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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 : 실존 인물 요제프 멩겔레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양장]

원제 : La Disparition de Josef Menge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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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르노도상, 문학상의 상 수상작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 출간

가장 악명 높은 나치 전범 중 하나인 요제프 멩겔레 최후의 나날을 다룬 소설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작가 올리비에 게즈는 저널리스트 출신이며, 이 책으로 2017년 르노도상과 문학상의 상을 받았다. 르노도상은 공쿠르상 발표 직후 수상작을 알리는 프랑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이며, 문학상의 상은 그해 프랑스 8대 문학상 수상작 중 한 권을 뽑는 상이다. 그만큼 엄청난 주목을 받은 이 책은 15개 언어로 출간되었으며 프랑스에서만 38만 부가 판매되었다.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게즈의 작품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수용소에서 잔인한 인체 실험을 벌였던 실존 인물 요제프 멩겔레이다. [죽음의 천사]라는 별명까지 붙은 멩겔레는 각국 사법부, 정보부, 기자와 현상금 사냥꾼 들의 타깃이 되었지만 끝까지 숨어 살며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가? 게즈의 추적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헬무트 그레고어, 프리츠 울만, 페터 호흐비힐러, 볼프강 게르하르트......
수많은 가짜 신분으로 살아간 요제프 멩겔레의 궤적


이 책은 전후 멩겔레가 아르헨티나로 도망쳐 브라질에서 사망할 때까지 남미에서 보낸 시절을 다루고 있다. 1949년 멩겔레는 헬무트 그레고어라는 이름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 항구에 도착했고, 여러 번 이름과 신분을 바꿔 가며 전범 추적에서 벗어난다.
그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돈과 조력자들의 힘이 있었다. 농기구 회사를 운영하는 멩겔레 집안은 그의 도피 생활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돈을 보고, 아니면 나치 독일을 추종해서 그를 돕는 조력자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오두막에서 벌벌 떨던 시기도 있지만 멩겔레는 여행도 다니고, 친구들과 파티를 벌이기도 하고, 심지어 독일에 있는 본가에 돌아가기도 한다.
그는 절대 과거를 뉘우치지 않는다. 숨어 사는 현실에 울분을 토하고, 국제 사회와 현재 세태를 비판하며, 수용소에서 군림했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언제나 당당하다. 죽어 가는 멩겔레에게 친아들인 롤프가 찾아와서 아우슈비츠에서 대체 어떤 짓을 했는지 묻자 멩겔레는 이렇게 대꾸한다. [그 낡아 빠진 얘기들?] 얼마 후 그는 지인의 가족들과 해변에 갔다가 거기서 숨을 거둔다.

한 인간의 도피를 치열하게 추적한 걸작

게즈는 3년이 넘는 치밀한 자료 조사, 현지 답사를 바탕으로 하여 멩겔레의 삶을 소설로 재구성해 냈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다가도 멩겔레의 이름을 외칠 정도였다]라고 밝힐 만큼 대상에 몰두했다.
그가 그려 낸 멩겔레는 너무나 생생하여 눈앞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게즈는 우리를 멩겔레가 숨어 있는 오두막으로, 전직 나치들이 파티를 벌이는 저택으로, 멩겔레가 숨을 거둔 브라질 해변으로 데려다 놓는다. 문체는 건조하지만 이야기는 다양한 감정을 촉발시킨다. 멩겔레의 추악함에 속이 거북해지고, 부조리함에 분노하고 서글퍼지면서도, 너무 황당한 상황에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어쩌면 멩겔레의 생각에 이입해 버린 자신을 발견하고 소름이 돋을지도 모른다.

공쿠르상, 르노도상, 페미나상 모두 제2차 세계 대전 배경 작품이 수상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이 르노도상을 받은 2017년, 공쿠르상은 에리크 뷔야르의 [그날의 비밀L'Ordre du jour](이재룡 옮김, 열린책들 출간)에 돌아갔다. 이 작품은 전운이 감도는 1930년대 유럽이 배경이며 나치와 전범 기업을 다루고 있다. 페미나상 역시 비시 정권하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필리프 자에나다의 [도끼La Serpe]가 수상했다. 한 해 주요 문학상 중 3개의 수상작이 모두 제2차 세계 대전과 나치를 다룬 작품이라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다.
올리비에 게즈는 [인간은 외부의 영향에 쉽게 변화하는 생물]이므로 경계해야 한다는 말로 소설을 마무리한다. 왜 지금 와서 수십 년 전 역사를 다룬 작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지,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에서 벌어지는 추악한 일들이 과연 과거의 일이라고만 치부할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경계하라.
인간은 외부의 영향에 쉽게 변화하는 생물이다.
인간을 경계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추천사

