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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플랜트 엔지니어입니다 : 입사 2년차 초보 엔지니어가 리드 엔지니어가 되기까지, 현장감 넘치는 5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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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박정호
  • 출판사 : 플루토
  • 발행 : 2020년 09월 29일
  • 쪽수 : 264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88569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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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하고 싶은 게 없던 공대생, 거제도에서 꿈을 만나다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는 공대생이 있었다. 딱히 공학에 뜻이 있지는 않았다. 군대 가기 전까지 학업은 뒷전이고 게임에만 매달렸다. 하지만 취업문 뚫기가 그렇게 어렵다는 한국 사회에서 의연하게 게임만 할 수는 없었다. 제대하고 나서는 선배들의 취업준비 모습을 지켜보면서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했다. 게임에 몰두하느라 구멍 난 학점을 채우고, 취업에 필수라는 영어 점수를 올리며 부랴부랴 취업준비생의 대열에 올라탔다.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하지만 여전히 하고 싶은 것은 없었고 꿈도 없었다. 어쨌든 취업은 꼭 해야 했다.
어느날 과사무실 게시판에 붙어 있던 인턴 모집 공고를 보았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국내 모 조선해양사에서 인턴을 뽑는다는 공고였다. 비록 하고 싶은 것은 없어도 멋진 것은 안다. 바닷가 도크에 건설되고 있는 거대한 배들이 떠올랐다. 그 멋진 배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단 말이지? 망설임 없이 지원했고, 다행히 인턴으로 선발될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경험하게 된 거제도에서의 두 달은 꿈이 없던 공대생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해양플랜트!
소중한 인턴 경험은《나는 플랜트 엔지니어입니다》의 지은이 박정호 기술사(현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를 플랜트 엔지니어링의 길로 이끌었다. 관련 업계에만 열 곳 이상을 지원해서 네 곳에 합격했다. 그중에서 지은이가 선택한 회사는 해양플랜트를 설계부터 제작까지, 전부 책임지고 만들어내는 국내 모 EPC 업체(설계(Engineering), 제작(Procurement), 건설(Construction)의 약자로 방대한 플랜트 건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제작사를 말한다)였다. 이제 지은이는 해양플랜트 설계 엔지니어가 되겠다는 꿈이 확고해졌다. 신입사원 연수를 마무리한 후 배치를 원하는 사업부를 선택할 때도 1지망부터 3지망까지 오직 해양사업부만 적어낼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플랜트 건설회사에 입사한 지은이는 학생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열정을 활활 불태우며 해양플랜트 프로세스설계(공정설계) 엔지니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것이 이 책 《나는 플랜트 엔지니어입니다》의 시작이다.

