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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리랑 1-2권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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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품의 분류

    책소개

    광주민중항쟁 40주년 회심작
    80년 5월, 따뜻한 가슴들이 살고 있었네


    [광주 아리랑]은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 14일간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다룬 다큐소설이다. 그때 광주에서 벌어진 사건들과 그 안에 얽힌 수많은 인물은 40년이 지난 오늘날 리얼리티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부활하여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때린다. 지금까지 제대로 조명하지 않은 광주시민 개개인을 집중적으로 다룬 이 작품을 통해 그들이 계엄당국 측에서 줄곧 몰아간 폭도가 아니었음을, 그저 안식을 찾지 못한 채 고달프게 살아간, 그러나 따뜻한 가슴을 가진 민초일 뿐이었음을 새삼 깨닫고 재발견할 것이다. 정말 광주는 특별한 도시가 아니라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보통의 도시였음을……. 그렇다. 80년 5월, 광주에는 따뜻한 가슴들이 살고 있었다.

    광주민중항쟁 40주년 회심작
    80년 5월, 따뜻한 가슴들이 살고 있었네


    [광주 아리랑]은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 14일간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다룬 다큐소설이다. 그때 광주에서 벌어진 사건들과 그 안에 얽힌 수많은 인물은 40년이 지난 오늘날 리얼리티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부활하여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때린다. 지금까지 제대로 조명하지 않은 광주시민 개개인을 집중적으로 다룬 이 작품을 통해 그들이 계엄당국 측에서 줄곧 몰아간 폭도가 아니었음을, 그저 안식을 찾지 못한 채 고달프게 살아간, 그러나 따뜻한 가슴을 가진 민초일 뿐이었음을 새삼 깨닫고 재발견할 것이다. 정말 광주는 특별한 도시가 아니라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보통의 도시였음을……. 그렇다. 80년 5월, 광주에는 따뜻한 가슴들이 살고 있었다.

    출판사 서평

    횃불이 별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
    따뜻한 가슴들로 모자이크한 벽화, 5월문학의 원본


    [광주 아리랑]은 광주민중항쟁 40주년 회심작으로,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 14일간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다룬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정찬주 작가의 세 가지 관점이 유기적으로 이어진 대작으로, 이른바 ‘5월 광주 소설’의 최종 완성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째, 메타포아를 버리고 콜로세움의 검투사처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작가는 실화를 소재로 삼더라도 소설이라는 사실을 기록하는 보고서가 아닌, 진실을 탐구하는 묵시록에 가깝다고 말한다. 그래서 논픽션의 다큐와 픽션의 소설을 오가는 다큐소설이다.
    둘째, 지금까지 잘 조명되지 않은 광주시민들을 중심에 두고 있다. 등장인물은 주방장, 상인, 운전수, 페인트공, 용접공, 가구공, 선반공, 공장 여공, 예비군, 예비군 소대장, 대학교 교직원과 수위, 비운동권 학생, 영업사원, 재수생, 구두닦이, 농사꾼 등등이다. 이들 역시 80년 5월에 계엄군과 맞서 싸웠던 엄연한 실존이자 최대 피해자로서, 한 사람 한 사람 ‘광주 5.18 역사로서의 소설’에 주인공이자 증인으로 생생히 조명되고 있다.
    셋째, 등장인물들을 통해 광주시민이 계엄당국에서 줄곧 주장한 폭도가 아님을 온전히 증언한다. 그저 안식을 찾지 못한 채 고달픈 사람들이었지만 따뜻한 가슴을 가진 민초들이었을 뿐이다. 이를 작품 전반에 드러내며 80년 5월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왜 울분을 토했고 계엄군과 맞서 싸웠는지 있는 그대로 이야기한다. 또한 꼭 항쟁에 가담한 사람들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끝내 총을 들지 못하고 양심의 소리에 괴로워하는 이들의 고통도 같은 무게로 다루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인간의 보편적인 본성과 행동을 이심전심으로 무겁게 교감시켜준다.
    작가는 말한다. 이 소설을 읽는 모든 이가 [광주 아리랑]을 통해서 80년 5월의 광주를 실상 그대로 바라봐 주기를 바란다고. 정말 광주는 특별한 도시가 아니라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보통의 도시였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시위 중에 들었던 횃불이 밤하늘의 별이 된 도시라고. 작가는 40년 전 5월의 광주를 향해 따뜻한 눈물을 흘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횃불이 별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
    따뜻한 가슴들로 모자이크한 벽화, 5월문학의 원본


