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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우주에서 유쾌하게 항해하는 법 : 어느 '어도락가語道樂家'의 삶과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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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15개가 넘는 외국어에 통달한 언어천재 신견식,
    그는 언어를 어떻게 공부하고 있으며,
    언어들에서 어떻게 무궁무진한 재미를 찾고 있는가?

    외국어를 공부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필독서,
    진정한 고수가 들려주는 언어 탐닉의 항해기!


    이 책은 거의 독학으로 15개가 넘는 외국어에 통달하고, 25개 언어를 우리말로 옮긴 경험을 가진 번역가의 이야기다. [언어의 우주에서 유쾌하게 항해하는 법]의 저자 신견식은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다녀온 적도, 외국어 학원에 다닌 적도 없다. 처음 해외에 나가본 것은 그의 나이 38세에 떠났던 신혼여행이 처음이다. 그렇게 살아온 그가 20개가 넘는 언어를 구사하는 번역가가 되었다. 그는 하루에 한 끼를 먹고 공부에 힘을 쏟는 열정으로 젊은 시절부터 수많은 외국어에 파고들었으며, 지금도 매일매일 얼굴을 씻듯 밥을 먹듯 새 언어들을 공부하는 일에 여념이 없다.

    저자는 어떻게 그토록 많은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되었는가? 저자의 언어에 대한 치열한 호기심과 탐구의 자세는 외국어를 공부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깊은 영감을 준다. 그러므로 이 책은 “외국어는 이렇게 공부하면 된다”라는 식으로 떠도는 외국어 공부법 또는 학습서보다 더 중요한 지점을 다루는 교양서라 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언어는 정말로 우주와도 같이 드넓고 탁 트인 저마다의 세계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오랫동안 언어라는 우주, 언어의 바다에서 항해하던 일을 온몸으로 즐기고 있고, 그런 유쾌한 자세가 언어를 배우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점이라는 사실을 이 책에서 줄기차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언어를 어떻게 즐기는 게 좋을 것인가. 언어라는 우주 속에서 우린 앞으로 무엇을 건질 수 있을 것인가. 이제 신견식의 세계를 만나보자. 그가 방안을 가득 채운 수백 권의 사전들 품에서, 자신의 아내와 어린 아들과 나누는 대화 속에서, 소설 [채식주의자]와 영화 <기생충>의 사이에서, 또 노키즈존과 마카롱과 ‘꼰대’와 ‘라떼’라는 단어들 사이에서, 트럼프의 트윗들과 ‘닭도리탕’의 논란 속에서 어떤 유쾌한 항해기를 들려줄지 이 책 [언어의 우주에서 유쾌하게 항해하는 법]을 통해서 본격적으로 만나보자.

    출판사 서평

    외국어가 그토록 흥미진진한 이유는 무엇인가?
    ‘언어의 세계로 이끄는 가장 믿음직한 안내자’


    우리가 잘 알고 있듯, 언어는 단 하나를 제대로 마스터하는 것도 벅차다. 하나만 파고들어도 공부할 것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언어의 우주에서 유쾌하게 항해하는 법]의 저자 신견식은 공부가 어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어떤 언어든 저마다 이야깃거리가 있으니 그걸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자신을 어도락가(語道樂家)라고 소개하며, 바로 그 재미를 찾는 삶과 끊임없는 공부를 통해서 자신이 십여 개의 외국어에 숙달할 수 있었다는 것을 들려주고 있다.
    저자는 언어 공부란 ‘자신이 기꺼이 갇히고 마는 미로’와도 같다고 말한다. 그런 그의 앞에서 언어나 외국어가 수단일 뿐이라는 언명은 설득력을 잃는다. 신견식은 언어가 ‘수단’인 사람도 당연히 많지만, 언어가 ‘목적’인 사람도 있다고 말한다. 바로 자기 자신처럼. 저자에게 언어는 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목적이다. 때로는 뚜벅뚜벅 걸어갈 때 짊어지는 등짐같이 무겁게도 느껴지지만, 때로는 북극 밤하늘에 펼쳐진 오로라처럼 신비로움을 안겨주는 황홀한 목적. 그는 책에서 40여 년간 언어가 자신이 목적이 될 수 있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저자가 인용하는 괴테의 말처럼, 외국어를 모르는 사람은 자기 언어도 모른다(Wer fremde Sprachen nicht kennt‚ weiß nichts von seiner eigenen). 여행을 떠나야 평소 숨어 있던 스스로의 본모습이 보이듯 외국어의 별미 사이에서 한국어의 진미도 더욱 입에 감기는 법이다. 우리 누구나 거울을 보기 전에는 자기 모습을 알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저자의 말마따나 외국어를 하나만 알아도 그 외국어를 제대로 모르는 것과 같지 않을까. 이 책에는 세 개 이상의 언어를 서로 거울처럼 비춰보면서 그동안 못 봤던 자기 언어의 숨겨진 모습을 찾아내는 재미가 잘 담겨 있다.

