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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오랜 역사에서 사회의 저류(低流)를 형성하면서 지하수의 수맥처럼 흘러 온 것이 유협(遊俠)들이다. 그들을‘임협(任俠)’, 또는‘호협(豪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유협’은 의리를 중히 여기고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을 말하며, ‘임협’은 체면을 소중히 여기며 강자를 물리치고 약자를 돕는 사람을 말한다. 그리고 ‘호협’은 호걸스럽고 협기가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이들에 있어서 공통되는 점은 협(俠)으로, 의리와 체면과 호걸스러움을 갖춘 사나이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의리를 신봉하며 목숨을 걸고 그것을 실천했다. 이와 같은 ‘유협’들은 야(野)에 있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단순한 서민들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었다. 서민은 뿔뿔이 흩어진 상태, 즉 조직과 구심점이 없는 사람들이었지만, 이 유협들은 강한 동료 의식과 연대 의식으로 굳게 뭉쳐져 있었다. ‘유협’들은 이와 같은 연대감을 발판으로 제도적인 규범과는 별개의 사회를 형성하고 있으면서 때로는 ‘제도권(制度圈), 즉 권력에 협조하는 가하면 권력과 대립하기도 하며 오랜 중국의 역사 속에서 살아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들이 비장하고 있는 에너지는 매우 강력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행동수칙(行動守則)과 의리는 조금도 강요된 것이 아니었다. 그들에게는 그들에게 강요 할 수 있는 어떤 힘도 존재하지 않았으며, 설사 강요되는 일이 있다고 해도 강요에 의해서 행동하지 않았다. 그들의 행동은 모두가 자발적인 것이었다. 때문에 그들의 존재와 행동 양식에 대해서 일반 서민들은 물론 권력자들까지도 때로는 존경하기도 했다. ‘유협’을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이들은 사욕을 버리고, 명예를 탐내지 않고, 사회의 저변에서 권력과 악의 세계에 대한 견제 세력이 되어 주었던 ‘사나이들 중의 사나이’들이었다.

유협열전 遊俠列傳

중국의 오랜 역사에서 사회의 저류(低流)를 형성하면서 지하수의 수맥처럼 흘러 온 것이 유협(遊俠)들이다. 그들을‘임협(任俠)’, 또는‘호협(豪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유협’은 의리를 중히 여기고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을 말하며, ‘임협’은 체면을 소중히 여기며 강자를 물리치고 약자를 돕는 사람을 말한다. 그리고 ‘호협’은 호걸스럽고 협기가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이들에 있어서 공통되는 점은 협(俠)으로, 의리와 체면과 호걸스러움을 갖춘 사나이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의리를 신봉하며 목숨을 걸고 그것을 실천했다. 이와 같은 ‘유협’들은 야(野)에 있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단순한 서민들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었다. 서민은 뿔뿔이 흩어진 상태, 즉 조직과 구심점이 없는 사람들이었지만, 이 유협들은 강한 동료 의식과 연대 의식으로 굳게 뭉쳐져 있었다. ‘유협’들은 이와 같은 연대감을 발판으로 제도적인 규범과는 별개의 사회를 형성하고 있으면서 때로는 ‘제도권(制度圈), 즉 권력에 협조하는 가하면 권력과 대립하기도 하며 오랜 중국의 역사 속에서 살아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들이 비장하고 있는 에너지는 매우 강력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행동수칙(行動守則)과 의리는 조금도 강요된 것이 아니었다. 그들에게는 그들에게 강요 할 수 있는 어떤 힘도 존재하지 않았으며, 설사 강요되는 일이 있다고 해도 강요에 의해서 행동하지 않았다. 그들의 행동은 모두가 자발적인 것이었다. 때문에 그들의 존재와 행동 양식에 대해서 일반 서민들은 물론 권력자들까지도 때로는 존경하기도 했다.
‘유협’을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이들은 사욕을 버리고, 명예를 탐내지 않고, 사회의 저변에서 권력과 악의 세계에 대한 견제 세력이 되어 주었던 ‘사나이들 중의 사나이’들이었다.