    [광주 아리랑]은 광주민중항쟁 40주년 회심작으로,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 14일간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다룬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정찬주 작가의 세 가지 관점이 유기적으로 이어진 대작으로, 이른바 ‘5월 광주 소설’의 최종 완성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째, 메타포아를 버리고 콜로세움의 검투사처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작가는 실화를 소재로 삼더라도 소설이라는 사실을 기록하는 보고서가 아닌, 진실을 탐구하는 묵시록에 가깝다고 말한다. 그래서 논픽션의 다큐와 픽션의 소설을 오가는 다큐소설이다.
    둘째, 지금까지 잘 조명되지 않은 광주시민들을 중심에 두고 있다. 등장인물은 주방장, 상인, 운전수, 페인트공, 용접공, 가구공, 선반공, 공장 여공, 예비군, 예비군 소대장, 대학교 교직원과 수위, 비운동권 학생, 영업사원, 재수생, 구두닦이, 농사꾼 등등이다. 이들 역시 80년 5월에 계엄군과 맞서 싸웠던 엄연한 실존이자 최대 피해자로서, 한 사람 한 사람 ‘광주 5.18 역사로서의 소설’에 주인공이자 증인으로 생생히 조명되고 있다.
    셋째, 등장인물들을 통해 광주시민이 계엄당국에서 줄곧 주장한 폭도가 아님을 온전히 증언한다. 그저 안식을 찾지 못한 채 고달픈 사람들이었지만 따뜻한 가슴을 가진 민초들이었을 뿐이다. 이를 작품 전반에 드러내며 80년 5월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왜 울분을 토했고 계엄군과 맞서 싸웠는지 있는 그대로 이야기한다. 또한 꼭 항쟁에 가담한 사람들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끝내 총을 들지 못하고 양심의 소리에 괴로워하는 이들의 고통도 같은 무게로 다루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인간의 보편적인 본성과 행동을 이심전심으로 무겁게 교감시켜준다.
    작가는 말한다. 이 소설을 읽는 모든 이가 [광주 아리랑]을 통해서 80년 5월의 광주를 실상 그대로 바라봐 주기를 바란다고. 정말 광주는 특별한 도시가 아니라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보통의 도시였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시위 중에 들었던 횃불이 밤하늘의 별이 된 도시라고. 작가는 40년 전 5월의 광주를 향해 따뜻한 눈물을 흘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목차

    작가의 말
    횃불이 별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

    5월 14일
    다치지는 마라
    양동시장
    꿈꾸는 사람들
    불온한 밤

    5월 15일
    민주화 성회
    들꽃같이 들불같이
    술친구
    지형정찰

    5월 16일
    경찰과 학생
    횃불 시위
    출동 전야
    연극반 친구

    5월 17일
    꽃다발
    계엄군 투입
    야만의 밤
    피신

    5월 18일
    분노의 아침
    금남로 최루탄
    깨지는 꿈
    불타는 차

    5월 19일
    오! 하느님
    첫 발포
    학운동 청년들
    호소문
    우리가 폭도냐?