    “어학과 번역은 산꼭대기처럼 최고 수준이 정해진 것이 아닐 것이다. 나도 정상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갖고 살아가지는 않는다. 가끔씩 힘들 때야 있어도 드넓은 바다나 우주를 항해하는 마음으로 쭉 간다.
    일본과 중국의 유명 사전 중에 [사해辭海]가 있다. 사해의 뜻은 ‘말의 바다’이다. 아랍어로 ‘사전’을 일컫는 ‘까무스قاموس’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대양’을 뜻하는 ‘오케아노스ὠκεανός’이니 통하는 구석이 있다. 나는 방구석에서 사전을 들추면서도 언제나 탁 트인 바다를 만난다.”
    ( '언어의 우주에서 유쾌하게 항해하는 법' 중에서)

    “장소와 시대를 뛰어넘은 진정한 천재”
    번역가들의 번역가, 신견식의 삶과 공부를 파헤치다


    외국어를 잘 다루는 사람이 대중매체에서 큰 인기를 끈 지 오래다. 외국어를 몇 개만 능통하게 다루어도 ‘언어천재’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그의 공부법을 학습법을 힘껏 홍보하고 또 캐내려는 일군의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신견식은 다르다. 그는 영어와 프랑스어와 독일어와 그리스어, 스페인어와 루마니아어와 헝가리어와 터키어, 러시아어와 스웨덴어와 핀란드어, 네덜란드어와 이탈리아어, 중국어와 일본어, 아랍어와 인도네시아어와 폴란드어 등등을 자유롭고 능통하게 다루면서도 스스로의 능력을 자랑삼거나 굳이 미화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대신 그는 하루하루 공부에 전념하며, 자신이 활동하는 번역계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그는 20여 개 언어의 실무·기술 번역을 도맡았고, 영어와 스웨덴어와 페르시아어로 된 책을 옮기고 감수했으며, 출판사에서 라틴어로 강의를 하고, 많은 번역가의 번역 작업에 소리 없이 도움을 주는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그는 번역 업계에서 ‘번역가들의 번역가’, ‘번역가들의 선생님’이라는 애칭을 받아온 지 오래다. 번역가들이 외국어의 가장 까다로운 해석과 골치를 썩이는 미묘한 문제를 만날 때마다 그의 도움을 요청했던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영화 번역에서 큰 주목을 받는 황석희 번역가는 그런 신견식의 존재에 대하여 “언어의 진미(眞美)를 신견식보다 재미있고 믿음직하게 안내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적어도 내가 알기론 없다”라고 일컬었던 바 있다, 이원경 번역가는 그를 가리켜 “장소와 시대를 넘어 거의 모든 언어에 통달한 진정한 천재”라고 말했던 바 있고, 노승영 번역가는 “어원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촌철살인의 재치, 남다른 유머 감각에다 통념에 사로잡히지 않는 유연한 사고가 어우러져 유일무이한 언어의 향연을 차려내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여러 언어를 분석, 학습, 수집하며 평범한 사람이 떠올릴 수 없는 언어 간의 연(緣)을 찾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언어를 수단을 넘어 목적으로 하는 그들에겐 오직 그들만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계가 있다. 그 세계의 진미를 신견식보다 재미있고 믿음직하게 안내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적어도 내가 알기론 없다.”
    ( '황석희 번역가의 추천사' 중에서)

