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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인 센스 : 지식의 경계를 누비는 경이로운 비행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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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동현
  • 출판사 : 웨일북
  • 발행 : 2020년 06월 01일
  • 쪽수 : 384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90313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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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은 우리를 전혀 다른 지식의 세계로 비상하게 한다!”
비행기로 풀어낸, 가장 생동감 넘치는 지식들

출판사 서평

“흥미진진한 비행 이야기로 시작해
일반 상식을 의심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현직 수석기장이 수만 시간의 비행과 탐구로 눌러 쓰다

라이트 형제가 동력 비행에 성공한 이후 비행기는 인간이 가장 빠르게 이동하는 수단으로, 전쟁에서는 승패를 가르는 무기로, 그리고 일상 밖을 누비는 낭만으로 변화했다. 한 세기를 건너온 비행사에는 많은 사건과 발전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백여 년의 비행을 설명하기란 요원하다.
저자 김동현 수석기장은 1세대 에어라인 조종사들과 비행을 시작하며, 온갖 항공 사건의 뒷이야기를 접했다. 그리고 수만 시간의 운항과 항공 당국의 공식 사고조사보고서를 통해 세상에 미처 알려지지 않은 비행을 탐구했다. 저자는 오랜 시간 눌러 쓴 묵직한 글과 수백 장의 생생한 사진을 엮어 재미 그 이상의 경이로움으로 비행을 이야기한다.
‘하이재킹은 결국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공중에서 가장 위험한 사고는 무엇일까?’ 같은 호기심을 끌어당기는 사건에서부터 ‘순항고도에서 우리는 어떻게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을까?’, ‘비행기가 공중에서 서로 충돌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보잉과 에어버스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라는 비행 속 역사와 과학까지, 비행과 관련한 거의 대부분의 이야기를 이 한 권에 채웠다.
이 책에 나열되는 비행기는 더 이상 이동 수단이라는 한계에 속하지 않는다. 일리 있는 비행의 발전과 한 인간의 철학이 깃든 비행기까지, 비행사의 변곡점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공중의 궤적을 펼쳐보게 된다. 아무도 알려준 적 없었던 이야기가 현직 수석기장에 의해 명료하게 밝혀지면서, 쉽게 지나쳤던 일반 상식의 단단한 경계까지 의심하게 될 것이다.

“비행사, 그 너머에서 만나게 될 사유”
매력적인 공중의 역사에서 색다른 지식의 세계로 빠져들다

이 책 [플레인 센스]의 흥미로운 이야기 행간에는 사유의 실마리가 있다. 비행 사고에 숨겨진 문화와 개인의 역할 차이, 비행기로 밀항하는 사람들의 내막과 하이재킹 사건 속 사회·정치적 쟁점, 더 빠르고 안전한 비행기를 만든 사람들의 철학적 기둥이 그 사유를 통과하는 열쇠가 된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한 사건들을 꺼내면서도 이 모든 내용을 관통하는 건 결국 세상과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인간이다. 이 책이 결코 단조로운 ‘비행 기술 역사서’로 읽히지 않을 이유다.

“조종사는 GPS의 안내에 따라 비행기의 자동 장치를 조작하는 오퍼레이터operator가 아니다. 에어라인 조종사의 역할은 어떤 상황에서도 목적지까지 비행기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다. 린드버그와 스미스, 울름이 그랬던 것처럼 조종사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끊임없이 발전시켜야 하며, 그런 부단한 노력만이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자연의 우연성을 상대로 승객의 절대 안전을 책임질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또한 저자는 비행의 역사를 되짚으며 개인이자 조종사로서, 그 책임과 역할에 대해 말한다. 우리가 가장 안전한 이동 수단으로 비행기를 떠올리는 것은 기술의 발전이라는 단편적 사실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무수히 많은 사람이 엮어 이룬 발전과 공중을 지킨 개개인의 역할로, 공중의 역사는 단단하게 지속되고 있다.

