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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LC, RC 전 8권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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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품의 분류

    책소개

    러브크래프트를 통해 2020년 오늘의 공포와 경이를 보다
    한국 SF의 스타일리스트 홍지운의 기이한 서사 실험

    Project LC.RC

    한국의 대표 SF 작가들이
    오마주와 전복으로 다시 창조하는
    H. P. 러브크래프트의 세계


    김보영, 김성일, 박성환, 송경아, 은림, 이서영, 이수현, 홍지운 그리고 최재훈
    9인의 작가가 호러문학의 거장 러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오마주하며
    2020년 우리의 현실 속 공포와 경이를 그려냅니다.

    러브크래프트를 통해 2020년 오늘의 공포와 경이를 보다
    휘황한 욕망 아래 숨겨진 혐오의 실체를 보라

    Project LC.RC

    FoP 시리즈의 새로운 프로젝트 LC.RC
    2020년 5월 30일 도서 8종 (그래픽노블 1종 포함) 완간

    한국의 대표 SF 작가들이
    오마주와 전복으로 다시 창조하는
    H. P. 러브크래프트의 세계


    김보영, 김성일, 박성환, 송경아, 은림, 이서영, 이수현, 홍지운 그리고 최재훈
    9인의 작가가 호러문학의 거장 러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오마주하며
    2020년 우리의 현실 속 공포와 경이를 그려냅니다.
    러브크래프트를 통해 2020년 오늘의 공포와 경이를 보다
    휘황한 욕망 아래 숨겨진 혐오의 실체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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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황한 욕망 아래 숨겨진 혐오의 실체를 보라

    Project LC.RC

    FoP 시리즈의 새로운 프로젝트 LC.RC
    2020년 5월 30일 도서 8종 (그래픽노블 1종 포함) 완간

    한국의 대표 SF 작가들이
    오마주와 전복으로 다시 창조하는
    H. P. 러브크래프트의 세계


    김보영, 김성일, 박성환, 송경아, 은림, 이서영, 이수현, 홍지운 그리고 최재훈
    9인의 작가가 호러문학의 거장 러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오마주하며
    2020년 우리의 현실 속 공포와 경이를 그려냅니다.
    러브크래프트를 통해 2020년 오늘의 공포와 경이를 보다
    식물에서 번져 나온 몽상과 공포의 두 세계

    Project LC.RC

    한국의 대표 SF 작가들이
    오마주와 전복으로 다시 창조하는
    H. P. 러브크래프트의 세계


    김보영, 김성일, 박성환, 송경아, 은림, 이서영, 이수현, 홍지운 그리고 최재훈
    9인의 작가가 호러문학의 거장 러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오마주하며
    2020년 우리의 현실 속 공포와 경이를 그려냅니다.
    러브크래프트를 통해 2020년 오늘의 공포와 경이를 보다
    인간은 언제 인간이 되는가 묻는 외계에서 온 환영들

    Project LC.RC

    한국의 대표 SF 작가들이
    오마주와 전복으로 다시 창조하는
    H. P. 러브크래프트의 세계


    김보영, 김성일, 박성환, 송경아, 은림, 이서영, 이수현, 홍지운 그리고 최재훈
    9인의 작가가 호러문학의 거장 러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오마주하며
    2020년 우리의 현실 속 공포와 경이를 그려냅니다.
    러브크래프트를 통해 2020년 오늘의 공포와 경이를 보다
    근대 한국사회의 풍경에 침입한 크툴루 악신

    Project LC.RC

    한국의 대표 SF 작가들이
    오마주와 전복으로 다시 창조하는
    H. P. 러브크래프트의 세계


    김보영, 김성일, 박성환, 송경아, 은림, 이서영, 이수현, 홍지운 그리고 최재훈
    9인의 작가가 호러문학의 거장 러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오마주하며
    2020년, 우리의 현실 속 공포와 경이를 그려냅니다.

    출판사 서평

    Project LC.RC
    공포문학의 전설, 러브크래프트를 오마주하고 전복하며
    2020년 오늘날 우리가 마주친 공포와 경이를 그려내다


    한국의 대표적인 SF 작가들이 공포문학의 거장 러브크래프트를 재창조하는 프로젝트. 인간의 깊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새로운 공포와 현실과 환상의 구분이 모호한 세계관, 기괴하고 음산한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을 오마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종차별적이며 남성 중심적이기도 한 그의 낡은 관념은 전복적 시각으로 다시 썼다. 러브크래프트에 대한 오마주로 시작한 작품들은 오늘날 현실 속에서 우리가 마주한 공포의 실체가 무엇인지 날카롭게 묻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식물에서 번져 나온 몽상과 공포의 세계
    혐오 혹은 공감에 관한 다른 두 세계의 이야기


    [뿌리 없는 별들]에는 은림 작가의 〈우물 속의 색채〉와 박성환 작가의 〈공감의 산맥에서〉가 실렸다.

    〈우물 속의 색채〉는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으로 저주받은 황무지가 된 곳, 아컴에서 시작한다. 기이한 생태와 변이에 대한 괴담들이 전해 내려오는 오염 지역은 이제 아무도 살 수 없었고 저수지가 될 예정이다. 여성 식물학자 호프는 수몰될 위기에 처한 기형 식물들에 대한 보고서를 쓰기 위해 아컴으로 들어간다. 호프는 운석이 떨어진 지역의 식물들이 황홀한 형태와 색채로 변이된 것을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채집하기 시작한다. 그의 앞에 황금빛으로 물결치는 버섯 군락을 채집하려던 중 그것이 어쩌면 발밑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존재가 흔드는 작은 촉수와 같다는 착각을 느낀다. 그때 오색 포자들이 솟구치며 안개 너머에서 수백 개의 촉수들이 호프의 몸을 휘감는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수도사업소의 남자 둘과 함께였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호프는 샘플을 가지고 학교에 돌아와 연구에 몰두하면서, 자신이 꽤 오래 생리를 하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다.

    〈공감의 산맥에서〉의 배경은 1909년 남극 대륙. 남아메리카 곳곳에 흩어져 사는 여성 9인이 복권에 당첨된 기념으로 남극 탐험을 떠난다. 극점으로 향할수록 그들은 시간의 뒤섞임 속에서 환각과 몽상에 빠져들고, 마치 바다나리를 닮은 놀라운 존재를 마주한다. 바다나리는 상처 입은 듯 몇 군데에서 즙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탐험대는 메스를 들고 가르고 쪼개는 대신 표토를 구해 바다나리를 심고, 생육하게 두고, 곁에서 이해하려 한다. 혹한 속의 환상인지 알 수 없으나 그들은 바다나리와 공감한다. 어느 날은 바다나리를 위한 온실에서 경이로운 조각들을 발견한다. 벽면의 부조와 바닥의 환조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언어였다. 그리고 바다나리가 자신의 언어를 통해 말하고자 한 것에는 놀라운 진실이 들어 있는데….

    은림 작가는 러브크래프트의 작품 속 아컴 지역을 배경으로 그동안 펼쳐보였던 식물에 관한 세밀하고 환상적인 상상력에 음산하고 기괴한 생명력을 더해 황홀과 공포가 공존하는 놀라운 공간을 만들어냈다. 작가는 러브크래프트의 작품 〈우주에서 온 색채〉 속 배경으로 직접 들어가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가장 중요한 화자는 새로운 인물이다. 그는 바로 여성 식물학자 호프. 그에게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알 수 없었지만 명백한 건 아컴에서 전해지는 두려운 괴담보다 여성 학자로서 살아가는 일이 그에게는 더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러브크래프트의 서사와 요소들을 정교하게 좇으면서도, 식물과 식물의 ‘의지’에 관한 경이로운 묘사 그리고 한 사회 안에서의 여성의 위치와 정체성에 관한 질문과 함께 〈우주에서 온 속의 색채〉와는 전혀 다른 환상적인 결말로 향한다.

    〈공감의 산맥에서〉는 러브크래프트와 어슐러 르 귄의 각각 한 작품에서 서사와 인물을 정교하게 결합한다. 26쪽에 불과한 분량 안에서, 몽상과 환각의 상태를 닮은 문장들로 인간 의식 너머의 비선형적 시간 흐름에 대해, 남성적 언어 이데올로기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동시에 던지는 경이로운 작품.

    FoP 시리즈의 새로운 프로젝트 LC.RC
    2020년 5월 30일 도서 8종 (그래픽노블 1종 포함) 완간 예정

    1차 출간 | 2020년 4월 30일 <

    Project LC.RC
    공포문학의 전설, 러브크래프트를 오마주하고 전복하며
    2020년 오늘날 우리가 마주친 공포와 경이를 그려내다


    한국의 대표적인 SF 작가들이 공포문학의 거장 러브크래프트를 재창조하는 프로젝트. 인간의 깊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새로운 공포와 현실과 환상의 구분이 모호한 세계관, 기괴하고 음산한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을 오마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종차별적이며 남성 중심적이기도 한 그의 낡은 관념은 전복적 시각으로 다시 썼다. 러브크래프트에 대한 오마주로 시작한 작품들은 오늘날 현실 속에서 우리가 마주한 공포의 실체가 무엇인지 날카롭게 묻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몸은 있으나 그것을 둘 곳 없는 존재들
    그들에게 찾아온 외계의 빛과 소리의 환영들
    사람이 될 기회를 노리는 ‘저들’의 이야기


    겨울을 앞둔 지하철역. 역에 온지 오래되지 않은 신참 노숙인 김영준은 여학생에게 집적거리는 남자 둘에게 대항했다가 처참하게 두들겨 맞는다. 다음 날 간절하게 드는 집 생각을 어렵사리 떨친 그의 앞에 ‘강 선생’이 나타나는데, 노숙인 치고는 이상할 정도로 밝고 매사에 긍정적인 그는 어찌된 일인지 홀리듯 순식간에 사람의 마음을 얻어낼 줄 안다.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서도 두둑이 현금을 받아내는 모습을 보여주며‘강 선생’은 영준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요령을 알려줄 테니 매일 밤 강 둔치의 공원으로 나오라는 것. 그날 오후, 영준은 강 선생에게서 받은 두툼한 돈 봉투를 품에 넣고 PC방 한 구석에 앉아 밤을 기다린다. 새벽 추위 때문에도, 시선을 둘 곳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지쳐 있던 그에게 슬며시 꿈인 듯 환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아득한 우주 너머로부터 들려오는 기묘한 불협화음들. 어둠과 색깔의 바다가 출렁이며 그에게 한 가지 확신에 찬 생각이 흘러든다.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확신. 그날의 약속과 관계된 일일까? 그러나 약속된 시간, 영준은 예상치 못한 비극을 맞이한다.

