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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반대편을 증오하는가

원제 : The Opposite of H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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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본서는 현대사회 시스템에서 갈등을 야기하고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 바로 ‘증오’라고 제시한다.
    우리가 흔히 착각하거나 인정하려고 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 감정의 범주에 속한 ‘증오감’은 바로 사회 문화적 시스템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의사결정을 하고 동기를 찾는 과정은 합리적인 이성적 시스템이 작동해서가 아니라 그 근저에 있는 감정에서부터 비롯된다고 본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남을 증오하도록 설계된 존재가 아니다. 문제는 사회적 환경이 바로 인간에게 증오감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그 증오감은 ‘그들’의 문제이며 개인적인 자아(ego)인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믿는다.

    나 또는 내편은 우월하다는 생각, 그들은 나와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차별 받아 마땅하는 믿음이 근본적인 증오감의 원인이다. 여기에 이성적인 옳고 그름은 존재하지 않고, 우리는 선이고 그들은 악이라는 이분법만 자리잡고 있다.

    보수와 진보로 대두되는 서로 다른 성향을 놓고 보더라도, 정치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한 것
    처럼 보이지만 정서적 태도면에서 훌륭한 사람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존재한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상대를 혹은 세상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적인 설득은 아이디어나 팩트, 자료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정치적 설득은 바로 감정적 ‘옳음’, 서로에 대한 존경과 연민으로부터 출발한다고 본다.

    저자 샐리 콘 박사는 르완다에서부터 중동, 미국의 여러 지역들을 직접 여행하면서, 인종차별, 성차별, 종교갈등 과 같은 거시적인 증오에서부터 트위터와 SNS의 프로 악플러들, 학교에서 왕따를 조장하는 학생들 등 ‘증오’의 실체와 구조를 사회학과 행동경제학, 심리학 등의 다양한 학자들의 연구와 실제 인터뷰한 탐사보도를 통해서 이 책에서 흥미롭게 풀어간다.

    출판사 서평

    악한 사람을 비난하는 것만큼 쉬운 것은 없고,
    그를 이해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


    법학 박사이자 시사 평론가이며 칼럼니스트인 샐리 콘(Sally Kohn) 박사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이 언제 악해지는가?’, ‘인간이 왜 순식간에 무례하고, 공격적이고, 차별하고, 조롱하는 존재로 전락하게 되는가?’에 대한 화두를 수 많은 연구와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수집한 여러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본격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그녀는 중동, 르완다 및 미국 전역을 찾아다니면서 우리들에게 전 테러리스트들과 백인 우월주의자들, 심지어는 자신의 트위터 악플러들을 소개하면서 증오심을 남긴 사람들의 적극적이고 고무적인 이야기를 통해 차별과 증오의 생성 원인을 역사적, 거시적 관점과 개인적, 생활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사례들로 나누어서 흥미롭게 이야기한다.

    [왜 반대편을 증오하는가]는 우리 사회의 증오의 생성 과정과 구조를 여러 측면에서 분석하고, 이를 타파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은 무엇인지를 솔직하게 탐구하는 도서다.

    최근 5년간 미국의 대내적 여건에서 비롯된 세계적인 트렌드가 바로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운동이다. 이 ‘정치적 올바름’의 연장선상에서 ‘미투’를 비롯한 각종 사회적 부조리와 억압에 대한 ‘바로잡기’ 운동들이 전개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 문제를 연구해 온 저자 샐리 콘은 이제 ‘정치적 올바름(PC)을 넘어 정서적 올바름(EC emotional correctness)’을 추구해야 할 때라고 주창한다.
    Kohn 박사는 이데올로기와 문화적 트렌드의 진화의 한 과정에서 정치적 올바름(PC)이 대두되기 시작되었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우산이 우리와 같은 의견이 아닌 그 누구든 경멸하려는 사회 현상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 것은 우리가 정치적으로 올바를지라도 정서적으로는 틀렸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흔히 착각하거나 인정하려고 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 감정의 범주에 속한 ‘증오감’은 바로 사회 문화적 시스템의 산물이다. 인간이 의사결정을 하고 동기를 찾는 과정은 합리적인 이성적 시스템이 작동해서가 아니라 그 근저에 있는 감정에서부터 비롯된다.
    우리는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지만, 서로 의견이 다른 것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토론하려 들지 않는다. 하지만 상대에 대한 공감대를 갖기 시작하면, 그것이 바로 서로 공통적인 것들을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노력이 된다. 이것은 실로 강력하다! 타인이 나를 이해해주고 연민해주기를 바라지만 말고, 내가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실천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정서적 올바름이다.

