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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시대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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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용규
  • 출판사 : 김영사
  • 발행 : 2020년 06월 25일
  • 쪽수 : 508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3499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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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철학, 예술, 과학이 피어나던 기적 같은 시기, 그때 그리스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가?
인류 문명을 만든 5가지 생각의 도구, ‘생각을 만든 생각’을 찾아가는 놀라운 탐사
다시 돌아온 생각의 시대, 보편적이고 거시적이며 합리적인 사유를 가능케 할 시원적 도구의 힘!

세종도서 교양부문(2015년)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선정 대학신입생 추천도서(2016년) ★ 중앙일보·교보문고 이달의 책(2014년 9월)


기원전 8세기에서 5세기, 주변국에 비해 한참 뒤처졌던 그리스는 단숨에 문화 격차를 따라잡고 서양 문명의 원류로 떠오른다. 비결은 당시 그리스의 천재들이 만들어내고 활용했던 생각의 도구, 바로 은유(메타포라), 원리(아르케), 문장(로고스), 수(아리스모스), 수사(레토리케)에 있었다. 이것들이 대체 무엇이기에 이것이 가능했을까? 이들은 어떻게 작동하며, 어떻게 문명을 만들어왔는가? 이것을 익힐 수 있는 방법은? 철학, 고전학, 역사, 문학과 뇌신경과학, 인지과학, 심리학, 언어학, 교육학을 종횡무진하며, 고대 그리스인들이 활용한 5가지 생각의 도구들을 하나하나 소개한다.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의 시대, 폭증하는 지식과 격변하는 환경을 꿰뚫을 수 있는 거시적이고 합리적인 전망과 판단을 어떻게 얻고, 그에 합당한 새로운 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바로 이 혁신적인 생각의 도구를 배우고 익히는 데에 그 길이 있다!

출판사 서평

“기원전 8세기 이전의 그리스인들은 수학에서뿐 아니라 문명 전반에서 당시 이집트인들에 한참 뒤떨어져 있었다. 건축과 천문학에서는 그들보다 800년이나 전에 살았던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에게도 뒤졌으며, 법률과 문학에서는 자신들로부터 1,200년이나 멀리 떨어진 수메르인들조차 따라가지 못했다. 그때 서양은 어둠 속에 있었다. 그야말로 칠흑 같은 어둠 속을 헤매고 있었다.
그러나 기원전 8세기가 되자 갑자기 달라졌다. 무슨 영문에선지 에게해 부근에 살았던 그리스인들이 우리가 이 책에서 생각의 도구라고 부르고자 하는 생각들을 하나둘씩 개발해 부지런히 갈고닦기 시작했다. 메타포라(metaphora), 아르케(archē), 로고스(logos), 아리스모스(arithmos), 레토리케(rhēorikē)등이 그것이다. 우리말로는 각각 은유, 원리, 문장, 수, 수사로 번역되는데,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의미가 달랐다. 그리고 이것들이 당시 그리스인들에게 창의력, 상상력, 문제 해결능력, 비판적 사고력, 그리고 의사소통 능력을 제공했다.
그러자 곧바로 놀라운 일들이 시작되었다. 생각의 도구들은 먼저 그리스에서 합리적인 지식, 창조적인 예술, 그리고 민주적인 사회 제도를 생산해 오늘날에도 누구나 경탄하는 그리스의 황금기(기원전 450~기원전 322)를 일구었다. 이후 그것들이 헬레니즘이라는 이름으로 로마로 들어가 다시 로마 문명을 번성케 했고, 마침내 서양 문명이라는 거대한 구조물을 구축해냈다. 그리고 근대 이후부터는 그 문명이 차츰 인류 보편문명으로 자리 잡아 오늘에 이르렀다.”

