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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집을 내고 두 번째 시집을 준비하면서 지나온 삶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오롯이 받아들이니 두려움 없이 삶을 살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배운 일 년이었습니다. 그 일 년 동안 무수한 기도의 응답들과 눈 감으면 들려오는 가슴의 언어들이 시가 되었습니다. 첫 시집이 나의 영혼과의 만남을 읊은 시라고 한다면 두 번째 시집은 그 만남 이후의 삶에 새겨진 새로운 노래들입니다. 특히, 자연과의 교감으로 인한 치유는 좀 더 깊은 나를 만나게 하였습니다. 하늘의 지고한 사랑을 느끼고, 대지의 슬픔이 온몸으로 진동하는 순간마다 나는 바다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치유와 사랑의 메시지가 끊임없이 저곳으로부터 밀려들어 왔습니다. 말할 수 없는 것들을 표현하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지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응축된 정기가 밖으로 나올 때 춤과 노래가 된다고 하는데, 저에게 시가 그러한 것이었습니다. 다행입니다. 하늘이 이 땅에 사람이라는 생명을 주고 내려보낼 적에, 숟가락 하나쯤은 쥐어서 보내는 것 같습니다. 저는 잘하는 것이 별로 없는지라 시집을 낼 때마다 내 모든 에너지를 시에 쏟아 부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나마 뒤늦게 깨우친 나의 용기에도 고맙다고 전해봅니다.

1집과 2집 사이, 영과 혼과 육의 각각의 가치를 깨달으면서 삶에 균형과 조화가 찾아왔고, 평화가 깃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평온한 의식 위로 생각들이 흐릅니다. 몸의 사랑, 연민, 혼이 가져온 인드라망의 울림으로 너의 아픔이 곧 나의 아픔이며, 나의 사랑이 곧 너의 사랑임을. 돌고 도는 윤회의 감성 속에 내게 새겨진 존재의 약속, 그리고 깨어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선과 악, 빛과 어둠, 흑과 백 등 이원적인 가치들, 민족과 인종을 초월하고, 성공과 실패를 넘어서 생명과 대지에 대한 감사함. 그것을 삶에 담아내는 일이 참으로 가치 있는 일임을.
작년에 이사 온 집 주택 현관문을 열면 태양빛 아래 아리아들이 흐릅니다. 올려다보면 묘유한 허공의 아리아들이 오선지 위에서 씨실과 날실이 되어 베틀을 짭니다. 이제 푸른 은하수 건너온 오색빛 저고리, 주름치마 입은 직녀는 이 땅에 내려와 견우를 찾았을까요? 뜨거운 흙 위로 소 울음소리 들려오는군요. 땀 흘리는 대지의 사랑 견우를 향해 일곱 별 품은 달이 빛 비추어줍니다.
기다림은 지고한 사랑을 피워냅니다.
나의 사랑도 극에 이르러 피었습니다.
두 번째 약속, 두 번째 시집으로…
천년의 약속,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두 번째 시집을 내며
AUDITION
영화 〈라라랜드〉 오디션 명장면

제1부. 첫 詩

너는 100점이야

제2부. 골짜기의 아리아

슬프도록 아름다운
12월의 첫사랑
입술
골짜기의 아리아
그 겨울의 침묵
마지막 탄생
그대가 있으므로
홀로 아리랑
그런 말은 마세요
그해 여름
기도
첫눈이 내리면
몽중인
너 참 예쁘다
나는 그와 같이 배웠다
나는 밤마다 빨래를 한다
나무歌

제3부. 매화꽃 붉게 피면

나무의 꿈
나무의 노래
몸의 書
내게 그러하듯이
숨결
섬 동백꽃
다섯 돌
가난한 자의 노래
대지의 약속
행복이에요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
매화꽃 붉게 피면
두 사람
모래알 사랑
찔레꽃 화장
바위의 침묵
비밀
그리운 날에

제4부. 푸른 밤 강가에 달빛이 비친다

사랑은 흐르는 것
나는 아직 너가 그립다
내 사랑의 조각
산타의 선물
푸른 밤 강가에 달빛이 비친다
상념
서로 모르는 사람
세월은 귀가 없어
나 여기 있어요
시인의 세상
나를 아는 그대
아름다운 그대
메아리
아침의 인사
애도의 눈물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오선지
언제나 몇 번이라도

제5부. 접히지 못한 우산 하나

넌 또 다른 나
우리는 언제부턴가 거울 속에 산다
우린 서로가 이름일 뿐이었나
고백
위대한 향기
이보다 더 큰 기쁨
이 세계의 사랑
해와 달 그리고 별
너의 노래
저 광야의 노래
용서하소서
접히지 못한 우산 하나
나의 한 걸음
그 집은 그때까지 잠겨있지 않았다
칼날 넘어 태양의 길
풍경소리
하나의 섬

제6부. 두 번째 시집, 마지막 詩

애기똥풀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