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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 사고의 첨단을 찾아 떠나는 여행[양장]

원제 : When Einstein Walked with Go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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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지적 호기심과 깊은 통찰, 그리고 위대한 사상가들을 만난다!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 추천 도서·아마존 ‘이 달의 책’


오늘날 최고의 과학 작가이자 철학자인 짐 홀트가 쓴 과학과 수학, 그리고 철학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된 쟁점과 주제를 다룬 책이다. 특유의 명쾌함과 유머를 발휘하면서 저자는 양자역학의 불가사의, 수학의 토대에 관한 질문, 그리고 논리와 진리의 본질을 파헤친다. 또한 수학자 에미 뇌터부터 컴퓨터의 선구자 앨런 튜링, 그리고 프랙털의 발견자 브누아 망델브로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사상가뿐만 아니라 학계 또는 대중에게 홀대받은 사상가들의 인간적인 면모도 놓치지 않는다. 특히 이 책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부터 끈이론까지 가장 아름답지만 심오한 개념을 핵심만 들추어내어 알기 쉽게 전달할 뿐만 아니라 글이 전하는 생각의 깊이와 힘, 그리고 순수한 통찰의 기쁨을 만끽하게 해준다.

아인슈타인과 괴델은 길 위에서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았을까?
“내가 연구실에 나오는 건 단지 쿠르트 괴델과 함께 집으로 걸어가는 특권을 누리기 위해서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자 부스스한 머리카락과 멜빵이 달린 헐렁한 바지 때문에 멀리서도 한눈에 띄는 아인슈타인이 프린스턴에 온 지 10년이 지나자 함께 걷는 일행이 생겼다. 스물일곱 살이나 젊은 그는 흰색 린넨 정장에 중절모를 쓴 쿠르트 괴델이었다. 평소에 붙임성이 좋고 웃기 좋아한 아인슈타인과 달리 괴델은 늘 침울하고 고독하고 비관적이었다. 아인슈타인은 베토벤과 모차르트를 좋아하고 기름진 독일식 요리를 탐닉했지만 괴델은 월트 디즈니 영화를 좋아하고 병약자의 식단과 유아식, 그리고 변비약으로 간신히 생활해나갔다.
이렇게나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연구소로 가는 아침 출근길에서, 그리고 낮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독일어로 활기찬 대화를 할 수 있었을까? 그 당시 괴델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는데, 아인슈타인은 그를 자신과 마찬가지로 혁명적 사상을 독자적으로 내놓은 동무라고 여겼다. 두 사람은 다른 누구와도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았고, 자기들끼리만 이야기하길 원했다고 한다. 괴델과 아인슈타인 둘 다 이 세계는 우리 개개인의 인식과 무관하게 합리적으로 조직되어 있으며, 결국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었다. 지적인 고립의 감정을 공유했던 두 사람은 서로의 사귐에서 위안을 찾았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으로 물질세계에 관한 우리의 일상적 개념을 뒤집은 사람이라면, 괴델은 수학이라는 추상적 세계에 혁명을 일으켰고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가장 위대한 논리학자라고도 불린다.

심오한 개념을 칵테일파티용 잡담처럼 이야기하고,
사상가들의 극적인 삶을 들여다본다!