주변국들에 비해 한참 뒤처졌던 그리스를 단숨에 문화 격차를 따라잡고 서양문명의 원류로 떠오르게 만든 놀라운 사유의 혁명, ‘5가지 생각의 도구’를 소개한다. 이것들이 대체 무엇이며 어떻게 작동하는지, 역사 속에서 어떻게 발전, 적용되어왔는지, 여전히 필요한 까닭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것을 익힐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까지, 철학, 고전학, 역사, 문학과 뇌신경과학, 인지과학, 심리학, 언어학, 교육학을 종횡무진하며, 5가지 생각의 도구들을 하나하나 소개한다.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의 시대, 폭증하는 지식과 격변하는 환경을 꿰뚫을 수 있는 거시적이고 합리적인 전망과 판단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지, 그에 합당한 새로운 사고 능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궁금한 독자라면, 바로 이 혁신적인 생각의 도구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돌아온 생각의 시대,
보편적이고 거시적이며 합리적인 사유를 가능케 할 시원적 도구

한국의 대표적 인문학 저술가인 저자가 《생각의 도구》를 처음 펴낸 것은 2014년이었다. “20세기말에 시작하여 새로운 밀레니엄과 함께 불붙고 있는”, “인터넷과 SNS가 주도하며 지식의 생산과 전달 방법뿐 아니라 형태와 본질마저 바꿔놓고 있는” 정보혁명의 시기에 필요한 사유법은 무엇일까? 지식이 폭증하고 그 소재와 성격이 바뀌며, 지식의 수명이 단축되는 환경에서 이전처럼 학습을 통해 지금까지 누적된 지식을 습득해 그에 의존하여 사는 것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데, 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사유 능력을 어떻게 배우고 가르칠 수 있을 것인가? 오늘의 젊은 세대가 넘쳐나는 단순한 정보의 수집자 내지 수용자로 전락하지 않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유연하면서도 구조적인 사유 능력을 어떻게 확보하게 하는 일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 같은 고민을 품고 책을 썼고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4차 산업혁명의 열풍이 불기 전이었음에도 지식의 습득보다는 사유 능력을 회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을 지닌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호평했으며, 특히 기업체와 교육 현장의 전문가들에게서 어떻게 하면 이 같은 사유 능력을 기를 수 있을지를 알려달라며 강연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세종도서 교양부문(2015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선정 대학신입생 추천도서(2016년), 중앙일보·교보문고 이달의 책(2014년 9월) 등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이제 몇 년이 지난 지금, 낡은 예시를 교체하고 표현을 매만져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이어 집필할 <이성의 시대> <융합의 시대> 연작의 출발을 알리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과 이어져 나올 책들은 우리 시대가 풀어야 할 두 가지 숙제에 대한 답변이라고도 할 수 있다. 첫 번째, 4차 산업혁명의 한복판에서 우리는 “기계가 ‘아직은’ 또는 ‘적어도 상당 기간은’ 따라 하지 못하는 능력“, 즉 “창의력, 상상력, 문제 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 협업 능력”을 갖추어야 할 필요를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러한 필요에 대한 답이 될 것이다. 아울러 저자가 맺음말에서 지적하고 있는 바, 이 책은 제국주의와 양차 세계대전 특히 아우슈비츠에서 극적으로 드러났고 이후 포스트모더니스트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비판되며 해결책이 모색되어온 ‘근대적 이성’ 극복이라는 과제에 대한 하나의 제안이기도 하다. 동일성에 근거를 둔 근대적 이성과 달리 이 책에서 제안하는 생각의 도구들은 유사성에 그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는 어떤 사물과 사태에 대해 분명한 경계선을 긋고서 다른 것을 배제해온 근대적 이성의 폭력성과 무능을 넘어선 ‘유연하고 포용적인, 그만큼 유능하고 창조적이기도 한 생각’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동일성에 근거한 이성이 어떤 것을 밝히고 그 밖의 것은 어둠으로 내몬다면, 유사성에 근거한 생각은 그 둘 모두를 빛 안으로 불러 모은다. 예를 들어 세상에는 수많은 성당이 있지만 똑같은 성당은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유사성을 근거로 그들 모두를 성당으로 알아본다. 이처럼 유사성은 동일성(같음)과 상이성(다름), 둘 모두를 끌어안는다. 유사성은 부드럽고 유연하고 포용적이다. 그만큼 유능하고 창조적이기도 하다. 따라서 언젠가 우리가 마침내 새로운 이성을 고안해낸다면, 그것은 유사성에 근거한 사유 방식이 포함되어야 하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_465쪽