시작하면서

제1부 자객편

1 전제(專諸)
오자서(伍子胥)와 전제의 만남
어지럽게 얽힌 왕통
어장검(魚腸劍)

2 자객(刺客) 형가(荊軻)
신삭(辛朔)의 비기(秘技)
고점리(高漸離)와 구도(狗屠)
전광의 부탁
거사를 위한 준비
역수(易水) 강변에서의 송별연
연나라의 멸망

2부 협객편

1 맹상군(孟嘗君)의 식객 풍환
아들의 장래를 위한 포석
후계자로 부상하다
인간들은 모두 쓸모가 있다
계명구도(鷄鳴狗盜)
풍환의 안목
누가대장부인가?
진정한 협객은

2 후노인의 바둑
깨어진 석집의 차
신릉군
현자는 가볍게 움직이지 않는다
깊고도 깊은 ‘숨은 뜻’
현자는 현자끼리
읽지 못한 마지막 수

3 검호주영(朱英)
평원군의 식객들
뒤바뀐 처지
특별한 길동무
죽은자와 산자
이원의 미인계(美人計)
여색은화(禍)의 원인
친구를 찾아서
장님검객의 대단한 솜씨

4 장량과 항백(項伯)
약법(約法) 3장(三章)
항우의 위약(違約)
홍문(鴻門)의연(宴)

5 계포(季布)와주가(朱家)
약속은 꼭 지킨다
천금짜리 사나이
달라진 생각
노예가 되어 팔려가다
사육 당하고 싶어지다
협조 하는 관계
주가(朱家)

6 초나라의 협객
주가를 닮으려고 하는 사나이
전중이라는 사나이
구애에 실패한 수다쟁이
사랑의임협도
전중과 극맹(劇孟)

7 사나이조군(趙群)의 시대
빗나간 심려원모
알 수 없는 마음
협(俠)의정도(正道)는
모정에 끌려가다
계책으로 체면을 세우다
장문지부(長門之賦)

8 운이 좋은 협객 곽해(郭解)
유언을 숨기다
만학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사람
신앙으로 변한 점괘
임협의 신사로 변하다
공손홍의 재등장
흔들리는 신앙심
곽해 일가의 붕괴

중국의 전국시대는 최대의 제후인 진(晋)나라가 분열하여 한(韓)·위(魏)·조(趙)로 갈라진 기원전 403년부터 진의 시황제가 천하를 통일한 기원전 221년에 이르기까지의 약 200년을 말한다. 이 전국200년은 전란이 그칠 사이 없었던 비참한 시대라고 생각되기 쉽지만, 그것은 명치에서 받는 느낌에 지나지 않는다.
차라리 군웅할거(群雄割據)라고 표현하는 편이 이해하기 쉽다.
전국 초기에는 진에서 갈라진 한·위·조의 3국이 중원 국가로서 여러 나라의 중심적 존재로 간주되었다. 이를 삼진(三晋)이라고 한다.
삼진의 북쪽에‘연(燕)’, 남쪽에‘초(楚)’, 동쪽에‘제(齊)’, 서쪽에 진(秦)의 여러 나라가 있었는데, 약간 뒤 진나라들이 삼진을 따라잡으려고 부국강병을 위해 전력을 경주하고 있었다.
이 7대국의 사이에서 때로 힘의 균형이 깨지면 군사적인 행동이 발동되곤 했다. 그러나 줄곧 전쟁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약육강식의 시대이므로 어물어물하다가는 먹히고 만다. 나라마다 내정, 외교, 군사에 걸쳐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 방법은 신분을 불문하고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는 길 밖에 없다.
그 만큼 입신출세의 기회가 많았던 시대는 아마 없었을 것이다.
한 가지 재주, 한 가지 능력이 뛰어나 그 명성이 뭇사람들의 입에 요란스레 오르내리게 되면 제후들은 앞을 다투며 그를 영입하려고 했다. 사상, 논책(論策)의 경쟁시험이 전국적인 규모로 끊임없이 열렸다.
평판만이 입증하므로 허풍도 판을 쳤다. 그런 허풍도 그 교묘함이 극치에 이르면 최고의 재주로 변하게 된다. 유능한 사람은 보다 좋은 지위를 얻으려고 이 나라 저 나라를 두루 돌아다녔다. 그들은‘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찾아 다녔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는 공수 동맹이나 불가침 조약이 몇 겹으로 복잡한 선을 그리며 체결되었다. 그 조약의 준수를 보장하기 위해 볼모가 교환되었다. 볼모가 변형된 왕족끼리의 혼인도 성행했다. 그렇게 되어 전국 시대는 7대국으로 갈라지면서도 각지의 교류는 더욱 활발해지고 교통이나 상업도 비약적으로 발달했다.
(/ pp.108~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