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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흔들릴 때 소크라테스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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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소크라테스 철학의 정수를 이 책 한 권으로 만난다!
기원전 5세기경 질문과 대화로 사람들의 무지를 일깨웠고, 죽음 앞에서도 초연했던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 예수, 석가모니, 공자와 함께 세계 4대 성현 중 한 명이자 서양철학의 원류이자 근간인 소크라테스 사상의 진수를 이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생전에 단 한 권의 책도 저술하지 않았지만 그의 사상은 수제자인 플라톤의 저서를 통해 후대에 전해지고 있다.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관련된 책들인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과 ‘에로스’를 예찬하는 [향연]은 [플라톤의 대화편]이라고 불리는 25편의 대화편 중 초기와 중기의 저작들이다. 이 번역본은 소크라테스 사상의 정수를 온전히 담아낸 플라톤의 저작 4권을 완역해 통합한 것으로, 현대의 독자들은 이 책 한 권만 읽으면 소크라테스 사상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소크라테스에 대한 호기심으로 고전을 펼치게 되면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 당황하기 십상이다. 플라톤이 지은 이 4권의 저작은 이야기가 오간 당시 상황과 등장인물을 모르면 현대의 독자들이 내용을 이해하며 읽어나가기가 결코 쉽지 않다. 내용을 읽다 보면 화자가 누구인지도 헷갈릴 정도로 미로에 빠지기 쉽다. 이에 이 번역본에서는 각 작품의 맨 앞에 이야기가 오간 당시 상황을 정리해 넣었으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등장인물들에 대한 상세한 소개 내용도 넣어 독자들이 보다 손쉽게 읽어나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당시의 역사적 사실, 철학자들 특유의 추상적인 비유와 상징이 가득해 주석이 없으면 현대의 독자들이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며 읽어나가기가 어렵기에 누구나 불편 없이 읽어나갈 수 있도록 상세한 주석을 풍부하게 넣었다. 그리고 4권의 상세한 작품 해제와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생애를 정리한 연보도 책 맨 뒤에 따로 실었다.

왜 사는지를 알고 싶을 때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는 구체적으로 학파를 만들거나 이론을 남기지 않았고 저서를 남기지도 않았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 “내가 누구인가?”를 질문함으로써 사람으로 태어나 가치 있는 삶에 이르게 되리라고 믿었을 뿐이다. 이것이 바로 소크라테스 철학의 특징이며, 다른 성현들과 차별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대의 삶과 죽음, 즉 인생 전반에 대한 모든 가치관은 소크라테스의 철학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하기에 소크라테스의 철학은 학문의 차원을 넘어, 그리고 시공을 넘어 우리 삶의 든든한 축으로 삼기에 충분하다. 생전의 스티브 잡스가 그토록 소크라테스라는 철학자를 추앙하고 숭모했던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내가 왜 사는지를 묻고 싶을 때 꼭 만나야 할 최고의 철학자는 바로 소크라테스다.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려면 내가 누구인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그 옛날의 소크라테스가 그랬던 것처럼 묻고 또 물어야 한다.
사실 그의 이름은 너무나도 많이 들어보았지만 구체적으로 그의 사상이 무엇인지는 다른 성현들에 비해 여전히 낯설고 생소한 편이다. 플라톤의 저작 4권을 통해 드러난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들로 정리된다, 첫째,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라. 둘째,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 셋째, 답변보다 질문을 찾는 데 더욱더 열중하라. 넷째, 항상 비판적 태도를 견지하라. 다섯째, 인간답게 살기 위해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것을 더 소중하게 여겨라. 여섯째,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 행복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일곱째, 자신이 살아온 방식대로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하라. 그는 성찰의 삶을 살면서 권력이나 명예 혹은 물질적 풍요보다는 내면적 가치, 즉 영혼의 정화를 통해 참다운 가치를 추구할 것을 설파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급선무라고 그는 말했다.