인류 문명을 만든 5가지 생각의 도구,
‘생각을 만든 생각’을 찾아서

책에서 다루는 시기는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가 명명한 ‘축의 시대’와 겹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보편성의 추구’가 이어지던 시기였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보편성은 자연을 이해하여 조종하고, 인간을 설득하여 움직이게 하는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호메로스로부터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에 의해 개발된 생각의 도구들도 … 자연을 이해하여 조종하고 인간을 설득하여 움직이게 하는 보편성을 탐구하기 위한 도구로서 개발되었다. 그리고 그것들이 서양 문명을 구축했다”
(/ p.55).
3부에서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5가지 생각의 도구은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그리고 비중 있게 다뤄지는 것이 메타포라(은유)이다. 은유는 “우리의 사고와 언어, 그리고 학문과 예술을 구성하는 가장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도구”이다. 기원전 8세기 호메로스를 비롯한 그리스의 서정/서사시인들이 남긴 은유들과 오늘의 뇌신경과학, 인지과학의 이론들을 살펴보면서 은유가 “유사성을 통해 ‘보편성’을, 비유사성을 통해 ‘창의성’을 드러내는 천재적인 생각의 도구”임을 보여준다.
두 번째 도구인 아르케(원리)는 기원전 7세기 탈레스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 “탈레스는 자연의 뒤에서 그것을 움직이는 것은 예측할 수 없는 변덕스러운 신이 아니라, 파악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자연적 원리라고 믿었다. 그리고 관찰과 실험 그리고 사고를 통해 그것을 찾으려 노력했다. 다시 말해 그는 신화로부터 벗어나 자연현상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세계의 다양한 현상들 속에서 보편성을 탐구하여 그것이 가진 힘을 현실 생활에 이용하려고 애썼던 축의 시대 사람이다”(/ p.191). 발견과 발명의 모태이자 문제를 예측하고 해결하는 도구인 ‘원리’가 탄생하는 ‘관찰~추론~검증’의 과정을 검토하고, 가추법, 가설연역법과 같은 추론법을 다룬다.
세 번째 도구인 로고스(문장)는 기원전 6세기 아낙시만드로스나 헤라클레이토스 같은 이를 통해 도입되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거치며 서양의 사유 구조 속에 깊이 뿌리내리게 된다. 이 장의 논의를 통해 문장이 단순히 사고를 표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정신의 지도이자 비판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임이 드러난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은 정관사 ‘to’를 사용하여 “형용사적인 것 혹은 동사적인 것을 개념적으로 확정”하는 어법이 없이는 불가능했다. 그리고 바로 이 어법이 ‘헤라클레이토스 스타일’이자 그의 탁월한 업적이다. 헤라클레이토스 스타일은 이런 방식으로 아리스토텔레스가 문장의 범위를 확장하여 삼단논법을 만드는 것을 도왔고, 멀리는 현대 논리학에도 기여했다“
(/ p.281).
네 번째, 아리스모스(수)는 우리가 마주하는 대상들을 합리적 패턴으로 드러나게 하여, 우리가 그것을 이해하고 조종할 수 있게 해준다. 즉, 수는 패턴의 과학이자 질서와 패턴을 만드는 도구인 셈이다. 이 장의 주인공은 기원전 6세기 피타고라스와 그 학파 사람들이다. ”피타고라스와 그의 학파 사람들은 수를 … 간단한 방법으로 시각화(visualization)함으로써 산술과 기하학을 연관시켜 생각할 수 있었다. 또 수적 비율과 음정의 관계를 파악하여 수를 청각화(auralization)함으로써 산술과 물리학을 연결시킬 길을 열었다. ‘수학의 지각화(知覺化)’ 또는 이미지화(imaging)! 이 발상으로부터 자연의 수학화라는 사유가 가능해진 것이다. 자연의 수학화와 수학의 지각화가 피타고라스 스타일의 핵심이다“
(/ pp.356~357).
마지막 도구인 레토리케(수사)는 요즘 저평가되어 퍼져 있는 통념과 달리, 표현을 돋보이게 하는 미사여구에 그치지 않는다. 수사는 본디부터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도구로 마련되었는데, 호메로스 이후 수많은 시인들이 사용한 문예적 수사가 바로 이것이다. 기원전 5세기 이후엔 프로타고라스, 고르기아스를 비롯한 소피스트들이 수사에 논증을 결합한 ‘논증적 수사’를 만들어냄으로써 한층 강력한 설득의 도구이자 원활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 장에서는 수사의 발전사와 수사학과 논리학의 기법들, 예를 들어 예증법, 생략삼단논법, 대증식, 연쇄삼단논법 등 강력한 도구들이 소개된다.