    5월 20일
    가두방송
    시민들 일어나다
    차량 시위
    한밤의 총성

    5월 21일
    순진한 협상
    도청 앞으로
    2차 차량 시위
    집단발포
    총을 구하다
    시민군 1

    5월 21일
    시민군 2
    주먹밥과 헌혈
    적십자 대원
    도청 축포

    5월 22일
    도청 장악
    돌아온 두 교수
    임시학생수습위원회
    기동타격대
    무기 회수
    낙오한 공수부대원

    5월 23일
    눈감지 못한 시신들
    시민수습위원회
    전의 상실
    주남마을 시민 학살
    시민궐기대회 전후

    5월 24일
    기동순찰대
    불안한 하루
    궐기대회
    송암동 주민 학살

    5월 25일
    신부님의 눈물
    독침 사건
    시민학생투쟁위원회
    하나님을 속이지 말라

    5월 26일
    장갑차 출현
    죽음의 행진
    악행과 인간 방생
    떠나는 자의 슬픔
    비밀 결혼
    마지막 밤

    5월 27일
    자정 전후
    계엄군 진입
    짐승의 시간 1
    짐승의 시간 2
    신이여, 무엇이오니까?
    산 자의 아침

    서평
    따뜻한 가슴들로 모자이크한 벽화, 5월문학의 원본

    본문중에서

    어제는 부활절이었다. 무슨 인연에선지 부활절 새벽에 80년 5월 광주 이야기 [광주 아리랑]을 200자 원고지 2,400여 매 분량으로 탈고했다. 나는 불교 신자지만 ‘예수의 부활’이 오월광주 영령들에게도 영원한 생명의 꽃으로 뿌려지는 듯하다.
    [광주 아리랑]에 등장하는 인물은 식당 주방장, 요리사, 시장 상인, 운전수, 페인트공, 용접공, 가구공, 선반공, 방직공장 여공, 예비군, 예비군 소대장, 대학교 교직원과 수위, 비운동권 학생, 영업사원, 재수생, 구두닦이, 농사꾼 등등이다. 이들도 80년 5월에 계엄군과 맞서 싸웠던 엄연한 실존이자 최대 피해자였던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나는 이분들을 한 분 한 분 ‘광주 5.18 역사로서의 소설’에 주인공이자 증인으로 영원히 기리고 싶었다. 화강암 같은 개결한 역사의 비석에 이름을 깊이깊이 새기듯.
    ( '작가의 말' 중에서)

    [광주 아리랑]에서는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다 주인공이다. 죽었든 살았든, 필연이든 운명이든, 옳든 그르든 극한 상황에서 나름의 선택을 했던 주인공들이다.
    그런 인물들과 행위들을 모자이크해 14일간 광주민주화운동의 실상을 눈앞에 펼쳐놓은 거대한 벽화가 [광주 아리랑]이다. 작가를 드러내지 않으려 몰인정한 가슴으로 그린 그 벽화에서는 되레 따뜻한 가슴들의 이야기가 직접 흘러나오고 있다.
    이러저러한 주제와 기법으로 가지를 쳐가고 있는 5월문학 40년. 무엇보다 당시의 실상이 전설화, 풍문화, 관념화돼가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광주 아리랑]은 5월문학의 원본이 될 것이다. 아리랑 민요가 수없이 편곡, 개사되며 오늘도 불리고 감상되듯 [광주 아리랑] 인물들 각자가 다 주인공이 돼 제 세상 펼칠 작품들이 나올 것이다. 그러면서 그날 광주의 따뜻한 가슴들의 진실을 영원히, 감동적으로 전할 것이다.
    ( '이경철, 문학평론가 · 전 중앙일보 문화부장 서평' 중에서)

    총소리가 그치자 운전수가 다시 일어나라고 소리쳤다. 사격은 짧았지만 헌혈차는 유리창이 모두 깨졌고 의자는 뜯겨져 여기저기서 나뒹굴었다. 성한 사람들이 부상자를 부축해서 헌혈차에서 내렸다. 다른 시위 차량으로 옮겨 태우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박금희는 의자에 엎드린 채 “엄마, 엄마” 하고 가느다란 소리로 중얼거리면서 일어나지 못했다. 문순애는 순간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박금희의 옆구리 밑에서 피가 번지고 있었다. 박금희를 부축해서 밖으로 나오는 동안에는 피가 나지 않고 대신 하얀 무엇이 꽃처럼 피어났다. 문순애는 흐느끼면서 함박꽃 같은 그것이 삐져나온 내장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했다.
    “금희야, 금희야!”
    헌혈차 밖으로 나온 박금희는 신음 소리도 내지 못했다. 문순애가 얼굴을 흔들었지만 눈꺼풀이 파르르 떨릴 뿐이었다. 손과 다리의 힘이 순식간에 빠져나가고 있었다. 총알이 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뚫고 나간 피 묻은 구멍이 또렷했다. 문순애는 박금희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소리 내어 울었다.
    “하느님, 금희를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 '주먹밥과 헌혈' 중에서)

