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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인공존재! : 배명훈 소설[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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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배명훈
  • 출판사 : 북하우스
  • 발행 : 2020년 07월 10일
  • 쪽수 : 304
  • ISBN : 97911640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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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주에서 온 무한대의 상상력! 배명훈 문학이라는 독보적 카테고리의 시작
배명훈 첫 소설집 『안녕, 인공존재!』 출간 10주년 기념 리커버 에디션

부드러운 수선-지난 10년간 한국문학계가 겪은 변화를 반영한 작업
작품 수록 순서의 재배열-문단과 장르의 문지방을 넘나들기

배명훈의 첫 소설집 『안녕, 인공존재!』가 출간 10주년을 맞아 리커버 에디션으로 출간되었다. 초판 『안녕, 인공존재!』(2010)는 ‘2000년대 가장 주목받을 만한 한국의 SF 작가’의 출현을 알린 반가운 신호였으며, 동시에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으로 주류문학과 장르문학의 경계를 무너뜨린 의미심장한 징후였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판본은 ‘새로운 존재 방식의’ 작가와 작품의 등장을 기념하는 문학적 이벤트이자, 지난 10년간 한국문학계가 겪은 변화를 반영한 성찰의 결과물이다.
이 소설집에는 배명훈 특유의 독창성과 재기발랄함으로 창조된 여덟 편의 세계가 실려 있다. 저자는 새로운 판본을 위해 작품집 전체를 꼼꼼히 다시 읽어나가며 세심하게 조탁해 보다 완전에 가까운 작품들로 다듬어냈다. 더불어 중요한 변화 한 가지는 작품 수록 순서의 재배열이다. 초판의 수록 순서는 주류문학과 장르문학의 ‘경계’ 이쪽과 저쪽이 너무 명확히 나뉘는 방식이랄 수 있었는데, 저자는 독자들이 그 문지방을 다양하게 넘나들면서 읽을 수 있도록 적절히 섞어냈다.
재미, 인간, 철학을 아우르며 배명훈 문학이라는 독보적인 카테고리의 출발점으로 자리잡은 『안녕, 인공존재!』. 10년 만에 다시 꺼내든 그의 첫 작품들은 여전히 시의성 넘치고 능청스러우면서도 뭉클하다. 존재와 삶에 대한 근원적이고 철학적인 질문들 역시 단단하고 고요히 흐르고 있다. 이번 에디션은 한국소설을 사랑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그리움과 신선함을 동시에 안겨줄 것이다.

출판사 서평

낯설고 익숙한 세계에서 익숙하고 낯선 존재를 찾아나서다

2010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을 수상작이기도 한 표제작 「안녕, 인공존재!」에서는 존재를 증명해준다는, 겉보기엔 돌멩이와 다름없는 제품 ‘인공존재’가 등장한다. “기능성 제품이 아니고, 말하자면 존재성 제품”이다. 주인공 경수의 옛 애인이자 현 친구이며 이 상품의 개발자인 우정은 자살을 하면서 이 제품을 그에게 남긴다. 졸지에 기계가 존재를 증명함을 증명해야 하는 임무를 맡은 경수. 작가는 따뜻한 시선과 유머를 잃지 않으며, 존재가 존재를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되묻고 있다.
한편 천동설을 믿는 부모를 둔 소녀(「엄마의 설명력」), 중국 첩첩산중의 시골에 설치된 몇백 미터짜리 크레인을 작동시켜야 하는 무녀(「크레인 크레인」), 핸드폰 매뉴얼을 보며 파멸의 예언을 읊조리는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매뉴얼」), 어느 날 갑자기 얼굴이 커져버린 일급 저격수(「얼굴이 커졌다」) 등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작가는 가상의 세계 속의 일상적인 상황 또는 평범한 세계 속의 기이한 상황이라는 극적인 대조를 통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낯선 존재와 사건의 본질적인 메시지에 집중하게 한다.