어떻게 이를 훈련할 것인가
‘실용’을 목표로 한다는 머리말의 선언에서처럼, 이 책은 5가지 생각의 도구를 배우고 익힐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은유를 익히기 위한 방법으로 시 암송, 저자가 이름붙여 제안한 ‘차라의 부대주머니 훈련법’ 등을 제안한다. ‘부대주머니 훈련법’이란 낱말 카드를 주머니 속에 넣어 섞은 뒤 무작위로 두 장을 꺼내 두 낱말을 이용해 ‘A는 B다’와 같은 문장을 만들게 하고 두 낱말이 지시하는 사물이나 사건 사이의 유사성과 비유사성을 찾아보게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은유 만들기의 심리적 부담을 덜면서도, 아리스토텔레스가 천재성의 요소로 꼽은 ‘서로 다른 사건이나 사물 간의 유사성과 비유사성을 재빨리 간파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원리’ 편에서 가장 유용한 논리적 추론의 도구로 제시된 가추법을 훈련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피아제의 ‘속담~설명 짝맞추기’ 실험을 약간 변형한 방식, 그리고 추리소설 읽기가 유용하다. ‘문장’ 훈련의 방법으로는 책을 읽어주는 것, 책을 베껴쓰는 것, 꽃게 문장도식 훈련 등을, ‘수’와 관련해서는 “시각적 또는 청각적 이미지를 통해 수학을 교육하는 것, 곧 피타고라스 따라 하기”를 제안한다. 수사를 익히기 위한 방법으로는 명연설문을 낭송, 암송하기를 권하며, 수사학을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하기도 한다.

추천사

참 잘 썼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종횡무진하며 인류 문명을 창조한 동력이 ‘생각’이고 앞으로 살길도 생각하는 힘이라고 역설한 뒤 생각의 힘을 기르는 노하우까지 일러준다.
- 동아일보

책을 읽다 보면 아직 생각 도구를 쓰기 전인데도 녹슨 머리가 굴러가는 소리가 들린다. 철학과 신학, 문학을 오가며 방대한 이야기를 요리조리 꿰는 솜씨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 중앙일보

문명과 야만, 백인과 유색인을 구별해 계몽 또는 학살했던 난폭한 근대적 이성의 대안은? 그리스인들을 단박에 황금기로 이끈 역사상 가장 혁신적이었던 ‘지혜’, 즉 생각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 한겨레

혁신이 필요한 이 시대에 부가가치를 만드는 것은 ‘생각’이다. 남다른 발상과 아이디어를 만드는 ‘생각 도구’를 어떻게 배우고 익힐 수 있는지 모색한다.
- 조선일보

‘두 번째 생각의 시대’에 다시금 쓰임새가 중요해진 것이 이 다섯 가지 생각 도구다. 생각 도구를 어떻게 활용할지 실용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 한국일보