    외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낱말과 문장이 꼬리를 무는 언어 탐닉의 항해기


    언어는 하나의 세계다. 언어를 공부하는 일은 결국 그 세계에 빠지는 일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그 각각의 세계는 수천 년간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엄청난 변화를 겪어왔다. [언어의 우주에서 유쾌하게 항해하는 법]은 바로 그 전 세계적인 언어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한 권의 책이다. 십여 개의 언어에 통달하는 저자이기에 우리에게 그 어느 책보다 더 풍성하고도 맛깔스러운 언어의 진면목과 변화상을 들려줄 수 있다.
    이를테면 이 책에는 영어 ‘하트heart’, 프랑스어 ‘쾨르cœur’, 폴란드어 ‘세르체serce’, 페르시아어 ‘델دل’은 모두 ‘심장’을 뜻하고, 이 단어들의 뿌리는 같다는 내용이 나온다. 겉으로는 전혀 닮은 구석이 없어 보이지만 수천 년간의 언어 변화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알코올’과 ‘오렌지’ 같은 어휘도 한국어는 영어를 받아들인 것이지만 다시 거슬러 올라가면 영어 이전에 아랍어→스페인어→프랑스어의 경로를 밟았다. 단어 하나에서도 유라시아의 광활한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저자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놀면서 편을 가를 때 손바닥과 손등을 보이며 외치는 구호(대전에서는 ‘우에시다리’, 같은 충남이라도 서산은 ‘엎어라 젖혀라’, 서울의 ‘데덴찌’)를 예로 든다. 그는 이 말이 일본어 ‘우에うえ(위)’, ‘시타した(아래)’, 데덴찌는 ‘데て(손)’+‘덴치てんち(천지天地, 위아래 뒤집기)’로 짐작된다고 그 어원을 살피기도 한다. 각국의 사투리와 방언, 여러 언어에서 뜻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거짓짝의 사례들, 그리고 유럽 식민국의 언어와 피식민지 언어가 만나서 생긴 크레올어 현상도 책 안에 가득 담겨 있다. 마치 일본 메이지 시대에 서양 품종의 개를 ‘카메야kameya’라 일컬었고, 이 단어의 어원은 영어 ‘컴 히어come here’인 것처럼.
    이렇게 언어의 세계가 얽히고설킨 사례는 끝이 없다. 저자는 ‘검정’을 뜻하는 영어 ‘블랙black’과 ‘하양’을 뜻하는 프랑스어 ‘블랑blanc’이 뿌리가 같음을 알았을 때 느낀 경이로움은 잊기 힘들다고 말한다. 이런 경이로움과 즐거움이 그가 이것이 그가 이 책을 밀고 나가는 가장 근본적인 원동력이다. 저자는 그런 유쾌한 힘을 통해서 트럼프와 김정은의 논쟁에서 ‘도터드dotard’라는 단어가 어떻게 되살아났는지, ‘셀카selca’라는 단어가 어떻게 한국어에서 세계로 퍼져나가는지, <기생충>의 ‘짜파구리’가 어떻게 ‘람동ramdon’으로 번역되었는지 등을 줄기차게 살핀다.

    “중앙아메리카 원주민의 신화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중동의 바벨탑 신화와는 반대되는 얘기가 있다. 사람들마다 언어가 달라져 말이 통하지 않는 게 하늘이 내린 벌이라고들 생각할 텐데, 오히려 그 신화에서는 언어가 하나만 남는 것이 벌이다. 다들 쓰는 언어가 같기에 무조건 상대방의 말을 알아들을 것이라 생각해서 오히려 제대로 소통하려는 노력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같은 나라에서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꼭 서로 대화가 통하지는 않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생각하면, 중앙아메리카 원주민 신화가 현대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더 많다,”
    ( '언어의 우주에서 유쾌하게 항해하는 법' 중에서)

