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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사이드 클럽 : 축복받은 유전자들의 반란

원제 : SUICID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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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북

출판사 서평

제1의 물결, 과거 세대는 150세 가까이 살았다.
제2의 물결, 현재 세대는 300세 이상 살 수 있다.
그리고 곧 제3의 물결, 영원한 삶이 시작되고 있는데…….
“인간이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이를 과연 축복이라 말할 수 있을까?”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 아이리시 타임스 ★ 오스틴 크로니클 ★ 굿 하우스키핑 ★ 버스틀 ★ 비즈니스 타임스 ★ 스타일리스트 ★ 미디엄 ★ Tor.com ★ 에스콰이어 ★ 메일 온 선데이 ★ 스탠드포인드 매거진 ★ 비치 미디어 ★ 메트로 뉴스 ★ 페이스트 매거진 ★ 워싱턴 리뷰 ★ 블랙 워리어 리뷰 ★ F(r)iction ★ 차 저널★ 커커스 리뷰 ★ 북 라이어트 ★ 라이브러리 저널 ★ 넷 갤리 ★ 패뷸러스 매거진 ★ 룸퍼스 ★ 인디펜던트★ 그라치에 ★ NYLON 등 영미 문단과 언론의 호평 일색이었던 화제의 SF 서스펜스 신작!

인구 감소와 의료기술 발달로 인간 수명 300세 시대를 맞은 미래 세계를 예리하고 통찰력 있게 그려내어 영미 문단과 언론의 한결같은 찬사가 뒤따랐던 화제의 SF 서스펜스 소설 [수이사이드 클럽]이 북로드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SF 디스토피아 소설인 동시에 우리 삶에 대한 찬가라고도 말할 수 있는 레이철 헹의 [수이사이드 클럽]에서 미래의 뉴욕 시민들은 태어나자마자 수명을 알리는 숫자를 부여받는다. 좋은 유전자를 타고난 신생아는 ‘라이퍼’로 분류되어 몇백 년의 삶을 살기 위한 정부의 온갖 지원 혜택을 받는다. 반면, 상대적으로 열등한 유전자는 정부의 관심으로부터 소외된 채 병에 걸리거나 노화되어 일찍 삶을 마감하게 된다. 제1의 물결 시대에 인간은 150세까지 살 수 있었고, 소설의 시간적 배경인 현재엔 300세 이상 살 수 있으며, 곧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는 제3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는 풍문이 떠도는 중이다. 수명 연장자로 분류된 라이퍼들은 정부의 영생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가능한 한 오래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며 영원한 삶을 살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수명 연장이나 영생의 삶을 위해서는 대가도 따르는 법이다.

사람들이 주말 브런치를 찾아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향료가 첨가된 단백질 음료를 홀짝거리며 열심히 산소를 들이마시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작품 속 라이퍼의 삶에서 소확행, 워라밸, 케렌시아 같은 개념은 찾기 힘들다. 주인공이자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인 레아는 회사와 집을 기계적으로 오가며 오직 건강만을 좇는 삶을 살아간다. 매일 밤 저녁 식사로는 정부에서 권장하는 뉴트리팩을 먹고, 이따금 일종의 사치로 ‘전통 음식’인 당근 먹는 것을 고려할 뿐이다. 유명 오페라 가수는 더 이상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신체적으로 무리가 갈 수 있는 조깅은 필라테스나 명상으로 대체된 지 오래다. 도시 곳곳에는 건강한 삶을 위한 정부지침이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다.

벽면에 포스터들이 붙어 있었다. 낯이 익은 포스터들이었고, 그것이 조금은 위로가 되어주었다. 늘어난 양말 같은 지방성 동맥 아래로 ‘육류는 치명적이다’라는 슬로건이 보였다. 방금 찢긴 관절 밑에는 ‘인체 충격이 적은 제품으로 오늘 당장 교체하세요’라고, 번뜩이는 붉은 안구 밑에는 ‘과일-당뇨 합병증은 실명의 제1요인’이라고
쓰여 있었다.
(/ 본문 중에서)