목차

1부 소크라테스의 변론
2부 크리톤
3부 파이돈
4부 향연
작품 해제
연표

본문중에서

첫 번째 고발인들이 제기한 고발 내용과 관련해서는 이쯤 변론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번엔 훌륭한 애국자라고 자칭하는 멜레토스에 맞서 나를 변호하겠습니다. 그런 후에는 나중에 나를 고발한 다른 사람들에게 맞서 또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그들이 최근에 나를 고발한 양 먼저 그들의 선서 진술서를 다시 검토해봅시다. 그 내용은 대충 다음과 같습니다. 멜레토스의 주장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국가가 인정하는 신들을 인정하는 대신 다른 새롭고도 악마적인 것을 믿음으로써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이것이 고소 내용입니다. 이 고소 내용을 이제부터 하나하나 따져봅시다. 멜레토스는 내가 젊은이들을 타락시킴으로써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아테나이인 여러분, 나는 멜레토스야말로 사람의 목숨을 놓고 경솔하게 고소나 하고 여태껏 아무 관심도 없던 일들을 진지하게 염려하는 척함으로써 중대사를 놓고 희롱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내 여러분에게도 보여드리겠습니다.
(/ p.26)

아테나이인 여러분,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지혜롭지도 않으면서 스스로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것일 뿐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자기가 모르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똑같기 때문입니다. 죽음이 인간에게 사실은 최대의 축복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죽음이 인간에게 최대의 불행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르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이런 무지야말로 가장 비난받아 마땅한 무지가 아니겠습니까! 아테나이인 여러분, 아마도 바로 이러한 점에서 내가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더 우월할 것입니다. 또한 내가 어떤 점에서 남보다 더 지혜롭다고 주장하려 한다면, 나는 저승에서의 삶에 관해 충분히 알지 못하기에 내가 모른다고 생각한다는 바로 그 점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불의를 저지르는 것은, 그리고 그게 신이든 인간이든 자기보다 더 훌륭한 이에게 복종하지 않는 것은 나쁜 짓이고 수치스러운 짓이라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 pp.36~37)

생각건대 어떤 사람이 꿈도 꾸지 않을 만큼 그렇게 깊은 잠을 잔 밤을 골라,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낮과 밤을 비교해보고 나서, 지금껏 그런 밤보다 더 훌륭하고 더 즐겁게 보낸 낮과 밤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 충분히 숙고해본 뒤에 말해야 한다면,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아마 위대한 왕이라도 그런 밤들을 헤아리기가 더 쉬우리라는 걸 알 것입니다. 만약 죽음이 그런 것이라면 나는 죽음이 이득이라고 말하겠습니다. 그럴 경우 영겁조차 단 하룻밤보다 더 길어 보이지 않을 테니 말입니다. 또한 죽음이 이승에서 저승으로의 이주와 같은 것이라면, 그리고 죽은 사람은 모두 그곳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여러분 판사님들, 이보다 더 큰 축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만약 누가 이곳의 자칭 재판관들에게서 벗어나 저승에 가서 그곳에서 재판한다는 미노스, 라다만튀스, 아이아코스, 트리프톨레모스 같은 진정한 판관들과 이승에서 올바르게 살았던 다른 반신(半神)을 모두 만날 수 있다면, 그것이 실망스러운 이주일까요? 또한 만약 오르페우스, 무사이오스, 헤시오도스, 호메로스와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면 어떤 대가라도 치르지 않겠습니까? 그렇지요, 그게 사실이라면 나는 몇 번이고 흔쾌히 죽으렵니다.
(/ pp.58~59

소크라테스, 자네가 자네 자신을 희생하려고 고집부리는 것은 전혀 옳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되네. 자네가 스스로를 구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꾸 그런 식으로 몰아가서 자네 스스로를 망친다면, 자네를 파멸시키려고 하는 자네의 적들이 원하는 대로 되는 걸세. 게다가 그건 자네의 아들들에게 성실하지 못한 행위인 것 같네. 자네가 키우고 교육시킬 수 있는데도 아이들을 버리고 떠나버리는 것은 그 아이들이 어떤 일을 당하든 내 알 바 아니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지. 게다가 그 아이들은 아마도 부모 잃은 고아들이 당하게 되는 그런 일을 겪게 될 테지. 애초에 자네가 아이를 낳지 말든지, 아니면 끝까지 성실하게 아이들을 양육하고 교육시켜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런데도 자네는 가장 편한 방법만 선택하려고 하는 것 같네만, 훌륭하고 용감한 사람이 택할 법한 그런 것을 선택해야 할 걸세. 자네도 자네가 미덕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말일세. 솔직히 말해 자네에게 생긴 이 모든 일이 우리 쪽에서 비겁하게 처신한 것 때문에 일어난 것처럼 보여서, 자네에게도 그리고 자네 친구들인 우리에게도 볼 낯이 없네.
(/ pp.68~69)