    몸은 있으나 그걸 둘 곳 없어 투명인간이 된 사람들이 자리한 곳에서, 이 소설은 시작한다. 한 노숙인의 죽음과 그 죽음의 실체를 밝히려 고군분투하는 또 다른 노숙인. 김영준은 차별과 혐오의 시선 속에서 움츠린 삶이 익숙하지만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도움을 청하는 일에는 망설이지 않는다. 경찰조차도 불가능한 수사라는 핑계로 사건을 덮으려 하지만 그는 목숨을 건 추격을 멈추지 않는다. 그를 돕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나, 어느 순간 김영준은 자신을 돕는 미지의 존재를 알아차리게 된다.
    이렇게 작가는 러브크래프트의 공포관에 자리 잡은 차별과 혐오에 집중하며 오히려 이를 전복한다. 아득한 우주의 심연으로부터 주인공을 옭아매는 미지의 존재는 공포를 일으키는 혐오가 아니라, 연대의 가능성을 탐지하는 희망의 빛이다. 소설에서 두려움을 일으키는 것은 낯선 존재가 아니라 공권력을 가진 이들의 기만, 보통 사람들의 시선이다. 러브크래프트의 공포관에서 출발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초월적 존재를 통해 희망을 말하는 소설. 이러한 다른 관점의 오마주를 통해 러브크래프트 이후 공포소설의 의 계보는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FoP 시리즈의 새로운 프로젝트 LC.RC
    2020년 5월 30일 도서 8종 (그래픽노블 1종 포함) 완간 예정

    1차 출간 | 2020년 4월 30일

    [악의와 공포의 용은 익히 아는 자여라] 홍지운
    [별들의 노래] 김성일
    [우모리 하늘신발] 송경아
    [뿌리 없는 별들] 은림, 박성환

    2차 출간 | 2020년 5월 30일 예정
    [역병의 바다] 김보영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이서영
    [친구의 부름](그래픽노블) 최재훈
    [외계 신장] 이수현
    Project LC.RC
    공포문학의 전설, 러브크래프트를 오마주하고 전복하며
    2020년 오늘날 우리가 마주친 공포와 경이를 그려내다


    한국의 대표적인 SF 작가들이 공포문학의 거장 러브크래프트를 재창조하는 프로젝트. 인간의 깊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새로운 공포와 현실과 환상의 구분이 모호한 세계관, 기괴하고 음산한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을 오마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종차별적이며 남성 중심적이기도 한 그의 낡은 관념은 전복적 시각으로 다시 썼다. 러브크래프트에 대한 오마주로 시작한 작품들은 오늘날 현실 속에서 우리가 마주한 공포의 실체가 무엇인지 날카롭게 묻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크툴루의 세계로 연결되는 기이한 환영의 방
    자신도 몰랐던 죄를 깨닫는 순간의 견딜 수 없는 공포
    고요와 광기를 오가는 압도적 조형의 공간들


    아이돌 가수의 자살 이후 갑자기 잠적한 친구. 대학생 원준은 이 주 동안 학교에 나오지 않은 진구의 자취방을 찾아간다. 지상에서 몇 계단을 내려가는 반지하의 방. 그늘진 문 앞에 서서 이름을 부르고 문을 두들겨보지만 인기척이 없다. 평소처럼 원준은 손잡이 위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안으로 들어선다. 조용한 내부. 하지만 예상 외로 진구는 침대에 앉아 아무 일 없다는 듯 원준을 맞이한다. 그리고 문득, 원준의 눈에 기묘한 형체의 작은 조각상이 들어온다. 방구석에 덩그러니 놓인 조각상 그리고 갑자기 차가워진 진구의 태도. 놀라 그를 바라보는 순간 진구의 형상이 검게 지워진다. 그 순간 뒤에서 들리는 진구의 목소리….
    진구는 얼마 전 자살한 아이돌 가수에 대한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낸다. 학교 친구들이 뒷담화하던 그 사건에 대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원준은 수군거리던 학교 친구들의 입을 떠올린다. 진구와 헤어진 원준은 다시 그의 자취방을 찾고, 좁은 방으로 들어서는 순간, 또 다시 환영에 빠지는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악몽이 반복되고, 원준의 의식은 먼 우주 어딘가 혹은 그의 내면 어딘가에 숨겨진 어두운 시공간으로 흩어진다.

    BTS RM의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를 연출하며 화제를 모은 최재훈 작가가 Project LC.RC 8종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는 그래픽노블을 쓰고 그렸다. 작가는 이 프로젝트의 8종 도서 전체 표지 그림을 맡아, 각각의 소설 서사에서 충실하면서도 전체 표지를 연결하면 크툴루 신화로 재탄생하는 장대한 아트워크를 선보이기도 했다.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펜으로 파격적인 판면을 연출하며 고유의 스타일을 확고히 다진 작가는 이 작품에서 고요와 광기의 시간을 순간적으로 오가며 착란 상태를 유도하는 환상적인 공간을 창조해냈다.
    소셜 미디어에서 가볍게 떠도는 말들이 결국 칼이 되어 누군가의 죽음으로 이어진 사건들을 우리는 적지 않게 접한다. 별생각 없이 내뱉은 작은 의심이나 혐오 표현이 당사자에게는 견딜 수 없는 일이겠지만, 대개 발화자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 그때의 절망적 두려움은 러브크래프트의 설명될 수 없고 실체를 찾을 수도 없는 공포와 닮았다.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전하려는 것은 죄의식을 인지하는 순간의 공포다. 형벌의 두려움이 아니라, 나로 인해 누군가가 불행해진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체감하는 감정, 그 공포를 쓰고 그렸다.

    FoP 시리즈의 새로운 프로젝트 LC.RC
    2020년 5월 30일 도서 8종 (그래픽노블 1종 포함) 완간

    1차 출간 | 2020년 4월 30일

    [악의와 공포의 용은 익히 아는 자여라] 홍지운
    [별들의 노래] 김성일
    [우모리 하늘신발] 송경아
    [뿌리 없는 별들] 은림, 박성환

    2차 출간 | 2020년 5월 30일
    [역병의 바다] 김보영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이서영
    [친구의 부름](그래픽노블) 최재훈
    [외계 신장] 이수현
    Project LC.RC
    공포문학의 전설, 러브크래프트를 오마주하고 전복하며
    2020년 오늘날 우리가 마주친 공포와 경이를 그려내다


    한국의 대표적인 SF 작가들이 공포문학의 거장 러브크래프트를 재창조하는 프로젝트. 인간의 깊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새로운 공포와 현실과 환상의 구분이 모호한 세계관, 기괴하고 음산한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을 오마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종차별적이며 남성 중심적이기도 한 그의 낡은 관념은 전복적 시각으로 다시 썼다. 러브크래프트에 대한 오마주로 시작한 작품들은 오늘날 현실 속에서 우리가 마주한 공포의 실체가 무엇인지 날카롭게 묻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눈이 멀듯한 불꽃의 신을 내게 강림시킬 수 있다면!
    모든 의미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혼돈과 광기의 굿판


    “나에게는, 미친 여자가 된다는 것이 언제나 죽기보다 공포스러운 일이었다.” 학위를 따기 위해 굿판을 쫓아다니지만 세상에 어떤 불가사의나 신비가 있다고 믿지 않는 민서.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정신을 놓은 어머니를 치료한답시고 굿판이 벌어졌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있기는 하지만, 그는 굿은 물론이거니와 종교도, 신도, 당연히 초능력 따위도 믿지 않았다. 굿판 자체는 박력 넘치는 공연 예술이기에 매력적이었으나, 무당들은 자기 잇속도 잘 챙기는 영리한 사람들이었고 연구자가 오면 그들이 원하는 게 뭔지 알아차리고는 맞춰주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민서에게 흥미로운 제안이 들어온다. 진짜배기 무당을 보고 싶지 않느냐는 것. 연구자 만나는 것도, 홍보해주는 것도 싫어하는 진짜 무당이 있다는 것이다. 논리와 이성을 무엇보다 중요시하고 자신이 ‘믿지 않는’ 사람임을 자랑스럽게 여겼던 민서. 그러나 그와 동시에 어딘가 진짜가 있을지 모른다는 열망도 함께 품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나사 풀린 아저씨이자 아마추어 연구자인 황 선생의 제안으로 그는 ‘금단의 집’에 들어선다. 백 년 전부터 기이한 죽음이 끊임없이 일어났다는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적산가옥이다. 안으로 들어가자 높은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가 레이스처럼 거미줄을 늘어뜨렸고, 무당들은 빨갛고 파란 원색이 하나도 없는 흰 소복차림으로 둘러서 있다. 이곳에서 민서는 기이한 체험으로 만신 경자를 마주친다. 짧은 환각과도 같은 순간이었지만 그날은 사전 연습이었을 뿐, 아직 본 굿판은 아직 열리지도 않았는데.