오늘날 최고의 과학 작가이자 철학자로 널리 인정받는 짐 홀트는 지난 20년간 쓴 글들을 출간하면서 가장 먼저 염두에 둔 점은 글이 전하는 생각의 깊이와 힘, 그리고 순수한 아름다움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동안 자신이 가장 흥미로워했던 지적 성취의 주제, 즉 아인슈타인의 (특수 및 일반)상대성이론, 양자역학, 군이론, 무한대와 무한소, 튜링의 계산 가능성과 ‘결정 문제’,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 소수와 리만 제타 추측, 범주론, 위상수학, 고차원, 프랙털, 통계 회귀분석 및 ‘종형곡선’, 진리 이론 등을 다루면서 마치 칵테일파티용 잡담처럼 심오한 개념을 핵심만 들추어내어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상쾌하고 즐겁게 전달하고자 한다. 전혀 지루하지 않게 문외한에게는 빛나는 통찰을, 전문가에게는 뜻밖의 참신한 반전을 선사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 책은 위대한 지적 성취를 이룬 사상가들의 인간적인 면모도 생생하게 들여다본다. 이 책의 모든 사상은 매우 극적인 삶을 살았고 피와 살을 지녔던 해당 사상의 창시자와 함께 펼쳐진다. 종종 그들의 삶에는 어처구니없음의 일면이 깃들어 있다. 빅토리아 시대의 학자인 프랜시스 골턴 경은 외사촌인 찰스 다윈만큼 위대하진 않았지만 다재다능했다. 아프리카의 덤불을 헤치며 미지의 지역을 탐험하고 일기예보와 지문 감정 분야를 개척했을 뿐만 아니라 과학의 방법론에 혁명을 가져온 통계적 개념들도 발견했다. 골턴은 조금 속물적이긴 했지만 매력적이고 사교적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자신을 분명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든 업적으로 가장 유명하다. 우생학, 즉 선택적 번식을 통해 인류를 ‘향상’시키겠다는 과학, 어쩌면 유사과학의 아버지가 된 셈이기 때문이다.
불행하게 세상을 떠난 이들도 적지 않다. 군이론의 창시자인 에바리스트 갈루아는 스물한 살 생일을 앞두고 한 여성의 명예를 지켜주려는 결투에서 정부 첩자로 의심되는 자의 손에 죽었다. 20세기 후반의 가장 혁명적인 수학자로 칭송받은 알렉산더 그로텐디키는 파란만장한 일생을 보냈다. 치열한 미니멀리즘의 옹호자인 그는 돈을 경멸했고 옷도 승려같이 입고 다녔다. 확고한 평화주의자이자 반전주의자답게 1966년에 수학계 최고의 상인 필즈상을 받으러 모스크바(그해의 국제수학자회의 개최지)에 가는 것을 거부했지만 이듬해 북베트남에 가서는 미군의 폭격을 피해 하노이에서 도망쳐 나온 학생들에게 정글 속에서 순수수학을 강의했다. 거의 평생 무국적자로 지낸 그는 한때 아비뇽의 정치 집회에서 경찰 두 명을 때려눕혀서 체포되기도 했으며, 피레네 산맥 기슭에서 민들레 수프로 연명하며 망상에 빠진 은둔자로 지내다가 삶을 마감했다. 무한 이론의 창시자이자 유대교 신비주의자였던 게오르크 칸토어는 정신병원에서 죽었다. 광신적 사이버 페미니즘의 여신인 에이다 러브레이스는 아버지 바이런 경의 방탕한 삶을 자신이 속죄하며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다. 무한에 관한 이론의 대가인 러시아의 위대한 두 수학자 드미트리 예고로프와 파벨 플로렌스는 반유물론적 영성주의 신봉자라는 죄목으로 스탈린의 강제노동수용소에서 살해되었다. 쿠르트 괴델은 환각에 시달렸고, 세상에는 어떤 힘이 작용하여 “선(善)을 순식간에 가라앉혀버린다”고 음울하게 말하곤 했다. 자신을 독살하려는 음모가 있다고 두려워하여 줄기차게 음식을 거부했다. 그의 사망 원인은 ‘성격장애’로 인해 초래된 ‘영양실조와 쇠약’이었다. 컴퓨터의 개념을 고안했고, 당대의 가장 엄청난 논리 문제를 풀었으며, 나치의 ‘에니그마’ 암호를 해독하여 수많은 생명을 살려낸 앨런 튜링은 무슨 이유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청산가리가 든 사과를 깨물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철학적 토대 위에 세워진 흥미로운 질문과 견고한 지적 통찰