목차

머리말 _잃어버린 생각의 도구를 찾아서

1부 지식의 기원
1장 지식의 탄생
진화하거나, 학습하거나
이건 말도 안 돼!
수메르의 줄리엣
폭발―융합―폭발
불타는 얼음들의 시대
자연을 조종하고 인간을 움직이는 힘

2장 생각의 도구의 탄생
어둠이 잉태한 황금기
그리스 기적의 비밀
거대한 산 정상, 별들의 이웃
폴리스의 빛, 그리고 그림자
자유가 맺은 열매
소―닭―풀 관계 실험
밤을 피하는 여행자들

2부 생각의 기원
1장 생각 이전의 생각들
세계는 이렇게 탄생한다
정신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범주화 학습의 중요성
생각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2장 생각의 은밀한 욕망
호메로스 스타일
아킬레우스에서 헥토르로
호메로스의 범주화

3부 생각을 만든 생각들
1장 메타포라―은유
셰익스피어 은유와 프랭클린 은유
은유를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
호메로스의 은유
진리와 은유의 은밀한 관계
천재가 되는 법, 천재를 기르는 길
은유와 이미지
글자는 느리고 이미지는 빠르다
유치원이 대학원보다 중요한 이유
산과 포플러는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
차라의 부대주머니 훈련법

2장 아르케―원리
탈레스 스타일
원시적인가, 시원적인가
억센 털 암퇘지로 만든 여인
탈레스, 셜록 홈스, 제갈공명의 비밀
필드 노트와 자연 관찰 일기의 위력
사고 없는 관찰, 관찰 없는 사고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내는 유일한 방식
자네는 내 방법을 알고 있네
이제 보니 아무것도 아니군요
크고 단 참외가 어디 있으랴
북극곰은 무슨 색인가요
가추법을 훈련하는 가장 탁월한 방법

제3장 로고스―문장
로고스의 반란
거짓말한 자에게는 불행이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아낙시만드로스의 산문
헤라클레이토스와 델로스의 잠수부
언어가 진리의 집이다
헤라클레이토스 스타일
프로타고라스님이 왔어요
숙련된 요리사가 육류를 다루듯이
플라톤이 심고 아리스토텔레스가 거둔 열매
노란색 장미도 거기에 포함돼요
자연과 사물들의 질서에 합당한 정신의 모형
책 읽어주는 아빠, 책 베껴 쓰는 아이
꽃게를 닮은 문장 도식
문장의 구조가 정신의 구조를 만든다
문맹이냐 아니냐, 그것이 문제다

4장 아리스모스―수
자연의 수학화
쇠망치 소리에 담긴 우주의 비밀
신은 수학자인가
수학의 정체
피타고라스 스타일
기하학의 값진 보석
자연의 수학화, 수학의 지각화
수학화냐, 수량화냐
피타고라스 따라 하기
브라질 노상에서 캔디를 파는 아이들
수를 패턴으로, 패턴을 이미지로

5장 레토리케―수사
설득의 여신 페이토가 가진 무기
프로타고라스 스타일
헬레나가 무죄인 이유
역사를 움직인 두 연설
수사학 여인의 풍유
이미지가 선명한 모델들의 몸값이 비싼 이유
백발백중의 명사수가 되려면
껍데기는 가라
조목조목 증거를 대라
꼬리에 꼬리를 물게 하라
백지의 공포에서 잘 다듬어진 능란함으로
옛것이라고 모두 구닥다리가 아니다

맺음말_ 새로운 이성을 위하여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이제 교육을 통해 자신의 시대까지 누적된 지식을 습득하여 그것에 의존하여 살던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에는 누가 어떤 지식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는 관건이 아니다. 그것들은 네트워크 안에 넘쳐나는 데다 개별적이고 미시적이며 수명마저 짧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의 관심은 어떻게 격변하는 환경을 꿰뚫을 수 있는 보편적이고 거시적이며 합리적인 전망과 판단을 획득할 수 있으며, 또 어떻게 그에 합당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쏠려 있다. 한마디로,지 식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생각의 시대다.
(/ p.16)

