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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완의 첫 시집 “그루터기의 꿈”은 삶의 이치 앞에서 살아온 여정에 따라 균형 있게 돌아보는 지혜를 담고 있다. 사실성에 바탕을 둔 생활이 살아 있어 오랜 체취가, 아늑한 오솔길로 인도하는 우리들의 이야기와 같이 친근하다. 일상의 소재에서 근원적인 생명과 연결 지으려는 작가의 삶의 태도를 볼 수 있다. 생에 대한 감사와 배려가 글 속에 녹아 있다.

《그루터기의 꿈》은 김낙완 시인의 첫 시집이다. 사실성에 바탕을 둔 생활이 살아 있어 오랜 체취가, 아늑한 오솔길로 인도하는 우리들의 이야기처럼 친근하다. 시인은 자연의 이치를 깨달았고 자연의 은혜와 충만을 터득했기 때문에 자연과의 대화에서 나오는 진정한 언어교감을 정서의 감흥으로 나타낼 줄 안다. 자연의 변화는 무욕의 행복을 인식하게 하고, 평범한 이야기를 즐거움으로 환치하게 한다. 그것으로 삶의 속내를 쉽게 짚어볼 수 있다. 또한 삶의 이치 앞에서 살아온 여정에 따라 균형 있게 돌아보는 지혜를 담고 있다. 시인의 성품에서 비롯되는 시적 무드는 그만큼 삶의 깊이를 올곧게 터득한 사람에게서 나오는 순수 결정의 보석과 같다. 새로운 깨달음은 의식의 창문을 열고 오랜 시간의 벽을 넘어, 여유의 마음을 갖게 한다. 현실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모두를 위해 안온한 마음을 펼치는 일상의 모습을 깊게 내재하고 있다. 김낙완 시인의 시는 부풀리지 않아도 그 자체로 고귀함을 갖고 있어 지치고 행복한 순간을 건너갈 수 있는 힘을 주는 역할을 한다.

◐ 自 序 ㆍ 4

1부 어디가 끝이랴
나목/어디가 끝이랴/텃밭에서/구절초의 낭만에 대하여/그 고운 꽃은 어디로 갔을까/가방끈과 지혜는 비례하지 않는다/꽃에게서 배운다/모닝커피/젊은 오빠/염치/껌딱지/쫑파티/메추리알/죄로 간단다/신독/설날/잃어버린 봄/사자소학을 마치며

2부 그루터기의 꿈
굴비를 위한 조시ㆍ삶의 무게/부안 신시장/그루터기의 꿈/삼천포 가는 길/비너스의 탄생/인사가 만사/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오해와 진실/그냥 기분 좋은 사람/장항 송림/충절과 정절의 고장 남원/어버이 날/
어벤저스 K/삼남매는 용감하였다/생일상/살다 보니/엘리베이터 안에서/무연고 분묘/티베트 여행을 앞두고/신들의 나라 티베트/홀아비/아, 4월이여!/모자 상봉

3부 뿌리 깊은 나무
뿌리 깊은 나무/사부곡/화담숲/서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조상님께 길을 묻다/라면 기부 음악회/솔바람 공원/결혼 48주년 기념일에/짧은 단상 1/짧은 단상 2/관음죽/문학기행 1/문학기행 2/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탈춤/하회마을/시 짓는 즐거움/공명지조ㆍ일당백

4부 달콤한 고문
손주들 1/손주들 2/인생/어머니/빈 옆자리/어린이날 단상/달콤한 고문/친절과 용기 사이/소는 누가 키우지/고맙소, 신사 양반/하모니카/장맛비/소나무/민들레/카카오톡 유감/눈물 나게 좋은 소리/천사 할아버지와 진짜 천사/땡큐, 메이드 인 코리아!/노인이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세상/좁은 문/예쁜 공부벌레 주치의/첫 시집을 내며

작품해설ㆍ백운순
-그리움에 색을 입히다
감사의 글

추운 겨울날/세찬 바람 맞으며 서 있는/
발가벗은 나무들/나처럼 보인다

곱디고운 옷 다 벗기고/마지막 잎새 하나/
안간힘을 다해 버티지만/그것마저 바람에 실려 보내려니

매서운 칼바람/나목을 세차게 할퀴어/
이리저리 피해 보지만/피할 곳은 없구나

기우는 저 해/온몸을 불살라 하늘 붉게 태우고/
온기를 전해주려 하지만/그만 지쳐 서산 너머로 지는가

그 많던 별들은 어디로 갔을까/희미한 별빛 몇 개/
따뜻한 눈길 보태지만/별들도 추위에 떠는 밤

내 청춘도 세월 따라 가버리고/반백 년 반려도/
걸음을 재촉해버렸으니/이제 무얼 꿈꾸고 노래해야 하나/
마음 뜰 안에 흰 눈이 펑펑 쏟아진다
- 〈나목〉 전문


얼마 전/불과 얼마 전/
당신과 나/우리 둘이/
손바닥만 한/텃밭 가꿀 때/
햇살은/눈부시고/
종달새 하늘 높이 솟구치며/노래 부르고/
봄 나비 한 쌍/우리와 함께 춤췄지/
밭을 매는/당신의 모습은/
아낙이 아니고/선녀였지/
힐끗 뒤를 보며/내게 건네주던/
당신의 미소는/환한 미소는/
천사, /바로 천사의 미소
- 〈텃밭에서〉 전문

예쁘게/꽃 피워주어/고맙구나/
실하게 자라주어/고맙구나/
그윽한 향기로/채워주니/고맙구나/
내가 준 건/초라한 기도뿐/
내 가슴에/금강석처럼 빛나는/
카네이션 한 송이/천근만근/무겁다/
따뜻한 눈빛과/들판 같은 가슴으로/
지켜주는/갑옷 없는 기사 셋/
그 멋진/기사도 정신을/
내 마음/돌비에 새긴다
- 〈어버이날〉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