    어슐러 르 귄, 조지 R. R. 마틴, 옥타비아 버틀러의 작품 등 굵직한 SF, 판타지를 백여 권 옮긴 역자이자, 인류학을 전공하며 굿판을 돌아다니고 무속 연구를 해온 이수현 작가가 크툴루와 한국의 만신이 공포의 대결을 펼치는 소설을 펴냈다. 작가는 “러브크래프트의 공포와 광기가 거의 ‘외부’를 향해 있었기에, 뒤집어서 ‘내부’의 공포를 다루보고”자 했다. 이야기는 광기의 굿판과 음산한 가옥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정말로 공포스러운 일은 논리와 이성으로 끊임없이 자신을 검열하는 젊은 연구자 민서의 내면에서 일어난다. 깊은 밤 금단의 집 지하실에서 신을 맞이할 시간을 기다리며, 노만신 경자는 문득 한마디 말로 민서의 깊은 속에 도사리는 두려움의 실체를 건드리고 풀어준다. “어떤 일은 그냥 일어나지요.” 이 우주는 이치에 닿지 않고 세상은 인간에 무관심하다는 진실. 그것은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는 러브크래프트식 절망적 공포이지만, 경자는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리고 이어지는 혼돈과 광기의 마지막 굿판. 민서는 ‘금단의 집’ 저 깊은 곳에서 놀라운 공간을 맞닥뜨리는데. 이 모든 공포는 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FoP 시리즈의 새로운 프로젝트 LC.RC
    2020년 5월 30일 도서 8종 (그래픽노블 1종 포함) 완간

    1차 출간 | 2020년 4월 30일

    [악의와 공포의 용은 익히 아는 자여라] 홍지운
    [별들의 노래] 김성일
    [우모리 하늘신발] 송경아
    [뿌리 없는 별들] 은림, 박성환

    2차 출간 | 2020년 5월 30일
    [역병의 바다] 김보영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이서영
    [친구의 부름](그래픽노블) 최재훈
    [외계 신장] 이수현
    Project LC.RC
    공포문학의 전설, 러브크래프트를 오마주하고 전복하며
    2020년 오늘날 우리가 마주친 공포와 경이를 그려내다


    한국의 대표적인 SF 작가들이 공포문학의 거장 러브크래프트를 재창조하는 프로젝트. 인간의 깊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새로운 공포와 현실과 환상의 구분이 모호한 세계관, 기괴하고 음산한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을 오마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종차별적이며 남성 중심적이기도 한 그의 낡은 관념은 전복적 시각으로 다시 썼다. 러브크래프트에 대한 오마주로 시작한 작품들은 오늘날 현실 속에서 우리가 마주한 공포의 실체가 무엇인지 날카롭게 묻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전염병으로 격리된 사람들, 무력함의 공포 속에서
    우리가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상대는 누구인가


    새벽녘의 청량리역. 경호원 무영은 엄마보다 자기가 더 좋다는 사랑스러운 조카와 동해로 떠나는 기차를 기다린다. 그러나 출발 직전 재난문자가 울리고, 대합실 TV엔 아침 토크쇼 대신 철썩이는 동해 바다와 함께 속보 자막이 다급하게 흐른다. “동해안 해원항 10킬로미터 지점 강도 6.2 지진 / 해저화산 분출 가능성.” 때마침 도착한 강릉행 기차. 사람들은 수군거리면서도 관성적으로 기차에 오른다. 이상한 일이지만 평온한 승강강, 기차는 얌전히 레일 위에 기다리고 있다. 무영은 이 순간이 너무나 또렷해 잊히지 않는다. “현아… 무슨 일 났나 봐. 다음 차 타자.” 이 말 한마디만 했었더라면. 이제 무영은 매일 밤 고통 속에서 새벽의 청량리역을 생각한다.
    삼 년 후, 새벽녘의 동해안 해원마을. 무영은 서늘한 달빛이 스며드는 산중턱의 버려진 폐가에 들어선다. 군용 나이프를 허리에 차고 ‘…어쩌면 오늘이 날인지도 모른다’고 매일같이 되뇌며 괴인들을 잡으러 다니는 무영. 고대의 세균에 감염된 ‘동해병자들’은 뒤틀려 처참해진 얼굴로, 지독한 생선 비린내를 풍기며 곳곳에 숨어 있다. 무영은 전염병이 퍼지며 경찰력까지 무너진 이곳에서 자가격리를 어기고 뛰쳐나온 자들을 추적하는 자경단으로 살고 있다. 썩은 생선과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점령한 해안, 온몸을 더러운 천으로 둘러싼 병자들. 봉쇄된 이곳에 어느 날 초현실적 풍경처럼 멀끔한 행색의 남자가 마을버스를 타고 도착한다. 연구차 서울에서 왔다는 그는 동네를 들쑤시고 다니며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실상을 파악하기 시작하는데. 이곳에서 일어난 믿을 수 없는 일들을 그는 제정신으로 보고할 수 있을까?

    한국의 대표적인 SF 작가로 꼽히는 김보영 작가가 전염병이 창궐한 어촌을 배경으로 광기와 혐오의 비린내 가득한 SF 활극을 발표했다. 작가는 지상과 바다의 흔적들이 뒤섞이며 기괴한 아름다움과 공포가 공존하는 그로테스크한 공간을 축조하며 피비린내 나는 액션을 펼친다. 감염된 자와 감염되지 않은 자, ‘적’과 ‘우리’가 뒤섞이고 모호해진 채 그사이를 번민하는 주인공 무영은 목숨을 건 추격을 펼치며 이 모든 공포의 근원을 향한다. 인간을 죽음으로 향하도록 이성의 끈을 끊어버리는 저 공포의 실체는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의 내부, 외부 어디에 존재하는가? 나와 같은 사람과 나와 다른 존재는 어떻게 구분되는가? 실체도 없이 우리를 무력감과 광기로 몰아가는 저 초월적 존재의 공포는 과연 우리 사회 어디에서 연유하는가? 코로나19로 인한 격리와 혐오를 체험한 우리에게는 묘한 현실감을 전하며 단숨에 공포와 절망의 끝으로 독자를 인도하는 스릴러를 덮고 나면 고통스러운 질문들을 마주하게 되는 작품.

    FoP 시리즈의 새로운 프로젝트 LC.RC
    2020년 5월 30일 도서 8종 (그래픽노블 1종 포함) 완간

    1차 출간 | 2020년 4월 30일

    [악의와 공포의 용은 익히 아는 자여라] 홍지운
    [별들의 노래] 김성일
    [우모리 하늘신발] 송경아
    [뿌리 없는 별들] 은림, 박성환

    2차 출간 | 2020년 5월 30일
    [역병의 바다] 김보영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이서영
    [친구의 부름](그래픽노블) 최재훈
    [외계 신장] 이수현
    Project LC.RC
    공포문학의 전설, 러브크래프트를 오마주하고 전복하며
    2020년 오늘날 우리가 마주친 공포와 경이를 그려내다


    한국의 대표적인 SF 작가들이 공포문학의 거장 러브크래프트를 재창조하는 프로젝트. 인간의 깊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새로운 공포와 현실과 환상의 구분이 모호한 세계관, 기괴하고 음산한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을 오마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종차별적이며 남성 중심적이기도 한 그의 낡은 관념은 전복적 시각으로 다시 썼다. 러브크래프트에 대한 오마주로 시작한 작품들은 오늘날 현실 속에서 우리가 마주한 공포의 실체가 무엇인지 날카롭게 묻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절대로 이 세계의 일원이 될 수 없는 자들
    휘황한 욕망 아래 숨겨진 혐오의 실체를 보라


    냉증과 악취 때문에 고생하는 건설회사 직원 이슬. 생리통이 심할 땐 자궁을 뜯어내 반으로 갈라 햇볕에 산뜻하게 말리는 상상을 하곤 한다. 걱정해주는 남자 친구에게도 창피하고 우울한 마음이 들어 슬은 어느 날 질정제를 주문하고 출근 전부터 찬 바닥에 누워 약을 넣는다. 그날은 1935년 일제 강점기에 설계된 서울의 유명 백화점 건물 보수 문제로 중요한 미팅이 있다. 슬이 맡은 일은 공교롭게도 이 백화점의 악취를 잡는 것. 주얼리와 백이 전시된 1층 부티크 매장 아래에서 익숙한 악취가 올라오고, 슬은 바닥을 뜯어보기 전 1935년에 작성된 건축 문서를 빼돌려 살피기 시작한다. 부서질 듯 낡은 문서에는 역시나 악취에 대한 보고가 들어 있다. 그리고 바닥 아래 무언가를 보고 실성한 사람들에 대한 짧은 기록과 수수께끼 같은 말 “빈오재”가 반복되는데.
    자궁을 꺼내 뽀송하게 말리는 건 불가능하지만, 건물 공사라면 다르다. 슬은 어딘가 자신의 문제와 비슷한 이 건물을 파헤쳐보고 싶다. 그곳의 지상에선 휘황한 조명 아래 하루를 견뎌가는 노동자들의 눈물을 마주하고, 지하에선 불가사의한 힘을 지닌 노인을 맞닥뜨린다. 새세계 백화점의 지하에는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왜 이 비밀과 오래된 공포는 슬에게 열리는 것일까?