한마디로 보편성은 자연을 이해하여 조종하고, 인간을 설득하여 움직이게 하는 힘을 지녔다. 그것을 맨 처음으로 깨달은 인간이 축의 시대 사람들이었다.
(/ p.53)

기원전 6세기부터 활동한 소위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영어: Presocratics, 독일어: Vorsokratiker)’28들이 만물의 근원, 곧 ‘아르케arch.’라는 이름으로 탐구하던 것이 알고 보면 자연의 보편성이었다. 탈레스의 물, 아낙시만드로스의 무한자, 아낙시메네스의 공기, 피타고라스의 수, 헤라클레이토스의 로고스, 파르메니데스의 존재, 엠페도클레스의 4원소, 데모크리토스의 원자 등은 사실인즉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자연과학적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이 점에서 보면 이들을 자연철학자라고 부르는 것은 그리 적당치 않다.
(/ p.54)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비고츠키의 주장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무겁고 중요하다. 양육자가 영아나 유아들의 지능 발달에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개입할 수 있고, 또 개입해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고츠키와 그의 학파에 속하는 학자들에 의하면, 양육자는 아이와 출생 때부터 긴밀한 언어적 또는 비언어적 상호작용을 시도해야 한다. 예컨대 음식을 먹일 때에도 무조건 시간에 맞춰 아이의 입에 숟가락을 넣지 말고, 숟가락을 들고 먼저 “맘마”라고 말을 걸고 아이가 입을 열거나 입맛을 다실 때까지 기다리라 한다. 또 만약 아이를 안으려면 예컨대 “안아줄게”라고 먼저 말을 건네고 아이의 반응을 기다리라고 권한다.
(/ p.108)

호메로스는 이야기 전체에서 주제에 끼워 맞춰지는 것만을 작품에 담고, 그 밖의 모든 것들은 간략하거나 아예 생략했다. 호메로스의 이러한 작품 스타일 덕분에 나중에 서양 문명의 본질로까지 발전한 사고, 즉 ‘개별적인 사실에서 보편적인 법칙을 이끌어내는 사고’가 그리스에서 맨 처음으로 형성되었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앞서 살펴보았던, 자연을 이해하여 조종하고 인간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보편성에 대한 기나긴 탐구가 비로소 시작했다. 호메로스는 사물들에는 공통성이, 사건들에는 원인과 결과가, 세상에는 어떤 법칙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한 최초의 서양인이다. 그가 생각의 보편화를 시작한 장본인이다.
(/ p.124)

은유 없이는 우리의 사고도, 언어도 없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우리의 이야기와 연관해 이 같은 말들이 뜻하는 것은 생각의 도구들도 ‘은유로부터’ 그리고 ‘은유와 함께’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은유는 첫 번째 생각의 도구이자, 이어서 살펴볼 다른 생각의 도구들의 근간이다. 은유는 생각이지만 다른 모든 생각들을 만드는 생각이다.
(/ p.144)

리쾨르의 말에서 눈에 띄는 것이 “다른 현실의 장을 발견하고 열어 밝혀”라는 표현이다. 알고 보면 이것은 ‘언어가 세계를 열어 밝힌다’라는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의 해석학적 사유를 리쾨르가 은유 이론에 적용해서 만든 말이다. 은유가 가진 창조적 기능이 바로 이 ‘열어 밝힘(erschlossenheit, 開示性)’에서 나온다. 은유는 단순히 대상을 미화하는것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 내지 ‘다른 현실의 장’을 열어 밝힌다.
(/ p.149)

그렇다면 우리가 시를 읽고, 낭송하고, 외운다는 것은 단순히 감성적 취향을 고양시키는 일이 아니다. 우리의 뇌 안에 은유를 창출하는 뇌신경망(neural network)을 새롭게 구축하는 작업이다.
(/ p.163)

자, 이제 당신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당신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나 탐구에 가설법을 사용할 것인가, 아닌가 하는 갈림길 말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관건은 당신이 논리적으로 안전한 입장을 취하면서 미미한 결과에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논리적 오류 가능성을 받아들이면서 의미심장한 결과로 과감히 나아갈 것인가이다. 그런데 그것은 오직 당신이 어떤 사람이냐에 달려 있다.
(/ p.236-237)

