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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미 시집 『밥에도 표정이 있다』는 크게 4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바람꽃〉, 〈머그잔〉, 〈고무나무 다리〉, 〈어떤 신호〉, 〈말의 활촉〉 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문효치(시인,미네르바 대표)
정영미 시인의 내면에는 상상적 언어들이 들끓고 있다. 어느 날 어느 것엔가 이 상상적 언어들이 들러붙게 마련인데 이때 그의 시들은 탄생되는 것이다. 사물에 대한 독특한 인식은 정 시인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곤 하는데 이는 마치 일상의 지루한 숲에서 미지의 목적지를 향해 뚫어 놓은 낯선 오솔길 같아 신비스럽기만 하다. 이 길에는 정 시인의 삶에서 만나게 되는 희로애락과 가치관이 풀처럼 혹은 꽃처럼 피어 있다. 시는 시인의 진실을 표현하는 것일진대 정 시인은 인간 혹은 사물의 본질적 의미를 파악하고 그것을 가시권으로 이끌어 내면서 거기에 자신만이 할 수 있 는 사유의 진실을 담아내고 있다.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 국문과 교수)
정영미의 시는 슬픔의 현실과 밝은 꿈 사이에서 발원하면서 그 꿈을 최대한 증폭하여 우리로 하여금 꿈을 꾸게끔 해주는 세계이다. 시인의 시선과 언어를 통해 우리는 사물이 상상력에 의해 변형되고 재구성된 모습으로 우리의 감각과 사유에 개입해 들어온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러한 경험은, 사물과 시인 혹은 사물과 독자를 육친적 교감에 이르게끔 하는 친화력을 선사해준다. 동시에 그 세계는 독자로 하여금 삶의 진정성에 눈뜨게끔 하는 인지적 충격도 만들어낸 다. 그 점에서 정영미 시인은 이성의 통제에 의해 알아가는 현실이나 감정의 범 람에 의해 얻어가는 몽상은 배제해가게 된다. 그만큼 그녀의 시는 현실을 순간 적으로 재현하면서도 그 중심을 형성하는 폐허의 분위기를 치유할 수 있는 상 상적 세계를 대안적으로 마련하여 현실과 꿈의 접점을 언표해간다.

1 부

바람꽃 - 19
머그잔 - 20
고무나무 다리 - 22
어떤 신호 - 23
말의 활촉 - 24
곰팡이꽃 - 26
스탠드 - 28
등의 울음소리 - 29
겨울 묵화 - 30
페디큐어를 하며 - 31
흔들리는 음표 - 32
밥에도 표정이 있다 - 34
낙엽은 붉은 혀를 닮았다 - 36
기도 - 37
사막에서 길을 묻다 - 38
횡단보도 - 40
미간眉間 - 41

2 부

티눈 - 45
팬터마임 - 46
황사 - 47
달의 지도 - 48
아마릴리스 - 49
물의 감옥 - 50
화분갈이 - 51
설사 - 52
울란바토르, 이 소리는 어디에서 오는가 - 54
슬픈 자화상 - 55
석류 - 56
얼룩이 꽃으로 피다 - 57
詩식코너 - 58
흔적 - 59
응답하라 134340 - 60
좌판 풍경 - 62
영덕 바닷가 - 64

3 부

꽃무릇 - 69
물의 집 - 70
굳은살 - 71
나의 청춘에게 - 72
브런치가 있는 아침 - 74
몸의 신호 - 76
무좀에 대하여 - 77
여름 숲 - 78
병실에서 - 80
한낮이 돈다 - 82
빗방울 전언 - 83
등대시호 - 84
얼레지 - 85
펑크머리 그 남자 - 86
가슴앓이 - 87
낮달 - 88
관계 - 89

4 부

그날 이후 - 93
ID는 구름달팽이 - 94
가레즈 - 96
달팽이관 - 98
사랑 - 99
길 위에서 - 100
심쿵낚시 - 101
두우가 거리에서 - 102
애홍점박이 무당벌레 - 104
동백 - 106
오월 장미 - 107
용미리에서 - 108
긴 하루 - 109
주파수 J - 110
태풍 - 111
꿈 - 112
고향집 - 114

■ 해설 | 유성호(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