멩겔레의 도피 생활을 가차 없이 건조하게 전달한다.
- [르 몽드]

두꺼운 책이 아니지만, 그 밀도는 놀라울 따름이다.
-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

의문의 여지 없는 걸작.
- [르 피가로 마가진]

치열한 소설적 탐구.
- [텔레라마]

훌륭하다. 소름 끼친다.
- [리브르 엡도]

게즈는 주인공의 아주 깊은 내면까지 파헤쳐 들어가, 독자를 위험할 만큼 가까운 곳으로 이끈다.
- [베를리너 차이퉁]

전 세계가 읽어야 할 책이다.
- [파이낸셜 타임스]

목차

제1부 파샤
제2부 쥐
에필로그 유령

참고문헌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나라 전체를 공포에 떨게 하던 나였는데. 그레고어는 다른 지도를 떠올렸다. 막사, 가스실, 소각장, 철도, 인종 기술자로서 가장 화려한 날들을 보냈으며 불태운 시체와 머리칼의 역한 냄새가 진동하는 금지된 도시, 감시탑과 가시철조망으로 둘러싸인 곳. 그는 오토바이, 자전거, 자동차를 타고 얼굴 없는 그림자들 사이를 휘젓고 다녔다. 지칠 줄 모르는 댄디 식인귀. 장갑과 부츠, 눈부신 군복, 비스듬히 눌러쓴 군모. 그와 시선을 마주치거나 말을 건네는 일은 금지되었다. 같은 친위대의 동료들조차 그를 두려워했다. 유럽 전역에서 데려온 유대인들을 골라내던 경사로에서 동료들은 술에 취해 있었지만 그는 맨정신으로 미소를 지으며 오페라 「토스카」의 몇 소절을 흥얼거렸다. 인간적인 감정에 절대 휘둘리지 말 것. 연민은 곧 나약함이다. 전능한 자는 가느다란 막대를 움직여 희생자들의 운명을 결정한다. 왼쪽은 바로 죽일 사람들로 가스실행. 오른쪽은 천천히 죽일, 즉 강제 노역장이나 실험실로 보낼 사람들. 세계에서 가장 큰 실험실에, 그는 매일 도착하는 수하물에서 [적합한 인간 재료](난쟁이, 거인, 불구자, 쌍둥이)를 골라 주었다. 주사, 측정, 채혈, 절단, 살인, 해부. 여기야말로 그의 맘대로 할 수 있는 모르모트용 동물원이다.
(……)
아우슈비츠, 1943년 5월부터 1945년 1월까지.
그레고어는 죽음의 천사, 요제프 멩겔레 박사이다.
(/ pp.22~24)

독일과 이탈리아가 패전하자 아르헨티나는 그들을 계승했고 페론은 무솔리니와 히틀러가 실패한 바로 그 지점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소련과 미국은 원자 폭탄을 얻어맞아 머지않아 소멸할 것이다. 언젠가 일어날 제3차 세계 대전의 승자는 아마도 지구 반대쪽에서 인내하며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아주 멋진 패를 갖고 있었다. 그리하여 페론은 냉전이 수렁에 빠지기를 기다리면서 위대한 넝마주이가 되었다. 그는 유럽의 쓰레기통을 뒤져 가며 거대한 재활용 사업을 계획했다. 페론은 역사의 잔해들을 가지고 역사를 지배할 것이다. 그는 수많은 나치, 파시스트, 그 협력자들에게 나라의 문을 활짝 열었다. 군인, 기술자, 과학자, 전문가와 의사들. 전범들은 제방, 미사일, 원자력 발전소를 만드는 일에, 아르헨티나를 초강대국으로 변신시키는 일에 초대되었다.
(/ p.51)

그레고어는 영사관에 가서, 전쟁이 끝난 이래 전력을 다해 감추려고 했던 모든 정보들을 제출해 가며 자신이 바로 요제프 멩겔레임을 입증했다. 그레고어가 아르헨티나에 도착한 이후 가짜 신분으로 살아왔음을 밝혔을 때 영사관 직원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그는 해당 서류를 본으로 발송하는데 거기서는 어느 누구도 추적중인 전범 목록을 들춰 보지 않았다. 어쩌면 뮌헨에서 그레고어는 괜한 일로 공포에 사로잡혔는지 모른다. 서독은 나치즘을 단죄하지만, 옛 나치 관료와 하수인들을 복직시키고, 유대인에게 보상은 해주지만 그들의 살인자들이 남미와 중동에서 직업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정치적 실수]를 할 수 있는 권리의 인정, [탈나치화의 희생자들]을 위한 사면, 민족적 단결, 대사면……. 이제 그레고어와는 작별이다. 1956년 9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서독 영사관은 요제프 멩겔레에게 신분증과 출생증명서를 교부했다.
그는 이제 아르헨티나 당국의 행정에 맞추어야 했다. 법원에 출두하고 경찰에는 지문을 제시했다. 그가 했던 거짓말에 어떤 행정관도 화를 내지 않았고, 추적도 징벌도 실행되지 않았다. 수많은 독일인들이 최근에 기억을 되찾은 것이다. Benvenido, senor Mengele (환영합니다, 멩겔레 씨).
(/ pp.109~110)

