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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비평 3호인‘비평의 위기와 문학주의’에서는 두 가지 기획 특집을 마련하였다. ‘문학주의’에 대한 비판은 창간호의 ‘문학상 제도의 빛과 그늘’, 2호의 ‘진보적 문학의 현주소’에 이어지는 기획으로, 1990년대 이후부터 현재에까지 이어지는 ‘문학주의’라는 태도에 대해 비판적으로 점검하고자 하였다. 특히 최근에 ‘문학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문학주의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러한 위기 돌파 방식이 왜 위험한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했다.

또 하나의 기획 특집, ‘70년대생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을 찾아서’는 90년대 이후의 ‘신세대’ 작가들의 맥을 잇고 있으면서도 훨씬 가볍고 자유롭고 다양한 상상력을 보여 주고 있다고 평가되는 70년대생 작가들의 새로움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묻고 있는 기획이다. 70년대생 작가의 지형도를 그린 글과 함께 김연수, 윤성희, 심윤경, 김윤영, 정이현, 한지혜, 이기호, 김도언, 조헌용 등의 문학세계를 섬세하게 파헤친 다섯 편의 글을 읽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창간호부터 ≪작가와비평≫은 한국의 문학상 제도와 진보적 문학의 현주소에 대한 비판 및 새로운 모색을 시도하면서, ‘지금, 여기’의 문학 현장과 담론에 대한 비판을 토대로 새로운 담론의 생산과 소통에 기여하고자 하였다. 그 사이 우리의 비판이 무차별적인 것이 아니냐는 고언을 비롯해, 이제 ≪작가와비평≫의 개성적인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느냐는 충언을 듣기도 했다. 문학에 대한 매혹과 비판의 공존을 지향점으로 내세웠지만, 비판에만 치중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었을 것이다. 우리 역시 매혹을 드러내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번 호부터 우리의 목소리를 싣기 위한 노력을 좀더 기울이고자 했다.

문학주의 파탄과 위기
3호인 ‘비평의 위기와 문학주의’에서는 두 가지 기획 특집을 마련하였다. ‘문학주의’에 대한 비판은 창간호의 ‘문학상 제도의 빛과 그늘’, 2호의 ‘진보적 문학의 현주소’에 이어지는 기획으로, 1990년대 이후부터 현재에까지 이어지는 ‘문학주의’라는 태도에 대해 비판적으로 점검하고자 하였다. 특히 최근에 ‘문학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문학주의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러한 위기 돌파 방식이 왜 위험한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했다.
이경수는 ?문학주의의 계보학?에서 근대문학의 개척자인 이광수와 김동인, 순수문학, 문학의 자율성, 90년대 문학 등에 나타난 문학주의를 계보적으로 꼼꼼하게 검토한다. 그러면서 이씨는 문학에서 정치성, 사회성, 역사성 등을 배제하려는 태도는 결국 문학에 대한 비극적 전망을 가져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 주장한다.
최강민은 ?세기초 문학주의의 파탄과 비평의 위기?에서 편협한 문학주의에 중독된 문학판은 고립된 성채에 갇혀 나르시시즘적 자기위안이나 수음적 유희에 빠져버렸다고 한탄한다. 문학주의를 옹호한 비평은 비평적 자의식의 실종 속에 각주와 서구이론을 남발했고, 그러면서 노골적으로 표출된 것은 문학주의와 결합한 출판자본의 천박한 욕망이라고 주장한다.
앞의 두 평자들이 문학주의를 주로 비판했다면 김미영은 ?문학성의 옹호는 한국문학의 유일한 미래다?에서 문학성의 옹호를 곧바로 탈정치적 문학관으로 이해하는 문단의 지적 풍토는 이제 극복되어야 한다고 보며 문학주의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70년대생 작가의 도발적 상상력