예외가 있다면, 바로 작품의 제명이기도 한 ‘수이사이드 클럽’이다. 라이퍼이자 엘리트로 구성된 이 클럽은 비밀리에 모임을 가지고, 금지된 음식을 먹고 금지된 음악을 들으며 그들만의 파티를 즐긴다. 오직 수명 연장과 건강한 삶을 위해 스스로를 옭아매듯 살아가는 미래 사회에서 그들 모임은 오히려 삶의 질을 증진시키고 죽음에 성스러움을 더하는 것처럼 보인다. 과연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것을 축복이라 말할 수 있을까? 만약 영원히 살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다면? 한 가족임에도 누구는 수명 연장이 가능하고 누구는 불가능하여 일찍 죽음을 맞아야 한다면? 그리고 수명 연장이 개인의 자유의지에 의한 자발적 선택이 아닌, 정부의 통제와 억압에 의해 이루어진다면?
삶과 죽음, 영생의 욕구와 죽음의 권리, 개인의 자유와 선택, 삶의 기준, 행복의 의미 등 삶에 관한 깊이 있는 사유와 통찰의 장을 제공하는 이 책 [수이사이드 클럽]은 도입부의 파격적인 행위로 읽는 이의 몰입을 이끌어내고, 정부의 감시대상자가 된 주인공과 그녀를 관찰 보고하는 감시요원의 대립 과정에서 흥미와 긴장감을 선사하며, 깊이 있는 사유를 제공하는 후반부에서는 삶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시금 숙고해볼 수 있는 묵직한 여운을 안겨주는 작품이다.

“죽음을 강탈당하면 삶도 강탈당하게 됩니다. 우리는 선택권을 빼앗겼습니다.”
(/ 본문 중에서)

“스테이크와 와인, 라이브 공연으로
영원한 삶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수이사이드 클럽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인구 감소와 의료기술 발달로 인간 수명 300세 시대를 맞은 미래,
완벽한 두뇌와 외모를 갖춘 유전자들의 위험한 도발이 시작된다

평균 수명 300세에 이른 근미래의 미국 뉴욕,
수명유지 시술과 금욕적인 삶에 지칠 대로 지쳐
삶의 환멸을 느끼게 된 사람들은 비밀리에 모임을 가져왔다.
그리고 금지된 음악을 듣고 금지된 음식을 먹고 마시며
삶을 마음껏 즐기는 그들만의 파티를 열어왔다.
그들은 이 모임을 조롱하듯 ‘수이사이드 클럽’이라 불렀다.
하지만 인구 감소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정부 당국은
사람들이 영생의 삶을 포기하도록 방관만 할 수 없었다.
그것은 곧 미국의 세계지배 종말, 재앙과 다름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정부 차원의 조직적인 중상모략이 시작됐는데…….

제목 ‘수이사이드 클럽’과 달리, 이 작품은 삶을 마감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것이 무엇이든 그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의 중요함에 대해 역설한다. 이야기 중심에는 두 인물이 놓여 있다. 먼저 금융계 회사에서 임원 승진을 앞둔 상류층의 프로페셔널한 여성 레아 기리노이다. 이제 막 100세가 되었으나 서른 중반의 외모를 유지하고 있는 그녀는 좋은 유전자를 타고났고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지위를 확보했으며 제3의 물결 시대가 오면 우선순위로 영생의 삶을 거머쥘 수 있었다. 하지만 삶이 뒤바뀌는 건 찰나의 순간이다. 어느 날 출근길에 88년간 연락이 두절됐던 아버지를 우연히 보고 차도로 뛰어들었으나 정부 당국이 이를 자살 시도로 오해했던 것. 진실을 말하고 싶으나 ‘체제 위반자’가 되어 88년 전 가족을 떠난 아버지를 봤다는 말을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그녀는 정부의 감시대상자 명단에 오르는 운명을 맞게 된다. 레아의 변칙적인 행위가 하나둘 생기면서 정부에서 두 감시요원을 파견하기도 한다. 하지만 작품은 88년 만에 나타난 아버지의 귀환에 보다 강세를 둔다. 한때 젊고 활기찼던 그는 이제 정부의 정책에 반기를 들면서 죽음을 염원하는 중이다. 그리고 삶은 유한해야 하며 살아 있는 순간을 마음껏 즐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세계로 레아를 안내한다.
삶의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는 이 작품의 주요 화두는 평행선상에 있는 또 다른 화자, 안야라는 스웨덴 출신의 젊은 여성으로 이어지며 확장된다. 오페라 가수인 어머니를 따라 이곳 뉴욕으로 건너온 그녀의 삶은 결코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영원히 살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어머니는 시술과 교체에 집착했고, 결국 부작용이 발생해 병상에 누운 채 말이나 거동도 못 하면서 죽을 수도 없는 상태로 삶은 연명하게 된 것이다.