    세상과 언어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되짚으며,
    언어의 사회적 의미, 외국어 학습의 의의를 성찰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기계적인 어원 공부 학습법이나 원어민을 무조건적으로 찬양하는 네이티브 학습법 등을 비판한다. 신견식은 말한다. 인간이 쓰는 언어는 시험 문제 정답 맞히기로만 환원하기에는 너무나도 다채롭다고. 그리고 언어를 쓰고 지적 능력을 갖춘 우리 인간들은 자신만의 정답을 찾아갈 능력이 있으며, 그런 잠재력을 깎아내리지 말고 외국어 공부에서도 스스로의 정답을 찾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더욱 큰 의미와 재미도 느낄 뿐만 아니라 감동도 얻을 것이라고.
    저자는 2016년 [콩글리시 찬가]라는 책을 펴냈던 바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여태껏 ‘잘못된 영어’, 일제 잔재 정도로만 취급됐던 콩글리시를 한국의 근현대사뿐 아니라 수많은 세계 언어가 교류한 흔적이 담긴 문화유산으로 격상시킨다. 우리말이 여러 나라와 직간접적으로 교류하며 알게 모르게 흘러들어 온 한국어 속 외래어 또한 엄연히 ‘우리의 언어’다. 사전이나 문법책에 담긴 고정된 언어는 이상적인 가상의 구성체일 뿐이며, 실제의 언어는 고정되지 않은 채 매 순간 유영한다. 그러므로, 그토록 변화무쌍한 언어에 관해서 우리가 공부할 것은 끝이 없다.
    이 책 이후에 4년 만에 내놓는 신간 [언어의 우주에서 유쾌하게 항해하는 법]에서 저자는 영어 공용화 논란, 인공지능(AI) 시대의 번역, 세계 출판 및 번역 시장에서의 한국어의 위치, 고유어 중심의 언어순화의 문제, 그리고 번역이라는 업의 불가능성과 가능성 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어찌 보면 신견식이 자신의 어도락가(語道樂家)로서의 정체성, ‘언어라는 우주’를 본격적으로 얘기하는 첫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언어는 지금도 그 언어를 쓰는 사람들과 세계의 움직임에 역동적인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그래서 언어는 우주처럼 흥미롭고 광활한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결국 우리 자신이 쓰는 외국어는 우리가 모르는 외계 생명체의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다. 외국어든 모국어든 모두 지구상에 사는 ‘인간의 언어’다. 우리는 자신의 삶과 쓰임새에 어떻게 외국어를 잘 녹일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외국어 공부에서 끊임없는 흥미와 지치지 않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은 하루하루 그런 고민을 하며 외국어를 공부하는 모든 이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나는 어린 시절에 띄운 우주선을 타고 여전히 언어의 우주를 항해 중인지도 모르겠다. 4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땅콩과자 봉지’별과 ‘제일은행 포스터’별을 지나 온갖 언어의 별과 사전의 별에 머물면서 나만의 시간대로 살아왔다. 아직도 들러보고픈 별들이 많지만, 시간이 모자란다는 느낌은 없다. 가다가 발 닿는 별에 잠시 내렸다가 유쾌하게 구경하고 다시 출발하면 그만이다. 언제 어느 별에 닿을지 모르니 항상 연료를 꽉 채워 넣고자 신경쓸 뿐이다. 나는 오늘도 말의 별미를 찾아 새 별로 떠난다.”
    ( '언어의 우주에서 유쾌하게 항해하는 법' 중에서)

    추천사

    여러 언어를 분석, 학습, 수집하며 평범한 사람이 떠올릴 수 없는 언어 간의 연緣을 찾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언어를 수단을 넘어 목적으로 하는 그들에겐 오직 그들만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세계가 있다. 그 세계의 진미眞美를 신견식보다 재미있고 믿음직하게 안내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적어도 내가 알기론 없다. 언어의 맛을 가장 잘 아는 어도락가의 안내를 받으며 어도락 유람을 하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책장을 맛보고 있을 것이다. Bon Appetit!
    - 황석희 / 번역가

    자기 인생을 하나에 다 바치는 사람들이 있다. 정작 그들은 그 일에 특별히 비장한 마음으로 임하는 것 같진 않다. 그저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자기 전에 또 세수를 하듯 담담하고 묵묵할 뿐이다. 이 책의 저자 신견식은 언어를 비교하고 치환하고 분해하는 일을 세수처럼 한다. 매일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유학도, 외국어 학원도 가본 적 없이 10개가 넘는 외국어에 능통해지고 만 것이다. 아내와 아들도 언어를 가지고 사랑하고, 간식을 먹을 때도 언어를 가지고 먹고, 장난도 언어를 가지고 던진다. 그는 언어를 가지고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잠깐 생각해도 아득해진다. 우주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처럼.
    - 요조 / 작가, 뮤지션