“당신의 비행 여정을 지적 쾌감으로 채워줄 책”
한정된 지식 세계를 확장하며 진정으로 비상하게 된다

해외여행이 자연스럽고 비행기를 타는 데 익숙한 우리가 비행 이야기를 모른 채 지나친다는 건,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지적 쾌감을 놓치는 것과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당신이 다시 비행기를 타고 내리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인간은 공중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을 단련했다. 대륙 횡단을 위해 목숨을 내걸었고 항법을 발전시키며 먼 곳을 이전보다 더 빠르게 날게 되었다. 지상의 인간들이 날아오른 여정을 솎아낸 이 책을 통해 당신은 생동감 넘치는 흥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흥미가 지식으로 바뀌었을 때, 모든 비행의 순간에서 다양한 지식을 자발적으로 연결하고 맛보게 된다.

“세상의 모든 것은 알고 있는 만큼 보인다. 비행도 마찬가지다. 비행기와 조종사, 운항 시스템과 탑승 절차 등 그 모든 항공 지식은 그 사회의 철학적, 역사적 배경 속에서 이해할 때 비로소 온전한 자기 것이 된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독자들이 항공 여행 중 이따금 겪었던 지루한 순간들이 의미 있고 흥미로운 경험으로 바뀌기를 바란다.”
( '본문' 중에서)

이제 당신은 ‘이동의 순간’만으로 비행을 점철하거나 피동적인 승객으로 좌석을 채우지 않게 된다. 공중과 사람 그 경계를 누비는 거의 대부분의 이야기로 당신의 비행 여정은 완벽해진다.

추천사

가장 안전하다고 인식되는 항공 여행이 각종 정치, 경제 목적의 범죄 타깃이 된다는 사실을 아는 승객은 몇이나 될까? 항공산업 관련 종사자들은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축적된 지식을 습득한다. 치밀한 훈련을 거쳐 실전에 배치된 이후에도 끊임없는 교육과 훈련을 통해 노련한 전문가로 거듭난다. 그 결과 일반 승객들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쾌적한 여행을 누린다.

지금은 당연시되는 엄격한 공항 보안 검색이 실은 수많은 희생을 치른 뒤 보완된 시스템이라는 것을 아는 이는 또 얼마나 있으랴. 이 책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 사건들을 생생하게 구현했다. 안이한 안전 인식, 정치적·경제적 계산으로 인한 설비 도입의 지연, 경고를 무시한 허술한 보안 시스템은 사상자 발생이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하나씩 개선되었다. 이 불편한 진실은 크고 작은 사건에 끊임없이 노출되어 있는 우리 사회에 큰 시사점을 던져준다.

특히 장거리 항공 여행을 하는 일반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의 풍부한 스토리와 교훈은 자칫 지루하기 십상인 비행기 좌석을 역사적 지식이 입체적으로 깃들어 있는 공간으로 바뀌게 하리라 확신한다. 몰입도 높은 독서로 비행시간이 짧게 느껴질 것이며 풍성한 지식으로 변화된 인식과 깊어진 사고는 덤으로 얻게 될 것이다.
- 유승현 / 국제관계학 박사, KAIST 경영대학 교수

[플레인 센스]는 다양한 항공 스토리를 통해 일반 승객들뿐 아니라 항공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비행에 대한 넓은 지식과 성찰을 제공한다. 저자 김동현 기장은 항공 지식과 테크닉 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전문가다. 저자는 운항안전팀장이던 당시 실제 발생한 항공 사례를 분석할 때마다 탁월한 논리와 남다른 지식으로 근본적인 개선책을 제시했다.

이 책은 글과 이미지로 정확한 비행 상식을 전함으로써 확실한 재미를 전달한다. 게다가 비행기와 조종사, 에어라인 시스템의 내면을 간파하는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은 책으로서의 가치를 세운다. 어쩌면 행간 곳곳에 숨겨놓은 항공 전문가의 생각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책 전체를 읽는 것만으로도 ‘비행’을 짐작하는 데 충분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수백 명의 승객들을 태우고 비행하는 항공 종사자들에게 지식과 스킬, 그 이상의 무엇이 필요한지 역설하고 있다. 그 메시지는 누군가에게는 들릴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들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책은 현직 조종사를 비롯해 조종사를 희망하는 사람, 항공업계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그전에 항공 여행을 즐기는 독자들에게는 그동안 몰랐던 비행의 묘미를 맛보는 데 가장 충실한 책이 될 것이다.
- 서화석 / 전 대항항공 운항본부장

