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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최초주택구입 표류기 : 2년마다 이사하지 않을 자유를 얻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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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김혼비, 김도훈 추천

  • 저 : 강병진
  • 출판사 : 북라이프
  • 발행 : 2020년 07월 08일
  • 쪽수 : 24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888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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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서울이라는 거대한 우주 안에서
작지만 안전한 내 집 찾기 프로젝트!”

살(買) 집이 아닌 살(居) 집을 찾아 떠난
평균 임금 생활자의 좌충우돌 내 집 마련 고군분투기

★ 김하나, 김혼비, 김도훈 추천!★

출판사 서평

“누군가가 나를 이 집에서 내보내는 일이 없을 거란 ‘안심’이 필요했다.”

“자본주의의 풍랑 속 표류를 끝내고 겨우 붙들 집 한 칸을 마련하는 눈물겨운 분투기.”
- 김하나 /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저자

“집을 사는 문제로 결국 사는 문제를 이야기하는 책.”
- 김혼비 /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저자

“실용서이면서 에세이인 책. 이율배반적인 근사한 독서다.”
- 김도훈 / 《우리 이제 낭만을 이야기합시다》 저자


제7회 카카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 《생애최초주택구입 표류기》는 돈이 없는데도 집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저자 강병진이 내 집을 찾아다니며 겪었던 모험담을 기록, 정리한 본격 부동산 에세이다. 가진 돈은 1억 남짓, 서울에서 안정적인 경제 생활을 이어 나가려면 그곳이 변방이라도 집은 무조건 in 서울이어야 했던 차가운 현실 속에서 자기 명의의 빌라 한 채를 선택하고 구입하며 겪었던 수많은 갈등과 의심, 위기를 슬플 것 같지만 좀 웃기게 풀어냈다.
2년마다 이사하지 않을 자유를 얻기 위해 대출을 결심하고 은행을 오고 가며 마음 졸이기까지, 적은 예산 안에서 역세권, 투룸, 널찍한 거실, 엘리베이터, 주차 공간 등의 조건에 부합하는 집을 찾기 위해 빌라 관광을 다니기까지, 분양 업자와 협상을 통해 매매가를 1000만 원이나 깎기까지, 빌라 구매에 관한 주위 사람들의 애정 어린 조언 혹은 의심과 싸우며 이겨 내기까지. 직접 겪어 보지 않으면 모를 지극히 현실적인 경험담과 아주 기초적이지만 알아 두면 도움이 될 부동산 팁을 정리해 한 권의 책에 담았다.

불안정한 주거로 오늘도 힘겨운 900만 에코 세대 대공감!
작지만 안전한 내 집 찾기 프로젝트


저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표류기’이자 ‘모험’으로 규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돈이 많으면 집을 사는 건 쉬운 일이다. 하지만 돈이 없는 데도 집을 사야 하는 상황이라면 고민할 것도 고통받을 것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빌라 하나 사는 게 뭐 그리 힘든 일이냐.’라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10년간 열심히 모은 돈과 가족이 지켜 온 전 재산에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까지, 모두 짜내 살 집을 사야 하는 사람의 입장은 다르다 못해 간절하다고 말한다. 큰 액수의 대출을 받아 아파트 한 채를 사는 것만큼, 빌라를 사는 일 또한 누군가에게는 일생일대를 뒤흔드는 엄청난 사건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한민국에서 집은 어떤 의미인가. 주거 공간이란 개념을 넘어 재산이자 부의 상징이 되어 버린 지 이미 오래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보다 상대적으로 투자 가치가 적은 연립 주택, 다세대 주택 등을 구매하는 것에 상당히 부정적이고 또 조심스럽다. 빌라를 사고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지인들은 내 집을 어떻게 생각할까? 혹시 내가 호구가 되는 것은 아닐까? 인생 대부분의 일이 그러하듯 신축 빌라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역시 자신의 편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호구가 되더라도 ‘만만한 호구’는 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며 불안과 두려움을 가라앉히고 남들이 여간해선 사지 않는 빌라를 사기 위해 백방으로 뛰며 노력했다. 빌라는 꿈이 아닌 그 자체로 현실이었으니까.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는 자유,
더는 이사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심 사이에서