우리 경제의 주춧돌이자 대들보인 플랜트 산업
플랜트란 무엇일까? 산업 분야에서 플랜트는 좁게는 공장이지만, 보통은 더 넓은 의미로 사용되어 우리가 원하는 제품이나 중간 생산물, 에너지를 생산하는 설비 모두를 플랜트라고 한다. 결국 옷이나 식료품처럼 우리가 먹고사는 데 쓰는 다양한 제품, 집에서 취사나 난방용으로 쓰는 도시가스 등 많은 것들이 플랜트를 통해 생산되므로,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사용하는 거의 모든 물건이 플랜트를 거쳐 나온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플랜트는 우리와 밀접하다.
종류도 다양한데, 석유나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오일・가스 플랜트, 이렇게 생산된 석유나 가스를 정제하여 가솔린, 아스팔트, 각종 플라스틱 제품의 재료가 되는 나프타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플랜트,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플랜트, 다른 플랜트나 일상생활에서 나오는 폐수와 폐물질을 처리하는 환경플랜트 등이 대표적이다. 《나는 플랜트 엔지니어입니다》에 등장하는 말레이시아 살라맛 플랜트(가명)는 천연가스를 뽑아 올려 상품성 있게 가공・생산하는 오일・가스 플랜트이고, 그중에서도 바다에서 천연가스를 뽑아 올리는 해양플랜트다.
그렇다면 이제 플랜트 엔지니어링이란 어떤 것인지 대략 감이 올 것이다. 플랜트 엔지니어링은 플랜트를 건설하는 일이다. 역시 좁은 의미와 넓은 의미가 있는데, 좁게는 설계를 가리키고 넓게는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의 초기 연구와 기획부터 시작하여 최종 시운전까지 전 과정을 가리킨다. 따라서 플랜트 엔지니어란 플랜트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플랜트 엔지니어입니다》의 지은이는 플랜트 엔지니어링 가운데 프로세스설계라는 플랜트 설계에서 가장 핵심이자 뼈대가 되는 작업을 하는 엔지니어다.
제조업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기도 하거니와 특히 해외 플랜트 건설은 우리나라 ‘13대 주력 수출품목’에 포함되어 있는 대표 수출상품이기도 하다. 또한 이 책의 주인공인 살라맛 플랜트는 우리나라의 가장 성공적인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로서 한 해에만 3,000억 원 이상의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다.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기술력 하나로 해외의 자원을 개발하고, 그렇게 개발한 석유와 가스는 석유화학 플랜트를 통해 정제되어 우리 경제를 돌리고, 해외로 다시 수출되고 있다.
현재 플랜트 건설은 국제 유가 하락과 중국 같은 후발주자와의 가격경쟁, 코로나 19 바이러스 감염증의 전세계적인 발병 확산으로 인한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대한민국 대표 수출품목이라는 위상이 흔들리고 있지만, 언제나 경제를 뒷받침하는 것이 플랜트이듯 플랜트 엔지니어링과 플랜트 엔지니어는 항상 기술력을 높이고, 실력을 갈고 닦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초보 엔지니어의 성장기이자 플랜트 프로젝트의 완성기
《나는 플랜트 엔지니어입니다》는 초보 플랜트 엔지니어가 5년에 걸쳐 하나의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수하며 성장하는 이야기이자,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가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그 실무적인 과정을 현장감 있게 보여주는 상세한 기록이다.
입사한 지 2년이 되어가고 있었지만 복사기와 더욱 친했던 초보 엔지니어는 드디어 한 프로젝트의 출발선에 선배 엔지니어들과 나란히 서게 되었다. 국내의 한 해외자원 개발업체가 말레이시아 바다에서 경제성이 매우 높은 천연가스전을 발견했고, 이곳의 가스를 채굴하고 정제할 수 있는 해양플랜트를 발주한 것이다. 지은이는 이때부터 5년 동안 플랜트 건설사업 수주부터 프로세스설계와 상세설계, 제작과 시운전, 설치와 품질보증 그리고 최종 인도까지 전 과정을 두루 겪으며 진정한 플랜트 프로세스설계 엔지니어로 성장한다.
플랜트 건설의 큰 그림은 보지 못하던 초보 엔지니어는 기본설계를 맡은 프랑스의 엔지니어링 업체에서 파견근무를 하는 동안 넓은 시야의 중요성을 배웠고, 상세설계와 제작, 시운전 등 플랜트 프로젝트가 각 제작 단계들을 거칠 때마다 플랜트 건설이 어떤 것인지를 생생하게 몸으로 익혔다. 또한 각 단계마다 예상치 못하게 쏟아져 나오는 문제들을 당황하지 않고 해결해나가는 요령을 익혔으며,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작업답게 곳곳에서 불거지는 사람들과의 충돌에서 중심을 잡는 법도 배웠다. 잦은 해외출장으로 짐 싸는 데 도사가 된 것은 덤이다. 그러는 사이 초보 엔지니어는 플랜트의 프로세스설계를 총괄하는 리드 엔지니어가 되어 있었다.

이것이 바로 엔지니어링이다!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고 플랜트 엔지니어링 수업을 듣기도 했던 지은이는 대학 시절에는 플랜트 엔지니어링을 왜 배워야 하는지 몰랐다고 한다. 그런데 플랜트 엔지니어로 본격적인 직장생활을 하면서 세상에 이보다 더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것은 학교에서 배웠음에도 플랜트 엔지니어링의 많은 부분을 배우기 위해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점, 그리고 자신의 어려움을 지금 이 순간도 많은 예비 엔지니어와 초보 엔지니어가 똑같이 겪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와 현장에서 배우는 것이 다르다는 점은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현장의 분위기를 미리, 체계적으로 알려준다면 시행착오도 덜 겪고 플랜트 엔지니어링을 더 일찍부터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정호 기술사는 플랜트 엔지니어를 꿈꾸는 사람이든 여타 다른 엔지니어를 꿈꾸는 사람이든 본격적으로 엔지니어링을 시작할 때 덜 헤맸으면 하는 바람에서 《나는 플랜트 엔지니어입니다》를 집필했다. 이 책은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의 전체 과정을 소개하는 사이사이 플랜트 제작에 관한 이야기를 빠트리지 않는다. 해양플랜트가 중심이지만, 기술적인 내용보다는 지은이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플랜트 제작의 큰 그림을 보여주므로 다른 분야의 엔지니어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엔지니어링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나는 플랜트 엔지니어입니다》를 통해 현실에서 엔지니어링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엔지니어링이 현실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사

