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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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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전상국
  • 출판사 : 샘터사
  • 발행 : 2020년 07월 01일
  • 쪽수 : 30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4642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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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문학의 진원 그 울림이라고 말하는
자연에 대한 경외의 기록

"그 나무도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동행], [아베의 가족], [우상의 눈물] 등의 소설을 집필한 문학계의 거장 전상국 교수는 춘천 금병산 자락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전상국 문학의 뜰'을 조성하여 가꾸고 있다. 그는 줄곧 주변의 꽃과 나무들의 사계를 카메라에 담아왔는데, 그 이유는 지금 보고 있는 꽃과 나무가 생애 마지막 보는 풍경이라는 자연의 신비에 대한 경이감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그들의 역사 혹은 생태적 진실이나 불가사의함을 그냥 스쳐 갈 수 없어 [작가의 뜰]을 썼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작가 전상국과 함께 살고 있는 풀과 나무들이 보여주던 신기와, 그리하여 자연이 그의 문학의 진원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자잘한 개인사까지 들어 있다. 그의 일생의 중대한 전환점에는 언제나 꽃과 나무, 즉 자연이 얽혀 있었다. 문학가를 꿈꾸던 어린 시절 [산에 오른 아이]를 쓸 때, 경희고등학교 교사에서 강원대학교 교수가 될 때, 작가로서의 삶을 잠시 내려놓고 김유정을 기리는 일에 헌신할 때, 그의 작품과 동시대 시인·작가들의 작품들을 전시할 기념관과 건립할 때, 그는 언제나 자연의 목소리를 들었다. [작가의 뜰]을 통해 우리 곁에 있지만 잘 알지 못했던 꽃과 나무들에 대해 배울 수 있을뿐더러, 작가 전상국의 작품 세계를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치 한 편의 소설 같은,
자연과 함께해온 삶에 대한 회고

첫 번째 글의 제목은 '움직이는 나무'이다. 작가 전상국의 아내가 잣나무 숲속 '문학의 뜰'에서 쑥부쟁이나 개미취, 둥굴레, 은방울꽃, 금낭화 등을 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움직이는 나무라고 일컬은 것이다. 전상국은 그 모습을 보고 꽃 가꾸기를 좋아했던 할머니를 떠올린다. 할머니의 영향으로 자연과 가까이했던 어린 시절, 꽃을 좋아하는 아내와의 만남, 오랜 세월 마을을 든든히 지켜온 밤나무와 느티나무에 얽힌 추억 등 자연과 함께해온 한평생을 돌아본다. 특히 고등학교 시절, 어휘력과 문장이 젬병이라는 평을 들으며 백일장에 참석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그가 학교를 빠져나와 마주친 소양강 가의 미루나무와 뱀산의 진달래꽃, 그곳에서 바라본 움막 속 나환자 부자에 대한 묘사가 마치 아름다운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작가 전상국은 경희고등학교 교사를 하면서 [동행]으로 등단한 지 10년 만에 다시 작품 활동을 시작하지만, 어느 순간 매사에 허망한 기분을 떨치지 못했다. 서울을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것이다. 위기의 순간, 다행스럽게도 그는 강원대학교 교수가 되어 고향, 자연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는 자연으로 회귀한 1985년부터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강원도 춘천에 자리 잡은 그는 한동안 작가로서의 삶보다 김유정 소설을 널리 알리는 일에 미쳐 있었다. 실레마을 신남역을 김유정역으로, 신남우체국을 김유정우체국으로 개명했으며, '봄·봄길', '산골나그네길', '동백꽃길', '만무방길' 등 김유정의 소설 제목이 들어간 '금병산김유정등산로'와 16마당 실레이야기길을 만들었다. 그리고 금병산예술촌에 삶의 터를 잡아 '문학의 집 동행'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문학의 뜰'에 꽃과 나무를 가꾸기 시작한다.