스물네 편의 글과 열다섯 편의 ‘짧지만 의미 있는 생각’으로 구성된 이 책은 현대의 과학과 수학, 그리고 철학에서 쟁점이 되었거나, 지금도 여전히 논쟁 중인 주제를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흥미롭다. 특히 각 편의 주제는 전부 이 세계에 관한 가장 일반적인 개념의 핵심을 쉽게 이해하도록 명쾌한 논조로 서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지식을 얻고 정당화하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그 답에 대한 여러 사상가의 관점을 면밀히 파헤쳐 보여주고 있다.
물질, 공간 및 시간은 무한히 나누어질 수 있을까? 무한히 작다는 무한소의 개념에서 실재는 한 통의 시럽처럼 연속적인 것인가, 아니면 한 무더기의 모래처럼 개별적인 것인가?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에 왜 반대했을까? 우주의 종말을 예측하는 세 개의 시나리오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와 무슨 관련이 있으며, 왜 우리는 우주가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랄까? 가장 기본적인 삼각법조차 터득하지 못한 에이다는 어떻게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발명가이자 ‘수의 여자 마법사’, 기술의 선지자로 칭송받게 되었을까?
순수수학과 상업주의를 둘러싼 철학적 논쟁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순수수학은 아무런 대상도 실제로 기술할 수 없고 단지 연필과 종이로 하는 형식적 기호들의 정교한 놀이일까, 아니면 인간 정신의 가장 독창적인 창조물이자 내면을 향하는 신비로부터 샘솟는 아름다움일까? 우리가 사는 평범한 세계를 초월하는 추상적 형태의 영원한 영역을 통찰하는 위대한 수학자들은 어떻게 ‘플라톤적’ 세계를 드나들면서 수학적 지식을 얻을까? 수학자들은 왜 모든 수학 중에서 가장 위대한 미해결 문제이자, 어쩌면 인간이 생각해낸 것들 중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인지도 모르는 ‘리만 제타 가설’을 증명하려고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고군분투해오고 있을까?
물리학계는 현재 끈이론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것은 최고이자 최악의 시기로 여겨진다. 물리학자들이 오랫동안 찾고 있던 만물의 이론, 즉 위력적이고 수학적으로 아름답기까지 한 끈이론의 실제 방정식을 도출하기 위해 물리학계 거의 전부가 나서고 있으며, 수천 년간 내려온 최종 이론의 꿈이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한편으로 물리학자들은 한 세대 이상 끈이론이라는 도깨비불을 쫓고 있다. 끈이론 회의가 수십 차례 열렸고, 수백 명의 박사학위자가 배출되었고, 수천 편의 논문이 작성되었다. 이런 온갖 활동에도 불구하고 검증 가능한 새로운 예측은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단 한 건의 이론적 난제도 풀리지 않았으며 온갖 징후와 계산만 난무했다. 그럼에도 물리학계는 비이성적인 열정으로 끈이론을 밀고 있다. 반대하는 물리학자들을 무자비하게 학계에서 내쫓으면서. 그러는 사이에 물리학은 불모의 운명을 지닌 패러다임에 갇히고 말았다. 또한 아름다움은 곧 진리라는 등식이 지난 세기 대부분의 기간 동안 물리학자들을 사로잡았지만, 그 등식 때문에 물리학자들이 최근에 길을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윤리적인 측면과 삶의 길을 다룬다. 프랜시스 골턴 경의 이론적 추정에 의해 시도된 유럽과 미국의 우생학 프로그램들은 어떻게 과학이 윤리를 타락시킬 수 있는지를 잔인하게 보여준다. 컴퓨터로 인해 우리의 생활 습관이 달라지는 지금의 현실은 행복과 창의적 충족감의 본질에 관해 깊은 생각을 하도록 이끈다. 그리고 세계에 만연한 고통은 도덕성이 우리에게 부과한 요구사항에 어떤 제한이 있을 수 있는지 묻게 만든다.
이외에도 저자는 새로운 이론의 발견자를 둘러싼 솔 크립키의 지칭에 관한 치열한 공방전, 리처드 도킨스의 가설과 핵심 논증, 네 가지 색깔 정리 등 여러 분야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현대의 지적 사상사에서 위대한 통찰을 가져다주었을 뿐 아니라 중요한 논점이 된 주제를 날카롭게, 때론 유머러스하게 다룬다.