반란이 있었다. 그것은 신에 대한 인간의 반란, 신화에 대한 철학의 반란, 운문(서사시, 서정시, 비극)에 대한 산문(법조문, 아포리즘, 수사학)의 반란, 말에 대한 글의 반란이었다. 한마디로 뮈토스에 대한 로고스의 반란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역전이 일어났다. 로고스가 더 이상 약하고 무책임한 자의 말, 유혹하고 꾀는 말, 여성의 말, 거짓말이 아니고, 합리적인 언어 내지 논리적 추론 또는 그 안에 존재하는 보편성, 더 나아가 신적인 원리로까지 선포되었다. ‘신화의 시대’에서 ‘철학의 시대’로 넘어가던 기원전 6세기경에 일어난 일이다.
(/ p.250-251)

아낙시만드로스는 문장과 연관해서도 무한자 못지않게 주의를 끄는 사람이다. 테미스티오스의 《연설집》에 의하면, 그가 산문으로 글을 써서 책으로 발표한 최초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산문’과 ‘책’이라는 두 용어에 주목하기 바란다. 오늘날에는 누구나 산문으로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는 저자들도 많다. 그래서인지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학자들까지도 아낙시만드로스가 무한자를 아르케로 지정했다는 데만 주의를 기울일 뿐, 산문으로 책을 썼다는 사실에는 도통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런데 그것은 커다란 잘못이다. 아낙시만드로스가 산문으로 책을 썼다는 것은 하나의 문명사적 사건이다.
(/ p.265)

알파벳의 완성과 산문의 발달, 그리고 그것을 기록할 수 있는 파피루스의 보급은 지식의 생산뿐 아니라 전달과 확산이라는 면에서도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는 변화를 가져왔다. 산문으로 작성된 문헌들이 생산되어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문자가 지식 전달에 사용되기 시작했고 지식이 공간과 시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자 상업에 관련된 기록은 물론이거니와 기술이나 학문에 관련된 글들도 지중해 전역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전의 기록 매체였던 점토판이 주로 기록을 저장하는 기능을 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파피루스가 불러온 것이다.
(/ p.268)

브루노 스넬의 《정신의 발견》에 의하면, 고대 시대를 통틀어 오직 그리스인들만이 동사와 형용사를 명사형으로 만들어, 곧 추상화하여 사용했다. 그것은 ‘~것’이라는 뜻을 가진 중성의 단수 주격 정관사 ‘토(to)’가 그리스어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관사 ‘to’의 사용은 호메로스의 작품들에서도 이미 나타난다. 예컨대 “현재의 것들, 미래의 것들, 과거에 있었던 것들”(《일리아스》, 1권, 70행)에는 ‘to’의 복수인 ‘ta’가 등장한다. 그러나 이 경우는 정관사를 동사나 형용사를 명사화하는 데 사용한 것이 아니다. 정관사 ‘to’가 ‘to psuchron(차가운 것)’, ‘to noein(생각하는 것)’ 등과 같이 추상화를 위해 쓰인 것은 헤라클레이토스에 와서부터다.
(/ p.278)

자연의 수학화는 피타고라스학파의 “수가 하늘과 자연을 만들어낸다”라는 우주론과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수를 지니고 있다”라는 인식론에 두 발을 딛고 서 있다. 요컨대 수가 우주와 인간의 정신을 이어주는 튼실한 교량인 셈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지만, 만일 피타고라스가 “우주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우주가 이해 가능하다는 점이다”라는 아인슈타인의 경탄을 들었더라면 어떻게 반응했을까? 짐작건대 그는 여느 때처럼 신비롭게 웃으며 “그것은 우주가 수로 만들어져 있고 우리의 영혼이 그것을 상기(想起)할 수 있기 때문이라네”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 p.335)

