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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 책쓰기 동아리가 쓰고, 김묘연 엮은 『시이언스』는 2020 대구광역시 교육청 책쓰기 프로젝트로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과학에서 찾은 삶의 이야기, 詩로 말하다

대구교육청 학생저자 출판지원 프로젝트에서 선정된 책으로, 대구 과학고등학교 동아리 학생들이 과학을 주제로 쓴 시집이다.
‘과학과 시’는 왠지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든다.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라는 시 구절처럼 과학과 삶의 한 단면의 공통분모를 찾아 시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중력의 법칙으로 사랑의 끌림을 생각하고, 시에서 영감을 얻은 학생저자들은 과학적인 원리들을 삶과 연결하는 ‘과학시’를 써내려갔다. 과학과 삶을 하나로 연결하는 통찰력이 필요하고, 일상 속에 숨어 있는 과학의 원리들을 찾게 되고, 모든 촉각을 세워 삶을 관찰하기도 하였다.
다양한 과학의 영역을 ‘마음’과 접목시켜 시를 완성하였고, 그 과정을 통해 ‘인문을 가슴에 품은 과학도’의 모습으로 거듭나기도 하였다.

- 대구광역시교육청은 〈대구광역시교육청 책쓰기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2009년부터 책을 읽기만 하는 소비자로서의 학생에서 책을 생산하는 저자가 될 수 있도록 책쓰기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매년 학생들이 책쓰기 교육을 통해 학생저자로 탄생하고 있다.

■프롤로그 / 과학과 삶의 공통분모 찾기, '통찰시' 쓰기-김묘연 004
■작가 소개詩 012

물리시
詩속 마음을 움직이는 시
물리-박지현 / 끝없는 고독-김태겸 / 불확정성 원리-양준혁 / 전지-모수현 / 검은 점-김태겸 / 정상파-김근영 / 거울-안해원 / 만유인력-김민성 / 전위차-모수현 / 불확정성-박지현 / 불확정성 원리-이윤형 / 창밖-김근영 / 지렛대-박지현 / 광전 효과-안해원 / 그런 순간이 있었다-안해원 / 초고속 카메라-홍서현 / 떠돌이-이채원 / 안경-박지현

화학시
詩약 마음을 반응시키는 시
화학-박지현 / 반응속도-홍서현 / LoVE-smosis-안해원 / 바닥상태-모수현 / 공유 결합Ⅰ-안해원 / 공유 결합Ⅱ-안해원 / UV-VIS-홍서현 / 일그러진 결합-이채원 / 강당에서 우리-김민성 / 두 원자 이야기-김민성 / 엔트로피 1-박지현 / 엔트로피 2-박지현 / 현미경-홍서현 / 레고 세상-김태겸 / 원심분리기-홍서현

생물시
詩PR 마음을 되살리는 시
Escherichia coli-차서현 / 수정-모수현 / 얼음으로 만든 성-양준혁 / 비과학적 과학-김우현 / 생명-이정원 / 생명과학-박지현 / 배신자-김근영 / 콩닥콩닥-안해원 / 백혈구-김민성 / 나-김우현 / 생명-김우현 / 비타민-김근영 / 기생충-차서현 / 호흡-박지현

지구과학시
詩야 마음을 밝히는 시
지구과학-박지현 / 태풍-이승우 / 봄여름가을겨울봄-안해원 / 목소리-김태겸 / 위성-이채원 / 조차(潮差)-안해원 / 지구-양준혁 / 계곡-박지현 / 어느 날 달이 물었다-안해원 / 그래도 지구는 돈다-김민성 / 한가을-이정원 / 암석 박편-홍서현 / 층의 시간-안해원 / 물의 순환-이승우 / 별-차서현 / 망원경-홍서현 /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김근영 / 태양-박지현 / 우린 모두 별에서 왔다-김태겸 / 바다-박지현 / 연주 시(詩)차-박지현

수학시
493.9Hz 마음을 울리는 시
기하와 벡터-모수현 / 소수-이윤형 / 기리고차-모수현 / 수학-이윤형 / 정다면체-홍셔현 / 지오지브라-김근영 / 수학-박지현 / 곱셈과 나눗셈-홍서현 / 짱친-이채원 / 소마큐브-이정원 / 점근선-이윤형 / 소마큐브-모수현

정보과학시 C언어
詩언어 마음을 써 내려가는 시
정보과학-박지현 / 시작-이정원 / 계산-김민성 / 시리-김민성 / Hello Everyone!-모수현 / 모스-김민성 / 처음-박지현

