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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키니아의 작은 말들 : 뒤라스가 펼쳐 보이는 프랑스판 ‘부부의 세계’[양장]

원제 : Les Petits Chevaux de Tarqui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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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몇 해 전부터 난 밤이면 더러 다른 남자를 꿈꿔."
"알아, 나 역시 다른 여자를 꿈꿔."
"어찌해야 할까?"

"오세요." 뒤라스의 열렬한 팬이었던 청년 얀 앙드레아는 이 한마디에 그녀의 아파트로 달려갔다. 그는 28세, 그녀는 66세였다. 이후 그는 뒤라스의 마지막 연인이자 동반자로 그녀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함께 한다.
10여년 전, 고등학생이던 얀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소설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을 읽게 된다. 예민한 감수성을 지녔던 소년은 수없이 많은 문장을 종이 위에 한 자도 빠짐없이 옮겨 적었다. 그 후 그는 다른 모든 책들과 완전히 결별했다. 그리고 그녀가 쓴 책 전부를 읽기 시작했다. 한 작가를 평생에 걸쳐 숭배하게 된 역사는 이 책,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에서 시작된 것이다.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은 과연 어떤 소설이기에 한 사람이 오직 뒤라스라는 하나의 이름에만 사로잡히도록 만들었을까?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은 뒤라스가 이야기 서술자로서 자신의 능력을 실험해 본 기간에 집필한 소설이다. 그래서 그녀의 소설 중에서 전통소설과 가장 가까이 닿아있다. 소설의 중심인물은 소진된 사랑의 공허를 마주한 부부와 그들 앞에 나타난 낯선 남자다. 이 소설은 독자가 기대어 따라갈 수 있는 줄거리가 있고 중심 화자가 있으며 대화는 이야기를 진전시킬 뿐만 아니라 통찰력과 유머가 넘쳐난다.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은 인격의 와해를 겪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는다. 즉 쉽게 읽힌다.

하지만 뒤라스는 뒤라스다. 자식의 죽음이나 외도와 같은 극적인 딜레마를 다루면서도 소설의 정서적 온도는 고조되는 일 없이 나른하다. 강렬한 심리적 위기의 순간에도 인물들은 머뭇거리고, 잠시 사이를 두고, 침묵하기 일쑤다. 소설에서 그들이 가장 빈번하게 하는 행위는 '바라보는' 것이다.
또한 이 소설은 뒤라스가 상투적인 언어의 거부로서 실체 없는 모호한 대화와 침묵으로 자신의 세계를 고정하기 이전에 침묵의 경계를, 즉 우리는 서로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지를 모색한 작품이다.

일상에서 탈출하기 위해 찾은 휴가지, 수영하고 식사하며 잡담을 나누는 것 외에 '아무런 할 일이 없고 책들도 손에서 녹아내리는' 뜨거운 이곳에서 또다시 반복되는 일상. 이곳에서 휴가 중인 사라 부부와 친구들의 권태로운 일상에 희미한 균열이 될 수도 있을 사건이 동시에 발생한다. 한 청년이 지뢰 폭발로 폭사하고, 그 다음 날 낯선 남자가 멋진 보트와 함께 그들이 머무는 휴양지에 나타난다. 아들의 죽음 앞에서 망연자실한 노부부의 슬픔이 휴양지 분위기를 무겁게 내리누르는 중에도, 새롭게 등장한 낯선 남자는 모두의 호기심과 은밀한 욕망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그가 갑작스럽게 사라를 향해 욕망의 시선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사라의 내면에 잠들어 있던 어떤 욕망 또한 깨어나기 시작한다.
함께 배를 타고 강 건너로 가기를 원하는 남자, 남자와 사라의 미묘한 분위기를 눈치 챈 사라의 남편 자크.
몽롱함으로 열고 닫는 이야기 구조가 가세하여 나른함이 절정인 세계,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리고 그 나른함 속에서 인물들은 뒤라스의 인물들이 늘 그러하듯,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절대적인 사랑을 쫓는다.

