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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담고 싶었던 컵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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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박성우
  • 출판사 : 오티움
  • 발행 : 2020년 06월 17일
  • 쪽수 : 232
  • ISBN : 979113063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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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모자라거나 넘치지 않게
세상을 느슨하고 둥글게 비추는 이야기

한국을 대표하는 서정 시인이자 《아홉 살 마음 사전》으로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까지 사랑받는 박성우 시인이 머그컵 커커의 이야기를 담은 『컵 이야기』. 이 책은 소풍 나왔다 버려진 컵 하나가 자연 속 동식물을 만나게 되면서 저마다의 이야기를 따스하게 풀어가는 형식의 동화다. 박성우 시인은 이 책속에서 독자들이 지친 마음을 내려놓고 쉬어갈 수 있도록 담백한 플롯에 특유의 선한 감수성을 녹여냈다. 거기에 《고슴도치의 소원》으로 서툰 어른들의 마음을 다독인 김소라 작가의 그림이 더해져 마치 아이의 시선처럼 투명하게 컵이 바라보는 세상을 담아냈다.

선 자리에 붙박인 채 움직일 수 없는 컵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어떨까. 버려지고 잊힌다 해도, 다시는 누군가의 입술에 닿을 수 없다 해도, 컵은 자신의 생김새처럼 둥글고 둥글게 세상을 비춘다. 귀처럼 생긴 손잡이로 주위를 둘러싼 생명체들에게 귀 기울여주고, 자기의 안쪽을 온전히 다 내준다. 비가 오면 빗물을 받아 출렁이고, 갈 곳 잃은 덩굴의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묵묵히 한자리를 지키며 주위의 생명체에게 귀 기울이는 것 또한 가치 있는 삶이라고 여긴다. 박성우 시인은 머그컵 커커를 통해 당신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가치가 있고 쓸모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출판사 서평

“금이 가고 깨지더라도
나는 나대로 오롯이 살아가려 해.”

내 안의 아홉 살을 깨운
『아홉 살 마음 사전』 박성우 시인이 들려주는 동화


“제아무리 모가 난 것이라도 컵 안에 담기면 둥글어지고야 만다. 『컵 이야기』는 한없이 둥글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다.” _박성우

“나한테도 발이 있다면 나도 그렇게 한번 살아보고 싶어.” _책 속에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연어』의 안도현 시인은 『컵 이야기』를 읽고 이런 말을 남겼다.

“컵에는 물이나 커피 한 잔만 담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박성우 시인의 머그컵 커커는 놀랍게도 주변의 모든 것을 담고 끌어안고 모든 것과 대화한다. 이 작품을 읽고 나면 이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란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하찮게 여기던 것들을 진정으로 소중하게 생각하게 된다. 사고의 대전환, 우리는 그걸 사랑이라고 부른다. 사랑에 빠지면 누구나 선해진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벌써 이 책의 두께만큼 착해진 듯하다.”

숨 돌릴 틈 없는 일상에 조금이라도 마음 기대어 쉬어갈 데를 찾는 이라면, 여기 지금 당신의 앞에 컵 하나가 놓여 있다. 책장을 펼친 그 순간부터 당신은 박성우 시인이 마련한 컵 안에서 은은히 마음 데워지는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갑자기 낯선 곳에 혼자 6
1. 마음도 날개처럼 딱 10
2. 눈가를 쓱쓱 닦고 30
3. 저 좀 숨겨주세요 54
4. 약속해, 약속할게 78
5. 외로워 외로워 100
6. 괜찮아, 괜찮아 122
7. 내 맘 깊은 곳이 144
8. 네가 있는 쪽으로 186
9. 두려움을 잊은 노래 186
10. 간질간질한 이 느낌 206
에필로그 이렇듯 저마다의 자리에서 228