저자가 내 집 마련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독립이었다. 계약 만료까지는 5개월 남짓. 어머니와 함께 살 반전세 집을 다시 구하느냐, 독립에 대한 꿈을 펼치느냐를 고민하던 중 후자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화려한 싱글 생활을 원한 것까지는 아니지만 혼자만의 공간이 간절하게 필요한 나이였기 때문이다. 물론 독립하고 싶은 이유는 차고 넘쳐도 무엇보다 그에게는 돈이 없었고, 평생을 이사만 다니며 살아온 일흔이 넘은 어머니에게 아직 보금자리가 없다는 것 역시 큰 걱정거리였다.
저자 강병진에게 ‘자유’가 간절했던 만큼, 그의 어머니에게는 누군가가 더는 자신을 내보내는 일이 없을 거란 ‘안심’이 필요했다. 나만의 공간을 구할 것, 그리고 어머니가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을 구할 것. 어머니가 어디에라도 발붙이고 편히 살 수 있다면 자신이 이사 다니는 것쯤이야 괜찮았다. 그렇게 그는 월세로 오피스텔을 얻어 독립을 했고, 대출 계약으로 어머니가 실제로 거주하게 될 곳이자, 나중에 자신이 살거나 혹은 팔게 될지도 모를 여러 경우의 수를 대비해 ‘신축 빌라’를 구매하기로 마음먹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아파트 구입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독립을 포기하고 오피스텔 월세를 아껴 몇억 단위의 대출을 받아 아파트에 살면서 대출금을 갚고 이자를 내고 있다면, 그 이자가 얼마이든 아파트라는 큰 재산이 남았을 테니 이야기는 달라졌을까. 하지만 대출의 덫에서 탈출할 때까지, 대출에 발목이 잡혀 해 보고 싶은 걸 보류하고 포기하며 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해서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를 사는 대신 적당한 수준의 ‘주담대’(주택담보대출)로 ‘편세권’(편의점과 역세권을 합친 합성어)의 작은 빌라 하나를 구입하며, 그는 이사하지 않을 자유와 조금은 여유로운 삶을 누리기로 한다.

경기 불황과 저성장으로 힘겨운 에코 세대
자기만의 집에서 온전한 나로 살기 위한 선택


《생애최초주택구입 표류기》에는 사고 싶은 집이 아닌, 살고 싶은 집을 찾아 떠난 내 집 마련에 관한 에코 세대의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에코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가 제2의 출생 붐이라는 메아리를 만들었다 하여 그들의 자녀를 부르는 말이다. 생애 주기에 따라 주택 시장의 중심 수요층이 베이비붐 세대에서 에코 세대로 옮겨 가고 있지만,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과 취업난, 경제난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부모처럼 집을 살 여력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에코 세대의 또 다른 이름이 n포 세대가 된 것처럼, 에코 세대인 그가 늦게까지 독립하지 못한 것도, 어머니에게 안정된 보금자리를 만들어 드리지 못한 것도 사실은 ‘보류’의 문제였다. 부동산의 세계는 돈이 돈을 버는 구조다. 그걸 잘 알면서도 일찍부터 준비하지 못한 것은 무엇보다 집을 살 돈이 없었고 대출에 엮이는 게 무섭고 싫었으며 2년마다 이사 다니는 게 귀찮아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단념했기 때문이다.
서점에는 수많은 부동산 관련 책이 있다. 그 가운데 방 두 칸짜리 빌라를, 투자도 아닌 실거주를 위한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위한 책은 없다. 그런 부분에서 아쉽게도 이 책은 ‘과연 빌라가 돈을 벌어다 줄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1~2인 가구와 아파트를 포기하고 중소형 주택을 선택하는 가구가 점차 늘어나는 지금 추세에 집중해 본다면, 분명 저자처럼 주거에 대한 고민으로 밤잠 이루지 못하는 이가 많다는 이야기다.
집 매매에 대한 개념조차 없어 어디서부터 어떻게 알아봐야 할지 모르겠고, 계약 기간이 끝날 때마다 전전긍긍하며 서울을 헤매는 떠돌이 생활이 싫고, 당장 서울 하늘 아래에서 따듯한 밥 한 끼 지어 먹고, 포근한 이부자리를 펼쳐 누울 수 있는 보금자리가 간절한 누군가에게 이 책은 ‘내 집 마련’을 위한 조금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팁은 물론이고 분명 공감과 위로까지 전하게 될 것이다.
“조금이라도 일찍 고민을 시작한다면 나와 내 어머니가 그토록 바랐던 자유와 안심을 조금 일찍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의 말처럼 이 책이 많은 사람에게 그런 고민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

