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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페미니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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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은용
  • 출판사 : 씽크스마트
  • 발행 : 2020년 02월 25일
  • 쪽수 : 20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65292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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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나는 요즘 페미니즘합니다
이은용 기자의 페미니즘 톺아보기

뉴스타파의 이은용 기자, 요새 단어 하나를 품었다. ‘페미니즘하다.’ 남성 지배 이데올로기에 저항하여 성별로 인해 발생하는 정치·경제·사회 문화적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페미니즘’에 ‘-하다’를 붙인 말이다. 스스로 만들어 낸 이 말의 뜻을 이은용 기자는 ‘페미니즘에 얽힌 책을 읽고 이것저것 곰곰 생각하며 뭔가 끄적이는 것’이라 칭했다.
2016년 오월 일어났던 강남역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2018년 일월 서지현 검사의 고발로 시작된 한국판 미투운동, 그리고 2019년 삼월에 터진 ‘버닝썬 게이트’까지 끝 모를 성폭력 범죄가 우수수 뿌리째 뽑혀 나왔다. 그러나 그에 합당한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은 채 대부분의 사건들이 유야무야 되고 말았다. 이런 모습을 본 이은용 기자는 이게 무슨 일들인지 관찰하고, 이걸 문제라고 보는 사람들의 시각도 찾아보고, 그렇다면 자신은 무얼 해야 하는지 골똘히 살펴보게 되었다.

[나, 페미니즘하다]는 이은용 기자가 페미니즘을 머리에 넣기 시작하여 가슴으로 품게 된 결과물이다.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남성 이데올로기에 맞서 일어난 2010년대의 페미니즘 운동의 큰 줄기를 기자 특유의 눈으로 꼼꼼하게 살피고 기록했다.

목차

머리말
요즘 나는 페미니즘하다

1 버릴 혐오
-강남역 살인과 마녀사냥

우연 아닌 겨냥
혐오는 쓰레기
평등이 열쇠

2 떠받칠 거울
-메갈리아 워마드

거울 든 메갈리아
워마드, 끝나지 않은 움직임

3 함께할 미투
-아이돌 페미니즘과 펜스룰

돈과 포르노가 빚은 참사
힘내라, 수지
설현과 손나은과 아이린이 뭘 어쨌기에
비겁한 펜스룰
오덕식, 갈 길 먼 남자 중심 한국 사회 지표

4 꾸짖을 남자
-김학의와 안태근과 안희정, 수많은 자

투사 서지현
투사 김지은

5 벗어날 코르셋
-불꽃 페미 액션

굴레를 벗고
대통령 앞 손흥민처럼

6 앞세울 페미니즘
-힘차게 일어났다

오죽하면 거리에 섰으랴
벽보 찢는 나쁜 손
군대, 자랑삼아 세력 부릴 일 아냐
평등 깃발 세우며

참고문헌
배우고 익히며

본문중에서

네, 여성 혐오는 좀 묵었습니다. 기독교 경전 때문에 여성을 ‘남자 갈비뼈 하나’쯤으로 여긴 자가 많았죠. ‘남자 갈비뼈 하나’쯤에 빗대다 보니 여성을 ‘모자란 사람’으로 깔봤고. 얼굴 아름다운 여성을 두고는 ‘생각 없는 백치미’로 덮으려 한 자가 많았죠. 재주 많고 이치에 밝은 여성에겐 ‘못생긴 덕’이라 깎아내렸고. 그리해 둬야 자기, 즉 남자의 힘이 꾸준할 줄 알았던 겁니다. 비겁하게도. 여성 혐오를 바탕으로 삼아 가부장제 사회를 짜고 다졌어요.
한데 남자를 앞세워 둔 채 여성을 혐오한 건 생각보다 그리 오래된 쓰레기가 아닙니다. 사람이 두 발로 걷기 시작한 뒤 가족을 이루고 산과 들에서 짐승 잡아 남길 것 없이 그때그때 겨우 먹고산 지난 750만 년 가운데 수천 년에 지나지 않죠. 남자 중심으로 정치하기 시작한 게 기원전 십일이 세기―그리스 시대 열릴 무렵―이고, 지금 이십일 세기니까. 음. 길어야 삼십이삼 세기. 3200년이나 3300년에 지나지 않습니다. 좀 더 먼(?) 옛날을 헤아려 농사짓고 글자 만들어 문명을 이루기 시작한 기원전 오륙 천 년께를 짚더라도 8100년쯤을 넘지 못합니다. 750만 년은 8100년쯤보다 925.9배나 길죠. 926배. 되레 어머니가 한가운데인 채 핏줄을 이어 간 때가 훨씬 길어요. 그게 대체 얼마나 긴지 제대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죠.
(/ p.31)

2000년 사월 23일 김 아무개 씨가, 숨어 살던 집에 찾아온 남편 강 아무개 가슴을 칼로 찔렀습니다. 끊임없는 폭력과 성(性)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살려고’ 칼을 쓴 거였죠. 강 아무개는 1992년부터 7년 넘게 김 씨를 마구잡이로 때리고 칼을 들어 으르고 협박한 일이 잦았답니다. 제 욕심 채우는 성행위를 억지로 시켰고요.
사달 나 강 아무개가 죽은 날에도 김 씨는 짓밟히고 시달리다 못해 되레 칼을 들었다죠. 정당방위로 보였는데 한국 법률은 남자 중심 체계였습니다. ‘남편 보기에 뭔가 잘못한 아내를 남편이 좀 때릴 수도 있다’거나 ‘그저 남의 집 일’로 여기는 행태가 고스란했죠. 법을 다루는 사람도 마찬가지였고요. 김 씨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말았습니다.
또 다른 김 아무개 씨는 18년 동안 심한 폭력과 성 괴롭힘에 시달리다 못해 남편 목을 졸라 죽였죠. 무려 18년 동안이나. 세상엔 더 많은 김 아무개 씨가 있어 남편에게 짓밟히며 성 괴롭힘을 견디느라 몸과 마음이 다 말라 갑니다.
(/ p.48)