    박남선은 공수부대원에게 수갑을 채운 뒤 무릎을 꿇렸다. 공수부대원이 잡혀 왔다는 소문이 돌자, 도청 안에 있던 시민군들이 너도나도 몰려와 소란을 피웠다.
    “트럭 뒤에 매달고 댕기면서 돌로 쳐 죽여야 해!”
    “분수대 앞으로 끌어내 공개적으로 총살시켜붑시다!”
    공수부대원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 부들부들 떨었다. 박남선은 그가 불쌍해 보여 흥분한 시민군들을 진정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허리춤에 찬 45구경 권총을 빼 들었다. 그러고는 왼손으로 노리쇠를 후퇴시킨 뒤 총구를 천정을 향해 들고 시민군들을 둘러보았다. 즉석에서 그를 처형할 듯했다. 갑자기 상황실이 조용해졌다.
    그러나 박남선은 시민군들의 기대와 달리 말했다.
    “서로 교전 중에는 상대를 죽일 수 있소. 그러나 포로로 잽힌 사람은 즉흥적으로 죽이지 않는 법이오. 우리가 분노를 이기지 못해 절차도 없이 죽인다믄 공수놈들과 뭐가 다르겄소. 긍께 이자의 처리는 내게 맡겨두고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주씨오.”
    ( '낙오한 공수부대원' 중에서)

    소형 버스 안에는 여덟 명이 즉사

    어제는 부활절이었다. 무슨 인연에선지 부활절 새벽에 80년 5월 광주 이야기 [광주 아리랑]을 200자 원고지 2,400여 매 분량으로 탈고했다. 나는 불교 신자지만 ‘예수의 부활’이 오월광주 영령들에게도 영원한 생명의 꽃으로 뿌려지는 듯하다.
    [광주 아리랑]에 등장하는 인물은 식당 주방장, 요리사, 시장 상인, 운전수, 페인트공, 용접공, 가구공, 선반공, 방직공장 여공, 예비군, 예비군 소대장, 대학교 교직원과 수위, 비운동권 학생, 영업사원, 재수생, 구두닦이, 농사꾼 등등이다. 이들도 80년 5월에 계엄군과 맞서 싸웠던 엄연한 실존이자 최대 피해자였던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나는 이분들을 한 분 한 분 ‘광주 5.18 역사로서의 소설’에 주인공이자 증인으로 영원히 기리고 싶었다. 화강암 같은 개결한 역사의 비석에 이름을 깊이깊이 새기듯.
    ( '작가의 말' 중에서)

    [광주 아리랑]에서는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다 주인공이다. 죽었든 살았든, 필연이든 운명이든, 옳든 그르든 극한 상황에서 나름의 선택을 했던 주인공들이다.
    그런 인물들과 행위들을 모자이크해 14일간 광주민주화운동의 실상을 눈앞에 펼쳐놓은 거대한 벽화가 [광주 아리랑]이다. 작가를 드러내지 않으려 몰인정한 가슴으로 그린 그 벽화에서는 되레 따뜻한 가슴들의 이야기가 직접 흘러나오고 있다.
    이러저러한 주제와 기법으로 가지를 쳐가고 있는 5월문학 40년. 무엇보다 당시의 실상이 전설화, 풍문화, 관념화돼가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광주 아리랑]은 5월문학의 원본이 될 것이다. 아리랑 민요가 수없이 편곡, 개사되며 오늘도 불리고 감상되듯 [광주 아리랑] 인물들 각자가 다 주인공이 돼 제 세상 펼칠 작품들이 나올 것이다. 그러면서 그날 광주의 따뜻한 가슴들의 진실을 영원히, 감동적으로 전할 것이다.
    ( '이경철, 문학평론가 · 전 중앙일보 문화부장 서평' 중에서)