추천사

★ 대담한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실제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수학적․물리적․철학적 이론들이다.
- "네이처"

★ 무한과 무한, 시간의 환상, 우생학의 탄생, 새로운 무신론, 스마트폰과 산만함 등을 다루는 최근 사상의 우아한 역사다.
- "뉴욕 타임스"

★ 짐 홀트는 최고의 현대 과학 작가다.
- "월스트리트 저널"

★ 과학과 철학의 교차점에서 기이한 천재와 획기적인 아이디어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 이 책은 물리학, 철학 및 수학에서 빛났던 가장 위대한 통찰들을 흥미진진하게 살펴본다. 그리고 사상가들이 공간, 시간, 그리고 지식의 경계를 어떻게 심화시켰는지 탐구한다.
- 브라이언 그린 / [멀티 유니버스]의 저자

★ 경이, 지혜, 거침없는 정신, 그리고 재치로 가득하다. 책을 읽으면 마치 농담을 들을 때처럼, 말을 넘어서 계시와 통찰이 다가온다.
- 에드워드 프렌켈 / 캘리포니아 대학 수학과 교수, [내가 사랑한 수학]의 저자

★ 짐 홀트는 철학, 과학 및 수학의 경계에 놓인 가장 흥미로운 질문들을 찾아내는 정확한 감각을 지녔다. 아울러 사상가들의 일생에 깃든 인간적이고 정서적인 차원을 표현해내는 재능도 지녔다. 그렇기에 이 책은 아주 흥미롭고 자극적이다.
- 레베카 골드스타인 / [플라톤, 구글에 가다]의 저자

목차

•서문

제1부 영원성의 움직이는 이미지
1.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2. 시간은 거대한 환영에 불과한 것일까?

제2부 수가 활약하는 세 가지 세계
3. 숫자 사나이
4. 리만 제타 추측, 그리고 최종 승자의 웃음
5. 프랜시스 골턴 경, 통계학… 그리고 우생학의 아버지

제3부 수학, 순수하고 불순한
6. 수학자의 로맨스
7. 고등수학의 아바타들
8. 브누아 망델브로와 프랙털의 발견

제4부 더 높은 차원들, 추상적인 지도들
9. 기하학적 창조물
10. 색깔의 코미디

제5부 무한, 큰 무한과 작은 무한
11. 무한한 비전
12. 무한 숭배
13. 무한소라는 위험한 발상

제6부 영웅주의, 비극, 그리고 컴퓨터 시대

14. 에이다를 둘러싼 논란
15. 앨런 튜링의 삶, 논리, 그리고 죽음
16. 닥터 스트레인지러브가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다
17. 더 똑똑한, 더 행복한, 더 생산적인

제7부 다시 살펴보는 우주
18. 끈이론 전쟁, 아름다움은 진리인가?
19. 아인슈타인, ‘유령 같은 작용’, 그리고 공간의 실재
20. 우주는 어떻게 끝나는가? 329

제8부 짧지만 의미 있는 생각들
•인간, 대단히 작은 동시에 대단히 큰 존재
•임박한 종말
•죽음은 나쁘다?
•거울 전쟁
•점성술과 구획 문제
•괴델이 미국 헌법을 문제삼다
•최소 작용의 법칙
•에미 뇌터의 아름다운 정리
•논리는 강압적인가?
•뉴컴의 문제와 선택의 역설
•존재하지 않을 권리
•아무도 하이젠베르크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없을까?
•과도한 확신, 그리고 몬티 홀 문제
•잔인한 명명법칙
•돌의 마음