    이 작품은 휘황찬란한 자본의 정점, 한국의 백화점을 무대로 러브크래프트의 공포와 혐오를 다시 쓴 소설이다. 러브크래프트의 공포 중 상당수가 혐오하는 자의 내면으로부터 출발하지만 이 소설의 공포는 혐오당하는 자로부터 시작된다.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가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인간을 무력하게 하는 초월적 존재라면, 오늘날 ‘낮은 곳에’ 임한 사람들에게 그런 존재는 자본과 혐오일 것이다. 작가는 백화점 쇼윈도 아래에서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협력업체 노동자들, 혐오 표현에 상처 입은 여성들의 일상적 공포로부터 크툴루를 본다. 자본의 욕망이 백화점이라는 공간을 통해 화려한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 일제 강점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차곡차곡 쌓인 힘없는 노동자들의 피와 눈물은 가장 ‘혐오스러운’ 형식으로 크툴루가 되어 공포를 되돌려준다. 오늘날 한없이 낮은 위치에서 살아가는 노동자의 현실에 대하여, 그들이 일상에서 겪는 혐오 표현에 대하여 거리낄 것 없이 날것의 언어로 풀어내는 것만으로도 충격을 던지는 호러소설.

    FoP 시리즈의 새로운 프로젝트 LC.RC
    2020년 5월 30일 도서 8종 (그래픽노블 1종 포함) 완간

    1차 출간 | 2020년 4월 30일

    [악의와 공포의 용은 익히 아는 자여라] 홍지운
    [별들의 노래] 김성일
    [우모리 하늘신발] 송경아
    [뿌리 없는 별들] 은림, 박성환

    2차 출간 | 2020년 5월 30일
    [역병의 바다] 김보영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이서영
    [친구의 부름](그래픽노블) 최재훈
    [외계 신장] 이수현
    Project LC.RC
    공포문학의 전설, 러브크래프트를 오마주하고 전복하며
    2020년 오늘날 우리가 마주친 공포와 경이를 그려내다


    한국의 대표적인 SF 작가들이 공포문학의 거장 러브크래프트를 재창조하는 프로젝트. 인간의 깊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새로운 공포와 현실과 환상의 구분이 모호한 세계관, 기괴하고 음산한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을 오마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종차별적이며 남성 중심적이기도 한 그의 낡은 관념은 전복적 시각으로 다시 썼다. 러브크래프트에 대한 오마주로 시작한 작품들은 오늘날 현실 속에서 우리가 마주한 공포의 실체가 무엇인지 날카롭게 묻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우주적 공포와 지상의 공포가 대면하는 세계
    근대 한국사회의 아련한 풍경에 침입한 크툴루 악신


    외지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산골 마을 우모리. 이 마을은 일제강점기 드란댁이라는 기이한 노파가 만든 이상적이고도 비밀스러운 공동체다.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서 난 사람 없이 모두들 드란댁의 도움으로 고향을 떠나 우모리에 정착한 이주민으로, 사연 없는 사람은 없으나 옛날 얘기 하는 사람도 없다. 마을 땅이 모두 드란댁의 것인데 이 땅을 부쳐 먹고 살아도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완전한 공동체처럼 보였던 우모리. 그런데 어느 해, 하늘이 열린 듯 한 달에 걸쳐 폭우가 쏟아지던 여름, 하늘에서 무언가 떨어져 온 마을을 뒤흔든 거대한 충돌이 일어난 후부터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마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선생이 익사한 채로 발견되고, 마을 우물에 두려운 빛들이 떠돌기 시작한 것이다. 드란댁은 형형색색으로 기괴하게 물든 하늘을 올려다보며 무언가를 결심한다. 그리고 실행에 앞서 주인공 소녀 마리를 불러다 놓고 자신의 먼 과거를 읊어주는데….

    러브크래프트의 우주적 공포와 지상의 공포가 대립한다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이 소설은 공포문학의 계보를 뒤섞는 상상력을 발휘한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과 전쟁을 통과하는 근대 한국사회의 한 풍경에 전혀 있을 법하지 않은 이국의 두 초월적 존재가 침입한다. 그중 지상의 초월적 존재 드란댁은 흥미롭게도 인간들과 공동체를 구성하는데, 그가 ‘농경형 뱀파이어’이기 때문이다. 텃밭처럼 인간을 길러 먹는 뱀파이어라니! 드란댁은 말 그대로 고혈을 빠는 지도자이지만 사람이 죽을 만큼 피를 빨지는 않고, 자신의 인간들이 잘살 수 있도록 충실히 돕는다. 뱀파이어가 만든 이 기묘한 공동체 속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는 외부의 적이 침입했을 때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그들은 계급에 상관없이 자신을 희생해 적에 맞선다. 표면적으로는 두 공포물의 결합이지만 가장 인상에 남는 대목들은,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은, 사람들 사이의 믿음이 온전히 남아 있는 이상적인 공동체의 단면들이다.

    FoP 시리즈의 새로운 프로젝트 LC.RC
    2020년 5월 30일 도서 8종 (그래픽노블 1종 포함) 완간 예정

    1차 출간 | 2020년 4월 30일

    [악의와 공포의 용은 익히 아는 자여라] 홍지운
    [별들의 노래] 김성일
    [우모리 하늘신발] 송경아
    [뿌리 없는 별들] 은림, 박성환

    2차 출간 | 2020년 5월 30일 예정
    [역병의 바다] 김보영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이서영
    [친구의 부름](그래픽노블) 최재훈
    [외계 신장] 이수현
    Project LC.RC
    공포문학의 전설, 러브크래프트를 오마주하고 전복하며
    2020년 오늘날 우리가 마주친 공포와 경이를 그려내다


    한국의 대표적인 SF 작가들이 공포문학의 거장 러브크래프트를 재창조하는 프로젝트. 인간의 깊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새로운 공포와 현실과 환상의 구분이 모호한 세계관, 기괴하고 음산한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을 오마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종차별적이며 남성 중심적이기도 한 그의 낡은 관념은 전복적 시각으로 다시 썼다. 러브크래프트에 대한 오마주로 시작한 작품들은 오늘날 현실 속에서 우리가 마주한 공포의 실체가 무엇인지 날카롭게 묻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이형의 세계관들, 그 내장과 피부를 꺼내어 재결합하는
    한국 SF의 스타일리스트 홍지운의 기이한 서사 실험


    <아기공룡 둘리>를 한국의 코스믹호러라고 강력히 주장해온 홍지운 작가는 경쾌하고도 기이한 스타일로 오마주와 패러디의 가능성을 끝까지 밀어붙인 세 편의 단편소설을 내놓았다. 러브크래프트의 시선으로 <아기공룡 둘리>의 특징적인 장면들을 좇으며 새로운 결말로 향하거나, 바닷속을 배경으로 한 아동용 인기 애니메이션의 인물들을 러브크래프트적으로 재해석한 다음 [모비딕]의 이야기 흐름에 넣는 식이다. 한국 SF의 독보적인 스타일리스트로서 입지를 넓혀 가고 있는 작가는 이 실험작들을 통해 전혀 다른 작품 세계들의 서사와 인물, 관점을 능란하게 비틀고 조합하며 러브크래프트식 공포가 생성되는 지점의 윤리를 파고든다. 자신과 다른 존재, 부류에 대 혐오와 두려움에 기인하는 공포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악의와 공포의 용은 익히 아는 자여라>
    서울시 도봉구 우이천. 아이들이 하천에 떠밀려온 기괴한 얼음탑을 발견한다. 탑의 밑동에는 도마뱀처럼 생긴 것이 간신히 숨만 붙어 있었고, 그 모습을 황홀하게 바라보던 아이들 C와 Y는 보물처럼 도마뱀을 안고 집으로 돌아온다. 아버지 K는 염증이라도 난 것처럼 하얀 뿔을 코에 붙인 이 괴생물체가 불쾌하다. K는 누가 봐도 이상한 이 생물체가 도마뱀일리 없다고 주장하지만 도리어 주변인들은 그를 미친 사람 취급한다. 밤이면 견딜 수 없는 악몽에 시달리던 K는 변해가는 도마뱀의 모습에 고통스러워하고, 꿈과 현실은 분간할 수 없이 뒤섞인다.

    <프로필 사진으로 올린 것>
    주인공 A는 중학생 시절 ‘소수자 차별’ 주제의 발표 수업 준비 때문에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심각한 사회부적응자 B와 연을 맺는다. A의 표현으로 B는 ‘내 영혼의 북극성’이자 ‘내 전용 윤서인’이다. 무언가 고민이 되고 성찰해야 할 문제를 만났을 때 그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지켜본 뒤 그가 고른 선택지만 고르지 않으면 최악의 결과는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놀랍게도 B의 카카오톡 프로필에 B와 한 여성 C가 손을 맞잡고 있는 사진이 올라온다. B는 C와 함께 만나자는 제안을 해오고, A는 이 믿을 수 없는 일의 배후에는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입방해면생명체>
    오이 두 개만 있으면 하루 종일 비비며 놀 수 있는 놀랍도록 순수한 남자 킷캣. 그를 만난 건 부산 여행에서 돈도 아낄 겸 게스트하우스를 나눠 쓸 사람을 찾던 중이었다. 킷캣은 한국말을 잘 못하는 외국인이지만 휴학 중인 대학생 주인공과는 둘도 없는 사이가 된다. 곧 여비가 바닥 나 집으로 돌아가려는 주인공에게 킷캣은 함께 있을 방법이 있다며 일자리를 제안한다. 다름 아닌 잠수함 주방보조 자리. 함장은 킷캣에게 놀아줄 상대가 필요하다며 주인공을 그냥 뽑는다. 수수께끼 같은 항해가 시작되고 며칠 후,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킷캣을 데려가는 함장. 그 후로 킷캣은 불려갈 때마다 녹초가 되어 돌아오는데….