일상다반 詩
사詩사철 언제나 곁에서
향수-안해원 / 정류장-모수현 / 여름-박지현 / 어려운 시-이정원 / 매화-차서현 / 새벽이 밝아온다-안해원 / 측우기-모수현 / 적포도-박지현 / 사랑하는 아담 스미스-안해원 / 열정-모수현 / 그리움-이정원 / 진로-모수현 / 밤의 연회-안해원 / 나는 과학이 싫다-이윤형 / 이별의 시간-안해원 / 교묘 - 학교 안 길고양이-차서현 / 곤약 젤리-모수현 / 이동식 수업-차서현 / 쓰레기통-이승우 / 짝사랑 1-이정원 / 짝사랑 2-이정원 / 기찻길-모수현 / 봄-안해원 / 침전시 Ⅰ-이채원 / 나는 바람-이승우 / 침전시 II-이채원 / 가을-이승우 / 태풍-모수현 / 0-김민성 / 공명-홍서현 / 가치-이승우 / 피로회복제-차서현 / 빈 물병-모수현 / 짐-차서현 / 밤-이채원 / 묵은실잠자리-이채원 / 나는 당신을 기다립니다-이승우 / 백상아리-박지현 / 가정폭력-차서현 / 사과-모수현 / 우리는 그저 너무 바빴을 뿐이다-홍서현 / 문제가 생긴 문제-이정원 / 피안화 피는 밤에-이승우 / 사시사철-박지현 / 표류-안해원 / 멍-이채원 / 하… 인생-이정원 / 닭-이정원 / 스마트폰-모수현 / 설탕-박지현

■ 프롤로그

과학과 삶의 공통분모 찾기, ‘통찰시’ 쓰기

올해 책쓰기 동아리 학생들과는 시를 써 보기로 했습니다. ‘시’란 무엇인가? 로 시작하자면 시론(時論)으로 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각자의 시론에 맞게 무작정 쓰고 보여주기를 했습니다. 우리의 삶을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찍듯이, 한 단면 단면을 시로 적어 나가며 다른 시인들의 시도 읽고 감상을 나누기도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다가 한 시가 운명처럼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과학고등학교를 다니는 우리 친구들뿐만 아니라 과학책을 읽으면 쉽게 접할 수 있는 과학적 원리입니다. 그런데 이 과학 원리를 다음의 시 구절로 연결한 김인육 시인의 〈사랑의 물리학〉은 우리가 이 시집을 발간하게 된 동기가 되었습니다.

제비꽃같이 조그만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질량은 상태 변화에 상관없이 변하지 않고 계속 같은 값을 유지한다는 법칙이 사랑의 법칙으로 변하여 시를 이끌어 갑니다. 과학과 우리 삶의 한 단면의 공통분모를 기가 막히게 연결한 이 시는 시구에 나오는 것처럼 우리 머릿속에서 진자운동을 멈추지 않게 했습니다.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과학책에서나 볼 만한 뉴턴이나 중력의 법칙을 시에서 만나니 더욱 신선했습니다. 중력의 법칙으로 사랑의 끌림, 그 설렘마저 드러낸 이 시에서 영감을 얻은 우리는 과학적인 원리들을 삶과 연결하는 ‘과학시’를 써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시(詩)’와 ‘’를 결합하여 이 책의 제목인 ‘시이언스’가 탄생하였습니다.

자연 과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편 자연과학과 인간의 일상적인 모습과의 공통점을 찾아 시로 표현해 보는 것을 ‘과학시 창작’이라고 개념 정의를 하고 어려운 과학 용어나 원리들, 과학시를 읽으면서 ‘아하!’하는 깨달음, 공감의 탄식이 절로 나는 시를 창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학과 삶을 한 궤에 꽂아내는 ‘통찰력’이 필요했습니다. 우리 친구들은 ‘생활에의 발견, 과학에의 발견’을 통한 ‘통찰시’ 쓰기로 과학 원리를 아주 가볍게 드러내 보겠다는 야심에 차서 일상을 더 다양하고 다른 각도로, 다른 렌즈로 두리번거리게 되었고, 일상 속에 숨어 있는 과학의 원리들도 찾게 되었습니다.

이런 도전으로 시작한 ‘과학시’ 쓰기, ‘통찰시’ 쓰기라고 이름 붙인 프로젝트는 편의상 교과목 이름인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수학·정보’ 분야를 나눠서 진행하였으며 이는 시집의 각 장으로 나눠 담았습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물리시, 마음을 반응시키는 화학시, 마음을 되살리는 생물시, 마음을 밝히는 지구과학시, 마음을 울리는 수학시, 마음을 써 내려가는 정보시’로 나눠 각 해당 부분에서 인생의 단면과 닮은꼴을 띄는 원리들을 ‘숨은 그림 찾기’ 하듯이 들여다봤습니다. 그리고 일상의 감정을 시로 메모한 것들을 사시사철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시로 ‘일상다반 詩’ 부분에 담았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과학시 쓰기는 생각보다 어려운 점이 있었으며 통찰력 또한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 쓰기에 대한 도전, 시 쓰기와 과학 공부를 연계할 수 있음에 가치를 두고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했했습니다.

더 많은 책을 읽고 소감을 나누고 발상의 전환, 다양한 표현법을 공부하기 위해 미술 관람도 함께 하였습니다. 더 열심히 일상과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시로 표현할 부분들을 찾으면서 늘 머릿속에 화두처럼 담고 다니다 보니 과학시 주제에 조금은 친숙해졌으며 통찰력도 향상되었습니다. 그렇게 과학시를 쓰면서 우리 친구들은 ‘인문을 가슴에 품은 과학도’의 모습으로 거듭났습니다. 일 년 동안 열심히 프로젝트에 참여해 준 동아리 친구들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과학 이야기가 흥미롭지 않은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과학시’를 만나보길 바랍니다. 평소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친 우리 삶의 단면들이 과학 원리와 함께 선명하게 보일 것입니다. 우리 삶에 대한 통찰시 쓰기가 독자에게도 하나의 도전 과제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묘샘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