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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양장]

원제 : Orlando : A Bi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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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남성에서 여성이 되어 수백 년을 살아온
한 시인의 놀라운 일대기
버지니아 울프의 걸작 환상 소설

★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1권의 책]
★ BBC 선정 [우리 세계를 형성한 100권의 소설]


영국 모더니즘 문학의 대표 작가이자 선구적 페미니스트인 버지니아 울프의 장편소설 [올랜도]가 영문학 번역가 이미애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54번째 책이다.
[올랜도]는 울프의 대표작 중 하나인 걸작 환상 소설로, 시인의 기질을 지닌 귀족 청년 올랜도가 어느 날 갑자기 남성에서 여성으로 변한 후 수백 년의 세월을 살아온 신비로운 일대기를 다룬 소설이다. 16세기 영국에서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총애를 받는 미소년이었던 올랜도가 17세기 후반 대사로 파견된 콘스탄티노플에서 여자로 변한 후, 집시들과 생활하다 영국으로 돌아와 18세기, 19세기를 거쳐 20세기 초(1928년) 아이를 낳고 시집을 출간한 한 여성의 삶을 살아가기까지의 긴 여정이 펼쳐진다. 이처럼 한 인물이 다른 성(性)을 모두 경험하고 여러 시대의 사회적 환경 속에서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판타지적인 전개의 이야기를 통해, 성 정체성이란 확고부동한 것이 아니라 환경에 따라 유동적이고 복잡다단하게 발현되는 것임을 드러내는 울프의 양성적(兩性的) 상상력의 정수를 보여 주고 있는 작품이다.
표면적으로 전기 양식을 표방하면서도 일반적인 전기적 사실과는 다른 환상적 플롯을 전개함으로써 전기 장르를 유희적으로 풍자하고 있으며, 3백 년이 넘는 통시대적 설정을 통해 주인공 올랜도가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기나긴 모험의 여정을 그렸다는 점에서 성장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올랜도는 성별을 바꾸어 여러 시대와 사회를 넘나들면서 각 사회의 관습이나 제도, 규범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제각기 고유한 시대적・사회적 산물임을 인식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그는 각 사회의 가치와 성적 규범에 환멸을 느끼며 자신의 고정 관념이나 허위의식을 하나씩 벗어 버리면서 진정한 자아를 추구해 나간다.
1993년 샐리 포터 감독에 의해 이 작품이 영화로 제작되어 화제를 모았으며(틸다 스윈턴 주연), 그밖에도 연극이나 오페라로도 활발히 각색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또 성전환을 겪는 주인공을 통해 성 정체성의 문제를 중점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만큼, 여성학이나 동성애, 젠더 연구 등에서 각별한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울프는 이 작품을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한때 연인이었던 비타 색빌웨스트(1892~1962)에게 헌정한 바 있는데, 그녀를 모델로 삼아 올랜도를 그려 냈다는 점은 널리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울프 생전에는 울프보다 더 유명한 시인이자 소설가였던 귀족 출신의 비타 색빌웨스트의 가족사나 친족 관계, 수백 년간 이어진 그 가문의 장원 등이 이 소설의 소재로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비타의 아들이 이 작품을 가리켜 〈문학사에서 가장 길고 가장 매혹적인 연애편지〉라고 언급한 바 있을 만큼, 울프가 이 작품을 구상하고 써나갈 때 비타와의 관계에서 얻은 기쁨이나 격려, 영감에 고무되었음은 분명하다고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에 수록된 도판들은 모두 1928년 초판본부터 그대로 실려 있던 것을 가져온 것으로, 울프와 비타가 직접 함께 골라 수록한 것이라고 전해진다. 특히 여성이 된 [올랜도]의 모습으로 수록된 사진들은 대부분 실제 비타 색빌웨스트의 사진들을 사용한 것이다.
이 책을 옮긴 번역가 이미애 씨는 풍부한 시각적・청각적 이미지가 어우러져 번역하기 까다로운 울프의 시적인 문장들을 세심한 우리말로 탁월하게 옮겼다. 번역 원본으로는 1998년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 판본을 사용했다.

추천사

버지니아 울프의 가장 강렬한 작품이자,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이 책은 나의 인생과 미래가 상호 작용 하는 모습을 담은 환각적인 전기라는 생각이 든다.
- 틸다 스윈턴 / 영화 「올랜도」의 주연 배우

역사적이며 환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이며 사회학적인 이 소설은 모든 구속을 거부한다.
- 재닛 윈터슨

불가능하지만 달콤한 판타지. 넘쳐흐르는 생동감과 위트.
-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

독자는 올랜도를 창조한 작가의 기쁨에 동참하고 중독되게 된다.
-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목차

서문

올랜도

도판 출전

역자 해설: 황홀한 의식의 향연

버지니아 울프 연보

본문중에서

그는 덧없이 흘러가는 이 여름날 하늘 아래에서 땅의 등뼈를 느끼며 누워 있기를 좋아했다. 참나무의 단단한 뿌리가 대지의 등뼈로 여겨졌던 것이다. 혹은 이미지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그 뿌리는 그가 타고 있는 큰 말의 잔등이 되고 혹은 요동치는 배의 갑판이 되었다 ─ 단단한 것이면 뭐든 상관없었다. 그는 떠도는 자기 마음을 끌어다 맬 무언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의 옆구리를 잡아당긴 그 마음을. 저녁나절 이 시간쯤에 산책을 나올 때마다 자극적인 사랑의 질풍으로 채워지는 듯한 그 마음을. 그는 그 마음을 참나무에 묶었다. 거기 누워 있다 보면 그의 내면과 주위의 소란한 움직임이 서서히 잦아들었다.
(/ p.19)