이제 알았다. 이게 바로 끝이었다. 텅 빈 눅눅한 방에 그들의 이름이 붙은 악기 몇 점뿐, 두 사람에게 남은 건 없었다. 치료비는 어느 정도까지만 지원되었을 뿐 연장된 수명을 유지하려면 점점 더 많은 비용이 들었다. 결국 그들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저 기다리는 일밖에.
(/ 본문 중에서)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그녀가 불멸의 황금 반지를 움켜쥔 사람들에게 영원한 삶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며 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에 앞장서게 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리고 레아가 정부의 감시대상자 명단에서 제외되기 위해 수이사이드 클럽을 고발할 계획을 세우면서 긴장감은 점차 고조된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아이스크림이나 스테이크를 먹는 아주 단순한 즐거움마저 금지시킨다면 불멸의 삶이 그리 가치 있는 것일까? 그런 상태로 수백 년 더 산다 해서 그 삶이 의미가 있을까? 다시 말해, [수이사이드 클럽]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 삶에 대한 찬가에 보다 가까운 작품이다. 라이퍼와 비라이퍼의 대조적인 삶을 통해 미래 세상과 우리가 사는 세상을 번갈아 보여주며 질문을 던진다. 이유가 뭐든 간에 아버지와 딸을 88년간 떨어뜨려놓는 사회는 살 만하냐고. 건강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이, 뜨거운 목욕을 홀로 즐기는 시간이 중요하지 않느냐고. 설사 건강에 해롭다 해도 군침이 도는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한다면 그 삶이 의미가 있냐고. 영미 문단과 언론에서 입을 모아 매우 독창적이고 매혹적인 작품이라 호평을 쏟아낸 이 책 [수이사이드 클럽]은 우리가 종종 잊고 사는 삶의 이면을 들추어내어, 궁극적으로 가치 있는 삶과 죽음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안겨줄 것이다.

추천사

풍자적으로 세상을 그리고 있지만 결코 웃을 수만은 없다. 헹이 보여주는 매혹적이고 감탄을 자아내는 세상은 궁극적으로 삶의 의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 "메트로"

독창적으로 체제를 뒤엎는 작품.
- "인디펜던트"

젊음, 아름다움, 슈퍼푸드 등 건강에 대한 현대인의 집착에 멋지게 한 방 날리는 흥미진진한 작품.
- "메일 온 선데이"

감동적이고 걱정스러울 정도로 설득력이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희망을 안겨주는 소설이다.
- "아이리시 타임스"

기발하고 대담하다. 삶의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
- "굿 하우스키핑"

도발적이다. 독창적인 설정, 무엇보다 정교하게 만들어낸 레아의 삶과 과거는 매혹적이다. 자살, 죽을 권리 등 어려운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작가 헹의 자신감 넘치는 문체로 인해 쉽게 읽힌다.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수이사이드 클럽]은 다소 낯설지만 인지할 수 있는 우리의 험난한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허영과 노화에 관해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과 맥을 같이하는 작품이라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인간의 몸 위에 지어진 냉혹한 자본주의적 상태에 대한 저항이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척 팔라닉의 [파이트 클럽]이나 영화 <매트릭스>와도 비견된다. 영생과 죽음이라는 삶에 집착하는 달콤씁쓸한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나탈리 배브트의 [트리갭의 샘물]과도 유사한 느낌이다.
- "오스틴 크로니클"

헹이 만들어낸 미래 세상은 의심의 여지 없이 뛰어나고 대담하며 설득력 있다. 그녀가 만들어낸 미래 세상만으로도 헹은 앞으로 지켜봐야 할 작가임에 틀림없다.
- "비즈니스 타임스"

헹은 독이 든 성배로 채소 주스를 마시는 장면을 보는 것처럼 산다는 데 올바른 방법이 있는가, 라는 흥미로운 관점을 시사한다.
- "에스콰이어"