이곳 농가는 사방으로 뚫려 있어 오직 크루크와 낡은 발터 소총과 쇠스랑 몇 자루만으로 버텨야 하니 전투력 막강한 모사드의 살인자들과 맞선다는 것은 정말이지 웃기는 소리다. 그래서 멩겔레는 끊임없이 움직였다. 그는 어디서도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다. 낮이건 밤이건 턱수염을 잘근잘근 씹어 대고 유리컵의 함정에 빠져 질식할 위험에 처한 말벌처럼 뱅뱅 맴을 돌았다. 몇 알의 수면제를 복용한 뒤 새벽 3~4시쯤 잠이 들어도 조그만 소리, 삐걱대는 마루 판자 소리, 하찮은 벌레 소리에도 벌떡 잠에서 깨어난다. 그는 자기 정체가 드러났다는 사실에 겁이 났다. 서독 정부는 멩겔레의 머리에 2만 마르크의 현상금을 내걸었고 그는 마침내 세계적인 유명 인사가 되었다.
(/ pp.149~150)

우리는 독일의 이름으로 독일을 위해 우리 소중한 국가의 위대함을 빛내기 위해 명령에 따랐을 뿐이다. 배은망덕한 독일은 우리를 조리돌리고 최악의 적들이 우리를 멋대로 처치하도록 방치하고 있다. 이 세상 어느 나라가 가장 열렬한 종복들과 최고의 애국자들을 징벌하는가? 아데나워의 독일은 제 자식들을 삼켜 버리는 식인귀이다. 우리 가엾은 자들은 하나둘 차례로 모두 죽어 나갈 것이다…….
폭우가 치던 그날 밤에 멩겔레는 어느 때보다 외롭다고 느꼈다.
(/ p.188)

1964년 초반, 멩겔레는 끔찍한 소식을 접했다. 마르타의 편지를 읽어 나가던 그는 단검이 늑골을 쑤시고 들어와 심장에 박히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자신이 취득한 모든 대학 학위가 취소되었던 것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위반했으며 아우슈비츠에서 학살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프랑크푸르트와 뮌헨의 대학들은 의학과 인류학에 대한 그의 박사 자격을 철회했다.
그토록 많은 노력과 희생이 알지도 못하는 관료들에 의해 허사가 되어 버리다니……. 멩겔레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었다. 무수한 훈장에 빛나는 야심만만한 국민적 외과 의사, 우생학 연구의 위대한 희망이었으나 이제 가장 귀중한 보물, 가장 큰 자랑거리를 빼앗기고, 모든 경험이 백지화되어 하찮은 돌팔이 의사가 된 것이다!
(/ pp.207~208)

멩겔레는 그토록 경쾌하게 움직이는 곤충들을 부러워했다. 놈들은 십계명도 형법도 모르고, 원자 폭탄도 견뎌 낼 거라고 한다. 그는 독일 바퀴벌레가 가장 해롭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만족스러워했다.
(/ p.243)

저자소개

올리비에 게즈(Olivier Guez)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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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의사 요제프 멩겔레를 다룬 소설로 르노도상을 수상해 주목받은 작가. 1974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태어났다. 의사인 부모님 밑에서 성장해 스트라스부르 시앙스포와 런던 정치 경제 대학교에서 공부한 후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생활을 시작했다. [뉴욕 타임스], [르 몽드],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르 피가로], [렉스프레스], [르 푸앵] 등의 매체와 일했다.
2003년 프레데리크 앙셀과 함께 첫 책 [위대한 동맹]을 썼다. 2014년 첫 소설 [자크 코스카스의 혁명들]을 출간했으며 독일 감독 라르스 크라우메의 2015년 영화 [집념의 검사 프리츠 바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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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불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사르트르의 『성자 주네』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저로 『사르트르의 미학』 『소설을 생각한다』 등이, 역서로 『사르트르의 상상력』 『시대의 초상』 『자코메티의 아틀리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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