의상은 세계에 대한 우리의 관점과 우리에 대한 세계의 관점을 변화시킨다. 가령 바르톨루스 선장은 올랜도의 스커트를 보았을 때 당장 그녀를 위해 차양을 쳐주었고, 그녀에게 쇠고기 한 조각을 더 먹으라고 권했으며, 자기와 함께 대형 보트를 타고 뭍에 오르자고 요청했다. 그녀의 스커트가 흘러내리지 않고 반바지 모양으로 다리에 달라붙게 재단되었다면 그녀는 이런 대접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대접을 받을 때 보답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올랜도는 무릎을 굽혀 절했고, 그의 뜻에 순응했고, 그 선량한 남자의 비위를 맞춰 주었다. 그의 말쑥한 바지가 여자의 스커트였더라면, 그리고 그의 편직 코트가 여성의 공단 보디스였더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옷이 우리를 입는 것이지, 우리가 옷을 입는 게 아니라는 견해를 많은 사실이 뒷받침한다. 우리는 팔이나 가슴의 모양새에 맞게 옷을 만들지만, 옷은 우리의 마음과 두뇌, 혀를 그것에 맞게 만들어 낸다.
(/ pp.193~194)

남자는 세상이 자신이 사용하도록 만들어졌고 자신의 기호에 맞게 형성된 것처럼 세상을 똑바로 직시한다. 그에 반해 여자는 미묘한 눈으로, 심지어 의혹을 품은 눈으로 세상을 곁눈질한다.
(/ p.194)

어서 오라, 자연스러운 욕망이여! 어서 오라, 행복이여! 성스러운 행복이여! 온갖 즐거움이여! 꽃과 포도주(비록 꽃은 시들고 포도주는 취하게 하지만). 일요일마다 런던을 벗어나게 해주는 반 크라운짜리 기차표. 어둑한 교회에서 부르는 죽음에 대한 찬송가. 타자기를 두드리고, 편지를 정리하고, 고리와 사슬을 주조하여 제국을 결속시키는 일을 방해하고 좌절시키는 것이라면 그 무엇이든. 상점 여직원의 입술에 거칠게 그어진 붉은 활(큐피드가 아주 서툴게 붉은 잉크에 엄지손가락을 담갔다가 지나가면서 되는대로 징표를 남긴 듯이)도 환영한다. 어서 오라, 행복이여! 강둑 사이를 쏜살같이 날아다니는 물총새여. 남성 소설가들이 그것에 대해 뭐라 말하든, 모든 자연스러운 욕망의 충족이여!
(/ p.303)

만일 마음속에 (되는대로 어림잡아 말해서) 76개의 서로 다른 시간대가 동시에 재깍거리고 있다면, 인간의 영혼에는 이 시간대나 다른 시간대에 머물렀던 사람들이 ─ 우리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 수없이 존재하지 않을까? 누군가는 2,052명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누군가 혼자 있을 때 〈올랜도?〉(그것이 그의 이름이라면)라고 부른다면 그것은 세상에 흔하디흔한 일이다. 그 부름의 의미는 이런 것이다. 어서 오라, 어서 오라! 나는 이 특정한 자아가 싫증 나서 죽을 지경이니까. 나는 다른 자아를 원해. (……) 웨이터의 손에 쌓인 접시처럼 차곡차곡 쌓여 우리를 형성하는 그 자아들은 다른 곳에 애착과 공감을 느끼고 있고, 여러분이 그 자아들을 뭐라 부르든 간에(이 자아들 중 많은 것들은 이름이 없다) 자기들 나름의 소소한 기질과 권리를 갖고 있다. 그래서 어떤 자아는 비가 내려야만 올 테고, 다른 자아는 녹색 커튼이 드리워진 방에만 올 것이며, 또 다른 자아는 존스 부인이 옆에 없어야 올 테고, 또 다른 자아는 포도주 한 잔을 주겠다고 약속해야 올 것이며, 이런 식으로 기타 등등 조건이 맞아야 할 것이다.
(/ pp.317~318)

저자소개

버지니아 울프(Adeline Virginia Woolf )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82.01.25~1941.03.28
출생지 영국 런던
출간도서 83종
판매수 12,728권

본명은 애들린 버지니아 스티븐으로 빅토리아시대풍의 관습, 자유주의와 지성이 적절하게 혼합된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그녀는 블룸즈버리 구역 근처에서 거주하거나 공부했던 케임브리지 출신의 학자ㆍ문인ㆍ비평가ㆍ예술가들의 모임 ‘블룸즈버리 그룹’의 결성 멤버였다. 이 그룹은 당시 다른 지식인들과 달리 여성들의 적극적인 예술 활동 참여, 동성애자들의 권리, 전쟁 반대 등 빅토리아시대의 관행과 가치관을 공공연히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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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영국 소설 전공으로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같은 대학교에서 강사 및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조지프 콘래드, 존 파울즈, 제인 오스틴, 카리브 지역의 영어권 작가들에 대한 논문을 썼고, 옮긴 책으로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과 [등대로], 조지 엘리엇의 [아담 비드], J. R. R. 톨킨의 [호빗], [반지의 제왕](공역), [위험천만 왕국 이야기], [톨킨의 그림들], 토머스 모어의 서한집 [영원과 하루], 리처드 앨틱의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과 사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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