추천사

라스 소설의 주인공은 부재의 대상에 의해 역동화된 욕망을 따라 끝 모를 방황을 계속한다 – 자크 라캉
뒤라스의 작품에서는 죽음과 고통이 텍스트의 거미줄이다.
- 줄리아 크리스테바

목차

책 머리에

타키니아의 작은 말들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사라는 말했다. “캄파리 한 잔 더 하고 싶어요. 당신은요?”
“열 잔, 난 열 잔이라도 함께 마시고 싶어요.”
그는 좀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고 물었다.
“그 다음은?”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평소 이 시간에 아무것도 안 해요?”
“아무것도요. 잘 자는 거? 당신은요?”
“특별히 없어요.”
“그것도 특별한 거예요.”
남자는 웃으며 말했다.
“자, 이만하면 서로 알 만큼 다 알게 된 셈인가요?”
(/ p.148)

남자의 몸은 매끈해서 다소 연약해 보이기까지 했지만, 그을린 갈색 피부가 바다와 잘 어울렸다. 보트와 함께 여전히 혼자 있었던 이틀 전 그때, 그는 벼락처럼 사라의 존재를 발견했다. 오늘 아침에도 사라의 존재는 같은 강도로 다가왔다. 무더웠고, 그들은 캐노피 안에서 단 둘이었다. 사라는 그의 눈동자가 자유를 갈구하는 초록빛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말했다. “원하시면 제 배로 해변까지 모셔다드릴 수 있어요.”
(/ p.31)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모질고 기나긴 다툼은 해변 전체를, 밤들을, 휴가를 망쳤다. 세 여자는 바위 뒤로 가서 옷을 벗었다. 그렇다. 하잘것없지만 삶을 망치는 다툼들이 있다. 여하튼 자크는 사라가 온 것이 기뻤다. 그들 부부는 지난 7년 동안 서로를 사랑해 왔다. 같은 욕망이 첫날과 똑같이, 언제나 변함없이, 그들을 결합시켰다. 다이아나는 사라를 기다렸고, 그들은 함께 바위에서 내려왔다. 사랑뿐만 아니라 욕망또한 그토록 변치 않고 오래간다면, 그 역시 절망이 될 수도 있으리라. 누가 알겠는가?
(/ p.38)

남자는 덧붙였다. 원래는 어제 여길 떠날 계획이었어요. 그랬는데 어제 아침에 당신이 길을 걸어오는 걸 봤죠. 그 전날도 이미 당신을 보았고요. 그랬는데 지금은 여기 이렇게 당신과 함께 있게 되었죠.”
그는 포도주를 마시고 나서 잔을 내려놓은 뒤 돌연, 그녀를 끌어안았다. 길 건너편에 멈춰 서서 키스한 이후로, 그들은 아직 키스하지 않았다. 남자는 말했다.
“결론은 만회하기를 원하기만 하면 되는 거죠. 모두가 어떤 식으로든 만회하고 싶어하잖아요, 안 그래요?”
“그래요.”
그는 그녀를 자기 품안에 쓰러뜨리고 나서,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사라는 말했다.
“당신은 바로 내 눈에 들어왔어요.”
(/ p.158)

돌연 그가 그녀의 발을 잡더니 꽉 움켜쥐었다.
“그럼 어젯밤에 당신이 날… 당신 집에 들인 것도 그 때문이었어?”
그녀는 웃음을 터뜨렸다.
“설령 그렇다 해도, 상관없어.” 그는 멀리 수평선에 시선을 둔 채 말했다.
그녀는 더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문득 그녀의 발을 손에서 놓았다. 그리고 말했다.
“당신도 날 원하니까. 그러니까 상관없어.”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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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마르그리트 뒤라스(Marguerite Duras)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14년 베트남 지아딘에서 태어났다. 1918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프랑스어 교사인 어머니의 인사 이동에 따라 베트남 곳곳으로 이사를 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낸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1933년 프랑스로 영구 귀국하여 대학교에서 정치학과 법학을 공부한다. 졸업 후 식민지청에서 비서로 일하다가 1941년 퇴직, 1943년 플롱 출판사에서 ‘뒤라스’라는 필명으로 첫 소설 [철면피들]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다. [태평양을 막는 방파제], [온종일 숲 속에서], [모데라토 칸타빌레], [롤 V. 스탱의 황홀], [부영사], [복도에 앉은 남자] 등 다수의 작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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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강의를 했으며 파리3대학에서 영화문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옮긴 책으로 『히피』 『지도와 영토』 『복종』 『아주 특별한 컬렉션』 『날개 꺾인 너여도 괜찮아』 『10월의 아이』 『포기의 순간』 『부영사』 『엘르』 『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 『인생의 맛』 『비밀 친구』 『기적이 일어나기 2초 전』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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