플랜트 제작은 엔지니어링의 꽃, 엔지니어링의 정수다. 이 책은 플랜트가 어떻게 탄생하는지 엿볼 수 있게 해준다. 프로젝트의 시작인 수주부터 설계, 검토, 시운전 그리고 인도까지 프랑스, 노르웨이, 말레이시아 등 세계 각지의 현장을 다니며 저자가 겪은 다양한 문제와 해결의 경험담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엔지니어링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 특히 진로를 고민하는 공학계열 학생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임영섭 /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저자가 몸으로 직접 겪은 현장 경험에 플랜트 엔지니어링의 큰 그림을 더해 플랜트 엔지니어링의 매력을 맛깔스럽게 엮어냈다. 거대한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의 핵심은 뛰어난 프로젝트 관리능력이다. 이 책은 특히 프로젝트 관리의 기본, 팀 구성원과 리더의 역할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플랜트 엔지니어링이 무엇인지,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가 현장에서 어떻게 수행되는지 알고 싶은 엔지니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 오필홍 / 전 GS칼텍스 전무(공장장), 화공기술사

전세계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유가폭락은 플랜트 엔지니어링 업계에도 위기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가 우리에게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점에 플랜트 엔지니어링을 제대로 소개하는 책이 출간돼 동종 분야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반갑다. 저자는 몸소 체득한 엔지니어링 경험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지만, 그냥 적당히 풀어내지도 않는다. 이 책은 우리나라 플랜트 엔지니어링 발전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 남기일 / 한국조선해양 상무, 공학박사

목차

머리말 | 한 사람의 엔지니어 하나의 프로젝트-성장과 완성의 이야기

안 읽어도 상관없지만, 읽으면 이 책이 더욱 재미있을 플랜트 그리고 플랜트 엔지니어링
플랜트란 무엇일까 | 플랜트가 하는 여러 가지 일 | 육상플랜트와 해양플랜트 | 플랜트 건설의 3주체, 그리고 …… | 플랜트를 만드는 플랜트 엔지니어링 | 우리나라의 플랜트 산업

1장 프로젝트 준비

초보 엔지니어가 처음으로 맡은 그럴듯한 업무
말레이시아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프로젝트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하는 입찰가격
살라맛 플랜트, 우리 손으로 만든다!
⚫어쩌다 플랜트회사에 취업했을까

2장 프로젝트 착수

프랑스 파리에서의 파견근무 시작
킥오프회의 그리고 파리지앵의 고달픈 직장생활
상세설계의 시작은 공정흐름도 작성
쏟아지는 도면들과의 사투
500장의 공정배관계장도는 시작일 뿐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계약분쟁
전투에 임하는 자세로 참여하는 HAZOP
큰 그림의 중요성을 알려준 파리를 떠날 시간
⚫짧은 해외 현장연수기

3장 프로젝트 수행

당당히 한 시스템을 맡게 되다
실제 플랜트를 머릿속에 그려준 3D 모델 리뷰
문제해결의 열쇠는 협업
부서 간 갈등을 해결하는 열쇠도 협업
안타까운 사망사고
현장작업자들과 함께 그린 플랜트 제작의 큰 그림
TQ, 발주자를 설득할 묘책을 짜내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P&ID 변경 통보서
말레이시아에서 직접 진행한 플랜트 SDS시스템 검수
숲 전체를 보는 능력을 배운 노르웨이에서의 파견근무
내가 리드 프로세스 엔지니어가 되다니……
화장실에서 찾아낸 문제 해결책
이제 운전매뉴얼을 작성할 시간
플랜트 제작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파이널 도시어
두렵고 떨리는 야드 시운전
⚫기술사시험에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4장 프로젝트 마무리