    ‘내로남불’은 정당화되고 있다

    또한 Kohn 박사는 인간이 태생적으로 남을 증오하도록 설계된 존재는 아니라고 역설한다. 문제는 사회적 환경이 바로 인간에게 증오감을 가르친다는 점이다. 그 증오감은 ‘그들’의 문제이며 개인적인 자아인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믿는다. 바로 여기서부터 나치의 학살이나 각종 전쟁들, 혐오와 악플의 문제등 거대 담론의 증오심은 ‘내로남불’처럼 정당화되고 무럭무럭 자라기 시작한다.

    나와 우리는 우월하다는 생각! 그들은 다르기 때문에 차별을 받아 마땅하고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믿음은 근본적인 증오감의 원인이 된다. 여기에 이성적인 옳고 그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우리는 항상 옳고 선하며, 그들은 무조건 틀리고 나쁘다는 이분법만 자리잡게 된다.

    보수와 진보로 대두되는 서로 다른 성향을 놓고 보면, 정치적(성향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한 것 같이 보여도, 정서적으로(태도면에서) 훌륭한 사람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존재한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상대를 혹은 세상을 설득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나 정서적(태도)으로 올바른 사람들에 매력을 느끼고 기꺼이 경청하고자 하는 성향이 있다.
    비록 정반대의 관점을 가진 사람들, 갈등 유발자들, 적에 대해서도 연민(측은지심)에 기반한 이해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왜 반대편을 증오하는가]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무례함과 공격성, 증오에 대해서 탐구하는 책이다. 역사적으로 발발했던 수 많은 전쟁들과 학살 사건들에서부터 지금 우리 사회에 문제가 되고 있는 사이버 폭력과 정치 성향적 비난과 조소까지… 단순한 적대감이 잔혹한 괴롭힘으로 변할 때 일어나는 위험한 순간들이 있다. 사람은 왜, 언제 악한 행동을 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러한 사회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개인과 공동체가 감당해야 할 책임감은 무엇인가?

    좋든 싫든 우리는 모두 문화의 산물이며 그 문화는 우리가 만들 수도 있고 바꿀 수도 있다. 정책적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그 안에서 사회성을 익히고 전파되게 하는 것이 증오를 타파하고 정서적 올바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대안이 된다. 그리고 정치적인 설득은 아이디어나 팩트, 자료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정치적 설득은 바로 감정적 ‘옳음’, 서로에 대한 존경과 연민으로부터 출발한다.
    흥미진진하고, 놀랍고, 유머가 담긴 샐리 콘의 책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일깨우고 마음의 눈을 뜨게 할 것이다.

    추천사

    “타고난 작가의 걸출한 데뷔작 -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 모두의 눈을 번쩍 뜨게 해 줄 책이며 지금보다 더 시의적절할 수 없다.”
    - 애덤 그랜트(Adam Grant) /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인 [옵션B(Option B)]의 공저자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샐리 콘의 명쾌한 목소리와 비전에 감사한다.”
    - 엘리자베스 길버트(ELIZABETH GILBERT)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인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의 저자

    “세상에 만연한 분노와 분열과 증오에 진절머리가 나는 사람들에게 샐리 콘의 책은 희망을 주며, 재치 있고 놀라운 해결책들이 가득 담겨 있다.”
    - 밴 존스(VAN JONES) / The Van Jones Show의 진행자이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인 [추악한 진실 너머(Beyond the Messy Truth)]의 저자

