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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 가볍게 읽는 도스토옙스키의 5대 걸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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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가볍게 읽는 도스토옙스키의 5대 걸작선
[죄와 벌]은 톨스토이와 함께 19세기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가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첫 장편소설로, 그의 여러 작품들 중 가장 널리 읽히는 대표작이다. 작가 스스로 '범죄에 대한 심리학적 보고서'라고 칭할 정도로 [죄와 벌]은 인간의 내면을 무서울 정도로 깊이 파고들어 도스토옙스키의 세계관을 구체화시켰고 이후 탄생한 대작들의 기반이 되었다.
가볍게 읽는 도스토옙스키의 5대 걸작선 시리즈는 도스토옙스키 수많은 작품 중 5대 장편 소설인 [죄와 벌], [백치], [악령], [미성년],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을 독자들이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책이다. 분량 면에서는 가볍지만 원작에 충실하도록 엮은 이 책을 통해 세계문학 '고전 중의 고전'인 도스토옙스키의 작품들을 탐독해 보길 추천한다.

출판사 서평

주인공 라스콜니코프는 세상 사람들을 평범한 사람과 비범한 사람으로 분류한 후, 평범한 사람은 법을 준수하고 복종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반면 비범한 사람은 법을 지키지 않아도 무방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법 위에 군림하고 또 그 법을 초월해서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기서 법을 초월한다는 것은 합법적인 유혈 허용이 아니라 자기 양심에 따라서 남의 피를 흘리는 것까지 용인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법보다 양심에 따른 자의적인 판단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초인(超人)사상을 견지한 라스콜니코프는 나폴레옹을 대표적인 예로 들면서 역사상 이름을 남긴 위대한 위인들 모두 예외 없이 그렇게 유혈을 허용했음을 강조한다. 이러한 그릇된 자 의식은 급기야 망상으로 발전해서 그는 인근에 살고 있는 고리대금업자인 전당포 노파를 살해하기에 이른다. 라스콜니코프의 노파살해는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완역본 중 1부에 발생한다. 즉, 마지막 에필로그를 제외하고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는 완역본 중에서 노파살해사건 자체는 상당히 초반에 기술되어 있으며 나머지는 살인 이후 주인공이 자수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 …(중략)...

[죄와 벌]은 죄와 그로 인한 고통, 그리고 구원에 이르는 여정의 서막을 묘사하고 있지만 독자들은 이러한 성서적, 신앙적 측면 외에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된다. 소설 초반에 등장하는 마르멜라도프를 보면서 그를 비난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에게서 모종의 연민을 느끼는 독자들도 적지 않다. 한편 비열하고 치졸한 행동을 일삼는 루쥔이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그가 설파하는 경제이론은 일정 정도 재고의 여지를 남기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예심판사 포르피리와 주인공 사이의 불꽃 튀는 설전은 논리와 심리를 아우르며, 레베쟈트니코프가 주장하는 진보적 가치관이나 카테리나 이바노브나가 절규하며 외치는 정의 등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일회성 발언으로 간과할 수만은 없는 의미 있는 발언들이다. 이처럼 주요 주인공과 부차적 주인공들을 포함한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목소리는 말 그대로 다성악(多聲樂) 소설이 되어 독자들에게 깊은 반향을 주고 있다. 또한 주인공 라스콜니코프와 스비드리가일로프에게서 찾을 수 있는 유사성, 그리고 라스콜니코프와 루쥔 사이에서도 성립될 수 있는 소위 우월한 인간에 대한 부분 역시 분신(分身) 모티프로 해석되면서 이분법적인 선악구분을 지양하도록 만든다.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이들을 분석하는 이러한 해석과 더불어 다음에서 소개하는 무의식의 관점 역시 작품을 보다 풍성하게 만드는 새로운 이해의 지평을 제공함은 물론이다.

