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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셴든, 영국 정보부 요원 [양장]

원제 : Ashenden: Or the British Ag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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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서머싯 몸의 실제 스파이 경험을 토대로 한 첩보 소설
현대 스파이 소설의 원조이자 고전이 된 걸작


서머싯 몸의 스파이 소설 [어셴든, 영국 정보부 요원]이 이민아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51번째 책이다.
[어셴든, 영국 정보부 요원]은 [달과 6펜스], [인간의 굴레] 등으로 순문학의 거장으로 인정받는 영국 작가 서머싯 몸이 전쟁 당시 실제 스파이 활동을 했던 뜻밖의 경험을 토대로 쓴 첩보 소설이다. 제1차 세계 대전 중 유럽 각국을 오가며 스파이로 활동하는 영국 작가 어셴든의 모험이 담긴 연작 단편들을 엮은 소설집으로, 현대 스파이 소설의 원조이자 고전이 된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작품 구상 중인 작가라는 직업을 핑계로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 등 각국을 오가며 첩보 활동을 펼치는 어셴든이 임무 수행 중 겪게 되는 흥미로운 일화들과 인물들의 이야기가 각각의 단편으로 소개되는 구성이다. 서머싯 몸은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실제로 영국 정부의 요청으로 비밀 요원이 되어 첩보 활동을 했으며, 1917년에는 볼셰비키 혁명을 저지하라는 주요 임무를 받고 혁명이 진행 중이던 러시아에 잠입하여 활약하기도 했다. 몸은 당시의 체험들을 토대로 능숙한 이야기꾼의 상상력을 가미하여 이 작품을 집필했는데, 본래 쓴 것은 30편 정도였지만 공공 비밀법 위반 우려가 있다는 처칠의 조언을 받아들여 절반가량은 파기했다고 전해진다.
멕시코 반란군 장군 출신의 독특한 살인 청부업자와 동행하며 지령을 수행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인상적인 일화를 다룬 「대머리 멕시코인」, 영국 정부의 골칫거리인 인도 독립 운동가와 그의 연인인 무용수 여인의 이야기를 담은 「줄리아 라차리」, 조국을 배반하고 적의 스파이가 된 영국인과 우정을 쌓으며 그를 회유하거나 제거해야 하는 임무를 맡은 어셴든의 고민을 담은 이야기 「배반」, 출세 가도를 달려온 관료이자 전형적인 우아한 신사인 영국 대사의 뜻밖의 내밀한 과거를 듣게 된 이야기 「대사님」, 러시아로 가는 기차에 함께 탄 미국 괴짜 회사원과의 독특한 동행을 다룬 유머러스한 단편 「우연한 동행」 등을 비롯한 총 16편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몸은 이 이야기들의 소재가 된 자신의 스파이 경험에 대한 소회를 그의 자서전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그 후 나는 정보부에 들어갔다. (……) 그 일은 나의 로맨스에 대한 감각과 우스운 노릇에 대한 감각 양쪽 모두의 흥미를 끌었다. 뒤를 미행하는 자를 골려 주기 위해서 사용하도록 배운 여러 가지 방법, 있을 법하지 않은 장소에서의 스파이와의 연락, 이상한 방법에 의한 명령의 전달, 국경 너머로 보내는 보고서의 밀송, (……) 그런 것들이 나로서는 장차 소용될지도 모르는 소설의 재료로밖에는 생각되지 않았다. ([서밍 업], 43장)
스파이 경험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서머싯 몸의 문학적 재능이 어우러져 탄생한 [어셴든]은 그만큼 장르적인 재미와 문학적인 완성도를 동시에 사로잡은 걸작으로 평가된다. 또한 온갖 영웅들의 비현실적인 모험담 위주였던 당대 스파이 소설들과는 달리, 하나의 직업군으로서 스파이 세계를 묘사하는 냉철한 사실성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인간 삶의 여러 세세한 단면들을 통찰하는 생생한 문학성으로 현대 스파이 소설의 새로운 모범을 제시했다. 이 장르의 대가인 에릭 앰블러와 존 르카레도 이 책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밝힌 바 있으며, 앨프리드 히치콕은 이 책을 저본으로 1936년 영화 「비밀 첩보원Secret Agent」을 만들기도 했다. BBC 방송에서도 이 작품이 수차례 텔레비전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되는 등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 또 한편으로는 수년간 영국 비밀 정보부의 신입 요원 교육용 필독서로 활용되는가 하면, 나치의 선전 장관 괴벨스가 영국의 냉소주의와 잔혹성을 보여 주는 전형적인 표본이라며 이 책을 방송에서 언급하기도 하는 등, 몸으로서는 기대하지 않은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 책을 번역한 전문 번역가 이민아 씨는 서머싯 몸의 정교한 문장들을 유려하게 읽히는 우리말로 세심하게 옮겼다. 번역 대본으로는 영국 빈티지사의 판본을 사용했다.

옮긴이의 한마디

세계정세를 움직이는 커다란 음모부터 그 안에 휩쓸린 개인의 삶의 섬세한 면면까지 아우르며 능숙하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는 [어셴든]은, 몸의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된 걸작이라 할 수 있다.