국법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면 우리는 어찌 대답할 것인가? “소크라테스, 그것도 우리 사이의 합의사항인가, 아니면 국가가 어떤 판결을 내리든 그대는 거기에 따르기로 동의했는가?” 우리가 국법이 하는 말을 듣고 놀라면 국법은 아마도 이렇게 말할걸세. “소크라테스, 내가 하는 말에 놀라지 말고 대답해보게. 그대는 묻고 대답하는 일에 익숙하니까. 자, 말해보게, 그대는 도대체 국가와 국법에 무슨 불만이 있기에 우리 둘을 파괴하려 하는가? 우선 첫째로, 그대를 낳아준 것이 우리가 아니었던가? 또한 우리를 통해 그대의 아버지가 그대의 어머니와 결혼하고 그대를 낳지 않았던가? 그러니 말해보게. 그대는 우리 국법 가운데 결혼에 관한 법률에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는가?” 그러면 나는 “아무 불만도 없습니다”라고 말하겠지. “그렇다면 아이들의 양육과, 그대도 수혜자였던 교육에 관한 법률에 불만이 있는가? 우리 국법 가운데 그런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은 그대에게 정신교육과 육체 훈련을 가르치도록 그대 아버지에게 지시했거늘, 그런 지시가 좋지 않다는 것인가?” 나는 “아주 좋지요” 하고 대답하겠지.
(/ pp.79~80)

“그렇다면 자살이 옳지 못하다고 하신 근거는 무엇인지 말씀해주십시오. 피롤라오스도 나와 함께 테바이에 머물러 있을 때 분명히 자살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고, 그 전에 다른 사람들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지만, 그 이유에 대한 확실한 설명은 어느 누구에게서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 그분은 대답하셨소. “낙담하지 말게. 곧 명확한 설명을 듣게 될 걸세. 자네는 틀림없이 이상하고 부적절한 답변이라고 여길 것이네. 모든 규범 중에서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낫다’는 규범만이 절대적이라면 말일세. 그리고 여느 경우와 달리 때와 사람에 따라서는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더 나은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면 말일세. 죽는 것이 더 나을 사람들이라도 스스로 자기를 돕는 것은 불경하고 다른 은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려야 한다면, 자네는 이 또한 이상하다 싶을 것이네.” 그러자 케베스가 조용히 웃으며 고향 사투리로 대답했소. “제우스께서는 알고 계시겠지요.”
(/ p.102)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 전혀 아닐세. 내 말은, 이를테면 잠드는 것은 있지만 거기에 대립되는 깨어남의 과정이 없다면, 결국에는 엔디미온의 이야기도 우스갯거리에 불과하고 모든 것이 아무 의미도 없게 되리라는 것을 자네도 알 걸세. 모든 것이 그와 똑같이 잠들어 있다면 영원한 잠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또한 모든 것이 언제나 서로 섞이고 아무것도 분리되지 않는다면, ‘만물은 뒤섞여 있었다’ 는 아낙사고라스의 말이 곧 현실이 될 것이네. 마찬가지로 만약 살아 있는 모든 것이 죽는데 죽은 후에는 죽은 상태로 머물며 되살아나지 않는다면, 종국에는 필시 모든 것은 죽어 있고 살아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게 되지 않겠는가? 그도 그럴 것이, 살아 있는 것이 살아 있는 다른 것에서 생긴다 해도, 살아 있는 것이 다 죽는다면 모든 것이 죽어 없어지는 것을 무슨 방법으로 막을 수 있단 말인가?” 케베스가 말했소. “그럴 방법은 전혀 없겠지요, 소크라테스 선생님. 선생님 말씀이 지당한 것 같습니다”. 그분께서 말씀하셨소. “케베스. 내 생각도 그렇네. 그러니까 우리는 되살아나는 것도, 죽은 사람에게서 산 사람이 태어나는 것도, 죽은 사람의 영혼이 존재한다는 것도 모두 사실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지. 좋은 영혼에게는 더 좋은 일이고, 나쁜 영혼에게는 더 나쁜 일이겠지만 말일세.”
(/ pp.124~125)