목차

커져가는 망상
마르멜라도프와의 만남
어머니의 편지
매 맞는 말 꿈
끔찍한 살인
경찰서 소환
매 맞는 여주인 꿈
라주미힌의 방문
루쥔의 등장
수정궁에서의 대화
마르멜라도프의 죽음
다시 만난 가족
소냐의 방문
예심판사와의 첫 대면
스비드리가일로프의 방문
갈등의 격화
영원한 책
심리전
비열한 음모
고백
심문
알려지지 않은 과거
계획과 선택
가족과의 작별
자백
에필로그

역자 해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연보
지은이 및 옮긴이 소개

본문중에서

- "이건 뭐요?" 그녀는 라스콜니코프를 쳐다보면서 손으로 전당품의 무게를 재보고 있었다.
"은제 담뱃갑이에요... 한번 보세요." "은제는 아닌 것 같은데... 지독히도 꽁꽁 싸맸구먼."
그녀는 끈을 풀려고 밝은 빛이 들어오는 창가로 몸을 돌렸다. 그렇게 그녀는 잠시 동안 그를 등 뒤에 두고 서 있었다. 그러는 사이 그는 외투의 단추를 풀고 올가미에서 도끼를 빼내어 옷 밑으로 도끼를 잡고 있었다. 그는 손에 힘이 빠지면서 두 손이 점점 마비되는 것을 느꼈다.
"뭘 그리 꽁꽁 싸맨 거요!" 노파가 그를 향해 몸을 돌리며 불만을 쏟아냈다. 그 순간 그는 도끼를 빼내어 양손으로 치켜 든 다음 반사적으로 노파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도끼는 정확히 정수리를 가격했고,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그는 다시 한번 도끼를 내리쳤다. 피를 내뿜으며 노파는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쓰러졌다. 그녀는 이미 죽은 상태였다. 그는 노파의 주머니에서 열쇠 꾸러미를 꺼내어 침실 서랍장에 다가갔다. 이상한 일이었다. 서랍장에 열쇠를 집어넣자 열쇠꾸러미에서 철컥 소리가 들렸고 그는 곧 경련이 일어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는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었으나 갑자기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노파가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시신으로 달려가 다시 도끼를 집어 들었으나 노파는 확실히 죽어 있었다. 그는 문득 노파의 목에 걸린 끈을 힘겹게 잘라냈다. 끈에는 삼나무와 동으로 된 십자가 두 개, 그리고 법랑으로 만든 성상(聖像)이 걸려 있었다.
(/ pp.43~44)

- "제가 꼭 그렇게 주장한 것은 아닙니다만 당신은 제 논문을 대부분 정확히 이해하셨습니다... 다만 저는 비범한 사람이 어떤 권리를 갖고 있다는 게 아니라 자신의 양심에 따라서 모든 장애물을 제거할 권리가 있다고 얘기한 것뿐입니다. 저는 뉴턴이 자신의 법칙을 발견하는 데 있어서 수십 명, 또는 수백 명이 방해가 되고, 그들의 희생 없이 법칙을 발견할 수 없다면 그들을 제거해야만 하고... 그럴 권리가 있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과거 역사에서도 솔로몬이나 무함마드, 나폴레옹 같은 입법자와 통치자들은 낡은 법을 폐기했고 그 과정에서 때로는 피를 흘리는 것을 감수했습니다. 이러한 인류의 위인들이 모두 하나같이 피를 흘린 살인자들이었다는 사실은 대단히 흥미로운 일입니다. 즉,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두 부류로 나뉘게 되는데, 첫 번째 부류는 평범한 사람들로서 복종하고 순종적인 사람들이고, 두 번째 부류는 법을 파괴하거나 자신의 양심에 따라서 피 흘리는 것을 감수하는 걸 허용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양쪽 모두 각자 존재할 권리는 똑같이 갖고 있습니다. 둘 사이에 전쟁은 영원한 거지요. 새로운 예루살렘이 도래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 pp.155~156)

- "난 이런 질문을 했었어. 나폴레옹이 만약 내 입장이었다면, 몽블랑 원정이니, 이집트 원정이니 하는 것들은 다 집어치우고 대신에 어떤 고리대금업자 노파만 있다면... 또한 궤짝에서 돈을 훔치기 위해서 노파를 죽이지 않을 수 없다면... 그는 살인을 감행했을까? 나는 이 문제를 갖고 너무나 많은 고민을 했는데, 만약 나폴레옹이라면 똑같은 문제로 역시 고민했을까? 그러다 갑자기 생각했지. 나폴레옹이라면 그런 고민 따위는 하지 않고 죽였을 거라고 말이야! 나도 그렇게 고민에서 벗어난 거야!"
"그렇게 비유를 하지 말고 솔직히 얘기해주세요."
"나는 그저 벌레 같은 한 마리의 이를 죽인 거야. 쓸모없고 추하고 해롭기만 한 이말이야."
(/ p.242)