철학자뿐 아니다. 20세기에는 양식 있는 과학자들도 역시 자연을 객관화, 수량화했던 근대적(또는 데카르트적) 사고에서의 전환을 종용했다. 양자물리학이나 인지생물학과 같은 새로운 과학들이 자연은 인간과 분리된 ‘객관적 대상’이 아니고, 오직 인간의 물음과 행위에 의해 드러나는 ‘상호주관적 현실’이라는 사실을 밝혀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새로운 세계관이 요구하는 것은 수를 통한 자연의 정복이 아니라 수에 의한 자연과의 조화, 곧 피타고라스 스타일이다. 요컨대 20세기에는 과학자들도 자연을 분리된 원자들의 조합으로 본 ‘데모크리토스 스타일’에서 자연이 하나의 거대한 조화, 곧 코스모스라고 간파한 피타고라스 스타일로 돌아가자고 외치기 시작했다.
(/ p.361)

수사학은 민주주의, 그리고 상대주의와 함께 자라났다. 어떤 것이 절대적 진리인 양 지배하는 땅에서는 수사학도 민주주의도 자라지 못한다. 반대로 민주주의가 성한 곳에서는 상대주의와 수사학이 판을 친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그렇듯이 말이다! 프로타고라스를 비롯한 소피스트들이 주장했던 것은 인식론적 또는 도덕론적 상대주의였는데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신랄하게 비판했지만) 그것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결코 허술하지 않은 철학적 입장을 디딤돌로 딛고 있었다.
(/ p.394)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가 그렇듯이, 수사학적으로 뛰어난 연설문의 낭송과 암송은 문체나 기예를 그대로 복사하거나 모방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의 목적은 우리의 뇌 안에 정신적 문법을 구성하고, 그것이 만드는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우리가 시나 연설문을 낭송또는 암송할 때 우리의 뇌에서는, 동양화를 배우는 사람이 스승의 작품을 복사하거나, 작곡 공부를 하는 사람이 기존의 훌륭한 작품들을 베껴 쓸 때(이 일에는 서양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바흐J. S. Bach가 전범이다)와 유사한 현상이 일어난다. 이때 우리의 뇌는 작품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 안에 들어 있는 정신의 패턴을 모방한다. 그럼으로써 언어와 학문, 그리고 예술을 익히고 재창조한다.
(/ p.451)

근대적 이성은 동일률과 모순율에 뿌리내리고 있다. 따라서 만일 우리가 이 이성을 개조하려고 한다면,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이 그리했듯이) 밖으로 드러난 획일성, 전체성, 주체성, 역사성을 다양성, 개별성, 타자성, 현재성으로 대치하려는 노력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것은 단지 피상적이고 일시적인 처방일 뿐이다. 리오타르의 ‘다원적 이성’, 하버마스의 ‘의사소통의 합리성’, 로티의 ‘유대성’ 등이 바로 그렇다! 이보다 근본적인 약방문이 대안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뿌리까지 내려가 그 뿌리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
근본적으로 다르게 인지하고, 다르게 판단하고, 다르게 행동하게 하는 새로운 사유 방식이 필요하다. 나는 이 책에서 살펴본 생각의 도구들이 그 대안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은유, 원리, 문장, 수, 수사라는 생각의 도구들은 (우리가 본문에서 이미 수차례 확인했듯이) 동일성(sameness)이 아니라 유사성(similarity)에 그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reason’이라 불리는 근대적 이성이 동일성을 근거로 한 사유 방식이라면, ‘logos’가 상징하는 생각의 도구들은 유사성을 근거로 한 생각의 패턴이다.
(/ p.464)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28종
판매수 44,649권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과 튀빙겐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선택하고 그것을 향해 스스로 변화하게 하는 것이 철학의 본분이라 여기며, 대중과 소통하는 길을 끊임없이 모색해왔다. 그 결과 《신: 인문학으로 읽는 하나님과 서양문명 이야기》 《데칼로그》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 2》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철학카페에서 시 읽기》 《영화관 옆 철학카페》 《타르코프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설득의 논리학》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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