추천사

어셴든 이야기는 서머싯 몸 최고의 작품이다. 정말이지 새로운 스파이 소설로, 냉수를 끼얹은 듯한 현실성을 품고 있다.
- 줄리언 시먼스

비교가 불가능한 이야기꾼 서머싯 몸은 중단편 소설을 완벽의 경지로 승화시킨다.
- 『르 몽드』

실제 스파이 활동 체험자가 쓴 최초의 스파이 소설.
- 『더 타임스』

목차

서문

R
가택 수색
미스 킹
대머리 멕시코인
미지의 여인
그리스인
파리행
줄리아 라차리
구스타프
배반
막후
대사님
동전 던지기
우연한 동행
사랑과 러시아 문학
해링턴 씨의 세탁물

역자 해설: 서머싯 몸과 현대 스파이 소설의 탄생
서머싯 몸 연보

본문중에서

그는 또 생각했다. 런던의 사무실 안에서 일하는 첩보 기관 고위직 간부들은 이 거대한 기구의 조절판에 손만 얹은 채 흥분 가득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그들은 이리저리 장기짝을 옮겨 보거나 형형색색 무수한 실로 무늬가 짜이는 것을 보고(어셴든은 은유를 아낌없이 썼다), 가지각색의 다양한 조각을 맞춰 보면서 하나의 큰 그림을 완성할 것이다. 그러나 솔직히 털어놓자면, 어셴든 같은 잔챙이가 첩보 기관의 일원으로 하는 일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모험으로 가득한 것이 못 된다. 그의 공무 활동은 시 공무원의 업무만큼이나 판에 박히고 단조롭다. 정기적으로 자신의 첩보원들을 만나 급료를 지불하고, 새 사람을 찾으면 고용한 후 지령을 내려 독일로 보낸다. 정보를 기다렸다가 입수되면 급송한다. 매주 한 번씩 프랑스로 들어가 국경 저)에서 활동하는 동료들과 협의하고 런던에서 오는 명령을 받는다. 장날에는 장에 가서 그 버터 장수 노인이 호수 건너편으로부터 가져오는 정보가 있거든 접수하며, 언제 어디서나 눈과 귀를 열어 두고 생활한다. 그는 또 장문의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이걸 읽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다가 예상 못 하고 농담을 슬쩍 끼워 넣었다가 경솔한 행동이라고 모질게 질책받은 일도 있긴 하다.
( '파리행' 중에서/ pp.135~136)

그는 자신이 지겨워질 때가 종종 있었는데, 그럴 때면 R의 손에 의해 뚝딱 만들어진 인물로 사는 것이 기분 전환이 되곤 했다. 바로 얼마 전에 있었던 일도 부조리한 세상만사에 웃을 줄 아는 그의 예리한 감각을 자극했지만, R은 확실히 그걸 재미있다고 여기지 않았다. R의 유머는 냉소 )이었지 자기 스스로 농담거리가 되는 데는 소질이 없었다. 그렇게 하려면 자신을 외부자의 눈으로 볼 줄 알아야 하며, 인생이란 유쾌한 희극의 구경꾼인 동시에 배우가 될 수 있어야 한다. R은 자신을 돌아보거나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을 건강하지 못하고 비영국적이며 비애국적인 태도로 여기는 천생 군인이었다.
( '배반' 중에서/ pp.206~207)

인간사에 이해가 있는 사람이라면 인간의 영혼을 괴롭히는 모든 감정 중에서 허영심만큼 파괴적이고 보편적이며 뿌리 깊은 것도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 파괴력을 부정하는 것이 바로 허영심의 증거죠. 사랑이 이보다 더 해롭겠습니까. 다행히도 세월이 흐르면서 사랑의 공포며 굴종쯤은 웃어넘길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허영의 굴레는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우리를 놓아주지 않아요. 실연의 아픔은 시간이 가면 치유되지만, 상처받은 허영심의 고통은 오로지 죽음만이 잠재울 수 있습니다. 사랑은 단순해서 아무 구실도 찾지 않지만, 허영심은 요모조모로 위장하여 우리를 기만합니다. 허영심은 모든 미덕에서 한몫씩 차지하고 있습니다. 용기의 원동력도, 야망의 버팀목도 허영심입니다. 사랑하는 이에게는 변치 않는 마음을, 금욕주의자에게는 인내할 힘을 주는 것, 예술가의 가슴속 명예욕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것도 허영심입니다. 정직한 사람의 고결함을 지탱해 주는 것도 허영심이요 그 보상도 허영심이지만, 성자의 겸양을 비꼬며 추파를 던지는 것 또한 허영심입니다. 인간은 이놈에게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 '대사님' 중에서/ pp.294~295)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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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문호 중 가장 능숙한 이야기꾼의 하나인 서머싯 몸은 1874년 프랑스 파리에서 영국 대사관 법률 고문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8세 때 어머니가 사망하고 2년 뒤 아버지마저 세상을 뜨자, 영국의 교구 목사인 작은아버지 밑에서 성장했다. 사립 중등학교 킹스 스쿨에 입학했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그만둔 후,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이후 런던의 성 토머스 병원 부속 의과 대학에 입학했지만, 의사보다 작가가 될 꿈을 품고 1897년 첫 소설 [램버스의 라이자]를 발표하며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의업을 포기하고 소설과 희곡 집필에 몰두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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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책을 번역한다. 옮긴 책으로 올리버 색스의 [깨어남], [색맹의 섬], [마음의 눈],[온 더 무브]를 비롯해 [해석에 반대한다], [맹신자들], [얼굴의 심리학], [채링크로스 84번지], [시간의 지도]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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