또 하나의 기획 특집, ‘70년대생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을 찾아서’는 90년대 이후의 ‘신세대’ 작가들의 맥을 잇고 있으면서도 훨씬 가볍고 자유롭고 다양한 상상력을 보여 주고 있다고 평가되는 70년대생 작가들의 새로움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묻고 있는 기획이다. 70년대생 작가의 지형도를 그린 글과 함께 김연수, 윤성희, 심윤경, 김윤영, 정이현, 한지혜, 이기호, 김도언, 조헌용 등의 문학세계를 섬세하게 파헤친 다섯 편의 글을 읽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70년대생 작가들을 살펴보는 이 기획이 또 하나의 세대론으로 환원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오히려 세대론으로 환원되지 않는 ‘잉여’를 통해 70년대생 작가들의 문학적 진실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고봉준은 ?70년대생 작가들의 도발적 상상력?에서 70년대생 작가들의 세대론적 지형도를 탐색하면서, 70년대생 작가들의 문학적 진실은 세대론이라는 공통분모보다는 그것으로 환원되지 않는 ‘잉여’가 더욱 잘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정은경은 ??완전한 책?의 저자, 유령씨의 여일한 반문?에서 70년대생의 세대적 자의식을 명확히 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한 김연수 작가의 세대적 의식과 그간의 변모를 살핀다.
황도경은 ?가난의 내면, 감염의 윤리?에서 윤성희 소설에서 중요한 건, 사건들이 만들어 놓은 파장, 마음의 얼룩, 외로움으로 파악한다. 황도경은 이 정지된 시간, 정지된 사건들이 윤성희 소설의 낯익은 이야기들을 낯설게 만들다고 본다.
서영인은 ?모성의 세계가 이끄는 성장의 과정?에서 심윤경의 소설이 소재적으로 당대의 문제보다는 주로 과거의 세계를 다루고 있음에 주목한다. 그러면서 작가의 문제인식능력과 진지한 서사 구성의 태도가 당대의 문제의식을 풍부하게 담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고 평한다.
70년대생 여성 신인작가를 다룬 ?방법으로서의 세 가지 우울?에서 박진영은 작가 김윤영이 과거와 현재의 대비를 통해 오늘을 비판하고 과거를 추억하는 데 보다 주력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박씨는 정이현이 소비문화의 기호에 예속된 현대여성의 모습을 희화화하는 동시에 후기자본주의 사회의 모습을 이면적으로 비판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에 비해 한지혜는 기본적으로 성장소설의 외관을 갖추면서 ‘건너감’ 내지 ‘사이’의 균형감각을 보이고 있다고 본다.
70년대생 남성 신인작가를 다룬 ?Why not??에서 강유정은 이기호 소설의 매력을 진지함과 천박함의 격차에서 발생하는 폭발적 웃음으로 파악한다. 김도언의 소설에 대한 당혹감과 평가에 대한 유보감은 바로 이 다양한 코드의 산재에서 유래한다고 보면서, 하나로 응집되지 않는 방만한 편재적 상상력 자체가 사회적 무의식을 담아내고 있다고 본다. 조헌용 소설의 독특함은 바로 이 구태의연한 촌스러움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작가 천운영의 거품을 진단

‘우리 시대의 상상력’에서는 등단한 지 5년 만에 문단의 집중적인 관심과 찬사를 받고 있는 천운영의 문학에 대해 살펴본 세 편의 평론을 실었다. 천운영의 문학은 물론 ‘천운영 현상’이라고 불릴 만한 평단의 평가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해석을 보여 주는 글들이다.
오윤호의 ?폭력적 상상력 속에 맺힌 이성의 핏자국?은 기왕에 발표된 논의들을 되짚으며 여기서 제기된 미학적 특징들을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글이다.
정문순의 ?가부장에 귀속되는 폐허의 몸?은 천운영 소설을 여성의 몸과 욕망을 중심으로 고찰하면서, 그 의미와 한계를 남성적 욕망과 가족 질서와 연계하여 비판적으로 읽어내고 있다.
변지연의 ?‘관계’의 서사적 실험과 그 매혹적 정치학의 향방?은 그간에 천운영론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야생의 여성성’에 대한 페미니즘적 해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이를 개인사적인 상처에 초점을 맞춰 정신분석학적 맥락에서 논의한다.


마녀 사냥을 당한 김정란

그밖에 지난 호에 이은 연속 기획, ‘아웃사이더의 존재 방식’에서는 평론가로서의 김정란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글 ?‘여성’이라는 수사, 오해와 시작-김정란론?을 실었다. 진보적인 평론가 김정란과의 대화적 비평을 통해 ‘아웃사이더로 살아가기’가 비평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박숙자는 ?여성’이라는 수사, 오해와 시작?에서 한‘여성’이라는 기표가 그 전복적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고정되고 단일한 의미로 사용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만을 증식시키고 있다면 이에 대한 해체와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지우 대 한지혜 대담

이번 호부터는 ‘작가 대 작가’라는 새로운 코너를 마련하였다. 젊은 작가의 상호 대담을 통해 문학이라는 글쓰기의 바깥에서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엿들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 ?나는 날개를 달아줄 수 없다?의 김지우 작가와 ?안녕, 레나?의 한지혜 작가가 ‘작가 대 작가’의 첫 번째 주인공들이다.

3호를 발간하며
특집1:70년대생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을 찾아서
70년대생 작가들의 도발적 상ㅅ아력
<완전한 책>의 저자, 유령씨의 여일한 반문-김연수론
가난의 내면, 감염의 윤리-윤성희의 소설
모성의 세계가 이끄는 성장의 과정-심윤경론
방법으로서의 세 가지 우울-김윤영, 정이현, 한지혜의 소설
why not? - 1970년대생 남성 신인작가들의 상ㅅ아력

특집1:문학주의의 정체성과 그 위기
문학주의의 계보학
세기초 문학주의의 파탄과 비평의 위기
문학성은 문학의 미래다

우리 시대의 상상력:천운영
폭력적 상상력 속에 맺힌 이성의 핏자국
가부장에 귀속되는 폐허의 몸
'관계'의 서사적 실험과 그 매혹적 정치학의 향방

연속 기획2:아웃사이더의 존재 방식
'여성'이라는 수사, 오해와 시작-김정란론

작가 대 작가 인터뷰
김지우 vs 한지혜

투고 평론
근대적 가족주의와 여성의 정체성-조말선, 김선우의 시를 중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