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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잘못이 없다 : 어느 술고래 작가의 술(酒)기로운 금주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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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아쿠타가와상을 비롯해 4대 문학상 휩쓴 일본 최고의 작가,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말술 인생 30년을 끝내기로 결심하다!


술에 취해 헤어진 연인에게 전화해본 적, 갈 지之 자로 걷다 넘어진 적, 집 비밀번호를 누르지 못한 적, 버스 종점까지 가본 적… 다들 한 번쯤 술에 취해 자신만의 역사를 써 본 일들이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자타공인 ‘술꾼’으로 인정받는 사람이라면 술에 얽힌 에피소드가 팔만대장경 뺨치는 수준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술은 흑역사를 동반한다. 술과 지우고 싶은 기억은 정겨운 친구처럼 붙어 다니고, 그 기억을 잊지 못해 또 술을 마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책은 이렇게 30년간 매일같이 술을 마신 자칭타칭 술고래 작가 ‘마치다 고’의 본격 금주 에세이다. “어지간히 재미있지 않고서야 술 이야기가 어떻게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가?” 하는 수많은 의혹(?)을 낳기도 했다.
마치다 고는 아쿠타가와상,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가와바타 야스나리상, 노마문예상 수상작가로, 문학상 그랜드슬램의 원천이 ‘술’이라고 당당히 밝히는 일본 최고의 애주(작)가다. 오후에 술을 마시기 위해서 되도록 모든 일을 오전 중으로 끝낼 만큼 음주 중심형 인생을 살던 그는 어느 날, 불현듯 금주를 결심했다. 이 책은 ‘도대체 나는 왜 금주를 시작했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한다. 작가는 금주를 술을 마시고 싶은 ‘제정신’과 술을 끊고자 하는 ‘광기’와의 싸움으로 정의한다. 술을 끊는다는 생각을 광기라고 부를 정도로 음주에 진심이었던 그가 육체적·정신적으로 직접 느낀 금주의 장점을 이 책에 모두 담았다. 술을 사랑했던 만큼 술에 취한 상태와 술을 마시고 싶다는 심리적인 갈등을 재치 있게 풀어낸 글들을 읽다 보면 어느새 ‘나도 술을 한번 끊어볼까?’ 생각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이유가 있어서 마시고, 없어서 마시고
이유를 만들려고 마셨던 날들이여 안녕!”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논픽션 분야)**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가와바타 야스나리상, 아쿠타가와상, 노마문예상 수상 작가‘마치다 고’에세이**

혼술, 홈술 시대에도 사라지지 않는 음주 흑역사,
“솔직히 다들 알잖아. 술은 잘못이 없다는 걸.”


숙취 때문에 타는 듯한 갈증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나는 날, 우리는 침대 위를 기어 나와 간신히 물을 한 모금 머금고는 ‘아, 이게 다 망할 놈의 술 때문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비난은 잘못됐다. 술은 자신을 마시라고 우리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직접 잔을 들어 식도로 흘려보낸 것은 스스로의 의지다. 그러니 술로 인한 모든 고통은 다 나의 책임이다. 비극은 술로 인한 고통이 신체적인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서 출발한다. 분명 기분이 좋아지려고, 혹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먹은 술인데 기분이나 상황이 좋아지기는커녕 되려 나쁜 쪽으로 흐를 때가 있다. 아니,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다. 작가 마치다 고는 바로 이 부분에 집중한다. 인생은 언제나 밸런스 게임처럼, 행복이 있는 곳의 반대편에는 반드시 불행이 있다는 것을 금주를 통해 깨달았다고 이야기한다.

인생에는 즐거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고통이 반드시 수반된다. 이 고통이 바로 부채다. 술꾼들은 술에는 고통이 존재하지 않으며 즐거움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생명은 유한하고 생과 사는 세트라서 삶이 언젠가 죽음으로 청산되니, 즐거움만 있는 것이 아니며 반드시 반대쪽에는 고통이 있다.
그 고통의 내용은 다양하지만 비교적 알기 쉬운 것으로는 술독에 좀먹은 건강, 시간 낭비로 인해 발생하는 생산성 저하, 금전 소비, 술 취함으로 인한 착오, 판단 실수, 착오로 발생하는 주위 사람들과의 알력 등이 있다.
(중략) 술이 주는 즐거움의 본질은 술에 취하는 것이고 그것은 몇 시간 만에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기억과 경험, 즉 인생의 자산으로 남지 않는다. 단지 위에서 말한 부채만이 남는다. 즉 즐거움과 고통이 조화되어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만이 남는다. (_p.59)

작가는 금주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술을 마시든 마시지 않든 인생은 쓸쓸하다’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더는 즐거움을 좇기 위해 술을 마시고, 그 술이 고스란히 부채로 남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화나는 일 투성이었던 고된 하루에 대한 보상으로 맥주를 먹겠다고 다짐하다가도, 그의 충고를 떠올리면 맥주 없이도 이 밤을 지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짧은 인생, 술 없이 담백하게 살자!
말술 인생 30년의 슬기로운 금주 탐구 생활