동백꽃, 해오라비난초, 이팝나무 등
수십 종의 꽃과 나무, 그리고 문학 이야기

이 책에는 갈대나 사탕수수 뿌리에 기생하는 야고, 외국에서 들어와 '우리'가 된 귀화식물, 수술만 있고 암술이 없어 생식 능력이 없는 불두화, 흰 꽃이 아닌 붉은 꽃 아까시나무 등 식물들의 생태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또한 작가 전상국이 직접 촬영한 꽃과 나무 사진으로 가득하다. 알싸하고 향깃한 김유정의 동백꽃, [아흔두 살 할머니의 하얀 집]이란 시집을 냈던 오금자 할머니로부터 받아 온 옥잠화, 단편소설 [물매화 사랑]의 배경이 되었던 물매화 등 각자 나름의 사연을 지니고 있는 꽃과 나무의 사진들이 우리의 지친 마음을 밝고 화사하게 바꿔준다.

작가 전상국은 예술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자연발생적으로 조성된 금병산예술촌에 '문학의 집 동행'을 짓고 살면서 '문학의 뜰' 안에 서재 '아베의 가족'과 문학전시관을 지었다. 집과 뜰, 서재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작가 전상국과 문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꽃과 나무를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 책에서도 문학에 대한 그의 생각을 틈틈이 엿볼 수 있다. 작품에 들꽃이나 나무 등 자연을 그려 넣는 이유, 독자를 사로잡기 위한 글쓰기 전략, 문학의 위기에 대한 생각, 문학을 함께한 스승과 글벗들에 대한 소개 등이 담겨 있다. 작가 전상국은 [작가의 뜰]을 통해 한평생 자신과 함께한 꽃과 나무, 그리고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목차

작가의 말

1. 봄·춘천·동행

움직이는 나무 | 꽃밭, 할머니의 천국 | 인연 | 보이는 것, 그것이 모두가 아니다 | 구듬치고개·밤나무 고목 | 동창초등학교 | 고목 느티나무 두 그루 | 진달래 추억 | 산에 오른 아이 | 최초의 필화 사건, 요지경 | 춘천에서 서울로 | 글 쓰는 즐거움 | 교과서 걸어가다 | 떠나고 싶다 | 서울 탈출

2. 싹·줄기·엑스터시

스스로 그렇게 ‘나’를 찾다 | 김유정을 만나다 | 산지기 시인 김희목 | 농사 흉내 내기 | 나무를 심다 | 느티나무, 기념식수 | 유정의 사랑 | 지역 문화·예술 그 정체성을 찾아 | 금병산예술촌 | 예술촌 사람들 | 금병산 자락에 짐을 풀다 | 나무들이 나를 보고 있다 | 문학의 집 동행 | 백송·황금송 | 잣나무 숲에 가야 ‘이뿐이’를 | 주목 |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 아베의 가족 | 삼악산의 노을, 나무와 함께 보다 | 알싸하고 향깃한 노란 동백꽃 | 나는 자연인이다 | 작은 것이 더 아름답다 | 좋아한다, 잘 안다는 것과는 다르다 | 이름을 아는 순간 그것이 존재한다 | 옥잠화 | 얼레지 꽃 | 물매화 | 봄나물, 햇나물, 산나물 들나물, 묵나물 | 들국화 | 꽃범의 꼬리 | 해오라비난초 | 민들레·알프스민들레 | 노란 창포 | 붓꽃·원추리 | 억새와 갈대, 그리고 야고 | 돌단풍·바위취·바위떡풀 | 기린초 | 바위솔 | 새우초 | 귀화식물 | 토끼풀, 네잎클로버 | 해바라기·달맞이꽃·분홍낮달맞이꽃 | 자연은 신의 예술 | 신명, 아는 척 뽐내기 | 잃어버린 고향, 부권 상실의 시대

3. 꽃·열매·노을

분신, 아니 그 전부 | 헤르만 헤세의 나무 사랑 | 나무 아래 시인 | 백당나무 | 불두화 | 수국 | 나무수국 | 산수국 | 미선나무 | 구상나무 | 노각나무 | 이팝나무, 이밥 | 조팝나무 | 메타세쿼이아 | 엄나무, 음나무 혹은 개두릅 | 만병초 | 목련 | 돈나무 | 춘천의 봄은 짦다 | 누리장나무 | 개벚나무 | 귀룽나무 | 어제의 내가 아닌 오늘의 나로 | 고광나무 | 감나무, 접붙이기 | 붉은꽃 아까시나무 | 고슴도치섬