드디어 말레이시아로 향하는 살라맛 플랜트
죽음의 공포를 느낀 해상 안전교육
잘 설치된 플랜트에서 계속해서 날아오는 문제들
여섯 달 만에 다시 만난 살라맛 플랜트
수억 년 만에 첫 만남, 스타트업
비상! 가스 누출
나의 노력을 증명하는 불꽃이 타오른다
골치 아픈 새 프로젝트
유가 대폭락에 대처하는 플랜트 엔지니어의 자세
리드 엔지니어로서 시작하는 새로운 프로젝트
성능보장시험을 마치고 프로젝트 종료를 선언하다
굿바이, 살라맛

본문중에서

‘대한민국의 가장 성공적인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인 말레이시아 살라맛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연간 3,000억 원 이상의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내고 있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날, 가슴 떨리는 뉴스를 들었다. 말레이시아 살라맛 프로젝트. 5년 전에 성공적으로 가스생산을 시작한 후 엄청난 이익을 안겨주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내가 평사원이었을 때 입찰부터 시작하여 과장이 되어 마지막 성능보장시험을 하기까지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수행한 잊지 못할 추억이 깃든 해양플랜트 공사이기도 하다. 그 후로도 여러 해양플랜트 공사에 참여했지만, 살라맛 프로젝트만큼 내게 멋진 경험을 선사해주고 강렬한 기억을 남긴 프로젝트는 없었다.
(/ p.4)

나는 꿈이나 목표가 없는 고등학생이었고, 딱히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이 없는 대학생이었다. 미래가 불안하여 학점이나 영어점수에 목을 매긴 했지만, 내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는 몰랐다. 이 길에 들어선 것은 우연이었다. 어쩌다 해양플랜트회사에서 인턴 업무를 하면서 이 분야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플랜트 EPC회사에 입사한 뒤 그야말로 좌충우돌하며 플랜트 엔지니어링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때의 나처럼 아무것도 모른 채 플랜트 엔지니어가 되기보다는 꿈을 키우는 학생시절부터 엔지니어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하나하나 준비하면 보다 빨리 한 사람의 몫 제대로 하는 어엿한 플랜트 엔지니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p.8)

오일·가스 플랜트는 수많은 화학제품의 원료물질인 오일과 가스를 생산하는 플랜트다. 오일이라고 하면 흔히 우리가 자동차에 넣는 휘발유나 경유를 떠올리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오일은 원유다. 원유에는 여러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원유를 정제하여 가솔린이나 경유, 도로를 포장하는 데 쓰는 아스팔트, 보일러에 쓰는 등유, 석유화학제품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 등을 얻을 수 있다.
(/ p.17)

플랜트는 기능에 따라 나누기도 하지만, 설치되는 장소에 따라 육상플랜트와 해양플랜트로 나눌 수 있다. 사실 육상플랜트든 해양플랜트든 핵심 시스템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다. 설치되는 장소에 따라 다를 뿐이다. 오일·가스 플랜트라면 육상에서든 해양에서든, 뽑아낸 오일과 가스에서 불순물을 분리하고 정제하여 다음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원유나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것이 주역할이다.
(/ p.24)

플랜트 프로젝트는 EPC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E는 설계Engineering, P는 구매Procurement, C는 건설Construction을 의미한다. EPC 형태의 프로젝트는 설계부터 자재구매와 건설까지 한 회사가 일괄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라서 회사 규모가 크지 않으면 수행하기 어렵다. 플랜트를 건설해주는 계약자가 프로젝트 전반을 모두 책임지고 대규모 인원이 많은 노력과 긴 시간을 쏟아붓기 때문에 아주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며, 그동안 쌓아온 경험도 정말 중요하다. 따라서 리스크도 크다.
(/ p.33)

우리나라에 있는 각종 석유화학 플랜트는 화학물질을 붙였다 뗐다 하는 여러 가지 화학반응이나, 원유를 가솔린, 경유, 나프타 등 다양한 물질로 분리시키는 증류를 이용해야 해서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복잡하다. 이에 비해 살라맛 프로젝트는 공정시스템 측면만 보자면 복잡한 화학반응이나 증류가 없고 물리적인 분리나 압축 등이 대부분이어서 비교적 단순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해상에 설치되어야 하는 만큼 밀도 있게 압축적으로 설계하고 제작해야만 건설비를 최소화할 수 있으므로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 p.51)