자네들은 내 예언 능력이 백조들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것 같구먼. 백조들은 평소에도 늘 노래하지만 죽을 때가 되었다고 느끼면 그들이 섬기는 신께로 가게 된 것을 기뻐하며 가장 많이, 가장 아름답게 노래하지. 그러나 인간들은 죽음에 대한 스스로의 두려움 때문에 백조들을 오해하고는, 백조들은 죽음이 다가오면 슬퍼서 노래한다고 말한다네. 인간들은 어떠한 새도 배고프거나 춥거나 그 밖의 다른 부족함 때문에 노래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지. 그러나 괴로워서 비탄의 노래를 부른다고 전해오는 밤꾀꼬리조차, 혹은 제비나 후투티도 그러지 않는다네. 내가 보기에 그런 새들도 백조들도 슬퍼서 노래하는 것은 아닌 듯해. 내 생각에, 아폴론에게 바쳐진 백조들은 예언의 능력이 있어 저승에서 좋은 일들이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노래하는 것이며, 그날은 여느 때보다 더 행복해한다네. 나는 내 자신도 백조들과 같은 주인을 섬기고 같은 신에게 바쳐지고 내 주인한테서 백조들 못지않은 예언의 능력을 부여받았다고 믿고 있네. 그래서 내 적어도 백조들만큼은 즐거운 마음으로 이승을 하직하려 하네.
(/ p.151)

여보게! 너무 큰소리치지 말게, 어떤 악령이 앞으로 전개될 우리의 논의를 되돌려놓는 일이 없도록. 어쨌든 그런 일은 신께 맡기고 우리는 호메로스의 전사들처럼 근접전을 벌이며 자네 말에도 일리가 있는지 검토해보도록 하세. 자네가 요구하는 것은 간단히 말해 다음과 같네. 죽음을 앞두고 자신은 다름 아닌 철학 속에서 살다가 생을 마감한 만큼 저승에 가서 더 잘 지낼 것이라고 믿는 철학자의 확신이 맹목적이고 어리석은 것이 되지 않도록, 자네는 우리의 영혼이 불멸 불사한다는 것이 증명되기를 원하고 있네. 영혼이 강력하고 신적이며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나기 전에도 존재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해도, 자네 말에 따르면 그 모든 것은 영혼이 불멸한다는 것이 아니라, 다만 영혼이 오래가는 것이며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도 엄청난 세월 동안 어딘가에 미리 존재하며 온갖 것을 알고 행했다는 것을 말해줄 뿐이라는 것이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혼이 불멸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영혼이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마치 질병처럼 파멸의 시작인지라 영혼은 금생을 고통 속에서 살다가 결국에는 죽음 속에서 소멸하고 만다는 것이네.
(/ pp.171~172)

죽은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의 다이몬이 인도하는 곳에 도착하면, 그들은 먼저 아름답고 경건하게 살았는지 아닌지 재판받게 되네. 그리고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그저 그런 삶을 살았다는 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아케론에 가서 그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는 배들에 올라 그것들을 타고 호수에 도착하지. 그들은 그곳에 살면서 자신들이 지은 죗값을 치름으로써 정화되기도 하고, 선행에 대해서는 각자 응분의 보답을 받는다네. 그러나 죄가 너무 커서 구제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은 사람들, 예를 들어 성물(聖物)을 여러 차례에 거쳐 대규모로 훔쳤거나 사악하고 혐오스러운 살인을 저질렀거나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죄를 저지른 자들은 그들에게 합당한 운명에 따라 타르타로스에 내던져져 다시는 그곳에서 나오지 못한다네. 그리고 큰 죄를 저지르긴 했지만 구제될 수 있다는 판정을 받은 사람들, 이를테면 순간적인 분노로 아버지나 어머니를 폭행했지만 그 이후 생애를 후회 속에서 보낸다든가,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사람을 죽였다든가 하는 사람들은 물론 타르타로스에 떨어지는 것을 면한 수는 없지만, 그곳에 1년 동안 고통을 당한 뒤에는 물결이 그들을 밖으로 밀어내주네. 그들 중에서 보통 살인자들은 코퀴토스로, 아버지나 어머니를 폭행한 자들은 퓌리플레게톤으로 떠밀려지지.
(/ pp.205~206)