목차

추천의 글
프롤로그 상식은 그렇게 보편적이지 않다

1 “HI, JACK”, 하이재킹
- 영웅이 되려고 하지 마라
- 보이지 않는 감시자 에어마샬
- 하이재커가 된 미 해병대원
- 도슨스필드의 스카이잭 선데이
- 무기가 없는 하이재커는 비행기를 장악할 수 없다
- 평양으로 피랍된 국적기
- 여기는 평양관제소, 접근을 유도한다
- 전수보안검사를 뚫은 오타쿠
- 승객 접견 금지령이 내려지다
-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 최선의 전략,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
★기장 방송과 조종실 출입문

2. 1만 2천 미터 상공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 버티컬 리미트
- 과냉각수에 굳어버린 비행기
- 랜딩기어베이에 숨어 태평양을 건넌 소년
- 밀항자들의 은밀한 공간, 랜딩기어베이
- “CHECK WHEELS DOWN”
- 최초의 비행기 밀항
- 비행기에서 떨어져 죽는 사람들
- 고공에 숨어 있는 치명적인 위험들
- 달리는 비행기에 뛰어들기 시작하다
- 살아남은 자의 슬픔
- 죽어서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
★비행기의 구조와 각 부분의 역할

3. 제너두, 순수의 시대를 호출하다
- 비행시간 25분짜리 정기편 여객기
- 스튜어디스의 탄생
- 프로펠러기의 전설 DC-3
- 그랜드캐니언 상공에서 충돌한 비행기
- 레이더와 무선 라디오의 출현
- 집단주의 조종사와 개인주의 관제사
- 조종석에 앉은 매니저, 최악의 참사 테네리페
- 조종사와 관제사의 아이덴티티, 콜사인
- 더 이상 아버지의 제복을 동경하는 아이들은 없다
★아이언맨의 비행기, 슈퍼 콘스텔레이션
★항공사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매력 있는 콜사인들

4. 불타는 알루미늄 캔, 기내 화재
- 미세먼지 제로의 블루 스카이
- 임계시간 30초, 산소마스크를 써라
- 기다리는 산소마스크는 내려오지 않는다
- 식후 흡연 습관이 불러온 참사
- 페기스코브에 새겨진 229명의 이름들
- 분노의 화염, 플래시 파이어
- 압축된 에너지는 언젠가 폭발한다
- 생존의 유일한 열쇠, 시간
- “SAVE YOUR LIFE BEFORE YOUR LUGGAGE”
- 법과 제도의 틈, 문화
★공중에 떠 있는 비행기에 작용하는 힘

5. 강인함과 섬세함의 경쟁, 보잉과 에어버스
- 튼튼한 비행기, 보잉의 탄생
- 배다른 형제의 비극, 콩코드와 투폴레프 144
- 트윈 엔진 와이드보디 시대를 연 A300
- 보잉과 에어버스만 남은 시장
- 강인한 커맨더 윌리엄 보잉, 신중한 철학자 로저 베테유
- IF NOT BOEING, I’M NOT GOING?
★보잉과 에어버스의 대표적인 여객기 모델

6. 별을 따라 태평양을 건넌 비행기들
- 항로와 웨이포인트
- 항해의 시작은 내 위치를 아는 것
- 경도법에 내걸린 천문학적 포상
- 항해의 역사를 바꾼 존 해리슨의 시계
- 목숨을 건 대양 횡단 비행
- 전파 항법과 위성 항법의 출현
- 태평양의 아우토반, 북태평양 항로
- “WHEN IN DOUBT, LOOK OUTSIDE”
★제트기류와 비행

7. 아마추어와 프로, 그 보이지 않는 차이
- 뛰는 자 위에 생각하는 자
- 반응적Reactive, 선제적Proactive, 예측적Predictive
- 파리 인간을 찾아라
- 영웅이 된 린드버그, CEO가 된 링크
- 비행기를 따라가지 못한 조종사들
- 인체의 오감을 속여라, 비주얼과 모션
- “6개월 연장되셨습니다”
-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 문화로부터 개인이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