    FoP 시리즈의 새로운 프로젝트 LC.RC
    2020년 5월 30일 도서 8종 (그래픽노블 1종 포함) 완간 예정

    1차 출간 | 2020년 4월 30일

    [악의와 공포의 용은 익히 아는 자여라] 홍지운
    [별들의 노래] 김성일
    [우모리 하늘신발] 송경아
    [뿌리 없는 별들] 은림, 박성환

    2차 출간 | 2020년 5월 30일 예정 /b>
    [악의와 공포의 용은 익히 아는 자여라] 홍지운
    [별들의 노래] 김성일
    [우모리 하늘신발] 송경아
    [뿌리 없는 별들] 은림, 박성환

    2차 출간 | 2020년 5월 30일 예정
    [역병의 바다] 김보영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이서영
    [친구의 부름](그래픽노블) 최재훈
    [외계 신장] 이수현

    [역병의 바다] 김보영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이서영
    [친구의 부름](그래픽노블) 최재훈
    [외계 신장] 이수현

    목차

    별들의 노래
    작가의 말

    우모리 하늘신발
    작가의 말
    우물 속의 색채
    공감의 산맥에서

    작가의 말
    친구의 부름
    작가의 말
    악의와 공포의 용은 익히 아는 자여라
    프로필 사진으로 올린 것
    입방해면생명체

    작가의 말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작가의 말
    역병의 바다
    작가의 말
    외계 신장神將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유성이 떨어진 곳이 황폐화되었다는 보고는 더러 있었다. 지구에는 없는 새로운 물질이 토양을 오염시 켜서 주변의 식생물을 멸족시키거나 기형화시켰다는 보고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 물질로 어떻게 변이되었는지에 대한 장기적인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았다. 아컴에 유성이 떨어진 것은 아주 오래전 일인데도 여전히 오염 지역의 기이한 생태와 변이에 대한 괴담들이 어제 일인 양 전해지고 있었다. 시에서는 아무도 살지 않고 일구지 않는 쓸모없는 땅을 저수지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나는 연구 과제가 물속으로 가라앉기 전에 건져내려고 다급히 달려왔다. 오염 속에서 어떤 식물이 살아남았을까? 그것들은 어떻게 변질되었고, 어떤 새로운 종으로 태어났을까. 자연은 스스로를 복구한다. 복구가 불가능하면 소멸되거나 변이하기도 한다. 만약에 변이가 생존에 이로우면 자손에게 이어진다. 나는 그 모든 것이 알고 싶었다.
    ( '우물 속의 색채' 중에서/ pp.19~20)

    어느새 해가 지고 바람이 술렁대고 있었다. 우물 너머 말라빠진 단풍나무들이 서로 가지를 비비며 어두워지는 하늘에 시커먼 상처 자국들을 그었다. 공기의 밀도가 그물처럼 촘촘해지며 사방을 짓눌렀다. 뭔가가 오고 있었다. 어떤 특별한 시간, 싹이 트고 꽃이 벌어지는 것처럼 극적이고 농밀한 순간이 시작되는 걸 본능이 감지했다. 특정한 장소와 특정한 시간이라는 조건이 갖춰지자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문이 삐거덕 열린 것 같았다. 말라죽은 단풍나무 뿌리 근처에 희미한 빛 안개가 떠돌았다. 아까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빛은 어둠이 깊어질수록 점점 밝게 달아오르더니 뚜렷한 형태를 갖추었다. 버섯이었다. 나는 눈을 의심했다. 버섯은 아주 다양하고, 어디에서나 자란다. 어떤 버섯은 반나절 만에 자라나 갓을 틔우고 포자를 퍼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토록 빠른 시간에 자라는 버섯은 처음 보았다. 진주알 같은 질감과 광택도 이상했다. 아마존 밀림에는 특정한 조건하에 빛을 내는 편광목들이 있긴 했다. 대개 내부에 빛을 내는 곤충류가 서식하거나 특수한 조건하에 주변의 빛을 반사하는 경우로, 스스로 빛을 내는 식물은 보고된 적이 없었다. 나는 나뭇등걸 아래 몸을 웅크리고서 얕은 덤불을 살살 헤쳤다. 반짝이는 포자가 요정의 가루처럼 피어오르며 황금빛으로 물결치는 버섯 군락이 나타났다. 버섯갓은 광대버섯처럼 알록달록한 점무늬가 있는 반투명한 금빛이었고, 진주알 같은 몸체는 어두워질수록 투명해지며 찬란히 빛났다. 황홀한 빛이 말간 버섯기둥 속을 맥동하며 떠다니는 모습은 마치 살아 있는 오색 물고기 같기도 하고, 크고 아름다운 오팔 같기도 했다. 나는 한동안 멍하니 그것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채집 도구를 꺼내 들었다. 가방이 꽉 차 있었지만, 가늠 끈을 풀면 얼마든지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 '우물 속의 색채' 중에서/ pp.45~46)

    불쌍한 것 같으니라고. 아기까지 딸린 채 이 낯선 행성에 오다니. 우리는 그즈음, 이 바다나리 줄기가 지구에서 진화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암묵적으로 그런 결론에 동의하고 있었다. 해 부하거나 거기에 상당하는 분석 결과는 아니었다. 오히려 우리는 베르타의 온실에 해안 근처에서 힘들게 긁어온 표토를 깔고, 붓고, 그녀를 심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남자들은 항상 알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며 자르고 가르고 쪼개서 무엇인가 알아보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세상의 본질은 미지로 물러날 뿐이다. 하지만 우리 여자들은 심고, 생육하게 두고, 지켜보고 이해한다…. 불쌍하다고 해서 동정한 것은 아니었다. 한 생명으로 또 한 생명을 꾸리는 일은 힘들고 고된 일이다. 우리들 중 몇몇은 그것을 겪어서 알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그것이 어떤 것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것은 동정이 아니라 공감이었다.

    가장 인간답고 아름다운 감정은 공감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간답고 아름다운 공감은 낯선 이, 미지 의—아직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공감이다.
    ( '공감의 산맥에서' 중에서/ pp.135~136)

    나는 재킷을 벗어 상대의 얼굴에 뒤집어씌우고, 그대로 소매를 X자로 당겨 목을 조르려 했다. 하지만 머리털이 없어 미끌거리는 머리가 그대로 쑥 빠져나가고 말았다.
    아차 하는 사이에 상대는 괴성을 지르며 몸으로 덮쳐왔다. 나는 균형을 잃고 뒤로 넘어졌다. 나는 황급히 왼손의 진압봉으로 얼굴을 방어하면서 오른손으로는 상대의 팔을 붙잡았다.
    소름 끼치는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아우성치는 상대의 팔은 눈에 띄게 길었다. 상대의 몸집을 생각하면 더욱 그랬다. 골격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해 팔꿈치가 툭 튀어나와 있다. 피부와 근육은 팽팽하게 당겨져 혈관이 다 들여다보였고 관절마다 시퍼런 멍이 들어 있었다. 손가락이 비대하게 길고 손등에는 수포가 드문드문 나 있다. 하지만 그 팔도 이 녀석의 얼굴에 비하면 그리 이상한 편이 아니었다.
    이놈의 입에는 이빨이 두세 개는 더 돋아 있었고, 덕분에 치열이 어그러져서 입술이 말리고 턱뼈가 돌출되어 있다. 다물어지지 않는 입에서는 침이 흘렀고 숨에서는 고약한 악취가 났다. 광대뼈가 돌출되어 얼굴은 퉁퉁 부었고 양옆으로 당겨진 코는 거의 구멍만 남아 있었다. 눈은 시뻘겋게 충혈된 채 돌출되어 있다.
    “푸르부르파바….”
    (/ pp.23~24)

    “아까 오다가 우연히 감염자 얼굴을 봤어요….”
    마치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자기 혼자만 알게 되었고, 그 비밀을 혼자만 품고 있기에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듯한 목소리였다. 숨이 더워지고 호흡이 빨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선생님 연락받고 나오는데 해안가에 엄마와 아이처럼 보이는 둘이 손을 잡고 걸어가는 거예요. 손을 마구 흔들며 인사를 하며 다가갔죠. 주머니에 딸기맛 초콜릿도 있었거든요. 호감을 사서 인터뷰나 딸 생각이었죠. 그런데 애가 나를 보며 걷다가 넘어졌고, 돌풍이 날아와서 두 사람 얼굴을 감싼 천이 벗겨졌어요.”
    우진은 소름이 돋는 얼굴로 레모네이드 잔을 붙잡고 맥주처럼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리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넥타이를 조금 풀어헤쳤다.
    “보는 순간 말문을 잃었어요. 피가 말라붙는 것 같더군요. 현장 연구가 안 되고 있다는 제 생각이 맞았어요. 애가 머리에는 머리털이 하나도 없었는데, 머리를 밀었을 때 흔히 나타나는 모공 자국마저도 없었어요. 그냥 매끈했어요. 햇빛을 받아 번들거리더군요. 게다가 목뼈가 이상 발달해서 목이 앞으로 툭 튀어나와 있고 목 뒤에는 튀어나온 돌기가 보이더군요. 안압이 높아진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둘 다 안면 기형이 심했어요. 턱뼈가 물고기나 개구리처럼 돌출 구조로 변형하고 있더군요. 골격 기형으로 입이 트고 헌 자리에 고름이 끼어 있었고, 피부는 죽은 물고기 같았고, 얼룩덜룩한 반점이….”
    (/ pp.73~74)