본문중에서

이 반절의 하트 사이에 검지와 중지를 넣고 손잡이 윗부분에 엄지를 얹어 살짝 들어 올리면 가뿐하게 올려질 컵. 아랫입술과 윗입술을 가볍게 적시며 안에 품고 있는 걸 아낌없이 내어주었을 컵. 하지만 지금은 그저 강가 풀숲에 놓여 있는 컵. 어떤 즐거운 걸음을 따라 나왔다가 혼자 남겨지게 된 컵. 자신을 깜빡 두고 멀어져갔을 발소리를 까막까막 들었을 컵. (중략)
커커는 문득 뭉게구름을 둥실, 담아본다. 연한 햇살과 연둣빛 풀 냄새를 남실남실, 채워본다. 강바람 소리를 둥글게 굴려보고 강물 소리를 동그랗게 품어본다. 이 기분 이 느낌은 뭘까? 물이나 커피같이 일상적인 것만 담아왔을 컵. 그대가 사랑하는 이의 입술보다도 그대의 입술에 더 많이 닿았을 컵. 컵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된다. _ 프롤로그 「갑자기 낯선 곳에 혼자」 중

“너는 어떻게 이렇게 꽃향기를 가득 담고 있을 수 있지?”
“응, 뭔가를 담는 게 내 일이거든.”
커커는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한다. 하지만 실은 얼마 전부터 부지런히 컵 안 가득 장다리꽃 향기를 모았다. 내가 컵이 아니고 양동이이면 좋겠어, 장다리꽃에서 뚝뚝 떨어지는 꽃향기를 아까워하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장다리꽃 냄새를 지금 담아두지 않으면 언제 사라질지도 몰라 허투루 할 수 없기도 했다.
“음, 그런데 말이야. 넌 날개도 없는데 어떻게 향기를 가져와 담을 수 있지?”
은근한 호기심이 생긴 나나가 더듬이로 물음표를 그려 보이며 물었다.
“음, 그거는 간단해. 향기 있는 곳에 내가 있기 때문이지!”_ 「마음도 날개처럼 딱」 중

외로움에 익숙해져 외롭지 않은지도 모르고 외롭지 않기 위해 외로워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거미는 어제도 혼자였고 오늘도 혼자지만 아무렇지 않다. 어제도 아무 일 없이 지나갔고 오늘도 특별한 일 하나 없이 저물고 있지만 괜찮은 하루라고 여긴다. 들떠서 출렁여본 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하지만 그건 아무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거미는 그저 거미답게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유쾌하게 쓸쓸한 시간을 즐길 뿐이다.
거미는 내일도 거미줄에 걸린 아침 이슬이 햇살에 반짝이는 걸 보는 일로 아침나절을 보낼 것이고 거미줄 사이를 지나던 바람이 잠시 거미줄에 걸려 흔들리다 가는 걸 보는 일로 오후를 보낼 것이다. 헐거워진 집을 수리한 보람도 없이 저녁을 맞이할지도 모르고 거미줄 한 가닥을 당겨 한 줄기 달빛이나 싱겁게 튕겨보는 일로 깊은 밤을 건너야 할지 모른다. 먹고사는 일이란 원래 고만고만하게 쓸쓸한 것이라 여기면서. _ 「외로워 외로워」 중

그는 커커의 외롭고 쓸쓸했을 밤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훔친다. 따로 말을 하지는 않지만 낯선 곳으로 와서 두렵고 지루하고 긴 날들을 보내고 있는 게 틀림없을 커커를 생각하며 눈물을 떨군다. 핑핑이가 흘리는 맑고 따뜻한 눈물은 핑핑이의 볼을 타고 흐른다기보다는 곁에 있는 커커의 마음 안쪽 깊은 곳으로 흘러 들어가 투명하고 고요하게 번진다. 갈라지고 부르튼 지점을 찾아내 흐르면서 포근하고 먹먹하게 스며든다. 용케도 물기가 필요한 틈으로 배어들어 아리고 아픈 것들을 위로하고 어루만져준다. _ 「내 마음 깊은 곳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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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1971

저자 박성우는 1971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원광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거미' 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면서 아동문학을, 2009년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저작 및 출판 지원사업에 청소년시가 당선되면서 청소년문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거미', '가뜬한잠', 동시집으로 '불량꽃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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