정신적 여유다. 다른 말로 하면 여백 정도라고나 할까. 놀이, 라고 해도 좋겠다. 지금까지는 그런 여유, 여백이 없었기 때문에 강한 자극을 목적으로 빠른 속도로, 그리고 최단거리로 가고 있었지만 여유, 여백이 생기면서 천천히, 가끔 멈추기도 하면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랬더니 그곳에 의외의 기쁨과 놀라움이 있었다. 꽃과 풀이 나 있고, 비 냄새가 나고, 사람의 사소한 표정 속에서 사랑과 슬픔이 보였다. 서둘러서 가면 못 보고 지나칠 것 같은 그런 것들이다. 그런데 그런 것이야말로 행복이라는 사실을 겨우 알게 되었다. _p. 277

이 책은 ‘술을 끊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금주’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리듬감 있는 문장과 위트 있는 언어로 쓰여진 ‘인생’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인생에서 술이 빠지더라도 무채색에 재미라곤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무료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금주를 하게 되면 순간순간 느낄 수 있는 어떤 작은 행복, 희미하게 반짝이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생은 참 아이러니하다. 최대 행복이라고 느꼈던 술을 포기해야지만 찾을 수 있는 소소하지만 정확한 행복이라니. 그렇지만 우리 모두 알다시피 이 여유의 가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인생에 반드시 필요하다.

목차

술이야말로 인생의 즐거움, 과연 그런가?
술을 끊겠습니까? 인간이기를 포기하겠습니까?
어차피 언젠가는 죽을 목숨, 절제는 비겁한 태도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제정신과 광기의 싸움
인생은 본디 쾌락인가 고통인가
음주란 인생의 부채다
육체의 발버둥을 제압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금주모임의 연대감으로 술과의 인연을 끊을 수 있을까?
미친 듯이 술이 고픈 육체의 발버둥을 육체로 제압한다
금주를 위한 약은 고통만을 준다
금주 선언으로 배수의 진을 친다!
개조된 인간이 될 것인가? 인간을 개조할 것인가?
인간 개조를 할 수 없다면 인격 개조, 아니 인식 개조를 하자
인식 개조의 첫 걸음은 자기애로부터의 탈출이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다
우리들에게 행복해질 권리 따위는 없다
나는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다
내 영혼의 적정값에 눈을 뜨다
‘인생은 즐겁지 않다’고 몇 번이고 말하자
나는 바보다
‘나는 바보’라는 생각의 효과
술을 끊으면 인생의 진정한 기쁨을 알게 된다
자신을 지나치게 낮추다가 허무해지지 말자
술을 끊은 후 정신적 변화
단주에 ‘비상사태’란 없다
금주 선언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것이 문제로다
3개월 동안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은 남자의 자신감
술 없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지 않다
아아, 놀라운 금주의 이득이여
뇌까지 좋아진 것 같다
술을 마시든 마시지 않든 인생은 쓸쓸하다

본문중에서

그것을 좋~다고 생각하며 마시고 또 마시고, 권하면 반드시 마시고 권하지 않더라도 자작해서 마시고 말술은 더욱 거부하지 않는 생활을 30년에 걸쳐서 계속해 왔다. 물론 실수도 했다. 스승뻘 되는 사람한테 대들다가 파문을 당하기도 했다. 친구와 별거 아닌 일로 말싸움을 하는 바람에 오랜 세월 쌓아온 우정에 종지부를 찍기도 했다. 초밥집에서 떡이 될 정도로 거나하게 취해서 “너 이 새끼. 뭐 이따위로 초밥 만들어!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말이지 파리의 일본 요리 전문점에서 3일간 배운 사람이라고. 비켜! 내가 한 솜씨 보여주지!”라고 말하며 카운터를 훌쩍 뛰어넘어 주방으로 들어가 초밥을 만들었다. 정말 목숨이 몇 십 개 있어도 부족할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짓을 닥치는 대로 했다.
(/ p.14)

뭐냐면 말이다, 어느 날, 아니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2014년 12월 말, 나는 오랜 세월 동안 사랑해 마지않아 계속 마셔온 술을 끊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갑작스럽게 떠오른 순간 나는 내 이성을 의심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물었다.
“너,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나 있냐?”
그 정도로 바보 같은 생각이라고, 생각했다.
(/ p.17)