- 도시는 짙은 안개에 뒤덮여 있었다. 스비드리가일로프는 밤새 내린 비로 인해 불어난 강물과 페트롭스키 섬, 비에 젖은 도로와 나무들을 바라보았다. 거리에는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았다. 추위에 몸을 떨면서 걸어가는 그의 눈에 소방대 건물이 들어왔다. '여기가 좋겠군. 목격자도 있을 테니...' 건물 정문 앞에는 회색 제복을 입고 청동으로 된 아킬레우스 헬멧을 쓴 남성이 서 있었다. 스비드리가일로프와 아킬레우스 헬멧을 쓴 남성은 한동안 말없이 서로를 쳐다보았다.
"어이, 거기 무슨 일이지?" "아무것도 아니오. 안녕하신지?"
"이곳엔 그렇게 있으면 안 돼." "난 지금 외국에 가려고 하는데."
"외국이라고?" "미국으로 가네."
"미국이라고?"
스비드리가일로프는 권총을 꺼내서 안전장치를 풀었다.
"어이, 지금 뭐하는 거야, 여기선 그러면 안 돼!"
"상관없네. 만일 누가 묻거든 미국으로 갔다고 전해주게."
그는 권총을 오른쪽 관자놀이에 갖다 댔다.
"이봐, 안 돼, 여기선 그러면 안 돼!"
스비드리가일로프는 방아쇠를 당겼다.
(/ pp.283~284)

- 그는 센나야 광장으로 들어섰다. 그때 갑자기 소냐가 그에게 해준 말이 생각났다. '거리에 나가서 당신이 더럽힌 대지 위에 입을 맞추세요.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내가 죽였습니다'라고 말하세요. 그러면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새 생명을 주실 거예요.' 그는 온몸을 떨기 시작했고 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눈물을 흘렸다. 그는 그대로 광장 한복판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여 절을 한 뒤 더러운 땅에 입을 맞추었다.
(/ p.293)

- 라스콜니코프는 몸이 아팠지만 그를 힘들게 했던 것은 복역생활의 끔찍함이나 노동, 음식, 짧게 깎은 머리, 누더기 옷 등이 아니었다. 오히려 힘겨운 육체노동으로 몸이 힘들어지면 적어도 몇 시간 동안은 푹 잠들 수 있었다. 바퀴벌레가 들어간 양배추 국도 그에겐 문제가 되지 않았다. 죄수복과 발목에 채워진 족쇄가 부끄러웠던 것도 아니었다. 상처 입은 것은 그의 자존심이었다.
(/ p.302)

저자소개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21.11.11~1881.02.09
출생지 러시아 모스크바
출간도서 195종
판매수 96,397권

1821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영락한 시골 귀족이자 빈민병원 의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1846년 [가난한 사람들]을 발표해 '새로운 고골'이라는 문명을 얻었다. 1849년 사상 죄목으로 체포되어 사형을 선고받으나 처형 직전 감형되어 시베리아에서 사 년간 혹독한 수형생활을 하며 수차례 심각한 뇌전증 발작을 겪었다. 이후 사 년간의 병역 의무형을 마친 뒤 1859년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와 창작 활동에 매진해 [죄와 벌] [백치] [악령] 등을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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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러시아 상뜨 뻬쩨르부르그 국립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러시아 문학 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강남대학교 국제 지역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에 [러시아어 문법](공저)이 있으며, [사람은 무엇으로 건강하게 사는가](공역)를 통해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똘스또이의 에세이를 초역했다. [벌할 수 없는 죄- 무의식의 코드를 통해 본 죄와 벌], [안나 카레니나에 나타난 의상의 상징], [카자흐스탄 국가 정체성 연구] 등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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