입찰할 때 제출하는 금액이 곧 공사비의 전부이기 때문에 가격을 너무 낮게 추산하면 결국 회사가 손해를 보면서 공사를 완성해야 한다. 공사 완료까지 들어갈 돈이 13억 달러인 프로젝트를 12억 달러로 저가에 수주하면 1억 달러는 고스란히 손실이 된다. 그렇다고 공사비를 너무 높게 추산하면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질 수도 있다. 따라서 프로젝트 입찰은 최대한 정확하게 공사비용을 산정하고 적절한 이윤을 반영하여 입찰가격을 정해야 하는 고도로 세심한 작업이다.
(/ p.58)

오리스 엔지니어링은 프랑수아 미테랑 도서관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파리를 가로지르는 그 유명한 센강에서 남쪽으로 도보 15분 내에 위치하여 쉬는 시간에 센강을 산책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파리 중심가에 위치한 만큼 우리처럼 파견업무를 하러 온 사람들은 숙소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숙박비가 매우 비싸서 오래 머무를 곳을 찾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주지 문제는 현지 직원들에게도 골치 아픈 문제였다. 현지 직원들은 대부분 편도로 한 시간 이상 걸리는 먼 곳에서 고단한 출퇴근을 했다. 우리는 숙소를 그렇게까지 멀리 잡을 수도 없고, 단기간 생활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현지 한국인이 운영하는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해 단기 임대아파트를 구했다. 가격은 다소 비쌌지만 어쩔 수 없었다.
(/ p.75)

파견을 온 지도 4개월. 바쁜 나날 속에서도 주말에는 파리 인근으로 여행도 갔다오고 적당히 스트레스도 풀며 나름대로 파견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프로젝트는 이제 공식적으로 도출된 두 번째 버전의 P&ID를 활용하여 HAZOP을 진행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HAZOP은 Hazard and Operability의 약자로 ‘공정 위험요소 및 운전성 검토’를 뜻한다. 즉 플랜트의 핵심 도면인 P&ID를 보면서 그 공정에 위험한 요소가 없는지Hazard, 공장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Operability 잘 설계되었는지를 면밀하게 검토하는 일종의 워크숍이다.
(/ p.109)

우리가 회의실에 들어가자 그들은 내부 논의를 멈추고 다 함께 논의를 시작했다. 그 후 한 시간 동안 서로 의견을 굽히지 않아 김채진 차장님과 데이비드 패터슨은 언성을 높이며 강한 신경전을 벌였다. 옆에서 지켜보는데 둘이 싸우는 건 아닐까 아슬아슬할 정도였다. 그 와중에 김채진 차장님은 영어로 논쟁하는데도 절대 밀리지 않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진정한 프로 엔지니어가 여기 있었다!
(/ p.138)

실무자들과는 별 관련이 없는 30분간의 짧은 출항행사가 끝나자 말레이시아의 설치장소로 이동하기 위한 막바지 현장작업이 시작됐다. 보통 해양플랜트는 바지선barge이라고 하는 평평한 형태의 부력이 있는 구조물에 실려서 이동한다. 바지선은 플랜트를 싣고 있지 않을 때는 안에 바닷물을 채워 부력을 유지하다가 플랜트가 실리면 다시 바닷물을 배출해 부력을 보강한다. 육상의 야드에 있던 해양플랜트는 임시로 깔린 레일 위를 며칠에 걸쳐 조심스럽게 이동해 바지선에 실린다. 성급하게 이동시키다가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려 쓰러지기라도 하면 이만한 대형 사고도 없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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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플랜트산업의 일원으로서 플랜트 엔지니어의 삶은 보람과 가슴 벅참으로 가득하다. 대한민국의 대표 수출 효자품목 중 하나인 플랜트 EPC산업은 매력적인 분야다.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면서 플랜트 엔지니어링 과목을 들었을 때는 과연 이 과목이 어디에 쓰이는 걸까 의문이 들었다. 그렇지만 플랜트는 공학이론이 종합적으로 적용되어 만들어지고,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제품과 에너지를 생산한다.
나는 플랜트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대학을 졸업하고 현장에서 좌충우돌하면서 배웠다. 지금도 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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