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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마을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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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준
  • 출판사 : 도서출판따비
  • 발행 : 2020년 02월 15일
  • 쪽수 : 32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98439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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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바닷마을에 사는 사람들에게,
바닷마을에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바다와 갯벌이 수많은 생물을 품었고, 그 생물들을 따라 사람들이 모여 마을을 이뤘다.
바닷마을은 그저 어부들이 모여 사는 동네가 아니다.
물과 땅과 바람, 해초와 조개와 물고기와 새,
그리고 사람이 어울리는 공동체다.

출판사 서평

농촌으로 귀촌한 사람들을 위한 인문서는 많지만 어촌과 어민의 삶을 이야기하는 인문서는 찾기 힘들다. 그렇다고 이 책이 어촌으로 귀촌하려는 사람을 위해 쓴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도시민에게 어촌의 존재를 알리고 싶었다. 이들이 어촌의 가치에, 갯벌의 가치에, 섬마을의 가치에 공감한다면, 이후 골목 시장에서 마주치는 바지락이, 마트에서 마주하는 김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바닷가 여행을 하다가 만나는 어민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넬 수 있을 것이다. 그 시선이, 따뜻한 한마디가 어민들에게 큰 힘을 줄 수 있고, 어촌을 변화시킬 수도 있으리라.
( ‘책을 내며’ 중에서)

귀농만큼은 아니어도 귀어를 꿈꾸거나 이미 실행한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렇지만 도시 생활에 익숙한 이들에게 어민의 삶과 어촌의 질서는 낯설다. 바다와 갯벌은 누구 한 사람이 소유할 수 없는 것이기에 바닷마을에는 바닷마을 나름의 삶의 방식이 있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배타적으로만 보인다. 그곳을 삶의 터전 삼아 생계를 이어야 하는 사람들은 어쩌다 놀러 와서 물고기의 씨를 말리고 갯밭을 망쳐버리는 이들에게 호의적일 수 없다. 바닷마을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바닷마을을 오랫동안 즐기기 위해서도 바다를, 갯벌을 알아야 한다.

바람을 살피고 물길을 읽어야 하는 까닭

도서출판 따비의 [바닷마을 인문학]은 오랫동안 갯벌과 바다, 섬과 어촌을 찾고 그 가치를 기록해온 광주전남연구원 김준 박사의 신작이다. 저자는 이 책 1부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삶을 이해하는 키워드로 먼저 물때와 바람, 물길과 갯벌을 들었다. 사람이 어느 정도는 인위적으로 일구고 조작할 수 있는 농사와 달리, 갯일은 순전히 자연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바람과 파도를 읽고 때로는 맞서며 어민과 해녀가 물고기를 잡고 해초를 뜯었다.
바다를 둘러싼 자연은 바닷마을만의 모습, 삶의 양식, 제도, 문화를 만들어냈다. 물때를 살펴 낙지를 잡을 것인가 조개를 캘 것인가, 물질을 할 것인가, 그물을 놓을 것인가 아니면 낚시를 할 것인가를 정한다. 한파와 태풍을 몰고 오는 바람을 읽어 마을 앞 바닷가에 나무를 심고, 뒷산에 돌담을 쌓고, 처마보다 높은 담을 쌓았다. 제주 올레와 신안 다도해 우실, 남해 어부림이 그렇게 생겨났다.
2부에서는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바다는 누구 한 사람의 소유가 될 수 없다. 바다에 금을 긋고 경계를 표시할 수도 없고 자유롭게 오가는 물고기들을 가둬둘 수도 없다. 바닷마을의 독특한 문화는 이로 인해 생겼다. 바다와 갯벌은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공동이 가꾸는 마을어장이다. 논밭에서 물 주고 김매듯 함께 갯닦이를 하고 갯밭을 가꾸고 수확한 것을 나눈다. 함께 모여 제를 지내며 물고기를 부르고 조개를 부른다.
3부는 이런 환경과 역사 속에서 전해진 전통적인 어업 활동을 다룬다. 맨손어업, 정치망어업, 양식어업, 해녀어업, 천일염은 모두 마을어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거의 모든 연안에서 이루어지는 어업이지만, 수심에 따라, 갯벌의 종류에 따라 그 모양은 다 다르다. 환경이 그곳에서 나는 산물을 결정하고, 그 산물을 따라 마을의 정체성이 정해지는 것이다.