4. 더불어 함께, 문학의 뜰

벌이 꽃을 찾듯 | 문학의 위기 | 전상국 문학의 뜰 | 책, 작품으로 만나는 우리 시대의 작가·시인 | 동행, 잊을 수 없는 스승과 글벗들 | 당신도 소설을 쓸 수 있다 | 다시 자연 | 아내의 정원 | 바라보기만 해도 | 미안해요 | 물은 스스로 길을 낸다 | 살아 있다 | 그 나무도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본문중에서

“꽃을 좋아하면 천국 못 간다구는 하더라만….”
당신이 가꾼 꽃을 들여다보며 할머니가 가끔 하던 말씀이다.
… 하더라만…. 이렇게 할머니가 남긴 그 뒷말의 여운 속에서 나는 당신이 이렇게 살아 있어서 이처럼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으니 이것이 바로 천국이 아니겠느냔, 할머니의 꽃 사랑 넘치는 즐거움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었음을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야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것 같았다.
( '꽃밭, 할머니의 천국' 중에서/ p.16)

실컷 울고 난 뒤 열적은 마음으로 경춘선 철길을 따라 걷다 보니 공지천의 뱀산 앞이었다. 뱀산 절벽에 진달래꽃이 만발했다. 제기랄, 그 진달래꽃이 왜 또 그렇게 아름답던지, 철길에 주저앉아 또 울었다.
열여덟 살 그 봄날의 비애미, 그 극치는 철길 아래 움막에서 나와 철둑에 앉아 볕 쪼임을 하던 나환자 아버지와 그 아들의 만남이었다. 예닐곱 살 된 남자아이가 손가락이 뭉그러지고 눈썹도 없는 나환자 아버지의 얼굴에 무슨 약인가를 바르고 있는 장면이었다.
충격, 엄청난 발견이었다. 아, 저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 열외로 밀린 밑바닥 그 절망에서 새로운 세상을 본 것이다.
( '진달래 추억' 중에서/ p.38)

김유정은 고향의 자연 속에서 일제강점기 똥구멍 째지게 가난한 만무방들의 생활을 담 너머로 넌지시 바라보는 일로 위안 받는다. 그네들 이야기를 글로 써내고 싶은 충동, 그때 김유정이 고향에 돌아오지 않았으면 「동백꽃」, 「봄·봄」 같은 작품은 세상에 남지 않았을 것이다.
김유정은 학교도 없는 작은 마을에서 야학과 농촌계몽운동을 벌이는 가운데 처참한 자기 신세의 희화화, 능청과 시치미 떼기로서의 이야깃거리를 모아 소설 쓰는 즐거움을 찾았던 것이다.
( '김유정을 만나다' 중에서/ p.68)

더 놀라운 것은 내 눈에 들어온 나무와 풀들이 내가 그네들을 바라보기 전보다 먼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내가 그네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그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저들도 살아 있구나. 저들도 나와 함께 살고 있구나. 내가 보고 느끼는 것을 저들도 똑같이 보고 느끼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왔다.
ㅎㅎㅎㅎ. 진달래꽃이 내는 웃음소리를 들었다. 우우우웅…. 벌들을 불러 사랑을 나누는 벚꽃나무의 환락경, 그 환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나목의 겨울나기, 완전히 죽은 상태로 추위를 이겨낸 나목의 봄맞이 그 장엄한 소생 앞에 나는 말을 잃었다.
( '나무들이 나를 보고 있다' 중에서/ pp.103~104)