    선도차 지대 팀장은 문득 머리끝이 쭈뼛했다. 광주로 내려오면서 잠깐 꾼 꿈이 생각나서였다. 자신이 피바다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김 중위는 전남대 정문을 빠져나오면서 참지 못하고 또다시 욕지거리를 뱉었다.
    “쌍놈의 새끼들! 잡기만 해보래이. 부랄 한쪽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끼다.”
    자신의 군홧발로 시위하는 학생들의 사타구니를 짓이기겠다는 욕설이었다. 지금까지 시위진압 훈련을 해온 것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고 싶다는 듯 험악한 말을 뱉어냈다. 달도 없는 칠흑 같은 밤이었다.
    ( '지형정찰' 중에서)

    마지막으로 이승룡을 불러 세웠다. 그에게도 안경을 겨냥해 주먹을 휘둘렀다. 인정사정없이 잔인했다. 공수부대원들은 학생이 실명을 하건 말건 관심이 없었다. 이승룡은 공포가 엄습해 반항할 생각조차 못한 채 부들부들 떨었다. 그래도 가죽 장갑이 안경을 향해 날아오자 본능적으로 얼굴을 돌렸다. 공수부대원이 피식 웃었다. 그러더니 얼굴을 다시 돌려놓고 안경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순간 안경이 깨지면서 양미간의 살이 깊게 찢어졌다.
    이승룡 일행이 구타를 당한 지 40여 분쯤 지난 뒤였다. 본부로 끌려가서 보니 이미 머리가 깨지고 얼굴이 퉁퉁 부은 학생 30여 명이 붙잡혀 와 있었다. 그중에는 시위와 상관없는 학생이 많았다. 시험공부 중인 학생도 있고 건축 작품을 준비하던 학생도 있었다.
    ( '야만의 밤' 중에서)

    공수부대원들이 지나가는 행인을 아무나 붙들고 진압봉을 휘둘렀다. 청바지에 긴팔 티를 입은 여학생을 잡아당기더니 길바닥에 내팽개쳤다. 여학생의 티가 벗겨져 가슴이 보일 만큼 난폭하게 질질 끌고 갔다. 그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타고 가던 사오십으로 보이는 남자를 붙잡은 뒤 진압봉으로 두들겨 팼다. 시민들 보란 듯이 자전거는 길바닥에 사정없이 던져 망가뜨렸다. 지켜보는 시민들은 두려움 때문에 아무도 항변을 못했다. 문장우 역시도 처음에는 말을 못하다가 꾸역꾸역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했다.
    “야, 개새끼들아. 니들이 대한민국 군인이냐? 죄없는 사람들까지 왜 때려!”
    그제야 상가 건물에 있던 사람들이 공수부대원들에게 욕을 퍼부었다.
    “광주 사람 죽이러 왔냐, 나쁜 놈들아!”
    박효선도 한마디 큰 소한 채 의자들 사이에 끼어 있었고, 남녀 세 명이 중경상을 입은 채 끌려 나왔다. 손에 총을 맞은 여고생 홍금숙은 고통으로 혼절하기 직전이었고, 교련복을 입은 시민군 두 명은 숨만 붙어 있었다. 한 사람은 눈알이 빠져버렸고, 또 한 사람은 몸에 총을 맞아 고통스럽게 숨을 헐떡거렸다. 공수부대원들은 세 명을 경운기에 태우고 가다가 좁은 산길에서는 부상이 심한 시민군 두 명을 훔쳐 온 리어카에 싣고 홍금숙은 걷게 했다. 여단본부가 가까운 곳에 있는 듯했다. 무전연락을 받은 공수부대 대대장인 소령이 내려왔다. “엄니, 엄니” 하면서 의식을 찾은 시민군 한 명이 소령에게 빌었다.
    “살려주씨요. 관을 얻으러 댕긴 죄밖에 없습니다.”
    “총을 쏴봤지?”
    “그런 적 없습니다. 하느님께 맹세할랍니다.”
    “개자식, 이놈들 호주머니를 수색해!”
    한 시민군의 호주머니에서 카빈소총 실탄이 두 개가 나왔다. 그러자 소령이 양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 새끼들, 폭도구만. 밑에 데리고 가 처치해.”
    하사 한 명과 사병 두 명에게 지시했다. 잠시 후 네 발의 총성이 주남마을 뒷산 골짜기를 울렸다.
    ( '주남마을 시민 학살' 중에서)