만약 영원한 삶이 상품화되고, 정부기관이 영원히 살 자와 그렇지 못할 자를 판단하게 된다면? 레이철 헹은 [수이사이드 클럽]에서 인류의 불평등이 지금의 현실과 유사하게 정착된 미래의 냉혹한 실체를 보여준다.
- "비치 미디어"

진정 [수이사이드 클럽]이 대단한 것은 중대한 화두임에도 결코 무겁지 않게 폭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평소보다 더 깊게 죽음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준다.
- "워싱턴 리뷰"

심장이 뛴다는 것만으로 모두 살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거대하고 매혹적인 세계를 만들어낸 신뢰할 만한 목소리 이면에서 [수이사이드 클럽]은 아빠와 딸, 엄마와 아이, 여성 친구들과의 유대 등 삶을 삶답게 만드는 관계에 대해 역설하며 사색할 기회를 안겨준다. 의미 있고 강력하고 현실적인 [수이사이드 클럽]은 공감할 수 있는 인물, 그리고 과연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의미심장한 화두와 함께하는 신선한 작품임에 틀림없다.
- "F(r)iction"

흔들리지 않는 확고함으로 소설의 플롯을 이끌어간다는 것은 신예 작가에게는 보기 드문 일이다. 무겁거나 진부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 작품을 나는 앉은 자리에서 단번에 읽었다.
- "차 저널"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작가의 데뷔작 [수이사이드 클럽]은 현대인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정점을 찍었을 때의 미래를 놀랍도록 예측하여 보여주고 있다.
- "커커스 리뷰"

‘산다는 것의 의미는 진정 무엇인가’에 대해 진정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작품.
- "라이브러리 저널"

[수이사이드 클럽]은 건강에 대한 강박관념, 소비, 그리고 삶의 가치에 관해 탐구하는 독창적이고 파괴적인 작품이다.
- "인디펜던트"

본문중에서

엄마는 언제나 현실적이었다. 돌아가신 지 수십 년이 지난 뒤까지도. 엄마는 죽는 날까지 등을 꼿꼿하게 유지했다. 한 달에 한 번 미용실에 들러 솜털같이 부드러운 검은 머리를 귀밑까지 단정하게 잘랐다. 피부는 수십 년에 시들어버리고 만 비슷한 연배 사람들보다 훨씬 더 탄력적이었다. 근육은 단단했으며 연보라색 입술은 도톰했다. 이 모두가 탤런트 글로벌사의 CEO로 있으며 티어4를 복용해온 덕이었다.
엄마 유주는 142살을 살았다. 지금의 레아보다 42살이 많았다. 제2의 물결이 시작될 때 60대였던 사람치고는 무척 장수한 편이다. 하지만 레아에게 142살은 실패나 다름없었다. 지금은 300살을 넘겨야 했다.
(/ p.20)

두려움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감시대상자가 됐다. 하지만 이건 말이 되지 않았다. 그녀 정도면 감시대상자 명단에는 이름이 오르지 않는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 그녀가 아는 사람들 중에는 없지만, 상습적으로 이혼하는 사람들이나 실직자들 또는 인지능력이 손상된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일이었다. 생명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 영생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일이었다. 레아는 훌륭한 라이퍼였다. 그녀는 헬스핀에서 일했다. 그리고 누구보다 생명을 소중히 여겨왔다. 정부 당국도 이 사실을 알고 있지 않은가?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그들은 레아가 일부러 차에 뛰어들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 p.28)

두 사람이 뉴욕에 온 것은 음악 때문이었다. 엄마는 노래를 부르고 안야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러 온 것이었다. 하지만 검사를 받는 순간 영원히 살고 싶다는 생각이 천천히 타오르며 병이 되고 말았다. 엄마는 미국인들처럼 생활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육류도, 나아가 생선도 입에 대지 않았다. 크고 육중한 몸은 점점 줄어들어 헬스클럽에서 다듬어진 날씬한 몸매가 되어갔다. 노래를 부르면 심장에 무리가 가고 완벽한 유전자 구성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거라고 했다. 결국 엄마는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엄마는 시술과 교체에 집착했다. 처음에는 피부였다. 15개월마다 피부를 이식했고 혈액에 집착했다. 초소형 스마트 입자인 나노봇을 투입하여 피를 맑게 재생시켰다.
(/ pp.41~42)