김유정의 동백꽃은 꽃 모양이 산수유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나무다. 산수유는 외래 식물이지만 동백은 한반도에만 자생하는 우리 나무로 산수유나 남쪽의 빨간 동백꽃이 냄새가 전혀 없는 데 비해서 꽃 향이 알싸하니 짙다.
손가락으로 비비면 냄새가 나는 세 가닥 타원형의 잎은 덖어서 꽃잎처럼 말려 차로 쓰거나 부각을 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노란 꽃을 말려 차로 끓여 먹으면 머리가 개운해져 옛날 절간 차로 유명하다.
( '알싸하고 향깃한 노란 동백꽃' 중에서/ p.131)

그리고 주목 아래 자줏빛으로 핀 얼레지 꽃 군락은 영산의 신비로움을 한층 더하게 했다. 길쯤한 두 장의 잎 한가운데 꽃자루를 키워 사뿐히 피어난 얼레지 꽃은 그 이름만큼이나 모습이 이국적이었다. 실제로 백합과에 속하는 얼레지 꽃은 겨울 꽃으로 인기 있는 시크라멘과 모양새가 비슷했다.
산행에서 얼레지 꽃을 가끔 보긴 했어도 이렇게 눈 속에 지천으로 군락을 이뤄 핀 것을 보기는 처음이어서 와아, 하는 탄사가 저절로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어? 그때 낯선 것이 눈에 보였다. 딱 한 송이 흰빛 얼레지 꽃. 자줏빛으로 무리지어 핀 숱한 얼레지 꽃 속에 숨은 듯 피어 있는 그 흰빛 얼레지 꽃의 발견은 현실 같지가 않았다.
( '얼레지 꽃' 중에서/ pp.149~150)

자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신명이 넘쳐난다. 당신들 이거 몰랐지, 이거 이렇게 아름다운 거. 이렇게 대단한 자연의 이치를 알고 있다는 자족의 뽐냄이다.
자연에 대해서 내가 이만큼 알고 있지 않느냐. 그러니 이제부터 내가 하는 모든 이야기를 믿고 들으라는 식이다. 그것은 자신이 하는 이야기를 잘 듣게 하기 위한 이야기꾼으로서의 전략일 수도.
( '신명, 아는 척 뽐내기' 중에서/ p.195)

이팝나무. 절기의 그 입하가 이팝으로, 혹은 이밥이 이팝으로, 이러쿵저러쿵 생긴 나무 이름이라 이런저런 전설도 전해진다.
이밥(흰쌀밥)으로 올린 제삿밥을 몰래 먹은 며느리가 시어머니 구박으로 죽은 뒤 그 무덤에서 이밥 같은 흰 꽃이 다닥다닥 피었다는 이야기에, 눈이 먼 어머니가 그렇게 먹고 싶어 하는 흰 쌀밥을 해드릴 수가 없어 그 자식이 잡곡밥 위에 이팝나무 꽃을 한 줌 얹어 올렸더니 그 밥을 맛있게 잡수더란 이야기까지. 그리 멀지 않은 그 시절, 우리네의 가난에 대해 생각한다.
( '이팝나무, 이밥' 중에서/ p.225)

나는 가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입 속에 중얼거린다. 그 나무도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 것인가. 내가 그 나무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가의 확인일 터이다.
사랑의 숭고함은 주는 것이라는 말에 동의하지만 그 결실, 혹은 영원성은 주고받는 그 양에 비례한다는 생각이다.
우리 할머니가 그 시절 그랬듯 나 또한 들꽃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를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내가 능청스레 감추고 사는 염세·염인증의 자가 치유의 바이블이 바로 자연이었기 때문이다.
( '그 나무도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중에서/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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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1940.03.24~
출생지 강원도 홍천
출간도서 30종
판매수 10,001권

1940년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나 춘천고,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6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동행]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바람난 마을] [하늘 아래 그 자리] [아베의 가족] [우상의 눈물] [우리들의 날개] [외등] [형벌의 집] [지빠귀 둥지 속의 뻐꾸기] [사이코] [온 생애의 한순간] [남이섬]과 장편소설 [늪에서는 바람이] [불타는 산] [길] [유정의 사랑] 등이 있다.
그 밖의 저서로, [김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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