마을어업, 오래된 미래를 지키려면

4부에서는 어촌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한다. 바다와 갯벌은 사람 이전에 물고기와 해초, 물새와 조개들의 터전이다. 인간에게 불편하다 하여 물길을 막고 바람길을 튼 결과 이제 우리 바다에서 만나지 못하는 물고기가 늘어나고 있다. 한 번 망가진 바다와 갯벌을 복원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복원이 되기는 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도시 소비자야 연안에서 잡은 명태가 없으면 원양에서 잡거나 수입한 명태를 먹는다지만, 명태가 없는 바다에서 어민들은 어찌 살아가게 될까.
자연적 시간과 바다·갯벌이라는 공간이 사라진다면 어촌의 정체성 역시 사라질 수밖에 없다. 물론 산업으로서 수산업은 지속될 수 있고, 밥상에 생선도 변함없이 올라올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어촌, 어민들의 삶이 녹아 있는 어촌은 사라질 것이다. 이는 단순히 마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의 전통 지식이 사라지는 것이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문화자원이 사라지는 셈이다.
이를 어민들에게만 지켜달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도시민, 시민사회도 함께 나서야 한다. 그 길은 멀리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어촌의 가치에 공감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다.

목차

책을 내며 006

1부
물고기의 눈으로 본 바다
01 물때, 기다림이다 013
02 바람 타는 섬, 바람 읽는 사람들 034
03 물길을 따라가다 056
04 갯벌, 끝을 알 수 없는 가치 088

2부
물고기와 어부의 만남: 바닷가에서 어떻게 살까
01 갯밭 105
02 소유할 수 없는 바다, 가꾸어야 할 마을어장 124
03 바다의 맛 148
04 바다를 살리는 그물, 슬로피시 168
05 어촌 마을 축제, 갯제 부활을 꿈꾼다 179

3부
어부의 눈으로 본 바다
01 맨손어업 199
02 정치망어업 226
03 양식어업 253
04 해녀어업 281
05 천일염 289

4부
지속가능한 어촌, 오래된 미래
01 어촌의 새로운 가치 301
02 어촌 공동체의 미래 311

찾아보기 318

본문중에서

섬과 갯벌이 가장 많은 신안군에서는 다리를 놓기 전에 물 빠진 갯벌에 징검다리(이런 징검다리를 ‘노두’라 한다)를 놓고 건너다녔다. 결혼식을 할 때에도 꽃가마를 타고 노두를 건넜고, 큰 섬에 있는 학교를 오갈 때에도 노두를 건넜다. 물론 등하교 시간은 물이 빠지는 시간에 맞춰졌다. 신안군 증도면 병풍리는 병풍도·신추도·대기점도·소기점도·소악도 등 여러 섬이 노두로 연결되어 있는데, 학교가 큰 섬에만 있던 때는 수업을 하다가도 바닷물이 불어 노두가 잠길 시간이 되면 책보를 싸고 하교했다. 아이들이 노두를 건너는 시간에 맞춰 부모들이 당번을 정해 마중을 나와야 했다.
(/ pp.25~26)

경기도 화성시 시화호 안에 있던 작은 섬 어도에서는 굴 양식장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돌과 자갈을 가져다 섬 주변 갯벌에 부었다. 지금은 간척을 해 육지와 연결됐다. 생계를 위해 양식장을 만드는 일이 시급했지만, 양식장을 만드는 일보다 더 큰 문제가 섬과 뭍을 잇는 다리, 즉 어도와 고포리 마산포를 잇는 길을 만드는 일이었다. 물이 들면 바다요, 물이 빠지면 갯벌인 곳을 돌과 자갈로 물이 들어도 건널 수 있는 길로 만들어야 했다. 어도 주민들은 3년에 걸쳐 돌과 자갈을 머리에 이고 등에 져서 날라 갯벌에 붓고, 그것이 바닷물에 쓸려 가기를 반복하면서 1972년 마침내 다리를 완성했다. 개미처럼 일해 만든 다리라 하여 이름도 ‘개미다리’라 했다.
(/ p.95)