에필로그 아는 만큼 재미있는 비행

본문중에서

상식은 그렇게 보편적이지 않다. 서구 사회의 비행에 대한 상식과 우리가 가진 상식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행동이 종종 해외에서 큰 오해와 파장을 일으키는 것도 이런 상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조종실을 화장실로 착각한 실수로 비행기가 회항하고 엄청난 벌금과 구속 처분까지 받을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나는 지난 20여 년간 에어라인 역사에서 이슈가 된 사건들의 공식 사고조사보고서를 꼼꼼히 읽어 왔다. 그리고 관련 지역을 비행할 때마다 다양한 소스를 통해 각각의 이슈와 관련된 인물들과 그 사회의 문화적, 시대적 배경까지 탐구해 들어갔다. 비행에 일생을 바친 사람들의 꿈과 좌절, 열정과 경쟁, 도전과 노력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경이로운 감동이었다.
( '상식은 그렇게 보편적이지 않다' 중에서)

정치인들과 항공 당국은 전수보안검사라는 확실한 대책을 애써 외면하고 여러 가지 대안들을 발표했다. 이 중에는 쿠바와 인접한 플로리다에 가짜 하바나공항을 건설하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었다. 비행기가 납치범의 요구대로 쿠바로 가는 척하다가 플로리다에 지어진 가짜 하바나공항에 내리면 쿠바 관리로 위장한 특수부대원들이 비행기에 올라와 납치범을 체포한다는 이 아이디어는 매우 그럴듯했다.
그러나 가짜 하바나공항을 새로 건설하는 데에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했다. 비행기가 쿠바로 납치될 때마다 똑같은 대안들이 계속해서 제시되었지만 예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가짜 하바나공항은 끝내 지어지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기발한 아이디어는 라파엘이 TWA를 몰고 이탈리아로 건너간 이듬해 우리나라의 김포공항에서 실행되었다.
( '무기가 없는 하이재커는 비행기를 장악할 수 없다' 중에서)

우울증을 앓고 있던 28세의 청년에게 비행 중인 기장이 살해당하고 517명이 희생될 뻔한 사건은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뒤늦게 대책 회의를 열고 하네다공항을 포함한 일본 내 모든 공항 터미널의 도착장과 출발장에 역류 방지 게이트를 설치하고 경비원을 배치했다. 니시자와가 이메일로 요구했던 하이재킹 방지 대책 그대로였다.
ANA 061편 사건 이후 일본 항공 당국은 비행 중 조종실 문을 항상 잠가두어야 한다는 규정을 수립했다. 하이재킹이 발생해 승객이나 승무원의 생명이 위협받더라도 그들의 희생을 감수하고 끝까지 조종실을 폐쇄해 두라는 것이었다. 그동안 서비스의 일환으로 허용되었던 비행 중 승객의 조종실 견학도 전면 금지되었고 모든 여객기의 조종실 문에는 “KEEP DOOR CLOSED”라는 경고 문구가 부착되었다.
( '전수보안검사를 뚫은 오타쿠' 중에서)

항공 보안이 엄격한 국가에서 공항 보안 요원의 검색에 불응하거나 비행 중 승무원에게 위협적인 행위를 할 경우 현장에서 체포되어 법적 처벌을 받는다. 우리나라와 달리 전 세계 대부분의 항공 당국은 보안검색을 거부하거나 검색을 방해하는 승객의 탑승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비행 중 안전을 위협한 행위에 대해서는 정식 재판에 넘겨 상당히 무거운 처벌을 한다. 2019년 2월에는 우리나라의 한 승객이 미국 비행기에서 승무원에게 폭언을 한 일이 있었는데, 승무원의 보고를 받은 기장은 당국에 상황을 통보하고 곧바로 출발 공항으로 회항했다. 미국 법원은 이 승객에게 6개월의 실형과 함께 회항에 따른 다른 승객들의 호텔 숙박비와 항공 연료비로 2억 원이 넘는 벌금을 선고했다.
누군가가 내 몸을 수색하고 가방을 뒤지는 것이 유쾌한 사람은 없다. 그러나 무고한 시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언제든 기꺼이 희생되어도 좋다는 입장이 아니라면 공항 보안 요원의 철저한 검색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협조해야 한다.
( '최선의 전략,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 중에서)

