한 경험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이 책은 총 7편의 단편으로 되어 있다. 각각의 단편에서 7명의 주인공은 “현대인은 많은 사람을 만나니까, 연애를 하지 않기가 오히려 더 어려운(「창밖」)” 결코 부정적으로 해석되지 않는 불륜의 사랑에 빠져 있기도 하고, 스스로가 감지할 수 없었던 어떤 것을 라틴 아메리카에서 느끼고, 또는 「플라타너스」의 주인공처럼 자신의 일상을 벗어난 또 다른 일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마지막 날」 1998년 4월 27일, 이 날은 점쟁이 외할머니가 ‘내’가 죽는다고 예언한 날이었다. 그날을 아르헨티나에서 맞게 된 ‘나’는 삶에 대해 조금은 다른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는 특별한 하루를 선물로 받게 된다.
    「전화」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출장은 떠난 ‘나’는 애인의 부인으로부터 애인이 죽었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그러나 결국 그 전화가 장난이었음을 알게 되고 애인의 존재와 부재 사이에서 ‘내’가 느낀 감정의 차이를 절묘한 사실감으로 보여준다.

    「조그만 어둠」, 「플라타너스」, 「하치 하니」에서 그려내고 있는 가족의 정은 얼핏 보아 무미건조해 보이는 문체 때문에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특히 「하치 하니」에서는 아르헨티나 정권의 독재 때문에 죽어간 아이들의 엄마들 얘기가 주인공인 ‘나’의 엄마와 오버랩되면서 라틴 아메리카와 아시아의 간격을 허물어뜨린다.
    「창밖」은 라틴 아메리카의 강렬함이 가장 잘 표현된 작품으로 이과수 폭포의 장관과 거침없는 물소리가 바로 곁에 있는 듯한 착각을 준다.


    폭포 역시 짙푸른 정글 속에 뒤엉켜 있는 뱀 같았다. 적토색과 회색 물이 뒤섞여 기발한 무늬처럼 보였다. 정글에서 기어 다니는 수많은 벌레처럼, 수많은 방향으로 뻗쳐 춤을 추듯 지면을 기다가 마침내 모든 물이 한 거대한 틈새로 쏟아져 내린다. 정말 에로틱한 광경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의미를 그대로 재현한 세계가 이 세상에 출현해 있었다. 음과 양, 남과 여, 뭐라 하든 상관없다. 상반되는 두 힘이 부딪치면서 지구를 만들어낸 그 경치의 박력에 나는 그저 압도되어 어질어질하면서도 눈길을 돌릴 수 없었다.
    - 「창밖」 중에서



    얼핏 무겁지 않아 보이는 바나나의 문장과 심각하지 않고 단순한 어휘들은 휘황찬란한 묘사보다 오히려 훨씬 강한 힘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드라마틱한 스토리나 직접적이고 강한 메시지 하나 없어도 독자들은 어느새 자신의 경험을 반추하고 있는 스스로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지구 반대편의 아름다운 라틴 아메리카를 여행하는 이들에게는 물론, 무더운 여름 답답한 일상을 조금이라도 벗어나고픈 현대인들에게 꼭 한 번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바나나는 여행을 하면서 받은 영감으로 소설을 써왔다. 바나나의 다음번 여행 소설은 타히티 섬을 다녀와서 쓴 ‘타히티 이야기’이다. 앞으로 계속 출간될 바나나의 여행 소설 시리즈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낯선 경치와 문화를 소개하는 즐거운 방법이 될 것이다.


    정말 좋은 책이 되었습니다. 세 번이나 여행을 하고서야 겨우 소설의 요령을 파악했습니다. 이번에는 제법 잘 쓴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내던지지 마시고, 앞으로도 이 시리즈를 읽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 요시모토 바나나 /「작가의 말」 중에서

    목차

    전화

    마지막 날

    조그만 어둠

    플라타너스

    하치 하니

    해시계

    창밖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부록 | 여행 일정표

    저자소개

    요시모토 바나나(Yoshimoto Banana)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4.07.24~
    출생지 일본 도쿄
    출간도서 126종
    판매수 122,358권

    요시모토 바나나는 1987년 데뷔한 이래 ‘가이엔 신인 문학상’, ‘이즈미 교카상’, ‘야마모토 슈고로상’, ‘카프리상’ 등의 여러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일본 현대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로 꼽히고 있다. 특히 1988년에 출간된 [키친]은 지금까지 200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으며,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번역되어 바나나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 주었다. 열대 지방에서만 피는 붉은 바나나 꽃을 좋아하여 ‘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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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58~
    출생지 부산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을 수료한 후, 1987년 쇼와여자대학교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오오쓰마 여자대학과 도쿄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100만 번 산 고양이], [겐지 이야기], [냉정과 열정 사이], [태엽 감는 새 연대기], [모래의 여자], [키친],[백야행], [몬테로소의 분홍 벽]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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