제9부 신, 성인, 진리, 그리고 헛소리
21. 도킨스와 신
22. 도덕적 성인에 관하여
23. 진리와 지칭
24. 아무 말이나 하세요

•추천 도서
•감사의 말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연구소의 다른 회원들은 이 우울한 논리학자를 찜찜해하고 난처해했지만 아인슈타인만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연구실에 나오는 까닭은 ‘단지 쿠르트 괴델과 함께 집으로 걸어가는 특권을 누리기 위해서’라고. 아마도 그렇게 말한 이유에는 괴델이 아인슈타인의 명성에 주눅들지 않고 거침없이 반론을 펼치는 태도가 한몫했던 듯하다. 고등과학연구소에서 함께 일한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은 이렇게 말했다. “괴델 박사님은…… 우리 동료들 중에서 아인슈타인 박사님과 대등하게 걷고 대화를 한 유일한 사람이었다.” 아인슈타인과 괴델은 나머지 인류보다 더 높은 경지에 서 있는 듯 보이기도 했지만, 또한 아인슈타인의 말대로 ‘박물관 소장품’이 되고 만 것도 사실이었다. 아인슈타인은 닐스 보어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양자론을 인정하지 않았다. 괴델은 수학의 추상적 개념이 모든 면에서 탁자와 의자만큼이나 실재라고 믿었는데, 이것은 철학자들이 순진한 생각이라며 웃어넘겼던 견해다. 괴델과 아인슈타인 둘 다 이 세계는 우리 개개인의 인식과 무관하게 합리적으로 조직되어 있으며, 결국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었다. 지적인 고립의 감정을 공유했던 둘은 서로의 사귐에서 위안을 찾았다. 연구소의 또 다른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둘은 다른 누구와도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자기들끼리만 이야기하길 원했다.”
( '1.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중에서)

아인슈타인이 밝혀내기로, 보편적인 ‘지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두 사건이 동시인지 여부는 관찰자에게 달려 있다. 일단 동시성이 무의미해져버리면 시간을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로 구분하는 일 자체가 무의미해져버린다. 한 관찰자가 과거에 있다고 판단한 사건이 다른 관찰자에게는 여전히 미래에 있을지 모른다. 그러므로 분명히 과거와 현재는 마찬가지로 확정적이다. 즉 둘 다 ‘현실’인 것이다. 순식간에 흘러가버리는 현재를 대신하여 우리에게는 광대한 얼어붙은 시간풍경-4차원의 ‘블록 우주’-이 남았다. 여기서는 여러분이 태어나고 있고, 저기서는 밀레니엄의 도래를 축하하고 있고, 또 저기서는 잠시 죽어 있다. 어떤 것도 한 사건에서 다른 사건으로 ‘흐르고’ 있지 않다. 수학자 헤르만 바일이 남긴 인상적인 말처럼, “객관적인 세계는 그냥 있지, 발생하지 않는다”.
( '2. 시간은 거대한 환영에 불과한 것일까?' 중에서)

망델브로는 컴퓨터의 힘을 이용해 복소역학을 해동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당시 수학자들은 컴퓨터를 무시했는데, 수학자들은 “기계가 수학의 지고지순한 ‘순수성’을 더럽힐지 모른다는 생각 자체만으로도 진저리를 쳤다”. 하지만 망델브로는 순수주의자와는 거리가 멀었기에 하버드 대학의 과학센터 지하실에서 신형 VAX 슈퍼미니컴퓨터를 작동시켰다. 컴퓨터의 그래픽 기능을 일종의 현미경처럼 이용하여 아주 단순한 어떤 공식(한편으로는 그의 회고록에 등장하는 유일한 공식)이 생성하는 기하학적인 형태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컴퓨터가 그 형태를 점점 더 자세히 나타내자,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폭발하는 싹으로 둘러싸인 딱정벌레 모양의 방울, 덩굴손, 소용돌이, 전형적인 해마, 용 같은 생물들의 경이로운 세계였고, 모두가 보풀 같은 선으로 이어져 있었다. 처음에는 그러한 기하학적인 난리법석이 장비 결함 때문인 줄 알았다. 하지만 컴퓨터가 모양을 더 확대할수록 그 패턴이 더욱 정밀해졌다(아울러 더 환상적이었다). 정말이지 그 패턴은 더욱더 작은 스케일에서 자신의 복사본을 무한히 많이 담고 있었고, 각각의 복사본은 또다시 자신의 로코코 장식들을 달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망델브로 집합’이라고 명명된 세계다.
( '8. 브누아 망델브로와 프랙털의 발견' 중에서)