    나는 윤희를 옆으로 밀치고 핸드폰 플래시를 켜서 안을 밝혔다. 불빛에 바퀴벌레들이 사방으로 숨어들었다. 안은 밖보다 상태가 심각했다. 누가 집을 더러운 바닷물 속에 푹 담갔다 꺼낸 듯했다. 벽에는 버섯과 따개비가 자라고 있었고 각종 벌레들이 벽에 구멍을 뚫고 꿈틀거리며 기어 다녔다. 축축한 커튼에는 곰팡이가 새까맣게 자라고 있었고 세면대 밥그릇에도 벌레가 둥둥 떠 있었다. 장판에서는 물이 축축하게 올라왔고 밟으면 푹푹 꺼졌다. 물풀이 바닥에 엉겨 붙어 있고 저) 기울어진 바닥에서는 아예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것도 있었다.
    ‘바닷물이다.’
    나는 처참한 집 안 상황을 보면서 생각했다.
    (/ p.84)
    대문 안으로 들어가니 오카차 우카차 우아올라 옹사옹사라는 가사를 되풀이하는 음악이 더더욱 크게 울렸다. K는 질색을 하면서 M의 정원 구석구석을 살폈다. 대문 밖과 다르게 그 안은 이상하리만치 어두웠다. 아니, 어둡다기보다는 공간의 명도가 낮은 것에 가까웠다.
    K는 M의 정원을 보며 위화감을 느꼈다. 그 위화감의 정체는 곧장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 정원에는 식물이라고는 잡초 한 포기도 없었던 것이다. 단지 악취미적인 취향의 전위예술이거나 이국의 독특한 문화가 담긴 것이 아닐까 싶은 조각상들이 두서없이 세워져 있을 뿐이었다.
    “댁은 뭐 하는 양반이기에 이렇게 주말마저 소란입니까?”
    “나는 탐구자요.”
    M은 다시 한번 쩌억, 하고 큰 소리를 내며 웃었다. K는 기도 차지 않는다며 콧방귀를 뀌고는 그의 이야기를 흘려 넘겼다. 무엇을 탐구하는지는 물을 생각도 들지 않았다.
    “선생의 집에 숨어든 그런 존재를 탐구하지.”
    K가 이 한마디를 꺼내기 전까지는.
    (/ pp.20~21)

    K는 연탄집게를 바닥을 향해 내리치면서 도마뱀을 찍어 누르려고 했다. 도마뱀은 수조라는 좁은 우리를 벗어났는지라 더 빠른 속도로 K를 피할 수 있었다. K는 답답해진 나머지 연탄집게를 던져버리고는 온몸을 던져 도마뱀을 덮치려 했다.
    숨이 가빠졌고 천장은 높아졌다. K는 바닥을 네 발로 빠르게 기어다니며 도마뱀을 쫓았다. 도마뱀은 여전히 시선을 돌리면서 웃고 있었다. K는 너무 빠른 속도로 기어다닌 나머지 그만 벽에 부딪혔다. 그 이후로는 꼬리를 흔들어서 균형 맞추는 법을 깨달아 더 집요하게 도마뱀을 쫓았다.
    K는 곧 도마뱀과 1센티미터도 안 되게 가까워지도록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콧등에 난 뿔로 도마뱀을 들이받으려 했지만 도마뱀은 그 육중한 몸을 던져 벽을 타고서 전등갓까지 도망치고 말았다. K는 사방팔방으로 뛰며 분을 참지 못했다.
    (/ pp.30~31)

    중학생이었던 나는 소수자 차별이라는 주제로 발표 수업을 준비하면서 B와 그 패거리에 대해 알게 되었다. 페이스북에서 어째서 여성이 남성보다 임금을 적게 받을 수밖에 없는가에 대해 열변을 토하던 그는 내 과제를 위해서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샘플이었기에 나는 그에게 )지를 보내 연을 맺고 말았다.
    B는 내가 자신의 의견에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이 감명 깊었는지 나에게 무척 우호적이었다. 나는 나대로 그와의 교분을 마칠 이유를 찾지 못했다. B는 내 영혼의 북극성이었다. 무언가 고민이 되고 성찰해야 할 문제를 만났을 때 그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지켜본 뒤 그가 고른 선택지만 고르지 않으면 최악의 결과는 피할 수 있었다. 만약 내가 내린 결론이 B의 결론과 같을 때는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달리 말하자면, B는 내 전용 ‘윤서인’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 pp.59)

    (…) 언젠가 하루는 오이 두 개를 비비면서 놀더라고요. 그러면 뽀득뽀득 소리가 나거든요. 킷캣은 다섯 시간을 그랬어요. 게스트하우스 방에 누워서요. 다섯 시간을.
    어디가 좋냐뇨. 그런 게 좋은 거죠. 박사님이 연구실에 너무 오래 계셔서 모르시나 본데요. 진짜로 사치스러운 건 그런 거예요. 시간을 낭비하는 수준이 아니라, 신경을 쓰지 않는 수준. 킷캣은 그런 사람이었어요. 다른 누구보다도 부자였다고 해도 좋죠. 오이 두 조각으로 그렇게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보다도 부자예요.
    물론 그뿐만은 아니었어요. 킷캣은 맹하기는 했죠. 툭하면 넘어지고 요리하다 베이고 그랬는걸. 하지만 아픈 기색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바로 다음 일로 넘어갔어요. 몸이나 마음이 다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죠. 아픔을 모르는 사람도 아니었어요. 다만 언제라도 다시 나을 거라고 믿었죠. 믿는 대로 되었고요.
    저는 킷캣을 보고 있노라면 이 사람은 어딘가 이 세상보다 더 큰 무언가에 연결된 사람이구나, 감탄하고는 했어요. 좋은 사람한테만 찾을 수 있는 안정감이죠. 그리고 킷캣은 좋은 사람이었어요. 제가 이제까지 이 세상에서 만난 그 어떤 사람보다도요.
    (/ pp.94~95)
    병화 만신은 점술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했다.
    “자기한테니까 내가 솔직담백하게 털어놓는 건데, 우리 무당들이 사람들한테 상담해주고 이러는 거는 사실 심리 상담, 정신 상담 뭐 그런 거나 다름이 없어요. 가끔 진짜로 뭐에 잘못 씌거나 부정 탄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날 찾는 사람들이야 다 뻔하지. 속 답답하고 푸념할 거 많고. 그런 걸 해결해주는 거지. 그럴 때 말도 안 되는 소리 해가면서 사람들 속이고 돈 뜯고 그러는 거는, 그건 제대로 된 무당이 아니고. 그건 사기꾼이지, 사기꾼. 그런 식으로 돈 모으고 하려고 하면 우리도 신령님한테 벌 받아. 괜히 돈 욕심 냈다가 횡액 맞은 언니들을 한두 번 본 게 아니라고. 그러니까, 돈은 어? 각자 될 만큼, 조금씩만 받고, 오늘이 굿도 기주님이 너무 힘들게 살아서 기운 좀 다스려주자고 십시일반 모은 거지, 받은 돈이 이거 준비에 든 만큼도 안 돼. 도와주면서 우리도 도를 닦는 거라니까. 보다시피 무슨 이상한 짓이 아니에요.”
    (/ p.15)

    설마설마했지만 정말로 이런 집에서 굿을 하는 걸까.
    ‘그럴 거면 미리 전문 청소업체라도 부르지. 건강에도 나쁠 텐데.’
    나는 속으로 투덜거리며 다시 한번 마스크 콧잔등 부분을 눌렀다.
    바깥에서 본 집의 외양에도 위화감을 느꼈지만 내부도 낯설었다. 어두운 현관방 너머로 보이는 넓은 공간은 현대 주택의 거실과도 확연히 달랐다. 심지어 높은 천장에 샹들리에도 달려 있어 작은 호텔 로비 같기도 했다. 창도 생각보다 크게 내어 도저히 투명하다고는 할 수 없는 뿌연 유리를 통해서나마 빛이 들어왔다.
    샹들리에가 늘어뜨린 레이스 같은 거미줄을 따라 시선을 내려보니 가늘게 피어오르는 연기 자락이 이어졌다. 시선을 더 내리자 샹들리에 밑에 흰옷을 입은 여자 여러 명이 서 있었다. 가운데에 향은 피우고 있지만 다들 조용히 둘러서 있기만 할 뿐 당장 무슨 굿을 하는 건 아닌 듯했다. 세 명, 아니 네 명. 굿판에서 흔히 보는 빨강, 파랑, 노랑, 강렬한 원색이 하나도 없이 모두 아래위 흰 치마저고리였다.
    그러고 보니 우리의 안내역 비슷한 역할인 젊은 무당도 소복 차림이었다. 무표정한 젊은 무당이 총총히 그)으로 다가가서 합류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잠시 목을 움츠렸다.
    ‘누가 보면 이)이 귀신들이라고 하겠네. 제대로 흉가 체험인데?’
    (/ pp.52~53)