추천사

자본주의의 풍랑 속에 표류를 끝내고 겨우 붙들 집 한 칸을 마련하려는 눈물겨운 분투기다. 여유가 충분치 않은 채로 내 집 마련이나 독립을 꿈꾸는 당신이라면 꼭 읽어 봐야 한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팁뿐 아니라 가족, 독립, 안정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이 덤으로 따라온다. 강병진을 응원하게 되는 마음까지도.
― 김하나 /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저자

‘빌라를 샀다’라는 한 문장으로 끝났을 이야기가 구석구석 다부지게 잘 지어진 근사한 집 같은 책이 되었다. 이 집은 실용적이면서도 1970~2010년대를 관통하는 세대들의 기억이 깃들어 있어 애틋하고 단정하면서도 좀 더 나를 돌보며 잘 살고 싶어지게 만드는 힘을 쥐여 준다. 집을 사는 문제로 결국 사는 문제를 이야기하는 책.
― 김혼비 /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저자

실용서는 성공을 말한다. 에세이는 공감을 유도한다. 성공과 공감 사이의 간극은 그토록 넓은데 실용서이면서 에세이인 책이 과연 성공적으로 공존할 수 있을까. 여기 그런 드문 책이 있다. 이율배반적인 근사한 독서다.
― 김도훈 / 《우리 이제 낭만을 이야기합시다》 저자

목차

프롤로그 당신이 그 집을 선택한 이유는 과거에 있다

제1부. 이제는 나 혼자 살아야 했다
제1장. 아니, 저는 집을 나와 혼자 살고 싶다니까요
아버지의 던전 그리고 나의 독립 | 한 가족이 두 집 월세를 내는 선택을 했다 | 내가 은평구를 벗어나지 못한 이유

제2장. 방 한 칸으로는 행복할 수 없다는 결론
다시 오피스텔을 찾아다닐 줄이야 | 명분 없는 독립에 명분 만들기 | 제대하던 날만큼이나 손꼽아 기다린 첫 독립 | 월세 내는 남자, 월세 받는 여자

영화 속 그 집 1. <태풍이 지나가고> 속 2DK 연립 주택

제2부. 생애최초주택구입 표류기
제3장. 그 집을 산 이유는 과거의 집에 있다
어머니를 위한 내 집을 사기로 결심했다 | 아파트를 사는 건 정말 내 집을 사는 걸까 | 마당이 깊었던 불광동의 어느 단칸방 | 반지하라고 다 같은 반지하는 아니라서

제4장. 신축 빌라 구매는 어차피 지는 싸움
끝나도 끝난 게 아닌 빌라 관광 | 누구도 믿지 못하는 신축 빌라 구매 계약의 세계 | 어머니가 쏘아 올린 예상치 못한 반격 | 아버지의 생애최초주택구입 표류기

제5장. 지금 당장 2억이 생긴다면 대출금부터 갚고 싶다
왜 빌라 구입 대출은 아파트 구입 대출보다 까다로울까 | 내 통장에 처음으로 1억 넘는 돈이 찍혔다 | 작은 집이라도 내 집이 생기면 일어나는 일