과학의 상상력을 펼쳐내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다

배명훈의 상상력은 서사의 참신성에만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해와 통찰의 밑받침이 된다. 우주로 뻗어나가는 작가의 상상력은 다시 존재와 본질의 탐구라는 본질로 수렴되는 셈이다. 「누군가를 만났어」에서는 고고심령학회의 발굴 작업에 관한 수수께끼를 풀면서, 주인공이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상처를 딛고 자기 자신을 다시 긍정할 수 있게 되는가를 이야기한다. 한국 사회의 마이너리티인 소녀에게 고귀한 출생의 비밀을 만들어주는 「엄마의 설명력」의 엄마나, 결국 엇갈린 운명의 연인 ‘차원’을 달리한 맥락을 제시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크레인 크레인」의 기중신처럼 작가의 상상력은 답답한 현실을 뛰어넘는 도약대 구실을 하기도 한다. 「변신합체 리바이어던」에서의 로봇군단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 설정은 인간 현실을 비판하는 은유로 더없이 요긴하게 쓰인다.
배명훈은 예언자의 숙명을 타고난 어린 조카를 애정으로 보호하며 세계의 구원에 일조하는 「매뉴얼」의 이모처럼, 자신만의 상상력을 활용하면서 묵묵히 ‘존재’의 의미를 묻는 멀고 험한 길을 개척해왔다. SF 장르에서 시작하여 이제 주류문학계의 인정을 받아 어느새 중견 작가의 위치에 이른 작가의 지적이며 서정적인 작품 세계는 이 책의 표제작에 등장하는 ‘인공존재’처럼 새로움에 목마른 독자들의 마음속에서 선연한 존재 폭발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추천사

인문학, 사회과학, 과학을 가로질러 섭렵하고 활용하는 탁월한 작가.

목차

안녕, 인공존재!
엄마의 설명력
크레인 크레인
매뉴얼
변신합체 리바이어던
누군가를 만났어
얼굴이 커졌다
마리오의 침대

초판 출간사유서
신판 출간사유서

본문중에서

“뭐 하는 기곈데요?”
“그게요, 설명서를 첨부했는데요, 한마디로 기능을 말하기가 까다로운 게, 기능이 없어요. 이 프로젝트 제품은 기능성 제품이 아니고, 말하자면 존재성 제품이었어요. 뭘 하는 제품이 아니라 그냥 존재하는 제품인데요, 사실 회사에서도 제품 콘셉트를 확정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여러모로 복잡해요.” (15쪽)

"자, 그럼 우리가 지금 우주로 떠나보내려는 물건은 뭐죠?”
“신우정 박사 유작입니다. 신 박사가 남긴 메모에는 존재를 추출해내는 기계라고 적혀 있습니다.”
“인공지능 같은 건가요?”
“아니요. ‘인공존재’라고, 최고의 공학자가 만든 물건입니다. 이건 진짜 예술이라고 불러도 됩니다. 쓸모가 하나도 없거든요.”
“존재라, 태생적으로 외로운 물건이군요.”
“네. 외롭게 태어난 물건입니다.”
“우리만 외롭게 태어난 게 아니었군요. 자, 그럼 그 외로운 인공존재를 우주로 내보내도 될까요?” (36쪽)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는데 선생님이 나보고 뒤에 나가서 서 있으라는 거야.
“설명할 수 있는데요.”
나는 그렇게 말했어. 그랬더니 선생님이 설명을 해보라는데, 나는 앞에 나가서 해도 되느냐고 물었어. 나도 그림이 필요했거든. 선생님은 얘가 무슨 짓을 하려고 그러나 하는 표정이었지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어. 나는 앞으로 나가서 내가 알고 있는 대로 그림을 그렸어.
행성은 주전원(周轉圓)이라는 원을 따라 도는데, 주전원의 중심은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이심원을 따라 돈다. 그래서 지구에서 보면 저렇게 꼬불꼬불한 모양으로 움직인다. 저 꼬불꼬불한 궤도의 안쪽 곡선이 바로 역행현상이 일어나는 지점이다. 그렇게 말했어. 『알마게스트』에서 배운 대로였어. 그랬더니 선생님이 이렇게 말하는 거야.
“니네 나라에서는 그렇게 가르치냐?”
그건 내가 학생이었을 때 일어난 일이지 1633년에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고. 그런데도 나는 다른 사람들이 전부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고 알고 있다는 걸 그날 처음 알게 된 거야. 그래서 깜짝 놀랐어. 나만 빼고 다들 그렇게 알고 있다니. 내가 얼마나 놀랐겠어. (58~59쪽)