그런데 특이한 광경이 눈에 띈다. 바지락을 캐는 모습이야 늘 보던 것인데, 괭이를 들고 갯밭을 평평하게 고르는 모습은 생경했다. 갯밭을 평평하게 고를 이유가 있을까? 물어보니 물 빠짐이 좋게 골을 치고 모래나 흙을 집어넣어야 어린 바지락이 잘 자란단다. 잘 관리된 바지락밭은 어린 바지락을 넣지 않고도 자연 번식이 가능하다. 그런데 또 한 가지 이유가 있었다. 썰물에 물이 빠질 때 갯벌이 평평하지 않으면 물웅덩이가 생기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다. 웅덩이에 고인 물은 봄이나 여름에 햇빛 아래서 뜨거운 물로 변한다. 만약 여기에 바지락이 있으면 어떻게 될까. 어린 바지락은 그대로 익어버리기도 한다. 큰 바지락은 갯벌 깊숙이 들어갈 수 있지만, 어린 바지락은 비명횡사를 면치 못하는 것이다. 갯벌 체험을 온 사람들이 뻘흙을 마구 파헤쳐놓아 어린 바지락들이 햇볕에 노출되어 죽기도 한다(그러니 갯벌에서 흙을 함부로 긁어놓아서는 안 된다).
(/ pp.108~110)

완도군 한 섬마을에서는 마을 공동어장을 분배하는 기준 중 하나로 가족 수를 고려했다. 농사지을 땅은 부족해도 김 값이 좋아 김 양식이 가장 큰 소득원이었던 시기다.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쯤이다. 도시나 공장으로 나간다고 해도 일자리가 충분치 않았다. 더욱이 이주가 쉬운 일이겠는가. 한 가구에 거주하는 가족이 적게는 대여섯 명, 많게는 열 명이 넘었다. 보통 어촌계에 가입해 마을 공동어장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면, 처음에는 기존 주민들보다 작은 규모의 어장을 분배받는다. 하지만 나중에는 똑같은 규모의 어장을 분배받게 된다. 섬살이 자체가 권리를 확장해나가는 과정인 것이다. 그런데 이 마을에서는 이러한 조건 외에 가족 수를 변수로 고려했다. 단순히 산술적인 평등을 넘어 실질적인 평등을 추구한 것이다.
(/ p.135)

대규모 굴 양식이 시도되면서 생겨난 문제가 굴 껍데기 처리다. 통영의 지역산업과 음식관광을 이끌고 있는 굴 껍데기가 아름다운 통영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용남면 일대 해안에는 마치 산업폐기물을 쌓아놓은 것처럼 굴 껍데기가 쌓여 있다. 인근 박신장에서 나온 것들이다. 우리나라 굴 공급량의
대부분이 통영 바다에서 양식된다. 모두 알 굴로 유통되기 때문에 1년에 발생하는 굴 껍데기 10만여 톤을 처리하지 못해 쌓아두고 있다. 겨울철에도 굴 껍데기가 썩으면서 발생하는 냄새가 심각하니, 여름철에는 말할 필요도 없다. 굴을 많이 섭취하는 유럽이나 북미 지역에서는 깨끗하게 세척해 철망에 넣어 자연방파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 p.268)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사람들은 그를 ‘섬 박사’라고 부른다. 섬 연구 외길 26년째. 2000년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어촌사회를 연구해 박사논문을 썼고, 이후로 꾸준히 한국의 섬들을 다니면서 섬마다의 고유한 살림살이와 전통문화, 자연환경 등을 연구하고 글을 쓴다. 광주에서 살며 주말마다 섬으로 향하는 그는 1년에 40여 일쯤 ‘섬에서 산다’. 수 백 개의 섬을 다녔지만 다시 그 섬에 가도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닳지 않고 있다. 비단 연구 때문이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섬은 그에게 자유다. 육지의 구속된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자신을 되찾게 해주는 곳이다. 내 힘으로 숨을 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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