2009년 6월 1일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를 출발해 프랑스 파리로 비행하던 에어프랑스 447편은 대서양 상공에서 순항고도보다 높이 솟아 오른 적란운과 조우했다. 여름철 적도 부근의 상공에는 수시로 크고 작은 뇌우가 급속히 생성되었다가 소멸하기를 반복하는데, 당시 에어프랑스 447편이 비행한 경로에도 적도 수렴대를 따라 광범위한 뇌우 밴드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 구름들은 해상 1만 5천 미터 상공까지 솟아올라 있었다.
에어라인 조종사는 어떤 경우에도 뇌우 속으로 비행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비행 중 항로상의 모든 구름을 회피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구름을 일일이 회피하다 보면 연료가 너무 많이 소모되어 목적지까지 비행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조종사들은 최대한 연료를 아껴가며 진입해서는 안 되는 적란운을 골라 선택적으로 회피한다. 통과할 수 있는 구름과 그렇지 않은 구름을 구별하는 능력은 에어라인 조종사가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하는 중요한 역량이다.
( '과냉각수에 굳어버린 비행기' 중에서)

이륙 후 랜딩기어는 3000psi의 유압으로 동체 안으로 접혀 들어간다. 이 힘은 1제곱미터를 약 2천 톤의 하중이 짓누르는 엄청난 힘이다. 랜딩기어가 동체 안으로 접혀 들어가거나 내려올 때 그 동선에 있는 물체는 말 그대로 종잇장처럼 구겨져 버리기 때문에 정비사들도 지상에서 유압을 작동시킬 때에는 극도의 주의를 기울인다.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항공사고조사보고서에는 랜딩기어베이 안에 숨어 있다가 접혀 들어오는 랜딩기어에 끼어 사망한 밀항자들의 상태를 ‘crushed’로 표현하고 있다. 말 그대로 으깨져 있다는 뜻이다.
랜딩기어베이에 숨어 있던 밀항자들 중 생존한 사람들은 모두 랜딩기어가 접혀 들어오는 동선을 피해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운 좋게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 '밀항자들의 은밀한 공간, 랜딩기어베이' 중에서)

엘리엇은 사업의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당시 미국 최초의 낙하산 비행기 조종사로 유명한 토니 제너스를 기장으로 영입했다. 탑승권의 가격은 5달러였고 좌석은 조종석 옆의 단 한 석뿐이었다.
토니 제너스와 나란히 앉아 탬파베이를 비행기로 건넌다는 데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엘리엇은 역사적인 첫 정기편의 좌석을 공개 경매에 부쳤다. 첫 편의 낙찰자는 400달러를 부른 탬파시의 전임 시장 아브람 페일이었다.
1914년 1월 1일 토니 제너스는 그의 첫 승객인 아브람 페일을 태우고 세인트피터즈버그 항구를 이륙했다. 제너스는 출발 전 미리 지도상에서 계산해 둔 방위각을 따라 해상 5미터의 고도로 탬파까지 일직선으로 날아갔다. 비행시간은 23분에 불과했다.
비행기가 도착하는 탬파의 힐스버러 강변에는 3,500여 명의 군중이 몰려들어 토니 제너스가 조종하는 첫 상업용 정기편의 착수를 지켜보았다.
( '비행시간 25분짜리 정기편 여객기' 중에서)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과 스페인, 미국과 네덜란드의 항공 당국이 사고 조사를 마치기도 전에 언론들은 타워의 허가를 받지 않고 이륙을 시도한 KLM 제이콥 기장의 실수를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당시 B747 기장으로 대중에게도 유명한 제이콥 기장이 최악의 사고를 냈다는 사실은 매우 선정적인 이슈임에 틀림없었다.
그러나 항공사고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서로 인과관계를 이룬 끝에 발생한다. 제이콥 기장이 이륙 허가를 받지 않고 이륙했다는 사실은 사고의 원인이 아니라 사고를 발생시킨 최종 행위로 정의해야 한다. 원인이라는 것은 왜 그런 치명적인 실수가 발생했는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똑같은 사고가 재발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 '조종석에 앉은 매니저, 최악의 참사 테네리페' 중에서)