    목차

    편집자 글 ………………………………………… 4

    | 서론 | 증오는 무엇인가
    불리(The Bully)-타인을 괴롭히는 사람 …………………… 13

    | 1장 | 왜 증오하는가
    악플, 악플러 ………………………………………… 33

    | 2장 | 어떻게 증오하는가
    전직 테러리스트 ……………………………………… 89

    | 3장 | 증오는 소속감이다
    전직 백인 우월주의자 ……………………………… 133

    | 4장 | 무의식적인 증오
    트럼프 지지자들 …………………………………… 179

    | 5장 | 전염병처럼 번지는 증오
    대학살 …………………………………………… 229

    | 6장 | 증오의 시스템
    큰 그림 …………………………………………… 277

    | 결론 | 앞으로의 여정 ……………………………… 319
    감사의 말 ……………………………………… 338

    본문중에서

    보수와 진보로 대두되는 서로 다른 성향 때문에 정치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했을 때도, 정서적으로(태도면에서) 훌륭한 사람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존재한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상대를 혹은 세상을 설득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나 정서적(태도)으로 올바른 사람들에 매력을 느끼고 기꺼이 경청하고자 하는 성향이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걸 보고 나는 피가 끓어올랐다. 그가 기다렸다는 듯이 힌두교도와 여성, 이민자, 그리고 미국 흑인들을 향해 자랑스럽게 쏟아내는 증오의 수준은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2004년에 조지 W 부시가 재당선됐을 때도 그저 어안이 벙벙해서 할 말을 잃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친구들과 나는 이메일을 통해 빨간 색과 파란 색으로 나누어 표시된 미국 선거 지도를 공유하고 있었는데, 빨간 색이 뒤덮인 지역들은 ‘*덤퍼키스탄’ 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부시 지지자를 인간 이하라고 대놓고 무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인 자격도 없고 나보다 수준도 떨어지는 사람들이라고 치부한 건 사실이었다. 지적능력이 부족하고, 이해심도 모자라며, 동정심도 나보다 부족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딱히 내가 그들에게 증오심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단지 내가 옳았다고 여겼을 뿐이었다.
    (/ pp.17~18)

    [편견의 심리(The Nature of Prejudice)]라는 영향력 있는 책을 썼고 인간성 연구에 앞장선 하버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고든 앨포트(Gordon Allport)의 이론을 바탕으로 설립된 *반 명예훼손연맹(ADL)은 증오에 대한 다양한 유형들과 쓰라린 경험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서서히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이 단체는 ‘증오의 피라미드’ 안에 전반적인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증오를 분류하고 있다. 피라미드의 맨 아래쪽에는 고정관념을 형성하고 배타적인 언어를 사용한다거나, 어떤 집단은 본래 우월하고 어떤 집단은 본래 열등하다는 믿음 같은 것이 해당된다. 그 두 번째 단계는 왕따나 욕설과 같은 편견을 바탕으로 하며 행동과 말은 안 해도 은근하게 이루어지는 사회적 따돌림처럼 남에게 해를 입히는 행동들이다. 5학년 때 끈끈이 비키가 지나갈 때 나와 다른 친구들이 그녀를 피해서 한쪽으로 비켜섰던 행동이 여기 포함된다. 세 번째 단계에는 취업이나 주택 정책 혹은 정치적인 시스템 안에서 일어나는 제도적인 형태의 차별이 해당된다. 이는 우리 사회의 제도나 기준에 반영되고 실제로 적극 권장되기도 하며 다음 세대로 계속 대물림되기도 한다. 그리고 네 번째는 테러리즘이나 증오범죄처럼 편견에 치우친 폭력이 해당되고, 마지막으로 피라미드 맨 꼭대기는 대학살이 차지하고 있다.
    (/ pp.22~23)