독일 해군의 에니그마를 살펴보고 나서 튜링은 곧 약점 하나를 간파했다. 암호화된 해군 메시지에는 ‘WETTER FUER DIE NACHT(야간 날씨)’와 같은 형식적인 문구가 빈번하게 들어 있어서, 그것을 실마리로 삼을 수 있을지 몰랐다. 튜링이 알아차리기를, 그런 ‘커닝페이퍼’를 이용해서 논리적 연결고리들을 내놓을 수 있고, 그 고리 각각은 수십억 가지의 가능한 에니그마 설정에 대응할 터였다. 그런 고리들 중 하나가 모순-암호 가정의 내적인 불일치-에 이르면, 그것에 대응하는 수십억 가지의 설정을 배제할 수 있었다. 이제 문제는 수백만 가지의 논리적 연결고리를 확인하는 일로 축소되었다. 이 역시 벅차긴 하지만, 분명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튜링은 논리적 일관성 검사를 자동화할 기계를 고안하기 시작했다. 정보가 낡아 쓸모없어지기 전에 암호 해독자들이 그날의 에니그마 설정을 알아낼 수 있을 만큼 재빠르게, 그런 모순을 일으키는 고리들을 제외시켜줄 기계였다. 그 결과물이 여러 대의 냉장고 크기에다 수십 개의 회전하는 원통(에니그마 회전 바퀴를 모방한 것)과 엄청나게 긴 색색의 전선 코일로 구성된 기계였다. 작동을 시키면 그 기계는 릴레이 스위치들이 논리적 연결고리를 하나씩 확인해나갔는데, 이때 수천 개의 뜨개질바늘이 달그락거리는 것 같은 소리를 냈다. 불길하게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낸 이전의 폴란드 암호 해독 기계를 기려서, 블레츨리 사람들은 그것을 봄(Bombe)이라고 불렀다.
( '15. 앨런 튜링의 삶, 논리, 그리고 죽음' 중에서)

필요한 기술적․조직적 능력뿐만 아니라 위대한 이타적 업적을 달성하려면 뛰어난 창의성도 필요한 것 같다. 전쟁 부상자들을 돌보는 데 평생을 바친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엄청난 선을 행했다(하지만 그녀의 개혁은 전쟁의 인명 손실을 줄임으로써 훗날 전쟁이 더 일어나기 쉽게 만들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이팅게일은, 스트래치가 20세기 초반 사람들에게 폭로했듯이, 다정하고 자기 헌신적인 자비의 천사가 아니었다. 걸핏하면 화를 내고, 신랄하고, 비아냥거리고, 굽히지 않는 꼬장꼬장한 의지를 지닌 자기중심적 여성이었다. 예술가의 기질이 있었다고도 할 수 있다. 영국 작가 에블린 워(Evelyn Waugh)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겸손은 예술가에게 유리한 미덕이 아니다. 자부심, 경쟁심, 탐욕, 악의-전부 다 혐오스러운 자질-야말로 사람이 자신의 자긍심과 시기심과 탐욕을 충족시키는 어떤 것을 만들 때까지 자신의 작품을 만들고 가다듬고 고치고 파괴하고 다시 만들도록 이끈다. 그러면서 예술가는 너그럽고 선한 사람들보다 세상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 비록 그 과정에서 자신의 영혼을 잃을지도 모르지만, 이것이 바로 예술적 성취의 역설이다.”
( '22. 도덕적 성인에 관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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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짐 홀트(Jim Holt)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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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뉴요커]에 글을 기고해온 프리랜서 작가다. 끈이론, 시간, 무한, 숫자, 진실 등 다양한 주제로 개성 넘치는 글을 써왔다. [뉴욕타임스]와 [런던 북리뷰]에도 정기적으로 글을 쓰고 있으며 현재 뉴욕에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제발 나 좀 말려주세요 : 농담의 역사와 철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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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명 운동 관련 시민단체에서 해외교류 업무를 맡던 중 번역의 길로 들어섰다. 과학과 인문의 경계에서 즐겁게 노니는 책들 그리고 생태적 감수성을 일깨우는 책들에 관심이 많다. 옮긴 책으로 [꿀벌 없는 세상, 결실 없는 가을], [진화의 무지개], [19번째 아내], [얽힘의 시대] 등이 있다. 저글링을 하면서 즐겁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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