    광주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모두 잠에서 일어나 가족들과 시민들을 보호합시다. 우리는 계엄군과 민주적으로 싸워 물리쳐야만 합니다. 빨리 잠에서 깨어나 도청 앞으로 나오십시오!
    백운동 로터리에 방송승합차 한 대가 멈추어 있었다. 전옥주가 마이크를 잡고 방송하는 모습이 또렷하게 보였다. 박남선은 전옥주의 목소리를 또다시 들으면서 울컥했다. 괴롭고 참담했다. 한동안 사라졌던 그녀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다는 것 자체가 비극이었다. 한 아주머니가 날계란 두 개를 깨서 그녀들에게 내밀었다. 이영생 장로가 말했다.
    “박 실장, 저것이 광주의 마음이요. 시민덜이 또다시 우리에게 힘을 줄 것 같소.”
    이 장로의 말은 옳았다. 시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도청으로 무너진 둑에서 물 쏟아지듯 모여들었다.
    ( '장갑차 출현' 중에서)

    어디에 있는가, 친구는
    어디로 갔는가, 친구들은
    그리고 어디로, 어디로 나는 갈 것인가
    어디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며 살아갈 것인가
    이 공포, 이 울분, 이 부끄러움, 이 슬픈 회피의 망령을
    어디에 숨겨두고 걸어갈 것인가.

    이불을 통째로 둘러쓰고
    이빨로 홑청을 물어뜯으며 소리 죽여 운다.
    비겁하게, 서럽게, 수치스러움을 삼키며 운다.

    누렇게 오래된 노트에 고백하듯 쓰고 나자 쿵쾅거리던 심장이 편안해졌다. 창문을 통해 비집고 들어온 투명한 5월의 아침 햇살이 방바닥 한쪽에 누웠다. 그러나 비스듬히 누운 아침 햇살은 무심코 아름다울 뿐 그에게 위안 따위는 아니었다. 사방에서 공포와 울분, 부끄러움과 슬픔이 밑도 끝도 없이 밀려왔다. 끝내 총을 들지 못한 자신이 비겁하고 서럽고 수치스러웠다.
    ( '산 자의 아침' 중에서)
    리로 말했다. 연극으로 다져진 목소리였으므로 발음이 정확했다.
    “군인 후배들, 내 말 쫌 들어보소. 광주 사람들은 당신들의 적이 아니요. 당신들이 보호해야 할 시민들이요. 부당한 명을 받았으면 거부하시오. 그런 명령불복종은 죄가 안 돼요.”
    ( '깨지는 꿈' 중에서)

