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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센텐스 : 함기석 시집[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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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함기석
  • 출판사 : 민음사
  • 발행 : 2020년 03월 20일
  • 쪽수 : 184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37408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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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불가능을 실현하는 언어의 몸짓
    언어로 디자인된 무한성의 공간


    기하학적 이미지와 초현실적 상상력으로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는 시인 함기석의 신간 시집 『디자인하우스 센텐스』가 ‘민음의 시’ 269번으로 출간되었다. 일찍이 시인 김혜순으로부터 “시의 원리로 이 세상을 확장하고 점령하는” 발명의 시인이라는 평을 들었던 함기석은 여전히 왕성한 생명력으로 자신의 시 세계를 확장해 가고 있다. 이전 시집 『힐베르트 고양이 제로』에서 추상적 기호로서 죽음의 풍경을 그려 냈던 그의 시력은 이번 시집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다. 예측할 수 없이 변화하는 ‘공간’에 집중하며 현실 위에 초현실적 세계를 구축하는 가운데 언어는 끊임없이 운동하며 시공간을 지배한다. 시간과 언어를 따라 한순간에 생겨나고 사라지는 이 무한 공간 ‘디자인하우스 센텐스’는 센텐스(문장)로 지어진 집이다. “불가능한 사건이 반드시 터지도록 설계된 다차원 건축물”이다.

    ■ 언어라는 탄환

    “두 개의 탄환이 무한을 날고 있다”(「포텐셜 에너지―언어」) 시인이 발사한 이 탄환은 무한한 에너지를 가진 ‘언어’다. 시의 언어는 “창백한 백지” 같은 현실에 발을 딛기 위한 시도로서 탄생한다. 이를 두고 시인은 시론집 『고독한 대화』에서 삶의 “비극적 허무와의 알몸 대면”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함기석의 언어가 자주 호기심에 가득 차 결코 지치지 않는 아이의 몸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시가 현실을 찌르고 찢고 부러트리며 태어나 존재의 세계를 향해 가는 언어의 몸짓임을 암시한다. 언어와 사물 사이의 간극을 포착해 내 파고드는 움직임 속에서 그의 언어는 육체성과 에로티시즘을 보여 준다. 단어들은 맨몸을 내보인 채 행과 행 사이를 미끄러진다. 당신이 만지면 이 시는 부풀어 오르고, 뱀장어처럼 약삭빠르게 미끄러져 저 멀리 가 있다.

    ■ 차원을 넘나드는 동사의 언어

    언어들은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사물과 언어, 언어와 언어는 계속해서 미끄러지고, 언어와 실제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서로를 쫓는다. 도시 상공을 나는 새를 위해 “목적어 침대”가 놓일 때 2차원 지면과 3차원 현실의 구분은 사라진다. ‘난다’가 날개 없이 날고 ‘말한다’가 입 없이 말할 때 우리는 ‘난다’와 ‘말한다’의 움직임을 새로운 차원에서 그려 보아야 한다. 마그리트의 그림 속 인물과 사물 들이 상식적 위치에서 벗어나 무중력의 공간을 창출하듯, 함기석의 세계에서 사물들은 관습적인 의미의 굴레로부터 탈주하고 중력을 거슬러 날아올라 우주를 표류한다.

    ■ 센텐스로 디자인된 무한의 공간

    요동치는 언어들은 시공간을 휘고 뒤집는다. 현실의 공간은 어느새 초현실적 세계가 된다. 출근길 도시는 거꾸로 뒤집히고 하루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아름다운 공회전을 시작한다. 이러한 초현실적 상상력이 실현될 수 있는 이유는 이 공간이 ‘센텐스’로 이루어진 기호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문장들은 자신에 앞선 문장들, 즉 자신의 “시간적 선구자였던 텍스트들을 살해”하며 공간을 붕괴시키고, 이를 통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낸다. 문장은 곧 형을 선고하는 행위, 센텐스(sentence)인 셈이다. ‘디자인하우스 센텐스’의 세계는 무의식적이고, 언어의 자율성이 극대화된 무한의 공간이다. 시인이 설계한 다차원의 건축물에서 언어는 그 설계마저도 뛰어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간다. 그의 센텐스를 따라 휘고 뒤집히는 다섯 개 공간을 여행하고 나면, 독자들은 언어의 최대치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추천사

    만약 함기석 앞에 축구공이 떨어져 있다면 그는 축구공을 들어 뻥 차는 대신 축구공에 들어 있는 오각형 열두 개와 육각형 스무 개를 스캔한 뒤 오각형과 육각형이 들어 있는 무수한 다른 사물들을 상상하며 그것들의 관계를 이미지화하고, 추상 공간에서 그것들을 이리저리 잡아당기거나 접으면서 놀 것이다. 만약 그의 앞에 루빅스 큐브가 있다면 그는 큐브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거기 내재되어 있는 규칙을 찾아내려 할지도 모른다. (……) 함기석 이후의 어떤 후배 시인들이 함기석의 자산을 부분적으로 물려받았을지도 모르지만 함기석처럼 사유하고, 상상하고, 유희하는 시인은 지금도 여전히 함기석이 유일하다.
    - 박상수 / 시인, 문학평론가