2019년 십일월 24일. 또 한 사람 세상을 떠났습니다. 안타까이. 노래하는 사람 구하라. 41일 전 그에 앞서 떠난 설리에게 “네 몫까지 열심히 살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차마. 말하지 못할 아픔에 몸져누웠던 모양입니다. 내내.
수많은 잔인한 혀끝―인터넷 손가락 놀음―이 비수였죠. 아이돌을 그저 ‘꽃’으로 두고 보려는 욕심과 기대가 무너지자 손끝에 칼을 올리고는 사람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잖아요. 삶 끝에 선 구하라가 세상을 향해 되돌아서지 못한 건 남자 중심 한국 사회의 현주소입니다. 갈 길 참으로 멉니다. 특히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0단독 판사 오덕식은 남자 중심 얼개로 빚어 온 한국 법조 본색을 고스란히 드러냈죠. 오랫동안 ‘남자다운’ 척하던 검찰조차 2차 피해를 걱정해 내놓지 않은 최종범의 구하라 불법 동영상을 굳이 봐야겠다며. 최종범이 동의―명백한 동의든 아니든 상관―없이 동영상과 사진을 찍어 구하라를 물건처럼 여겼음에도 “무죄”라며.
(/ p.102)

인터넷, 예를 들면 유튜브 같은 곳에서도 세상과 남자가 바라는 ‘예쁜 여성 모습’을 스스로 떨치는 몸짓과 목소리가 잇따랐습니다.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남자들 시선에 예뻐 보이려는 화장 따위에 기대지 않겠다는 결심. “예쁜 것만이 정답인 사회가 아니라 모든 얼굴이 정답이라고 여겨지는 사회를 원한다”는 외침. 카메라 앞에 선 채 자신은 “예쁘지 않고, 예쁘지 않아도 괜찮다”며 “다른 사람 눈길 때문에 자신을 힘들게 하지 말고, 미디어 속 이미지와 나를 비교하지 마세요”라는 통찰. “무슨 행사가 있을 때에는 화장을 해야 한다는 게 거의 암묵적인 동의를 통해 하나의 규칙이 됐다”며 “학교는 엄청난 코르셋 집단이 됐다”는 지적.
이런 깨우침과 목소리 덕에 힘 얻는 사람 많을 겁니다. 탈(脫). ‘그것을 벗어남’이라는 뜻을 더하려고 몇몇 낱말 앞에 붙여 쓰는 말. 많은 여성이 ‘탈코르셋’하기 시작했어요. 남자 눈 끝에 올려졌던 ‘34, 24, 34 틀’에 자기 몸 맞추려 애쓰지 않겠다는 마음가짐. 얼굴 곱게 꾸미기―화장―따위에서 스스로 벗어나려는 몸짓. 겉으로 드러난 모습을 두고 이러쿵저러쿵하는 걸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다짐까지. 짝짝. 마땅히 손뼉 쳐 북돋을 일입니다. 더욱 힘내시길.
(/ p.143)

페미니즘은 오랜 가부장제 때문에 비틀어지거나 잘못된 걸 바로잡으려는 생각이자 움직임입니다. 누구나에게 고르고 판판한 민주주의를 노래했음에도 여성만은 끝까지 집 안에 가두려 한 짓을 돌이켜 보는 거. 사람 몸 생긴 게 성(性)에 따라 다르되 그게 곧 권력 있고 없음을 가르는 기준일 순 없다고 깨닫는 거. 그리 기운 세상을 올바르게 고치는 거. 이제 알겠습니까. 여성과 남자는 권력 높낮이 없이 똑같은 사람이라는 거. 여성 몸에 남자 마음을 가졌거나 남자 몸에 여성 마음을 가졌든, 한 몸에 두 성(性) 마음을 모두 가졌든, 한 몸에 여러 마음이 얽혔든 아무 상관없이 누구나 똑같은 사람이라는 거. 고르고 판판히 존중할 사람이라는 거. 이제 함께할 수 있겠습니까. 페미니즘 앞세우는 거. 깃발 세우는 거. 즐거운 세상 함께 만드는 거.
(/ p.188)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현재 [뉴스타파] 객원 기자. 20년 6개월 동안 [전자신문]에서 기자(16년), 논설위원(1년), 출판 담당 부장(2년 6개월), 부당 해고된 뒤 복직 싸움을 한 노동자였다. 공정 보도 체계를 바랐을 뿐인데 갑자기 쫓겨나 받아들이기 어려웠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한 해고였음을 인정받아 내내 뿌듯했다. 기자는 어릴 적 꿈. 올곧은 기사 쓰려 애썼다. 특히 [뉴스타파]에서 쓴 기사(newstapa.org/author/eylee)가 보람찼다. 블로그 ‘이은용 단소리 쓴소리(blog.daum.net/siufather)’를 열어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쓰려 애쓴다. 이롭고 재미있어 잘 읽히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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