그니까 정리하자면 술의 즐거움은 인생의 자산이 아니며 즐거움이라고 부르던 것이 실은 부채라는 사실을 한 수 가르쳐 줬다, 이 말이지. 이 생각을 발전시키면 반드시 인생 자체의 균형이라는 지점에까지 생각이 미치지. 즐거움의 반대쪽에는 반드시 고통이 있다. 이것은 절대적이다. 태어나면 반드시 죽듯이. 삶이라는 자산의 반대쪽에는 반드시 죽음이라는 부채가 있다. 그러므로 살아 있는 동안에 즐거움이 고통을 조금이나마 웃돌게 하지 않으면 오로지 고통스러워지기 위해 살고 있다고 느끼게 되지. 그런데 말이야, 적어도 음주에만 한해서 계산기를 두들겨 보면 지금까지 봐 왔듯 마이너스가 너무 커서 고통이라는 부채가 늘어날 뿐이라는 건 명확하다 이거야.
(/ p.56)

술꾼에게 있어서 술을 마시는가 안 마시는가 혹은 마실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인생을 좌우하는, 이른바 사활이 걸린 문제라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술을 마시려고 다양한 각도에서 꼼수를 생각하고 궁리를 짜낸다.
그런데 금주 선언을 해 버리면 궁리고 나발이고 술을 아예 마실 수 없게 된다. 그러니 처음부터 그런 바보 같은 선언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므로 술꾼이나 주당은 쉽게 금주 선언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말이다. 술꾼도 어떨 때는 명쾌한 혹은 불명쾌한 다양한 이유로 술을 그만 마셔야겠다고 심각하게 생각한다. 그럴 때 술꾼은 어떻게 하느냐 하면 금주 선언보다 한 단계 아래인 절주 선언을 한다.
(/ p.97)

“우리에게는 매일 즐겁게 생활할 권리가 있다. 그런데도 오늘 하루, 별로 즐겁지 않았다. 먹고 살 돈을 버느라 정신없이 지내는 바람에 나를 위한 시간이 단 1초도 없었다. 인간은 24시간을 하루로 살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오늘 하루 중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나를 위한 시간에서 가장 손쉽고 간편하고 효율적인(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음주다.
그러나 우리들은 부당하게 권리를 빼앗긴 것이 아니다. 왜냐면 그런 권리는 애초부터 없었으니까. 법으로 행복 추구 권리를 인정받고 있지만 행복의 권리를 저절로 인정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p.178)

이런 날씨니까 하며 마시고, 이런 시절이니까 하며 또 마시고 눈을 보며 마시고, 꽃을 보며 마시고, 축하한다고 마시고, 죽음을 슬퍼하며 마시고, 이유를 만들고, 무슨 일이 생기면 핑계 삼아 변명 삼아 마신다. 아무 일도 없을 때는 마시지 않아야 하지만 그런 일은 결단코 없으며, “오늘은 아무 일도 없으니까. 어쩔 수 없군. 마셔야겠어.”라며 마신다.
마시면 취한다. 취하면 즐거워진다. 즐거우면 마시고 싶어지기 때문에 더 마신다. 그러면 더 취한다. 그래서 더 즐거워지기 때문에 더 마신다. 무한 반복되고 꼭지가 돌 때까지 마신다. 꼭지가 돌고 한계점에 도달하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폭발했을 거야.
(/ p.213)

반사적으로 “이렇게 괴로운 기분을 푸는 방법은 술을 마시는 것뿐이다.”라는 생각이 문득 들지만 “아, 맞다, 나 술을 끊고 있지.”라는 현실을 떠올리고 절망한다. 이것을 7초에 4번씩 반복하고 있었다.
(/ p.216)

뭐냐면, 정신적 여유다. 다른 말로 하면 여백 정도라고나 할까. 놀이, 라고 해도 좋겠다. 지금까지는 그런 여유, 여백이 없었기 때문에 강한 자극을 목적으로 빠른 속도로, 그리고 최단거리로 가고 있었지만 여유, 여백이 생기면서 천천히, 가끔 멈추기도 하면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랬더니 그곳에 의외의 기쁨과 놀라움이 있었다. 꽃과 풀이 나 있고, 비 냄새가 나고, 사람의 사소한 표정 속에서 사랑과 슬픔이 보였다. 서둘러서 가면 못 보고 지나칠 것 같은 그런 것들이다. 그런데 그런 것이야말로 행복이라는 사실을 겨우 알게 되었다.
(/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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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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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시인, 가수, 배우
1962년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마치다 마치조 町田 町&#-31435;라는 이름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으며 1981년에 펑크밴드 ‘INU’로 데뷔했고, 그 이후 배우로도 활약했다. 1992년 시집 《헌화供花》를 출간, 작가로 데뷔했다. 1996년 첫 소설 《굿슨다이코쿠くっすん大&#-24878;》로 노마문예신인상을 수상했고, 2000년 두 번째 소설 《산산조각きれぎれ》으로 아쿠타가와상을, 2002년 《권현의 무희権現の踊り子》로 가와바타 야스나리상을, 2005년 대표작 《살인의 고백》으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2008년 《여관 순례宿屋めぐり》로 노마문예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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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했으며 문부성이 승인한 일본어 교사 양성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멋진 날들》, 《매일매일 즐거운 일이 가득》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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