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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서울교회’라는 공통분모로 모인 열두 명의 시인이
남서울교회 45주년을 기념하여 내는 다섯 번째 동인 시집이다.

남서울교회 45주년 기념 시집을 내며……

70년의 회복, 통일
수금을 울려라
사랑하는 대한민국이여!

시인들에게는 호흡처럼, 기도처럼
떠오르는 시편들이 있습니다
기쁨 속에서 슬픔 속에서

그 시편들이 때로는 하나님을
만나는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기도 하고
말씀드리기도 하는 사랑의 말을
주고받는 연인처럼,

마음에 영원한 사랑을
품고 살아가는 그래서
세상에 부러울 것 하나 없는
언어의 집을 짓는 목수,
그대 시인이여!
_ 시인 양효원

삶의 어느 한순간, 과거를 돌아보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떠오르는 이들의 삶은 복되다 할 것입니다. 지금은 다양한 삶의 부름에 순종하여 각기 다른 교회에서 섬기고 있지만, ‘남서울교회’라는 잊을 수 없는 영적인 고향을 떠올리며 찬송의 시를 읊는 12시인들은, 그런 면에서 행복한 이들입니다.

제법 긴 세월을 각기 다른 삶의 자리에서 섬겼음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남서울교회를 잊지 않고 ‘45주년 기념 문집’을 내기 위하여 추억과 감사를 가진 이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주님이 허락하신 글을 쓰는 은사를 통해 찬양의 삶을 나누는 성도의 교제와 그를 통한 하나님의 영광을 기대하며 12인 공동 시집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12시인들이 한때 남서울교회에서 같이 섬기며 교회를 세우는 일에 자신의 삶을 드린 귀한 분들이라 생각하니, 그저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축사를 즐거이 쓰게 됩니다.

우리는 자기 문제와 행복에 마음을 많이 빼앗기고 사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이 시집이 서로를 돌아보아 격려하고 위로하며 붙들어 주고, 하나님을 향하여 감사하고 감격하는 귀한 통로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이 시집이 나오기까지 애쓰신 모든 분께 심심한 감사를 드리고, 하나님께서 잘 기억하시고 복으로 갚아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

“만일 누가 말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같이 하고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같이 하라 이는 범사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니 그에게 영광과 권능이 세세에 무궁하도록 있느니라 아멘” (벧전 4:11).
- 축사 / 화종부(남서울교회 담임 목사)

갈릴리 배 한 척

한강 물 거슬러 올라
남산이 굽어보는
반포천 언덕

갈릴리 배 한 척 닻을 내려
말씀과 성령으로
장막을 세웠나니
남서울교회 사십오 년

복음의 씨알들
오대양 육대주
새순같이 순결하고
바울 같은 증인들이
여기저기
수만을 헤아린다
찬송의 향연은
하늘을 채우고
해도 달도 사철 따라
피는 꽃들도 주께 찬양 드리나니
어찌 수금을 울리지 않으랴
하늘엔 영광 영광
땅 위엔 성령으로 충만하리니
아멘 아멘으로 화답하노라
_ 축시 / 임만호 장로

※ 남서울교회 동인 시집
비파야, 수금아, 깰지어다 / 크리스챤서적, 172쪽, 값 3,500원
지상의 뜨락에 피운 노래들 / 크리스챤서적, 176쪽, 값 6,000원
나그네된 집에서 부른 노래 / 창조문예사, 208쪽, 값 7,000원
생명의 빛 찬양하라 / 창조문예사, 144쪽, 값 7,000원

축하의 글 화종부(남서울교회 목사)
축시 임만호(시인)

지성찬
감자꽃 필 무렵/세상 빛에 눈이 멀어/부러워할 것 없다/참 웃음/겨울, 화석정에 올라/
소 그리고 그 뼉다구/믿음에 대하여

이난수
그대의 모습/겨울 숲에서 만난 환상/난초/눈물/돌/어느 날 문득/당신에게서 나의 의미는

임만호
묘비석/고향 예배당/오늘 아침 2/나의 영혼/엄마/해님 달님/사랑방

권은영
해님이 서산으로 가는 사연/믿음 2/보리피리 내 고향/호드기의 추억/메르스는 가고/불청객 코로나바이러스/배꽃 마을

김국애
고마운 해국/감꽃 목걸이/만산홍엽/봄의 기별/어머님 전상서/피클을 담그다/눈물의 환희

양효원
기도/길/봄밤/아름다운 사람/임재/어느 한순간에/다둑다둑

윤병옥
원추리꽃/봄날/길상사에서/새벽에/칸나/잔설/항아리

장정자
동행/그리움/나의 자매/라일락꽃 향기처럼/심방/어머니/꽃비가 내립니다

조규원
산 위에서 듣고/신앙생활/주의 일 할 때에/놀라운 변화/갈급/요즈음 기도/예배

천옥희
녹차밭/그분/생명의 빛 예배당/파도 소리/그 손/함박눈/날마다

최재은
갯벌/봄의 부름/그 봄날처럼/경청하는 경이로움/그분의 음성/나 비록 작지만/비가 오면

한해경
강물로 흐르네/당신은 화가/동백꽃/미로/신호등을 기다리며/알바트로스/수국

믿음에 대하여
지성찬

화려한 나뭇잎도
버릴 수 있는 것은

알몸으로 이 겨울을
승리할 수 있는 것은

꽃으로 태어날 수 있는
봄을 믿기 때문이지


그대의 모습
이난수

이쯤에 와서야
그대의 모습이 바로 보인다

불의 깊이
물의 깊이 지나서
스스로
살갗이 비치는 오늘

이쯤에 와서야
그대의 모습이
밝지도
어둡지도 않아서 좋다.
호드기의 추억
권은영

눈 몇 번 감았다 떴을까
그사이 흰머리 되었다
오늘 들녘 나가 추억 하나 주웠지

어릴 적 보리밭 고랑 밟다가
호드기 뽑아 오빠 따라
불던 추억

내 앞에 보리들이 자라 섰네
들녘은 넓은데 부는 아이 하나 없고
나만 한 대궁 뽑아
분홍 목도리 하늘대며
불어 본다
바람이 불 때마다
보리 대궁들이
우우 누우면서 자꾸
옛일만 안겨 주는데

푸른 대궁 위에
빙긋 웃는
오빠 얼굴

봄밤
양효원

고즈넉한 봄밤,
종려나무 숲이 바람에 흔들림같이
서른세 살 청춘들의 마음은 슬프다

그날이 오면, 해산할 여인같이
둥근달의 차오름같이
나무마다 맺힌 꽃망울의 터짐같이
기쁨의 징조, 뚜벅뚜벅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

구원의 봄밤,
종려나무 숲이 바람에 흔들림같이
서른세 살 청춘들의 마음은 슬프다
원추리꽃
윤병옥

뻐꾹새
울고 간 자리
울음마다 꽃잎 되어
원추리꽃 피었다

숲 그늘 깊어서
임 오시는 길 잃을까
꽃 등불 켜 놓고

긴 대궁 안으로
그리움이 차올라서
목을 빼고 서 있다

파도 소리
천옥희

해무에 젖은 달빛
그림자도 없는데

되갈 수 없는 뭍길
보채는 파도 소리

떠나와
그리운 것은
그립도록 놔두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