기내 화재는 여객기가 직면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비상상황이다. 비행 중 객실에 연기가 퍼져나갈 정도의 화재가 발생하면 승무원들은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승객들이 심각한 상태에 빠지기 전에 화재의 진원지를 찾아 진압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비행 중 객실에 연기가 퍼질 정도의 화재에서 승무원들이 화재 진압에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객실 안에 유독가스가 가득 차 승객들이 호흡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도 선반 위의 산소마스크는 내려오지 않는다. 객실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산소마스크를 작동시키면 신선한 산소가 공급되어 화재가 더욱 악화되기 때문이다. 객실의 산소마스크는 오로지 여압 상실 때만 내려온다.
( '기다리는 산소마스크는 내려오지 않는다' 중에서)

현재 대부분의 국가는 기내에서 전자담배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흡연을 항공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객이 몰래 화장실에서 흡연을 할 경우 천장에 설치된 화재감지기가 조종실과 객실에 화재경보를 발령한다. 휴지통 안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소화기가 작동되며, 이때 객실승무원은 즉시 화재경보가 발령된 화장실 문을 열고 화재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화장실 문은 안에서 잠가도 밖에서 바로 잠금을 해제할 수 있게 제작되어 있다.
비행 중 화장실에서 화재경보가 발령되면 기장은 화재 진압 여부와 관계없이 화장실에서 흡연을 한 승객을 도착국 경찰에 인계하고 항공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기내 흡연 승객을 훈방이나 벌금형에 처하는 편이지만, 항공안전법이 엄격한 나라에서는 착륙 후 승객을 체포해 정식 재판에 넘기기도 한다. 실제 미국에서는 기내 흡연자에 대한 법정 판결에서 2년의 실형을 선고한 사례가 있다.
( '분노의 화염, 플래시 파이어' 중에서)

수년 전 국내에서 발생한 실제 비상탈출 상황에서 승무원이 승객들에게 “짐 버려!”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일부 언론에서 “승무원이 반말로 명령해 승객들이 불쾌해했다”라고 보도한 적이 있었다. 이는 객실승무원의 역할을 ‘친절한 미소’로만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뒤틀린 인식이 여실히 드러난 해프닝이다. 객실승무원들은 더 이상 흰 장갑에 하이힐을 신고 근무하던 1950년대의 그 스튜어디스가 아니다. 객실승무원들은 기본적으로 기내 안전을 책임지는 승무원Crew이다.
비상탈출 시 승무원들이 승객들을 지휘하는 용어는 국제적으로 표준화되어 있다. 슬라이드로 비상탈출을 지휘할 때 승무원의 국제표준용어는 “Ladies, please remove your heels(손님, 신발을 벗어주시겠습니까)”가 아니라 “Shoes off, Go(신발 벗어, 뛰어)”다. 우리나라 승무원들도 이런 국제표준절차에 따라 비상상황에서는 단호한 용어로 신속하게 비상탈출을 지휘하도록 훈련을 받는다.
( '“SAVE YOUR LIFE BEFORE YOUR LUGGAGE”' 중에서)

최근 발생하는 비상상황의 특징은 당시의 기내 상황이 생생하게 촬영된 동영상이 개인 블로그나 유튜브에 올라온다는 점이다. 그 긴박한 상황에서도 일부 승객들은 휴대전화를 들고 아수라장이 된 기내 상황을 촬영했다.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점점 더 자극적인 행위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 한다. 비상상황에서 살아남는 것보다 소셜 미디어에서 희생자로 유명해지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 '법과 제도의 틈, 문화' 중에서)

기종 간 조종 특성의 차이 역시 그 조종사가 어느 기종에 더 익숙한가의 문제이지 에어버스와 보잉 비행기 간의 성능 차이는 아니다. 에어라인 조종사에게 비행기의 조종 특성은 기초적인 스킬의 영역일 뿐이다. 보잉과 에어버스의 진짜 차이는 자동 조종 시스템에서 드러난다. 보잉은 떤 경우에도 조종사가 비행기를 직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설계한 반면 에어버스는 컴퓨터가 조종사의 통제를 제한하거나 개입할 수 있게 설계했다.
보잉 비행기는 고전적인 조종간 control column을 사용한다. 조종간은 비행기의 날개와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보잉 비행기는 항상 조종사가 명령하는 대로 반응한다. 여객기는 정상 운항 중 비행기의 날개를 90도 이상 기울이는 조작을 할 필요가 없는데 보잉 비행기는 조종사가 조종간을 기울이면 기울이는 만큼 그대로 반응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조종사가 조작한 대로 반응하는 것이 보잉 비행기다. 심지어 보잉 비행기는 자동 비행 중에도 조종사가 컴퓨터의 조종에 개입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 '강인한 커맨더 윌리엄 보잉, 신중한 철학자 로저 베테유' 중에서)