    나의 오랜 동료인 ‘언어괴물’ 신견식의 언어유희는 독보적이다. 어원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촌철살인의 재치, 남다른 유머 감각에다 통념에 사로잡히지 않는 유연한 사고가 어우러져 유일무이한 언어의 향연을 차려낸다. 그의 글을 간간이 읽을 때마다 ‘언제 책을 쓰시려나’ 하고 기다렸는데, 드디어 맛깔스럽게 차려진 한 권의 책이 우리 곁에 찾아왔다. 많은 이들이 어도락가가 정성껏 만든 언어 도시락을 마음껏 즐기시길 바란다.
    - 노승영 / 번역가

    목차

    제1장 어도락가語道樂家의 길

    1. 어도락가로 살아간다는 것
    2. 방구석 언어견문록
    3. 공부가 쉽다면 거짓말이겠지만
    4. 네이티브가 뭐길래
    5. 검정와 하양의 뿌리는 같다
    6. 좋은 글이란 무엇인가
    7. 노르웨이의 언어, 대전의 언어
    8. 사투리 공부의 즐거움
    9. 말 사이 사람 사이

    제2장 나의 삶, 나의 언어

    1. 나의 우주 1
    2. 나의 우주 2
    3. 아내라는 또 다른 우주
    4. 세례명과 양복
    5. 노키즈존을 생각하다
    6. ‘꼰대’와 ‘라떼’
    7. 나의 소소한 사치
    8. 아들의 말 1
    9. 아들의 말 2

    제3장 언어의 풍경을 바라보며

    1. 번역은 미꾸라지와 같아서
    2. 인공지능 시대의 번역
    3. 한국어는 작은 언어가 아니다
    4. [채식주의자]의 ‘안방’을 드나들며
    5. <기생충>의 ‘짜파구리’를 맛보며
    6. 닭도리탕과 겐세이 그리고 구라
    7. ‘저희 봬요’
    8. 맞춤법과 골동품
    9. 트럼프의 말, 김정은의 말

    본문중에서

    삶의 목적이 여럿일 수도 있으니 목적과 수단의 경중을 꼭 가릴 필요도 없고, 목표 달성으로 나아가는 길에 수단을 어떻게 써먹느냐가 더 큰 관건일지도 모른다. 나는 언어를 여러 방식으로 좋아한다. 그래서 언어나 외국어가 수단일 뿐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살짝 야릇한 기분도 든다. 그 말이 틀렸다고 꼭 반박하겠다는 소리는 아니다. 언어가 수단인 사람도 당연히 많다. 하지만 언어가 목적인 사람도 있다.
    ( ‘머리말’ 중에서)

    이따금 하늘을 바라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 우주가 사라지기 전에 인간이라는 소우주와 언어라는 소우주가 먼저 사라질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언어보다는 저 광활한 우주를 탐구하는 게 의미가 있지 않을까.
    어렴풋한 갈망일 뿐이다. 혼자서 세상 모든 길을 갈 수 없다. 나만의 길을 내서 걸어가면 그만이다. 우주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우리 인간이고, 크든 작든 우리 모두 저마다 삶의 여러 의미를 쌓아가는 존재다. 그 의미가 서로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는 눈을 기른다면 물론 금상첨화일 것이다.
    ( ‘머리말’ 중에서)

    걷고 달리기만 해도 몸과 마음이 가뿐해지고 좋은데, 나야 어도락가니까 그러면서도 언어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일 테다. 사람마다 음악을 듣든 풀꽃을 살펴보든 각자 또 다른 즐거움을 찾으면 된다. 나는 육상 선수가 되겠다는 무모한 욕심은 없다. 하루하루 즐길 뿐이다. 그러다 보면 꽤 잘 걷고 달리는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언어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또는 몇 개의 언어를 정복하거나 마스터한다는 원대한 목표도 좋다. 하지만 너무 커다란 열매를 찾으려고 즐거움을 계속 미루기보다는 하루하루 자신만의 언어를 마스터하는 데서 더 큰 보람이 오지 않을까? 외국어도 그렇게 하루하루 꾸준히 공부하여 삶의 작은 기쁨을 자주 누리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 '1부 1장 어도락가語道樂家로 살아간다는 것’ 중에서)