이보게, 에뤽시마코스, 다른 신들에게는 시인들이 지어 바친 찬미가와 송가들이 있는데, 그토록 어질고 위대하신 신 에로스에게는 그 숱한 시인들 중 어느 누구도 찬가 하나 지어 바치지 않았다는 것은 좀 심하지 않은가? 그리고 소피스트들도 살펴보게. 그들은 헤라클레스와 다른 분들에게 산문으로 찬사를 지어 바치고 있네. 탁월한 프로디코스가 그랬듯이 말일세. 그건 사실 그다지 놀랄 일이 못 되겠지만, 나는 전에 어떤 현자가 썼다는 책을 접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는 소금이 그 유용성 때문에 놀랍도록 찬양받는 내용이 들어 있더군. 자네는 그 밖에도 그런 것들이 숱하게 찬양의 대상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네. 그런 사소한 것들을 위해서는 그렇게 법석을 떨면서도 에로스에게 적절한 찬미가를 지어 바치려고 시도한 사람은 여태껏 아무도 없다고 생각해보게! 그토록 위대한 신이 그렇게나 홀대받다니! 가만 보면, 파이드로스의 말이 옳은 것 같네. 그래서 나는 그를 지지함으로써 그를 기쁘게 해주는 동시에, 이번 기회에 여기 모인 우리가 그 신의 명예를 높여드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네.
(/ pp.228~229)

우리나라의 법은 연인은 미소년을 뒤쫓고 미소년은 달아나도록 격려하는데, 이런 시련과 시험을 통해 연인과 미소년이 앞의 두 부류 가운데 어디에 속하는지 보여주려는 것이지. 이러한 이유에서 미소년이 빨리 잡히는 것은 추한 일로 간주되네. 만물의 시금석인 시간이 개입할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서지. 그리고 금력이나 권력에 잡히는 것도 추한 일로 간주되네. 박해에 주눅 들어 저항하지 못하고 굴복하든, 부와 권력을 맛본 뒤 그런 특혜를 무시하지 못하든 말일세. 그도 그럴 것이, 이런 특혜들에서는 고귀한 우정이 생겨날 수 없다는 점은 차치하고, 그런 것들은 어느 것도 확고하지도 한결같지도 않은 것 같기 때문이네. 그래서 미소년이 연인의 청을 아름답게 들어주려면, 우리나라 법에는 단 하나의 길이 남아 있네. 말하자면 우리나라 법에서는 앞서 말했듯이 연인이 미소년을 위해 자진해서 어떤 종류의 종노릇을 해도 아첨이나 추문으로 간주되지 않듯이, 이 경우에도 비난받지 않고 자진해서 종노릇을 할 방법이 딱 한 가지 남아 있는데, 그것은 바로 미덕과 관련된 종노릇이라네.
(/ pp.241~242)

옛날에는 우리의 본성이 지금과 같지 않고 판이하게 달랐네. 처음에 인간의 성(性)은 셋이었지. 지금은 남성과 여성, 이렇게 두 성만 있지만 말일세. 옛날에는 이 두 성의 결합체인 세 번째 성도 있었는데, 이제는 이름만 남아 있고 그 자체는 사라져버렸네. 하지만 당시에는 남녀추니가 이름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을 다 갖춘 실체로 존재했었네. 지금은 비록 이름만 남아 욕설로 쓰이고 있지만 말일세. 또한 당시에 각 사람들의 전체적인 형태는 둥글었네. 등과 옆구리가 원형을 이루고 있었지. 그들에게는 각각 네 개의 팔과 네 개의 다리가 있었고, 원통형의 목 위에는 모든 점에서 닮은 두 개의 얼굴이 자리 잡고 있었네. 상반된 방향을 향하고 있는 두 얼굴 사이에는 머리 하나가 있었네. 귀는 넷이고, 생식기는 둘이며, 몸의 나머지 부위들도 사람들이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바대로 배열되어 있었네. 그들은 지금의 우리처럼 똑바로 서서 어느 쪽이든 원하는 방향으로 걸어갔던 것은 물론이고 달릴 수도 있었는데, 그때엔 당시 갖고 있던 여덟 개의 팔다리로 땅바닥을 디디며 재빨리 빙글빙글 굴러갔지.
(/ pp.251~252)