적도 지역에서는 단 1분의 오차도 28킬로미터나 되는 거리 편차를 발생시킨다. 경도를 정확히 구하기 위해서는 오차가 거의 없는 정밀한 시계가 필요했다. 18세기 유럽에는 이미 진자식 추시계와 금속 태엽으로 작동하는 회중시계가 있었지만, 흔들리는 배 위에서 추시계는 무용지물이었고 회중시계는 항해에 사용하기에는 너무나 부정확했다. 이런 장비들로 항해를 하던 당시의 선박들은 100킬로미터가 조금 넘는 영국 해협을 건너면서도 수 킬로미터 이상 경로를 벗어나곤 했고, 육지가 보이면 그제서야 방향을 수정해 목적지 항구로 찾아 들어갔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열강들은 경도 측정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했다. 천문학자들은 달과 특정한 성좌의 상대적 위치를 비교해 경도를 계산하는 월거법에 매달렸다. 그러나 천문학적 방법은 기상의 제한을 받을 뿐만 아니라 특정한 천체 배치에서만 적용이 가능했고 매우 복잡한 관측과 계산 과정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달과 별자리의 상대적 위치를 도표로 만드는 일 자체가 너무 복잡했다. 여러 천문학자와 항해사가 수십 년 동안이나 매달렸지만 월거법 도표는 완성되지 않았다.
( '경도법에 내걸린 천문학적 포상' 중에서)

2017년 출제되었던 프랑스 바칼로레아의 논술 주제는 ‘문화로부터 개인이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였다. 바칼로레아처럼 주어진 사안에 대한 통찰력을 묻는 문제들이 우리나라 수능에 출제되지 못하는 것은 평가의 공정성을 보장할 자신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서의 평가 방식은 암기된 지식을 평가하는 사지선다형일 수밖에 없다.
동양과 서구의 시뮬레이터 훈련과 평가의 핵심이 다른 것도 수능과 바칼로레아의 차이와 비슷하다. 절차는 외우면 그만이지만 조종사의 신중하고 침착한 태도는 승객의 안전에 대한 깊은 책임감과 끊임없는 자기 노력 없이는 얻어지지 않는다.
( '문화로부터 개인이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 중에서)

미연방항공국(FAA)이 말한 것처럼 ‘조종사의 완성은 건물이 서는 것’과 같다. 지식의 바탕 위에 스킬이 있어야 하고, 지식과 스킬을 관장하는 것은 조종사의 태도attitude다. 그 태도는 규정과 절차 뒤에 숨겨진 배경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알고 있는 만큼 보인다. 비행도 마찬가지다. 비행기와 조종사, 운항 시스템과 탑승 절차 등 그 모든 항공 지식은 그 사회의 철학적, 역사적 배경 속에서 이해할 때 비로소 온전한 자기 것이 된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독자들이 항공 여행 중 이따금 겪었던 지루한 순간들이 의미 있고 흥미로운 경험으로 바뀌기를 바란다.
( '아는 만큼 재미있는 비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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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대한항공 수석기장, KAIST 경영학 석사, 전 국토교통부 위촉심사관
1994 대한항공 입사(부기장)
2007 대한항공 기장 승격
2010 대한항공 운항승무팀장
2014 대한항공 운항안전팀장
2015 대한항공 표준검열팀장, 국토교통부 위촉심사관
2018 총 비행시간 10,000시간 돌파(MD-82, B747-400, A330)

중학생 시절 부암동 일대에서 신문 배달을 하던 중, 故 조중훈 회장 자택에서 장차 훌륭한 조종사가 되어 대한항공에 들어오라는 격려를 받은 것을 계기로 조종사의 꿈을 키웠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대한항공 조종훈련생 과정 지원을 희망했으나, 지도교수의 권유로 이미 입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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