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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풀을 먹는 소가 소똥구리를 살리고,
그 소똥구리가 자연을 살리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기획 의도
“# 급구 : 소똥을 데굴데굴 굴리는, 살아 있는 소똥구리 50마리 5000만 원에 삽니다!” 2017년, 환경부가 낸 이색적인 공고에 한동안 전국이 떠들썩했습니다. 환경부가 소똥구리 복원을 위한 연구사업을 입찰 공고한 것인데, 소똥구리 가격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이면서 소똥구리와 생김새가 유사한 각종 풍뎅이가 때아닌 수난을 겪었습니다.
전국에서 소똥구리를 잡았다는 연락이 쇄도했지만, 99％가 보라금풍뎅이. 보라금풍뎅이는 소똥구리와 닮았지만, 소똥구리가 아닙니다. 나머지 1％도 제주도 등지에서 발견된 애기뿔소똥구리로 같은 과(科)이긴 하지만 엄연히 다른 종(種)이었습니다.
소똥구리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1971년 이후 소똥구리는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경북 영양에 있는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와 양평 곤충박물관을 제외하곤 만나볼 수 없다고 합니다.
가축을 키우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던 소똥구리! 그 많던 소똥구리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요? 멸종 위기에 놓인 소똥구리는 동물 배설물을 분해하여 초지 생태계의 물질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표종이기 때문에 복원이 꼭 필요한 곤충입니다. 이에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소똥구리를 복원하기 위해 최근 몽골에서 소똥구리 200마리를 국내로 들여왔습니다.
소똥구리는 어떤 곤충인지, 왜 사라졌는지, 다시 복원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어린이들과 함께 알고 생각해 보고자 그 내용을 동화로 기획, 출간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소똥구리도 알고, 함께 사는 환경을 생각하는 어린이가 되길 바랍니다.

* 소똥구리를 아시나요? 그 많던 소똥구리는 왜 사라진 건가요?
소나 말이 끄는 마차가 다니던 시절에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었던 소똥구리. 소의 똥을 열심히 굴리며 먹어 치우는 까닭에 소똥구리, 말의 똥을 먹으니 말똥구리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소똥구리의 모습을 1970년대 이후부터는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은 소똥구리를 ‘지역 절멸’로 분류했습니다. 지역 절멸이란, 지역 내에서 잠재적인 번식 능력을 가진 마지막 개체가 죽거나 야생에서 사라졌다는 뜻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소똥구리와 소똥풍뎅이를 합쳐 38종이 살았던 것으로 봅니다. 그중에 똥구슬을 만들어 굴리는 것은 소똥구리, 왕소똥구리, 긴다리소똥구리 등 3종이었는데, 이제 그 소똥구리들을 자연에서 만나기는 어렵습니다. ‘환경 변화에 의한 천연 소똥의 부재’로 배가 고파진 소똥구리들이 아예 자취를 감추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소똥구리가 멸종한 가장 큰 이유는 서식지 환경의 변화입니다. 이전에는 자연 방목을 통해 소를 사육했지만, 축사 시설이 현대화되면서 대형 축사의 바닥은 흙이 아닌 시멘트로 바뀌었습니다. 일부 남아 있는 자연 방목지도 농약이 뿌려지면서 소똥구리가 살 수 없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또 인공사료가 보편화되고 구충제와 항생제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소똥구리가 똥에서 얻어왔던 자연 영양분도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소똥구리가 살아남을 수 없었던 겁니다.

* 소똥구리를 몽골에서 수입했다고요?!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소똥구리를 복원하기 위해 몽골에서 소똥구리 200마리를 국내로 들여왔습니다. 유전자의 다양성 등을 고려해 몽골의 동고비, 남고비 지역 개체군에서 각각 103마리, 97마리를 5000만 원이라는 큰돈을 주고 사 왔습니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소똥구리를 수입하기로 한 건 그만큼 소똥구리가 중요한 생물이기 때문입니다. 소똥구리는 생태계 청소부입니다. 소똥구리는 가축의 분변을 소화시키고, 저장하는 과정을 통해 생태계의 물질 순환을 돕습니다. 소똥구리가 먹고 난 소똥은 식물이나 박테리아가 이용할 수 있는 영양분이 되어 주며, 먹다 남은 분변 역시 땅속에 묻기 때문에 토양을 비옥하게 해줍니다. 또한 분변을 그대로 두었을 때 만들어지는 온실가스뿐만 아니라 해충과 세균 발생을 막아 주기도 합니다.
환경부는 소똥구리를 복원하는 일이 단순히 종을 복원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똥구리 복원이 잘 이루어져 신약이 개발될 경우, 현재 소똥구리를 수입하는 데 사용한 5000만 원의 가치는 수십, 수백 배에 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한국 땅에 다시 소똥구리가 사는 그날을 기다리며!
생태계의 대표적 분해자인 소똥구리가 똥을 동그란 모양으로 굴리면서 지나가면 자연스럽게 토양에 여러 가지 영양물질이 전해집니다. 그러면서 생태계의 물질 순환을 돕고 온실가스도 감소시키니 자연에서 소똥구리의 역할은 돈으로 살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랗습니다.
질 좋은 소고기로 유명한 호주에서 처음 소를 키울 때 소똥으로 파리와 기생충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소똥을 먹는 곤충은 없어서 아프리카에서 소똥구리를 수입한 뒤에야 문제가 해결됐다고 합니다. 소똥구리가 사라지면 점점 더 많은 돈과 화학 약품을 들여 이를 해결해야 하니까요.
몽골에서 입양한 소똥구리는 현재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곤충사육동에서 적응 중입니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의 최종 목표는 소똥구리 개체 수를 안정적으로 증가시킨 뒤 적합한 서식지를 확보해 자연 서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당장 소똥구리가 늘어나기는 어렵겠지만, 우리 모두 소똥구리에 관심을 두고 생태계 보전과 자연환경에 관심을 갖는다면 소똥구리와 함께 사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요? 사람이 환경이고 환경이 곧 사람인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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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똥구리는 하필이면 왜 풀똥을 먹이로 선택했을까요?
그 이유는 첫째, 풀똥은 구하기가 쉬웠어요. 소똥구리 주위에는 풀똥을 많이 싸는 큰 초식동물들이 많았거든요.
“한마디로 식량 창고가 넉넉해 굶어 죽을 일이 없었지!”
둘째, 먹이 경쟁자가 적었어요. 풀똥을 좋아하는 동물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소똥구리들이 그 먹이를 다 차지할 수 있었지요.
“얘들아, 풀똥 맛 좀 보고 가.”
“으…… 더럽게 왜 이래. 가까이 오지 마!”
셋째, 풀똥에서만 애벌레를 키울 수 있었어요.
섬유질이 섞여 있는 풀똥은 잘 뭉쳐지고 공기가 술술 통해요.
소똥구리 어미는 구덕구덕한 소똥으로 똥구슬 밥통을 만들고, 그 속에 알을 낳아 애벌레를 길러내지요.
“끙끙! 애벌레는 부드러운 밥통 속을 파먹으며 자라 번데기가 되었다가 어른으로 탈바꿈하지.”
일찍이 소똥구리 조상은 풀똥의 가치를 알아보고 대대로 그 유전자를 후손들에게 물려주었어요.
“앞으로 평생 풀똥만 먹고 살거라.”
“무조건 믿고 따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