    이번 시집은 함기석 시 세계의 결정판이다. 그동안 초현실과 현실, 과학과 수학을 종횡무진 오가며 탐구한 ‘언어와 시’ 설계도를 볼 수 있다. “당신을 디자인하는 디자인하우스 센텐스”인 나와 “영원히 삭제된 센텐스 속의 주어”인 당신의 ‘오늘-레이스’ 전모를 4D로 체험할 수 있다. “수직으로 읽”는 방식을 고수하는 ‘당신’과 “정확히 틀린 센텐스”인 나라는 “평행 우주”가 벌이는 추격전이 펼쳐진다.
    - 이원 / 시인

    목차

    1공간

    낱말 케이크
    백 년 동안의 웃음
    새를 위한 목적어 침대
    미녀에게 없는 마녀의 점
    사물 5음계
    유머의 생일
    오렌지 공주가 사는 섬나라
    무중력 데이
    타임커피숍 센텐스
    검은 새 타키온과의 우주 표류기
    몰라몰라 행성

    2공간

    포텐셜 에너지 ― 언어
    정물 연인
    흐르는 사강
    외로운 산보
    첫눈
    살을 굽다
    S네제곱
    불가능한 서랍
    오르가즘
    평행선 연인
    우리 흐를까
    래퍼 다다의 빈방
    네팔에서

    3공간

    다람쥐 수레바퀴 운동
    사라진 시선
    모자이크 시계 ― Composition 0
    세 개의 격자 눈이 혼색된 유머 세계 ― Composition I
    포텐셜 에너지 ― 꽃씨
    기일 ― Composition II
    생일 체스 ― Composition III
    빠세 약수터 가는 길
    비행 소년 행갈이의 비행 때문에
    불꽃놀이 축제
    파파(papa)의 파열음 /p/가 도난당한 사건
    회오리 깃발 ― Composition IV
    양각, 칭기즈칸 ― Composition V
    음각, 칭기즈칸 ― Composition VI

    4공간

    목욕탕 행진곡
    발발이 아줌마는 바빠
    뱀장어
    코코의 초공간 유머 랜드, 바짝 마른 김
    코코의 초공간 유머 랜드, 뫼비우스 X
    황소
    서울의 타잔
    당신이 만지면
    코코의 초공간 유머 랜드, 빙글빙글 코스 요리 이야기
    코코의 초공간 유머 랜드, 회전문 콘서트
    코코의 초공간 유머 랜드, 떠다니는 APT
    까마귀 시계
    갈릴레오 할머니

    5공간

    자정의 사물들
    초대하지 않은 자
    이 시의 적정 매매가를 말해 보시오
    회전체 원뿔 여과기
    로즈가 로즈로 살던 집 로즈
    언어
    피살되는 눈
    이런 세미나
    디자인하우스 센텐스
    목련 공원, 열세 개의 종이 무덤
    시가 창턱에 기대어 혼잣말하다

    작품 해설–박상수
    프랙털 센텐스 아트

    본문중에서

    새가 난다
    쉴 곳을 찾아 도시 상공의 1연을 난다
    다음 문장의 공원으로 날아간다
    도착해 보니 도축장이다
    다음 문장의 놀이터로 날아간다
    도착해 보니 사격장이다
    포수가 총을 들고 서 있다
    새는 놀라 도망친다

    새가 운다
    날개 아픈 새가 쉴 곳이 없어 운다
    병원 창가 2연에서 휠체어 탄 아이 코코가 바라본다
    외로운 새에게 말한다
    외톨이 새 아무야 울지 마! 새가 날면 주어가 날아
    얼룩말이 날고 주전자가 날아
    우체통도 날고 집도 나무도 젖소들도 함께 날아

    새가 웃는다
    지친 새가 구름 옆의 3연에서 웃는다
    아이는 새를 위해 살며시 목적어 침대를 놓는다
    침대 곁에 풍금을 놓고 나팔꽃 화분을 놓는다
    새가 환하게 웃는다
    ( '새를 위한 목적어 침대」에서

    새를 타고 날았다
    새는 요금 대신 내 시야에서 시야와 시간을 지웠다
    새는 나의 여집합 {나의 망각}의 원소들을 복원시켰다
    알 수 없는 반중력 때문에
    달은 화성 쪽으로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고
    지구엔 붉은 우기가 시작되었다
    ( '검은 새 타키온과의 우주 표류기」 에서

    나는 당신에 의해 당신이 피살되도록 설계된
    일곱 개 시공간의 7층 건물이다
    당신은 지금, 당신은 지금이라고 읽고 있고
    나는 당신이 그렇게 읽도록 당신을 디자인하고 있다
    ( '디자인하우스 센텐스'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6~
    출생지 충북 청주
    출간도서 16종
    판매수 4,120권

    1966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작가세계]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 [국어선생은 달팽이][착란의 돌][뽈랑 공원][오렌지 기하학][힐베르트 고양이 제로], 동시집 [숫자벌레][아무래도 수상해], 동화집 [상상력학교][코도둑 비밀탐정대][야호 수학이 좋아졌다][황금비 수학동화]등을 출간했다. 박인환문학상, 이형기문학상, 눈높이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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