    두 번이나 ‘호소문’을 읽은 박금희는 그래도 공수부대원들이 광주시민을 총칼로 찔러 죽인다는 부분에 수긍하지 못했다. 도청에서 벌어진 일도 공수부대원이 대검으로 여대생의 유방을 건들이며 희롱했지 찔렀다고는 믿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저녁을 막 먹고 나서였다. 벽시계가 8시를 가리켰다. 남광주시장 부근에 사는 학교 선도부 부원인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어머니 심부름으로 남광주시장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공수부대원들이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는 전화였다.
    “금희냐?”
    “응.”
    “골목에서 언니 친구 미자 언니가…….”
    친구는 더 말을 잊지 못하고 울었다. 선도부 부장인 박금희보다도 더 당찬 친구인데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뒷말을 꺼내지 못하고 흐느꼈다. 박금희는 놀란 채 다독였다.
    “차분허게 얘기해봐.”
    “공수가 칼로 미자 언니 가슴을 찔렀어.”
    ( '호소문' 중에서)

    한일은행 저쪽에서도 공수부대원들이 나타났다. 이른바 앞뒤 쪽에서 공격진압하는 협공작전이었다. 이제는 밀고 밀리는 공방전이 아니었다. 시위대는 금남로 이면도로나 골목으로 피했다. 진각도 일고여덟 명의 젊은 청년과 힘껏 뛰어서 전남체육사로 들어가 셔터를 내렸다. 공수부대원들이 금남로의 시위대를 제압했는지 확성기 소리가 들렸다.
    “폭도들은 자수하라! 폭도들은 자수하라!”
    전남체육사 안으로 피신하고 있던 청년이 욕을 했다.
    “니들이 폭도제 우리가 폭도냐? 씨발 놈들아!”
    진각은 오랜만에 들어보는 욕이라서 배시시 웃음이 나왔다. 밖은 한동안 정적이 흘렀으나 다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시위 학생이나 시민을 붙잡아 진압봉으로 두들겨 패는 듯했다. 그리고 상가 셔터를 군홧발로 차는 우당탕 소리가 났다. M16소총 개머리판으로 찍는 둔탁한 소리도 연달아 들려왔다. 진각이 숨어든 전남체육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셔터를 군홧발로 차는 소리가 났다.
    “개자식들아, 빨리 나와! 부수고 들어간다.”
    ( '우리가 폭도냐?' 중에서)

    한 청년은 도망치다 붙잡혔는지 허리띠로 손발이 함께 묶인 채 신발을 입에 물고 있었다. 일부 공수부대원은 공원 앞 식당에서 국밥을 먹고 있었다. 팀장인 듯한 중사는 엎드린 청년들을 보고 히죽히죽 웃으면서 낮술을 마셨다. 나상옥이 그 앞을 지나가려고 하자, 한 아주머니가 달려와 붙잡았다.
    “젊은 사람덜을 무조건 잡아다가 족치고 있응께 가지 마씨요.”
    순간, 나상옥은 ‘젊은 사람들을 잡아다가 족친다’는 아주머니 말에 부아가 치밀었다. 지나칠까, 말까 망설였다. 그러는 사이에 한 공수부대원이 나상옥에게 말했다.
    “빨리 꺼져!”
    그래도 나상옥이 버티고 있자, 공수부대원이 오라는 손짓을 했다. M16소총을 멘 공수부대원은 1미터짜리 긴 박달나무 진압봉을 들고 있었다. 나상옥은 맨손으로는 버겁겠다 싶어 슬그머니 피해버렸다. 월산동 집으로 돌아온 나상옥은 분을 삭였다. 그런데 한 번 치민 분한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적개심 같은 것이 막연히 솟구쳤다.
    ( '2차 차량 시위' 중에서)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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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수 0권

    자기다운 삶으로 자기만의 꽃을 피워낸 역사적 인물과 수행자들의 정신세계를 탐구해온 작가 정찬주는 1983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작가가 된 이래, 자신의 고유한 작품세계를 변함없이 천착하고 있다. 호는 벽록(檗綠). 1953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고, 상명여대부속여고 국어교사로 교단에 섰다가 십수 년간 샘터사 편집자로 법정스님 책들을 만들면서 스님의 각별한 재가제자가 되었다.
    법정스님에게서 받은 '세속에 있되 물들지 말라'는 무염(無染)이라는 법명을 마음에 품고서, 전남 화순 계당산 산자락에 산방 이불재(耳佛齋)를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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