에로스는 이렇게 스스로 가장 아름답고 가장 훌륭하며, 다른 모든 이들에게도 그와 유사한 자질을 선물한다는 게 에로스에 대한 내 생각일세, 파이드로스. 갑자기 운문으로 무엇인가를 말하고 싶은 충동이 드는군. 그분은 다음과 같은 것을 준다고 말일세. ‘인간들에게는 달콤한 평화를 / 바다에는 바람 한 점 없는 잔잔함을 / 날뛰는 폭풍에는 휴식을, 고뇌에는 단잠을.’ 그분은 사람들 사이의 거리감을 없애주고 친밀함으로 채워주네. 그래서 지금 우리처럼 함께 모이게 하고 또 합창단원들이 춤추는 축제와 제물을 바치는 행사를 마련함으로써 우리가 서로 서먹서먹해하지 않고 친근감을 느끼게 해준다네. 그분은 또한 선의는 잘 베풀지만 악의는 베풀지 않는다네. 자비롭고 선하며, 현자에게는 놀라운 존재이고, 신들에게는 경탄의 대상일세. 그분을 나누어 받지 못한 자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고, 그분을 넉넉히 나누어 받은 자들에게는 바람직한 재산이라네. 그분은 또한 사치, 풍요, 화려함, 욕망, 동경의 아버지이며, 착한 사람들은 돌보되 나쁜 사람들을 돌보지 않는다네. 괴로울 때, 두려울 때, 동경할 때, 말할 때 그분은 가장 뛰어난 명수요 보호자요 조력자요 구세주라네.
(/ pp.266~267)

자네들도 보다시피, 소크라테스 선생님께서는 아름다운 젊은이들을 사랑해 늘 그들과 어울려 다니고 그들에게 정신이 팔려 계시네. 이분은 또한 겉보기에는 완전히 무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어 보이지. 이 점은 실레노스를 닮지 않았는가? 말할 필요도 없겠지.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실레노스의 조각처럼 한낱 겉모습에 불과하네. 여보게들, 이분을 열어젖히면 이분 안에 얼마나 많은 절제가 가득 차 있는지 자네들은 상상도 못할 걸세. 잘 알아두게, 이분은 아름다운 외모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자네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아름다운 외모를 경멸하신다네. 그 점은 부(富)는 물론이고 대중의 눈에는 축복으로 보이는 다른 명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일세. 이분은 이런 모든 소유를 아무런 가치도 없다고 여기신다네. 내 단언하건대, 이분은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기실 걸세. 이분은 무식한 척 사람들을 놀려대며 평생을 보내고 계시지. 그러나 이분이 진심으로 돌아가 자신의 속내를 내보였을 때, 자네들 가운데 누가 그 안에 들어 있는 상(像)들을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네만, 나는 그 상들을 본 적이 있네. 그 상들은 신적이고 황금 같고 더없이 아름답고 놀라워 보여, 한마디로 말해 나는 소크라테스 선생님께서 내게 요구하는 일이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네.
(/ pp.306~307)

저자소개

소크라테스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B.C. 469~399
출생지 그리스 아테네
출간도서 7종
판매수 410권

(기원전 497/6~406/5)
고대 그리스 3대 비극작가의 한 사람으로, 아테나이 근교의 콜로노스에서 무기 제조업자인 소필로스의 아들로 태어났다. 15세에는 살라미스 해전의 승리를 감사드리는 찬신가를 선창했고, 초기에는 비극 작가겸 배우로도 활동했다.
기원전 468년, 28세 때 아이스퀼로스를 꺾고 처음 우승한 뒤로, 대 디오뉘소스 제의 비극경연대회에서 18번이나 우승하였다. 무대에 배경 그림을 도입하고 소도구를 채용하는 등 상연 형식을 연구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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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Plato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B.C.427~347
출생지 그리스 아테네
출간도서 116종
판매수 73,606권

펠로폰네소스 전쟁 시기에 태어나 아테네가 그 전쟁에 패하는 현실을 보았다. 대내적으로는 여러 정변을 목격했고, 큰 기대를 가졌던 민주 정권 시기에는 그가 보기에 “가장 훌륭하고 가장 지혜로우며 가장 정의로운 사람”인 소크라테스가 불경죄로 처형되는 현실을 안타깝게 지켜보았다. 그리하여 그는 한창나이에 가졌던 정치가의 꿈을 접고 아테네의 암울한 현실을 타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이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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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와 동 대학 통역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센터 연구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및 서울고등법원 법정 통역사, 국제회의 통역사, KBS 동시통역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출판번역에이전시 베네트랜스에서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생각하는 여자는 위험하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수요일의 기차 여행], [사람은 왜 살인자가 되는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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