    내가 개인적으로 하루도 빼놓지 않고 자주 맞닥뜨리는 증오심의 출처는 온라인상에서 남에게 악담과 비방하는 글을 올리는 ‘악플러(Troll)’같은 고약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증오심을 부채질하는 상황과 뒤틀린 생각들에 대해 본격적으로 탐색해 보기로 작정했을 때 자연스럽게 첫 탐색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 나를 공격하는 악플러들이었다. 얼굴도 모르는 낯선 타인들이 왜 매일같이 나를 헐뜯고 욕을 퍼붓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고,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인간들인지 늘 궁금했다. 게다가 나를 비난하는 이메일과 트윗이 점점 많아지면서 어느 순간 나조차도 이게 오히려 정상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는 우려가 싹트기 시작했다. 인간의 본성은 원래 악하기도 하지만 요즘처럼 온라인이 대세인 세상에서 익명의 탈을 쓰고 얼마든지 그 악함을 즐기는 것은 당연할 수 있는 것인데, 모든 사람이 친절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내가 오히려 비정상인가 싶은 생각이 드는 거였다.
    사실 처음 나를 공격하는 악플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자꾸만 커져가는 비뚤어진 호기심 때문이었다. 그러나 통화를 마치고 전화를 끊을 때쯤에는 나 자신에 대해서도 좀 더 잘 알게 되었다. 그전에 나는 악플러들이 좋은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결코 해 본적이 없었지만, 그들이 나를 나쁜 사람으로 평가할 것이라곤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폭스 뉴스에서 일하던 초기에 나는 감정적인 쇼크를 경험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한때 나는 강한 보수 성향의 토크쇼 진행자인 션 해니티(Sean Hannity)가 증오심으로 똘똘 뭉친 꼴통 보수의 결정판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보니 무시무시한 뿔이나 송곳니도 없을 뿐더러,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훨씬 친절하고 상냥해서 놀라움을 넘어 충격을 받았다. 또 한편으로는 내 평생 처음으로 끔찍한 항의 메일들을 받기 시작했는데 이는 전혀 다른 측면으로 내게 큰 충격을 주었다. 솔직히 처음 폭스 뉴스에 들어갈 때만 해도 나는 전반적으로 보수 진영을 무시하는 입장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를 향한 악플러들의 공격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었고, 이메일과 트위터를 통해 끊임없이 쏟아지는 시청자들의 적개심에 아연실색했다. 나는 대부분의 폭스 뉴스 시청자들과 협박 메일을 보내지 않은 사람들의 숫자가 훨씬 더 많다고 애써 자위했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엄청나게 많은 메일이 쌓이는 건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입에 담기도 어려울 만큼 비열한 내용이 대부분이었고 때로는 폭력을 불사하겠다는 위협도 있었다. 나는 엄청난 충격과 절망감에 빠졌다.
    (/ pp.35~36)

    인류학자 마이클 기글리에리(Michael Ghiglieri)는 인간 역사에서 “전쟁은 지정학적인 경계를 정했고 국가적인 이데올로기를 퍼뜨렸을 뿐만 아니라 인류의 종교와 문화, 질병, 기술과 더불어 유전적인 인구 분포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기글리에리에 의하면 전쟁과 함께 인간 진화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섹스다. 다시 말하면 서로를 분리시키는 행위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서로를 합치는 행위 또한 인간의 역사를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얘기다. 두 가지 모두 가능하지만 두 가지 모두 미리 예정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집단을 형성하고자 하는 경향이 본능적인 것일지는 몰라도 그런 집단을 형성하는 방법은 본능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역사의 산물과 무의식적으로 우리 자신과 남을 인식하는 관점에 영향을 주는 문화와 습관이 더해져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아일랜드와 이탈리아, 유대인 이민자들은 오랫동안 백인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인정받고 있다. 인간의 행동에 관해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한 생물학자 로버트 사폴스키(Robert Sapolsky)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경계심을 느끼도록 타고났을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이라는 카테고리에 해당되는 대상에 대한 관점은 당연히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말은 증오도 변할 수 있다는 뜻이다.
    (/ pp.136~137)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을 떠올려보자.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라는 문구가 포함된 독립 선언서를 쓰는데 일조한 그는 600명이 넘는 흑인 남성과 여성, 어린이들을 노예로 부렸다. 그는 자신이 쓴 글과 행동 사이에 모순이 있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심지어 자유로운 흑인들에 대해 “사회의 해충이며… 어린아이들처럼 스스로를 관리하지 못한다”고까지 말하기도 했다.
    백인들의 본질적인 우월성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은 미국을 건국하는 과정에서의 원죄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미국의 현실적인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부분의 사례들이 보여주듯이 투표방식에서부터 우리가 뽑은 사람들이 소속된 기관들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받는 급료와 사회복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백인에 대한 터무니없는 허구적 우월성과 그에 따른 증오심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 형사 사법제도의 인종차별적인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인 "13th"에서 지식인 젤라니 콥(Jelani Cobb)은 이렇게 말한다. “이 나라에서 흑인들이 겪은 다양한 투쟁의 역사를 보면서 일관성 있게 떠오르는 주제는 완전하고 다양한 하나의 인간으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다. 우리는 흔히 사람들이 우리와 연관시키는 범죄나 위협이나 협박과 같은 적나라한 이미지가 아닌 그 이상의 존재이다.”
    (/ p.138)