그때 버스기사가 차에 올라타더니 문을 닫고 사람들에게 뭐라고 소리쳤다. 물론 나는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 말이 떨어지자 다른 승객들은 모두 성가시다는 얼굴로 버스 안 구석구석으로 고르게 퍼져 앉는 게 아닌가. 잠시 뒤에 버스 위쪽에서 쿵 소리가 났다. 나는 황급히 가방을 감싸안으며 앞좌석 등받이에 붙어 있는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순간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버스가 공중으로 둥실 떠올랐던 것이다. (89쪽)

눈을 감았다. 그리움이 맞닿았다. 맞대놓고 보니 둘이 별로 다르지가 않았다. 낯선 곳, 낯선 밤으로부터 나에게로 이어진 단 하나의 연결고리. 은경이가 나를 허공으로 들어 올렸다. 이성은 길을 잃고 공중을 맴돌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쉬움. 말로는 물을 수 없고 말로는 대답할 수도 없는, 우리가 만났기 때문에 시작된 이 모든 일. 그게 다 은경이였다. (107쪽)

마로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더더욱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미성이는 도대체 어디서 그런 이야기들을 갖다 쓰는 것일까. 아이는 아무리 들여다봐도 평범하고 어리기만 했다. 그리고 이야기 속의 마로하가 누구인지 알아낼 방법은 어디에도 없었다. (142쪽)

자동반응이라는 현상이 나타나요. 합체되고 나면 그 하나하나의 개체들은요, 새로 만들어진 자기네 집단자아를 정말 끔-찍하게 사랑하거든요. 그래서 그 집단자아가 손상을 입는 걸 참지를 못해요. (178쪽)

“여기는 원 제국 팽창기에 스스로를 몽골인이라고 불렀던 투르크계 상인들이 무역로를 개척했던 곳이야. 마을이 있었는데 전쟁 중에 유실됐어. 그래서 그 시기의 미묘한 민족성을 지닌 유목민 계열 정착민 양식의 혼령들이 출몰해. 굉장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204쪽)

몇 달 만에 처음으로 이곳의 밤이 무섭지가 않다. 혼자인데도. 그저 마냥 행복하다. 나는 내가 왜 이런 모습을 한 어른으로 자라났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훌륭한 인물도 아니고, 세상에 보탬이 되는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닌. 그나마 이때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다 날려버릴 것처럼 뒤숭숭했던 내 마지막 발굴작업, 모두가 나를 떠나버리게 만든 광기. 어제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도대체 왜 이런 어른이 되고 말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저 행복하기만 하다. (236쪽)

이 책을 내면서 세상에는 둘 이상의 전혀 다른 ‘작법-독법’ 세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토론으로 얻은 이론상의 발견 같은 것이 아니라, 원고와 교정지 위에서 얻어낸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지식이었다. (300~301쪽)

지난 10년간 한국문학계가 겪은 변화를 반영하는 작업을 거쳤다. 이 작업을 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언제나 고마운 일이다. (3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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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19780605

1978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우수논문상 수상). 재학 중이던 2004년 '테러리스트'로 '대학문학상'을 받았고, 2005년 '스마트D'로 '제2회 과학기술창작문예' 단편 부문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환상문학웹진 '거울'을 통해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왔으며, 3인 공동 창작집 '누군가를 만났어'를 비롯해 '판타스틱' 등에 단편을 수록한 바 있다. 통찰력을 갖춘 상상력과 날카로운 풍자, 능청맞은 유머 감각이야말로 소설가 배명훈의 최대 강점이다. 2009년에는 연작소설집 '타워'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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