    언어는 하나만 파고들어도 공부할 것이 무궁무진하다. 애초에 하나라도 완벽하게 익히기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오히려 나는 여러 언어를 만지작거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공부가 어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어떤 언어든 저마다 이야깃거리가 있으니 그걸 찾아내는 재미도 참 쏠쏠하다. 여행을 떠나야 평소 숨어 있던 스스로의 본모습이 보이듯 외국어의 별미 사이에서 한국어의 진미도 더욱 입에 감긴다.
    배우기가 조금 더 어렵든 쉽든 상관없다. 나에게 언어를 배우고 또 번역하는 일이란, 그게 어떤 언어든 대개는 웃으며 들어갔다가 거기 푹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는 쪽이 아닐까 싶다. 나는 지금 다루는 모든 언어에 들어갔다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아마 쭉 그 안에서 미로 찾기 놀이를 하고 있을 것이다.
    ( '1부 3장 공부가 쉽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중에서)

    사람마다 지방마다 말투도, 억양도, 다양한 언어 활용의 습관도 제각각이다. 영어를 모어로 구사하는 이들도 마찬가지인데, 우리에겐 영어가 외국어이다 보니 우린 이 언어가 한국어와 똑같이 ‘인간의 언어’일 뿐이라는 점을 자주 잊는다. 인간이 쓰는 언어는 시험 문제 정답 맞히기로만 환원하기에는 너무나도 다채롭다. 그리고 언어를 쓰고 지적 능력을 갖춘 우리 인간들은 자신만의 정답을 찾아갈 능력이 있다. 그런 잠재력을 깎아내리지 말고 외국어 공부에서도 스스로의 정답을 찾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더욱 큰 의미와 재미도 느낄 뿐만 아니라 감동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1부 4장 네이티브가 뭐길래’ 중에서)

    어휘도 마찬가지다. 당장 내일 시험 칠 게 아니라면 그냥 낱말만 외워 봐야 큰 쓸모는 없다. 대표적인 게 ‘어원 암기 학습법’이다. 어원이 같은 어휘를 묶어 외우면 빨리 또는 효과적으로 외워진다고 선전하는데, 물론 학습법이란 누구나 다르니까 그게 잘 먹히는 사람도 있겠다. 또 어원을 암기하면 전반적으로 어휘적 연관성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빨리 외워 봐야 빨리 잊힐 뿐이다.
    ( '1부 5장 검정과 하양의 뿌리는 같다’ 중에서)

    간사이関西弁, 나가사키長崎弁 사투리 비교도 재밌다. 나가사키의 벤(사투리) 중에서 양말靴下에 감자ジャガイモ(자가이모)가 생겼다는 말은 구멍이 났다는 뜻이다. 물론 간사이 지방의 상대방은 이를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뒤꿈치나 발가락이 삐져나온 꼴이 감자처럼 보여서일 텐데, 감자를 뜻하는 영국영어(potato), 독일어(Kartoffel), 네덜란드어(aardappel), 아프리칸스어(aartappel) 역시 양말 빵꾸를 뜻한다. 이 역시 사투리에 속해서 모든 사람들이 다 알아듣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금방 와 닿는 꽤 귀여운 말이다. 그걸 보고 나서 양말에 난 구멍을 ‘감자’라 하는 한국어 화자도 꽤 있음을 알게 되었다.
    ( '1부 8장 사투리 공부의 즐거움’ 중에서)

    우주과학자의 꿈은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언어학자가 되겠다는 꿈으로 바뀌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 그나마 학문이 어떤 맛을 내는지 알기 전에는 사실 학자가 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굉장히 막연하다. 맛을 봐야만 무엇인가를 잘 아는 것은 아니겠지만,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의 라틴어 ‘사피엔스sapiens(슬기로운·영리한)’의 뿌리가 되는 동사 ‘사피오sapio’의 원뜻 ‘맛보다’에서 ‘알다, 슬기롭다’가 나오지 않았던가. 맛을 보는 경험이 없다면 그걸 제대로 알기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 '2부 1장 나의 우주 1’ 중에서)