    방대한 연구에 의하면 우리가 가진 무의식적인 편견, 혹은 학계에서 ‘암묵적 편견’ 이라고 부르는 것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한다. 이는 사회 전반에 걸친 만연한 고정관념과 조직적인 인종차별의 영향을 받아 우리 마음속에 굳어져 있는 태도와 오해를 의미한다. 성차별적 산물로서 우리 모두는 남자와 남성성을 선호하고, 여자와 여성성에 반하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인종차별적인 사회의 산물인 우리는 백인을 선호하고 유색 인종에 반하는 편견을 가지고 있으며, 계급주의 사회의 산물인 우리는 부자를 선호하고 가난한 사람에 반하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편견은 이렇게 계속된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이런 믿음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는 동안 우리도 모르게 길들여진 마음 속 깊은 곳의 반사 작용 같은 것이다. 머릿속에 암호처럼 박혀 있어서, 결과적으로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편견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끈질긴 인종차별적 불평등에 관해 저술한 사회학자 에두아르도 보닐라-실바는 “요즘의 중요한 문제는 후드를 뒤집어쓴 사람들이 아니라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다. 인종차별의 문제가 비단 KKK와 버서 티파티나 미국 공화당에 국한된 문제라고 생각하면 할수록, 인종적인 지배는 집단적인 과정으로 치부하고 우리 모두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에 점점 무관심해진다”고 기록하고 있다.
    백인들은 조직적인 인종차별주의를 인식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그들은 인종차별의 표적이 되지 않을뿐더러 사회적으로 그런 얘기를 쉬쉬하기 때문이다. 듀크대학교 사회학 교수인 보닐라 실바(Bonilla-Silva)가 지적했듯이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유색인종을 향한 노골적이고 공공연한 편파적 사고방식이 인종차별이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인종차별은 조직적이거나 혹은 제도화되어 있다”고 믿는다. 유색 인종들은 매일같이 조직적인 인종차별의 영향을 무수히 받으며 살고 있다. 백인들은 대부분 조직적인 편견의 실체를 잘 인식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편견을 갖는 대상들이 겪는 경험과 관점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해서이기도 하고, 이해하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우리들 자신이 가진 편견을 인정하는 건 별로 유쾌한 일이 아닐 테니까.
    (/ pp.182~183)