영화 속 그 집 2.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속 화장실 없는 단칸방

제3부. 서울에서 2년마다 이사하지 않을 자유
제6장. 내 집이 생기자 내 삶도 바뀌었다
나이 일흔에 시작된 어머니의 첫 싱글 라이프 | 요리하는 40대 남자? 그게 바로 접니다 | 서울을 벗어난다면 어디에서 살 수 있을까

제7장. 당신이 바라는 집은 어떤 집인가요
아파트보다 다세대 주택이 좋았던 이유 | 서울을 좋아하는 부산 태생의 김해 남자 | 발목을 올려다보는 창과 숲을 내려다보는 창| 집, 그저 잠시 머무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곳

영화 속 그 집 3. <사마에게> 속 그림이 걸린 집

에필로그 의지와 욕망, 그 사이 어딘가에서의 기록

본문중에서

2019년 7월에도 재산세 고지세를 받았다. 1년 후 부과된 세금은 9월 세금과 합쳐 총 21만 840원이었다. 1년 사이 약 1만 원의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공시 지가도 상승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재산세 규모를 보면 알겠듯이 내가 가진 재산이란 공시 지가를 논할 만큼 대단한 게 아니다. 서울시 은평구 구산동에 위치한 방 두 칸에 화장실 하나 그리고 거실이 딸린 작은 빌라일 뿐이다. “그럼 이제 자기도 기득권인 거야.” 재산세 고지서가 처음 날아왔을 때, 여자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그 말에 피식 웃었다. 그도 나도 내 재산에 ‘기득권’이란 말을 붙이는 게 자조적인 유머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도 재산은 재산이라고 (혼자) 생각한다.
('프롤로그, ‘당신이 그 집을 선택한 이유는 과거에 있다’ 중에서)

조금 늦게 취업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연봉이 그리 높지 않더라도 10년의 직장 생활에 착실히 저축까지 했다면 자가 주택을 꿈꿀 수 있는 최소한의 밑천은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월세를 내고 사는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뻔했다. 돈이 없었다. 모아 놓은 돈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어머니와 함께 사는 집의 보증금으로 보탰기 때문이다. 나에게 남은 돈은 2000만 원가량으로 월셋집 보증금 정도만 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독립을 결정하기보다 어머니와 함께 한집에 살면서 불필요한 소비를 최소화해 더 많은 돈을 모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미래에 쌓일 돈보다 당장의 편안함이 시급했다.
('제1장, ‘아니, 저는 집을 나와 혼자 살고 싶다니까요’ 중에서)

여자 친구와 나는 긴 시간을 함께하면서 서로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많이 발견해 왔다. 나의 독립은 우리의 다른 점 또 하나를 발견한 계기였다. 돌이켜 보니 우리는 ‘집’을 대하는 태도가 전혀 달랐다. 나는 어딘가에서 좋은 동네와 좋은 집을 보면 막연하게 한 번 ‘살고 싶다’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사고 싶다’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나에게 집이란 그리 현실적이지 못한 대상이다. 그냥 내가 살고 있는 곳이 내 집이다. 그런 나와 달리 J에게 집은 주거 공간이자 재화이고 동시에 미래의 삶이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정반대인 월세 내는 남자와 월세 받는 여자가 사귀고 있다.
('제2장, ‘방 한 칸으로는 행복할 수 없다는 결론’ 중에서)

어머니와 빌라 관광을 다니는 동안,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집을 살 거라고 말했다. 대부분은 나에게 요즘 부동산 시세를 물어봤다. 구산동에 있는 투룸은 대충 2억 언저리인 것 같다고 했더니, 어떤 친구는 “아무리 투룸이라고 해도 그렇지, 그렇게 싼 아파트가 있냐.”라고 되물었다. 아니, 아파트 말고 빌라……. 친구는 왜 빌라를 사느냐고 물었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나는 그 표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지, 이왕 집을 살 거면 아파트를 사야지. 그걸 내가 모르는 게 아니야. 비싸잖아.
('제3장, ‘그 집을 산 이유는 과거의 집에 있다’ 중에서)