    그런데 나는 왜 그런 이야기들을, 이제까지 아무에게도 한 적 없는 말들을 하필 무당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사람에게 하고 있는 걸까. 그것도 이런 이상한 지하실에서.
    경자는 한마디도 흘려듣지 않겠다는 듯, 주의 깊게 내 말을 듣더니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그랬구먼. 그래서 그렇게 미칠까 봐 두려워했어.”
    아, 그랬다. 그렇게 간단했다.
    경자는 가만히 내 어깨를 쓰다듬었다.
    “어떤 일은 그냥 일어나지요."
    “네… 네?”
    “공부하는 사람들은 논리적으로, 뭔가 아귀가 딱딱 맞게 설명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유난하던데, 민서 씨도 그렇지 않나? 이래서 저렇게 됐고, 그래서 그렇게 됐고. 다들 그렇게 딱딱 떨어진다 생각하고 싶어 하지만 그렇지가 않아. 그렇게 생각하려다간 더 힘들어져. 일은 그냥 일어나요.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그는 우주의 냉정한 진실을 그렇게 투박한 몇 마디로 요약했다.
    물론 이 세상에는 사실 권선징악은커녕 인과 관계도 없다. 우주는 이치에 닿지 않고, 세상은 인간에게 무관심하며, 모든 일은 인과와 상관없이 일어난다. 어디에도 의미 같은 것은 없다. 우리는 하찮은 존재다. 그게 너무 가혹해서 우리 모두가 가장 구석진 곳에 애써 뚜껑을 눌러 닫아 처박아두고 외면하는 현실이다.
    하지만 무당이란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다고 말해주는 존재가 아니었나? 종교란 다 그런 게 아닌가.
    (/ pp.103~104)
    잠깐 눈을 감았다 싶었는데 한기가 들어 눈을 도로 떴다. 컴퓨터는 동영상 하나를 끝내고 가만히 멈춰 있다. 열 시가 넘었는지 헤드폰 소리 너머로도 들리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헤드폰을 치우려고 손을 움직이려 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는다.
    주변을 둘러보고 싶었지만 목이 움직이지 않는다. 시야에는 아이들만이 아니라 아무도 없다. 점원조차도 없다. 형광등이 깜박거리는 음료수 냉장고 옆에 몸을 구부정하게 숙인 사람의 윤곽만이 보였다.
    그 검은 윤곽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영준은 마취라도 당한 것처럼 의자에 고정되어 그것을 지켜보았다. 윤곽이 시야 가장자리로 스며드는 것을 보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입술이 얼어붙어 움직이지 않았다.
    시야의 경계에서 검은 윤곽이 얼굴을 들이댔다. 색깔 아닌 색깔의 눈이 살을 벗기는 듯한 시선으로 영준의 얼굴을 훑었다. 입이 열렸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이 그 안에 있었다. 아까 본 영화 예고편이 떠올랐다. 캄캄한 입안에 무수한 별들이 보였다.
    영준은 어느새 별들 사이에 있었다. 우주는 어둡되 검지 않았다. 이름 없는 색깔들이 사방을 밝히고 있다. 처음 들어보는 기묘한 불협화음이 저 멀리에서 우주의 진공을 타고 영준의 뇌를 어루만졌다. 어둠과 색깔의 바다에 영준은 혼자 떠 있었다. 아니, 혼자가 아니다. 이제는 이름을 하나하나 말할 수 있을 것 같은 저 색깔들이야말로 영준의 친구요, 가족이었다.
    (/ pp.46~47)

    “강 선생님!”
    영준은 소리를 쳤다. 강가 아파트 건물들에 반사된 메아리만 으스스하게 돌아왔다. 잔디밭에 엎드렸다. 무릎이 식어오는 것도 아랑곳 않고 핏자국을 살폈다. 캄캄해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갑자기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핏방울이 사방으로 튀어 잔디밭을 점점이 물들이고 있다. 타이어 자국이 보였다.
    지저분한 붉은색 길이 십 미터 정도 앞, 가로등과 가로등의 중간 어두운 도로변까지 타이어 자국을 따라서 나 있었다. 영준은 갑자기 어지러워져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바람이 뺨과 귓불을 벨 것처럼 찼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유난히 맑아 별들이 잔뜩 보였다.
    몸을 일으켰다. 영준의 머릿속에는 강 선생을 찾아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한겨울 강가의 추위도, 지난 반년 동안 쌓인 피로도 그저 사소하게만 느껴졌다.
    (/ pp.50~51)

    영준은 흙이 딱딱하게 얼어붙은 도랑에 누워 있다. 멈춰 선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전에 봤던 그 금테 안경의 통통한 남자를 비춘다. 굳은 낯빛에서 두려움과 약간의 죄책감이 병자의 단내처럼 풍긴다.
    안경 남자가 수그리고 앉는다. 말이라도 하려는가 싶었지만, 남자는 비포장도로 가장자리에 널브러진 지푸라기와 마른 풀을 영준에게 뿌린다. 그러나 바닥의 풀을 다 모아도 자기의 죄책감은커녕 눈앞의 몸뚱이조차 덮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곧 포기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허둥지둥 차로 돌아간다.
    통증이 둔해지고 머리가 가벼워진다. 차갑게 마른도랑에서 피를 흘리며 영준은 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가족을, 친구들을 생각했다. 떠오르는 것은 얼굴도 기억도 아닌, 강렬하지만 막연한 감촉들이다. 캄캄한 밤하늘 저편에서 찾아오는, 형체 없는 온기다.
    영준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위로 뻗었다. 하늘 멀리 맴도는 그 온기를 맞이하고 싶었다. 이 부서진 몸을 벗어던지고 싶었다. 돌아갈 집을 간절히, 간절히 그렸다.
    그 그리움에 영준의 마음이 달구어졌다. 저 멀리 밤하늘에만 있는 줄 알았던 색깔 아닌 색깔, 빛 아닌 빛이 마음속에서 세게 불타올랐다. 머리가 뜨거워졌다. 영준은 더 간절히 마음속 빛에 불을 지폈다.
    (/ pp.84~85)

    카페 안도, 두 잔째 커피도 따뜻했다. 커피를 마셨는데도 기분 좋은 졸음이 찾아왔다. 눈이 감겼다가 떠지기를 반복했다. 눈을 감을 때마다 영준의 눈앞에 별이 가득한 하늘이 펼쳐졌다. 무언가가 노래 같은 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영준은 손을 뻗었다.
    길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경적 소리에 정신이 퍼뜩 들었다. 어느새 길에는 차가 가득했다. 이 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대로로 나오는 길목을 지나지 못하고 기다리는 차가
    공사라는 일의 가장 큰 매력은 근본적인 문제를 뜯어고친다는 점이다. 어릴 때 생리통으로 고생을 할 때면 슬은 책상에 엎드려서 가만히 상상을 했다. 자궁을 뜯어내서 반으로 가르고 햇볕에 뽀송하게 말리는, 혹시 열어서 안에 무슨 혹이라도 있다면 정성껏 하나씩 터뜨리고 잘라내고 약을 바르는, 햇볕에 산뜻하게 마른 자궁을 다시 잘 꿰매서 몸 안에 집어넣는 상상을 하고 나면 어쩐지 배가 덜 아픈 느낌도 들었다. 물론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공사는 다르다. 냄새가 나는 곳엔 다 그럴 법한 이유가 있다. 배관이 녹슬어서 망가졌을 수도 있고, 벽이 썩어 있을 수도 있고, 정화조에 비둘기 시체가 들어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 많은 문제들을 하나도 검토하지 않고 그냥 위에만 뜯었다가 더 두꺼운 걸로 덮어달라니. 슬은 어쩐지 사기를 치는 기분이었다. 그때, 발아래에서 찰박 소리가 났다.
    찰박? 날 리가 없는 소리였다. 대리석으로 된 백화점 구석에서 찰박?
    (/ pp.31~32)

    “눈물을 흘린 직원은 반드시 얼굴을 체크하고 나올 것.”
    직원용 화장실이 세면대만 밝은 이유가 이거 때문이라면 좀 너무했다. 반사판을 씁쓸하게 보다가 슬도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리세요.”
    “저도 화장실 좀 다녀왔어요.”
    “어째 너무 뛰어 들어가시더라.”
    3층 직원 화장실로 올라가는 길에 보니 화장실에서 피를 씻던 직원은 1층 액세서리 브랜드 간판 아래에 서 있었다.
    “뭐야, 왜 이렇게 오래 걸렸대.”
    “요즘 화장실만 가면 좀 그래요. 몸이 안 좋아요.”
    “방광염? 나도 걸렸어.”
    (/ pp.42~43)