    2016년 11월, 르완다의 키갈리 공항 밖으로 걸어 나왔을 때 대기 중에서 쓰레기 타는 냄새가 났다. 22년 전에 왔다면 살이 썩는 냄새가 진동했을 거라고들 말했다.
    물론 미국인인 내가 그때 그곳에 갔을 리는 없다. 미국을 비롯해 다른 모든 나라의 대사관 직원들과 외교관들, 그 나라에 남아 있던 외국인들은 거의 모두가 빠져나갔으니까. 1994년, 약 100일 동안 다수 집단인 후투족이 소수 집단인 투치족을 공격해 약 80만 명을 학살했다. 실제로 르완다의 대학살은 세계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벌어진 대학살 사건으로 일컬어진다. 매일같이 평균 약 8천명이나 되는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고, 대부분 친구와 이웃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약 20만 명의 후투족 사람들이 대학살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대학살을 연구하는 학자 대니얼 골드해이건의 말을 빌면 수천 명이 넘는 보통 사람들이 ‘자발적인 사형집행인’으로 돌변했다고 한다. 마치 들불처럼 의도적인 증오가 온 나라를 집어삼킬 때 벌어진 현상이다.
    악이 전국을 휩쓸 정도로 엄청난 수준에 도달하면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닌 사람들은 못 본체하기 쉽다. 대학살이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벌어진 일이 아니면 우리, 우리의 역사, 우리의 증오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인 것처럼 마음이 아프긴 해도 크게 연관성을 느끼지 못한다. 특히 서구에 사는 우리들에게 대학살이란 특이한 곳에 사는 특이한 사람들에게만 일어나는 특이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에게는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절대 우리 때문에 일어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가.
    (/ pp.231~232)

    [1984]에 나오는 2분 증오 시간의 목적은 사람들의 관심과 분노를 다른 곳으로 돌려서 그들에게 직접 피해를 입히고 있는 실질적인 문제들, 즉 정부의 억압행위로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분산시키고자 함이었다. 조지아 주의 한 학생은 오웰의 책에 나오는 교훈들을 곰곰이 생각하고 나서 교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게 공공의 적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그런 식은 아니에요. 범죄나 빈곤이야말로 온 세상이 함께 힘을 합쳐 싸워야 하는 공공의 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증오가 폭력과 고통과 분열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상처를 주는 진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나는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 있는 한 나이트클럽에서 대량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지 며칠 후에 이 책을 쓰기 시작했고,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야외 음악축제를 향해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난 지 며칠 후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시에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대량 총기 난사 사건으로 알려졌던 올랜도에서의 사건은 무슬림 미국인 남성이 ‘라틴의 밤’ 축제가 한창이던 LGBT(성 소수자) 나이트클럽 내부에서 총을 난사한 사건으로 희생자의 대부분이 라틴계 동성연애자들이었다. 라스베이거스에서의 사건은 한 백인 남성이 자신의 호텔 방 창문을 열고 약 500미터 떨어진 곳에서 야외 컨트리 음악축제를 즐기고 있던 일반 관중들을 향해 군대에서 사용할 법한 다 연발 총기를 무차별적으로 난사해 58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어떤 면으로는 두 범죄가 매우 달라 보일 수도 있다. 범행을 저지른 사람들과 그들이 겨냥했던 대상을 고려하면 그럴 수도 있다. 좌파와 우파 모두 이런 범죄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열띤 논쟁을 벌였는데 우파는 미국에 들어오는 무슬림들의 제한을 원했고, 좌파는 공격용 총기 판매를 금지하는 조치를 원했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는 이 두 사건의 직접적인 동기가 무엇이었든 그 뿌리에 깔려 있는 증오와 폭력은 근본적으로 불가피하고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 pp.32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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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샐리 콘(Sally Koh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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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뉴욕 대학 로스쿨을 졸업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기 전까지 뉴욕 대학 로스쿨의 공공 정책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저널리스트이자 사회 학자인 Kohn은 현대 사회시스템에서 갈등을 야기하고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 바로 ‘증오’라고 진단한다. 그리고 ‘인간이 언제 악해지는가?’, ‘인간이 왜 순식간에 무례하고, 공격적이고, 차별적이고, 조롱하는 존재로 전락하게 되는가?’에 대한 화두를 수 많은 연구와 인터뷰를 통해 본격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진보주의적 해설자 중 한 명으로 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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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심여자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였다. 영어 문장 하나를 우리말로 다양하게 옮길 수 있는 번역의 매력에 푹 빠져 오늘도 활자의 세계에서 즐겁게 활보하고 있다. 현재 캐나다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고 있으며,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죽음을 보는 소녀][최후의 숫자][노인과 바다][스파이 가이드북][고대 문명에 관한 놀라운 진실][마음 처방전][열정][드가와 꼬마 발레리나][할머니는 도둑][내가 나라를 만든다면?]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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