내가 대출을 받아 집을 사면서 미래를 불안해했던 건, 아버지의 사례 때문이다. 아버지는 퇴직 이후 자신의 인생에 대한 준비가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계획이 없었다. 더는 경제 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출로 집값의 절반을 충당한다면, 생활비와 대출금은 어떻게 해결한 것인지조차 고민하지 않았다. 그런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아버지처럼 나도 은퇴 후에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될까 두려웠다.
('제4장, ‘신축 빌라 구매는 어차피 지는 싸움’ 중에서)

집 계약을 진행하기 전부터 회사 근처 은행에 여러 번 대출을 문의했다. 담당자는 여러 개의 부동산 관련 대출 상품을 소개했고, 내가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대출을 문의하자 의외라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고객님, 그건 연소득 5000만 원 이하인 분들에게만 해당되는 상품입니다.” 공덕역 근처 직장에 다니는 마흔 살 정도의 남성들은 대부분 연소득이 5000만 원을 넘겼던 걸까. 그러니 나도 당연히 그 정도의 소득을 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겠지. “저 5000만 원 이하인데요?” “아, 그러시군요.” 적은 연봉을 받는 게 처음으로 감사한 순간이었다.
('제5장, ‘지금 당장 2억이 생긴다면 대출금부터 갚고 싶다’ 중에서)

“제 통장에 처음으로 1억 넘는 돈이 찍혔는데, 30분 만에 사라지네요.” 내가 이렇게 말하자 모든 사람이 웃었다. 그렇게 ‘내 집을 갖게 되었구나!’ 기뻐하려던 찰나 은행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대출 진행 과정에서 서류 승인이 나지 않았으니 빨리 은행에 와 달라는 거였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또다시 눈앞이 깜깜해졌다. 이유를 들어 보니, 대출 심사를 너무 일찍 진행한 나머지 대출이 승인된 날짜와 대출 이행 날짜가 너무 떨어져 있었던 거였다. 승인된 날로부터 30일(유효기간) 안에 대출(이사)이 이행되어야 하는 걸 몰랐던 나는,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제5장, ‘지금 당장 2억이 생긴다면 대출금부터 갚고 싶다’ 중에서)

아파트를 사느라 빌린 대출금을 갚으면 아파트라는 큰 재산이 남지만 월세 세입자가 매달 월세를 내고 나면 남는 건 없다. 나처럼 월세를 살면서 빌라 대출금까지 갚고, 사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까지 사면 정말 남는 게 없다. 그렇지만 나는 내 나이 마흔에 할 수 있는 걸 포기하지 않고 모두 해 보고 싶었다. 대출의 덫에서 탈출하고 월세 생활이 끝나는 날까지 모든 걸 ‘보류’하며 살고 싶지는 않았다.
('에필로그, ‘의지와 욕망, 그 사이 어딘가에서의 기록’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79년에 태어난 에코(Echo) 세대. 베이비붐 세대가 제2의 출생 붐이라는 메아리를 만들었다 하여 그들의 자녀는 에코 세대라 불리는데 그 역시 이에 해당한다. 경기 불황과 저성장으로 힘겨운 세대다. 다섯 살 때부터 35년 넘게 불광천이 흐르는 서울 은평구를 벗어나지 못했다. 신당동의 여섯 평짜리 단칸방에서 태어나 여섯 가구가 화장실을 공유하는 단칸방, 바닥에서 습기가 올라오는 반지하 빌라, 잠만 자는 한 평짜리 방 등을 전전하며 긴 세입자 생활을 이어 왔다. 2년마다 이사 다니는 게 귀찮아도 대출로 엮이는 게 무서워 단념하고 살던 중, 나이 마흔을 앞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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