    지갑을 여는 일은 무엇을 가능케 하는가. 영어 ‘페이pay(돈을 내다·치르다)’의 원뜻(진정·만족시키다)은 라틴어 ‘파카레pacare(평정·조정하다)’에서 왔고, 이는 ‘팍스pax(평화)’의 파생어로 결국 평화롭게 만든다는 뜻이다. 돈을 내야 상대가 만족도 하고, 조정도 되고, 이래저래 평화로운 관계가 된다. 평화로움은 조용함도 뜻한다. 조용한 태도와 돈을 내는 행위는 이렇게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이러자니 나이 먹으면 호구가 되라는 느낌도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영어 ‘텔tell(말하다)’은 ‘텔러teller(은행 창구직원)’에서 보이듯 옛말로 ‘셈하다’를 뜻하기도 했다. 독일어로 돈을 ‘치르다(zahlen)’와 ‘말하다(erzahlen)’도 그 뿌리가 같다. ‘침묵’과 ‘지불’ 가운데에서 하나만 대가로 치르는 쪽이 낫지 않을까? 입을 열려면 지갑을 열어라. 나이 먹은 사람은 입을 닫거나 지갑을 열라고 살짝 조정하면 젊든 늙든 모두 만족할 듯싶다.
    ( '2부 6장 꼰대와 라떼’ 중에서)

    마카롱이란 말은 역시 프랑스에서 온 것이다. 프랑스어 ‘마카롱macaron’은 영어 또는 프랑스어 ‘마카로니macaroni’(이탈리아어 ‘마케로니maccheroni’)와도 어원이 같다. 스페인어 ‘마카론macarron’ 또한 마카로니를 뜻하며 같은 어원에서 온 말이다. 제과·제빵 전문용어인 프랑스어 ‘마카롱’과 영어 ‘매커룬macaroon’(독일어 ‘마크로네Makrone’)은 종류가 다른 과자인데, 어원이 같더라도 나라나 지역마다 문화와 전통이 다르니 현재의 음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가 있다.
    ( '2부 7장 나의 소소한 사치’ 중에서)

    아직은 윤호의 용언 활용이 미숙한데 이건 단순히 불완전한 것이 아니다. 즉 아이는 어른이나 주변의 말을 언제나 그대로 따라만 하는 게 아니라, 여태 몸소 익힌 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조합하는 창조성을 보인다. 이런 자기만의 언어는 다시 타인의 언어를 통해 조만간 올바른 형태로 여러 차례 다듬어져 굳어질 테지만 이 역시 사람의 성장에서 소중한 단계다. 부모로서는 아이가 틀린 문법으로 말하던 시절이 그리울 듯한 느낌이 살짝 들곤 한다. 물론 그건 내 감상일 뿐이고 아이는 몸과 마음이 자라듯이 언어도 자랄 것이다.
    ( '2부 9장 아들의 말 2’ 중에서)

    언어는 늘 미꾸라지처럼 요동치면서 흙탕물을 만든다. 그걸 글로 옮길 때는 세심하게 다듬는 과정을 거친다. 다시 말해 미꾸라지를 잡아서 맑은 물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그 물을 다른 물로 옮길 때는 독자들이 물설게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말하자면 처음에는 물갈이 때문에 설사를 하는 일이 없도록 물을 더 맑고 깨끗하게 해야 한다. 흔히 번역에 나오는 언어가 다소 밋밋한 까닭도 최대한 많은 이가 잘 읽을 수 있도록 쓰려다 보니 그런 경우가 많다. 독자들이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언어라는 미꾸라지를 잘 다스리는 것도 번역가의 과제다. 나는 오늘도 꿈틀꿈틀 움직이는 미꾸라지를 쫓는다.
    ( '3부 1장 번역은 미꾸라지와 같아서’ 중에서)