모든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수명을 알리는 숫자를 받았다. 정부 당국은 아기가 태어나면 바로 테스트를 실시했다. 울부짖는 아이의 목구멍에 손쉽게 면봉을 집어넣었다. 부모들은 손을 꼭 잡고 초초하게 기다렸다. 아이의 평생을 결정지을 중요한 순간이었다. 때로는 아이를 처음 품에 안는 순간, 아직 인간의 눈이라고 할 수 없는 액체 상태의 아기 눈을 들여다보며 결과를 알기도 했다.
(/ p.49)

제2의 물결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세대가 엄마에게서 레아로 넘어갔고, 가족 문화도 무너졌다. 새뮤얼이 태어날 때까지만 해도 그들은 근 수십 년간 수명연장 검사와 예방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시스템이 달라졌다. (중략)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서, 정부 당국은 최대 투자 대상자인 라이퍼들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키고자 새로운 지시 조항들을 만들었다. 제2의 물결 시대였다. 이제 제3의 물결이 시작되면 인간은 영원불멸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레아, 네 아이들은 가능하겠다. 어쩌면 너부터 가능할지도 몰라.” 엄마는 흥분과 부러움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하곤 했다.
“끔찍하군.” 아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대꾸했다. “누가 영원히 살고 싶겠어? 정부는 우리가 스테이크를 그만 먹기를 바랄걸?”
(/ pp.70~71)

여자가 말하기 시작했다. 이 클럽이 늘 인권 보호 운동가들의 모임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모른다고 했다. 삶에 환멸을 느낀 라이퍼들이 오래전에 만든 모임이 바로 이 클럽이라고 했다. 수명유지 시술을 받을 만큼 받은 사람들이었다. 고밀도 리포단백질을 놓고 벌이는 경쟁과 금욕적인 생활에 지칠 대로 지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라이브 음악 공연을 들으며 동맥경화에 가장 안 좋다는 전통 음식들을 진탕 먹고 마시는 파티를 비밀리에 열어왔다. 그들은 자신들의 모임을 스스로 조롱하듯 ‘수이사이드 클럽’이라 불렀다.
(/ p.84)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찾던 어느 텐더의 태블릿 화면을 우연히 보기 전까지는. (중략) 하여튼 그때 봤어……. 화면 맨 밑에 쓰여 있는 작은 글씨……. 가이토 기리노, 그렇게 쓰여 있더구나. 그들은 내가 누군지 알고 있었어. 그동안 내가 어디에 사는지도 알고 있었던 거지. 그동안 나는 멋지게 도망쳤다고 뿌듯해했는데, 사실은 그들이 나를 풀어준 거였어. 그때 깨달았지.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았어. 나는 도망자도 무엇도 아니었던 거야. 내가 돌아오기를 조금도 바라지 않았던 거지. 분명 내게는 체제 위반자라는 꼬리표가 붙었을 거야. 하지만 내가 그들의 도시, 그들의 삶과 장수를 지키는 거대한 요새 밖에만 있다면 아무 신경도 쓰지 않았던 거야. 내가 멀리 있으면, 이곳에 없기만 한다면, 그들이 말하는 소위 체제 위반 사고방식이 정부 당국의 중요한 사업에 방해만 되지 않는다면,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어.”
(/ pp.14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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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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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출신의 베스트셀러 작가. 정부의 통제와 강압에 의해 개인 수명이 결정되는 미래 세계를 그린 SF 소설이자 대표작 [수이사이드 클럽]이 원고 상태로만 여러 출판사의 러브콜을 받아 치열한 경쟁 끝에 계약이 성사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다. 이 책은 출간 즉시 [허핑턴 포스트], [밀리언스], [기즈모도], [버스틀], [뉴 사이언티스트], [엘르], [비치 미디어], [인디펜던트], [스타일리스트], [아이리시 타임스], [나일론], Tor.com, [룸퍼스] 등에서 추천도서로 선정됐고,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 척 팔라닉의 [파이트 클럽], 오스카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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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와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IGSE)에서 영어교육학과 석사 과정을 마쳤다. 옮긴 책으로는 《수이사이드 클럽》이 있다. 현재 글밥 아카데미 수료 후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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