    “괴물이야, 이 아래엔 괴물이 있어. 원한으로 뭉친 괴물이 있다고.”
    경찰들은 드러누운 노인을 끌어내려고 했지만 노인은 있는 힘껏 여기저기를 움켜쥐었다. 난감해하며 한 명이 노인의 옆에 앉아 이러시면 안 된다고 차분하게 말해보려고 했지만 노인의 귀기 어린 분노에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어린 새끼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빈오재를 해방시키려고 해. 이 밑에는 썩은 개굴창이 흘러. 너희들이 밑구멍으로 만든 썩은 개굴창이 흐른다고. 왜정 때부터 있었어. 왜정 때!”
    경찰 한 명이 어이가 없다는 듯 말을 툭 뱉었다.
    “왜정 때 기껏해야 태어나셨겠구만, 왜정 때 뭘 아신다고 그러세요.”
    “그래, 내가 왜정 때 태어났다. 왜정 때 갓난아기였어도 설마하니 그 이름을 모를 수는 없지. 너희는 이 밑에 뭐가 있는지 몰라. 썩은 내가 나고 고름이 흐르고, 원귀들의 시간이 형체도 없이 뭉쳐 있는 그 끔찍한 존재를 모른다고! 미츠코시 때부터 백화점에서 일하던 계집년들이 다 같이 가랑이로 낳은 괴물이 이 아래에 살아. 계집년들 밑구녕 냄새를 풍기는, 짓뭉개진 원한이 산다!”
    (/ pp.89~90)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폭우가 내린 지 한 달은 된 것 같았다. 여전히 축축하고 냄새나는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하고 있을 때였다.
    쿵!
    무엇인가가 부딪히는 소리와 진동이 강하게 울렸다. 단순히 땅이 울린다는 느낌이 아니었다. 우리 집이 한 번 공중에 들썩였다 내려앉는 느낌, 땅뿐만 아니라 공기까지도 단단하게 뭉쳐서 내 몸을 공깃돌처럼 던졌다 내려놓는 느낌. 나는 벌떡 일어났다. 엄마는 내가 잘 때까지만 옆에 있다가 안방으로 가버리기 때문에 자다 일어난 내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눈 사이가 뜨끈한 느낌이 나더니 뭐가 코로 주르륵 흘러내렸다. 다시 그런 소리가 나면 몸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엄마, 엄마!”
    나는 울면서 안방 문을 흔들었다. 한참 동안 시간이 흐른 것 같더니 엄마가 문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
    “아니 밤중에 왜… 아이구, 이게 웬일이야! 여보,휴지 좀 줘요!”
    넣고 남은 휴지로 내 옷을 문질렀다. 그제야 내가 코피를 흘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대롱대롱 매달리다시피 엄마를 부여잡고 부들부들 떨면서 언제 또 올지 모르는 충돌을 기다렸다.
    (/ pp.22~24)

    그때 나는 하늘을 보았다.
    하늘은 도저히 하늘 같지 않은 색깔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맑을 때의 파란색이 아닌 것은 당연했지만 먹구름 아래의 어두운 회색이나 검은색도 아니었다. 오히려 형형히 빛나는 노랑, 빨강, 고동, 녹색 등이 소용돌이치고 서로 충돌하며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어지러운 하늘색이 비에 녹아내려 내게 스며드는 것 같았다. 이 비를 맞고 싶지 않았지만 뒤를 돌아보자 돌아갈 마을이 보이지 않았다. 아니, 보이는 것은 마을의 폐허뿐이었다. 아무도,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내가 비명을 지르는 순간 천둥소리가 그 비명을 묻어버렸고, 이어 하늘을 가르고 발밑에 떨어지는 번개는 칠흑같이 검은색이었다.
    그리고… 그리고…
    하늘이 열리고 있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 pp.48~49)

    “그럼 마님은… 저희를 다 잡아먹으실 건가요?”
    그렇게 물어보면서 나는 이상하게도 무섭지 않았다. 마님이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것이 실감도 나지 않았거니와 마님한테 잡아먹힌다고 생각하면 별로 끔찍할 것 같지 않았다. 그 질문은 겁에 질려서 던진 물음이라기보다 단순한 호기심에 가까웠다.
    마님은 나를 돌아보셨다. 새하얗고 선이 또렷한 마님의 얼굴이 반쯤 내린 어둠 속에서 문득 낯설어 보였다. 마님의 눈이 이렇게 깊었던가? 입술이 이렇게 붉었던가? 마님은 한참 홀릴 듯이 나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생긋 웃으셨다.
    “다 옛날이야기란다. 이만 리 밖에 사람이 어떻게 살겠으며 사백 년이 넘게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니? 우리 지방에 내려오던 옛날이야기를 내가 조금 고쳐서 말해보았단다. 재미있었니?”
    (/ pp.90~91)

    “저건…!”
    마을 반대) 산허리에 커다랗고 둥그런 불덩이가 박혀 있었다. 아니, 불덩이는 아니고 돌덩이 같은 것이었는데 표면에서 불기운이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 그 불기운은 내가 지켜보는 동안에도 시시각각 색깔이 바뀌었는데 도저히 흙이나 돌이나 나무에서 나올 것 같지 않은 색깔들이었다. 시퍼런 불덩이가 돌 위를 핥듯이 노닐다가 다음 순간 밝은 자주색으로 변하질 않나, 은행잎처럼 노란 불꽃이 튀다가 어느새 호박색 불길이 넘실거렸다. 한참 보고 있자니 눈이 어질어질하며 속에서 토기가 올라오는데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 p.116)
    보였다. 은색 중형차다. 영준은 홀린듯 일어났다. 외투를 챙기는 사이, 신호가 바뀌고 길에 늘어섰던 차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영준은 외투를 걸치지도 못하고 손에 든 채로 카페 밖으로 뛰어나갔다. 문에 달린 종이 크게 울렸다.
    영준이 지하 주차장 입구에 다가갔을 때 은색 중형차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영준은 거리를 채운 사람들을 어깨로 밀치며 달렸다. 익숙하게 따가운 시선들이 화살처럼 쏘아져 오는 것을 다시 느꼈지만 신경쓰지 않고 있는 힘을 다해 뛰었다. 번호판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 말고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 pp.114~115)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SF작가이자 번역가다.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패러노말 마스터》로 제4회 한국판타지문학상 우수상을 받았으며 《근방에 히어로가 너무 많사오니》 《이웃집 슈퍼히어로》 등 앤솔로지에 참여했다. 조지 R. R. 마틴의 《왕좌의 게임》 등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 어슐러 르 귄의 《로캐넌의 세계》 등 '헤인' 시리즈, 옥타비아 버틀러의 《블러드 차일드》, 릭 라이어던의 ‘퍼시 잭슨과 올림포스의 신’ 시리즈 등 SF와 판타지 소설을 주로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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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만화와 일러스트 작업을 하고 있다. BTS RM의 뮤직비디오 〈Forever Rain〉을 연출했고, 미국 NASA에서 열린 몽블랑 글로벌 캠페인의 비주얼 작업에 참여했다. 소설 《산책하는 침략자》와 노다 요지로의 뮤직비디오 〈MIRACLE〉(이와이 슌지 감독)에 그림을 그렸다. 지은 책으로 《조형의 과정》 《꿈속의 신 1》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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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71.01.05~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7종
    판매수 838권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장편소설 [누나가 사랑했든 내가 사랑했든]을 비롯해 소설집 [성교가 두 인간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문학적 고찰 중 사례 연구 부분 인용] [누나가 사랑했든 내가 사랑했든] [테러리스트] [책] [엘리베이터] 등을 펴냈고 [성, 스러운 그녀] [잃어버린 개념을 찾아서] 등의 엔솔로지에 참여했다. 옮긴 책으로는 [오솔길 끝 바다] [로지 프로젝트] [카리브해의 미스터리] 등이 있다.

    생년월일 1975~
    출생지 -
    출간도서 26종
    판매수 2,829권

    한국의 대표적인 SF 작가 중 한 사람. 제1회 SF어워드 장편부문에서 《7인의 집행관》으로 대상을 받았고, 제5회 SF어워드에서는 중단편부문에서 〈얼마나 닮았는가〉로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 SF 작가 가운데 최초로 미국의 대표적인 SF 웹진 〈클락스월드clarkesworld〉에 단편소설을 발표했고, 세계적 SF 거장의 작품을 펴내온 미국 하퍼콜린스, 그리고 영국 하퍼콜린스와 동시 출간계약을 체결하여 영미판 소설이 출간될 예정이다. 소설과 소설집으로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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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8종
    판매수 367권

    소설가, 편집자, 일러스트레이터, 오컬트 카드 제작자. [할머니 나무]와 [할티노]로 두 번의 황금드래곤 문학상을 수상했다. [네이버 오늘의 문학]에 [만냥금]을 게재했고, [윈드 드리머],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 [환상 서고], [앱솔루트 바디], [ 한국 환상문학 단편선 2],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오늘의 장르 문학] 등 다수의 공동단편집에 참가했으며 단편집 [노래하는 숲]을 출간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SF 작가. 청강대 웹소설창작과 교수. 오랫동안 필명 dcdc로 활동해왔다. [무안만용 가르바니온]으로 제2회 SF어워드 장편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구미베어 살인사건]과 [월간주폭초인전] 등의 단편집과 [덴마 어나더 에피소드 시리즈], [물리적 오류 발생 보고서], [별을 수확하는 자들],[무간도 가이아의 성소]를 출간하였다. [근방에 히어로가 너무 많사오니], [우리가 먼저 가볼게요], [이웃집 슈퍼히어로], [냉면] 등 다수의 앤솔러지에도 작품을 수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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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SF와 판타지를 주로 쓴다. 도서출판 초여명의 편집장을 맡으며 여러 TRPG 작품을 집필하고 번역했다. 2016년 첫 소설 [메르시아의 별]을 낸 후 [메르시아의 마법사] [올빼미의 화원] 등을 발표했고 [라만차의 기사]로 2018년 SF어워드 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3종
    판매수 24권

    SF와 판타지를 쓴다. 사회 문제와 맞닿아 있는 SF를 발표해왔고, 소설 외에도 노동과 젠더가 밀접하게 뒤얽히는 지점들을 파고드는 글을 자주 쓰고 있다. 환상문학 웹진 거울에 필명 앤윈으로 〈종의 기원〉과 〈성문 너머 코끼리를〉 게재하며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악어의 맛》을 펴냈고 《아직은 끝이 아니야》 《이웃집 슈퍼히어로》 《여성 작가 SF 단편집》 등의 앤솔로지에 참여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제1회 과학기술창작문예에서 [레디메이드 보살]로 단편 부문 수상했다. 이 작품은 영화 [인류 멸망 보고서]에서 "천상의 피조물"이라는 제목의 에피소드로 영상화되었다. [백만 광년의 고독] [SF 크로스 미래과학] 등의 앤솔로지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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