    영어 ‘아티피셜artificial(인공)’의 궁극적 어원이 되는 라틴어 ‘아르스ars’뿐 아니라 독일어 ‘쿤스트Kunst’와 한자 ‘술術’도 예술·기술을 다 가리키는 말이다. 헝가리어 ‘뮈포르디타시műforditas(문학번역)’의 ‘뮈mű’의 원뜻은 ‘(문학·음악)작품’인데, 이 ‘뮈mű’는 ‘뮈홀드műhold(인공위성)’, ‘뮈포그műfog(틀니)’에서처럼 ‘인공’도 미한다. 기계가 그림을 그리고 음악도 만들고 글도 짓듯 인공지능과 문학이 못 만날 일도 아니겠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계승해서 번역을 한다면 그것도 결국은 사람의 번역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결국 사람과 인공은 한편이라 여기고 싶다.
    ( '3부 2장 인공지능 시대의 번역’ 중에서)

    번역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완벽주의 강박의 반작용이다. 번역이 불가능하다면 언어 행위 자체도 불가능하다. 아무런 모자람도 없이 생각을 언어로 정리하기도 어렵고 늘 상대방의 언어를 속속들이 알아들을 수도 없다. 언어는 불완전하다. 불완전한 언어를 쓴다는 사실을 잊은 채 완전한 번역이라는 환상을 품고 끝없이 하늘을 오르다가는 환멸만 맞는다.
    우리는 땅 위에서 언어를 쓰는 사람이다. 세상에 번역이 불가능한 언어란 없다. 어떤 언어로 썼든, 번역이 될 만한 글은 번역이 된다.
    3부 4장 『채식주의자』의 ‘안방’에 드나들며’ 중에서)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도 중국어가 어원인 음식과 채소와 곡물 이름도 많다. 김치(沈菜), 배추(白菜), 시금치(赤根菜), 감자(甘藷), 옥수수(玉薥黍) 등 우리가 늘 접하는 것들이다. 끝이 없다. ‘쌀’과 ‘벼’도 인도 또는 동남아시아 언어가 뿌리일 가능성이 높다. ‘포도’는 이란어(박트리아어)와 중국어를 거쳤고, ‘오렌지’는 드라비다어,
    스크리트어, 페르시아어, 아랍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영어, 일본어를 거쳐 들어왔다. 일본어 사투리 ‘코코이모ここいも’의 음운이 바뀌고 ‘마[薯]’에서 유추하여 ‘고구마’가 나왔는데 이를 기분이 나쁘다고 기어이 ‘단감자’로 바꾼다면 그것도 좀 우습다.
    ( '3부 6장 닭도리탕과 겐세이 그리고 구라’ 중에서)

    독일어 ‘안클라겐anklagen(고소·고발하다)’은 ‘탄핵하다’도 뜻한다. 이 단어는 영어 ‘앵클ankle(발목)’과 아무 관계도 없지만 같은 글자가 꽤 많이 겹친다.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역사상 세 번째로 탄핵 심판을 받았으나 상원 부결로 면죄부를 얻었는데, 과연 또 다시 발목을 잡힐지는 모를 일이다. 나는 언어의 우주를 떠다니는 한국인으로서 한반도가 족쇄fetters에서 벗어나 깃털feathers처럼 홀가분하게 날아다녔으면 좋겠다고 살짝 낭만적으로 빌어 본다.
    ( '3부 9장 트럼프의 말, 김정은의 말’ 중에서)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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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5개 언어를 해독할 수 있는 ‘언어 괴물’. 영어, 독일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웨덴어, 덴마크어, 노르웨이어, 핀란드어, 그리스어, 일본어, 중국어, 라틴어 등을 사전 없이 읽는다. 더 놀라운 것은 중세 영어나 중세 프랑스어처럼 옛말까지 다룬다는 점이다.
    이처럼 자유자재로 언어 사이를 넘나드는 그가 왜 콩글리시라는 문제를 꺼내들었을까? 여태껏 ‘잘못된 영어’, 일제 잔재 정도로만 취급됐던 콩글리시는 이 책에서 한국의 근현대사뿐 아니라 수많은 세계 언어가 교류한 흔적이 담긴 문화유산으로 격상된다. 이 책은 여러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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