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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봄날의 짧은 글 : 나쓰메 소세키 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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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일본의 셰익스피어’로 평가받는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소소한 일상과 주변 풍경이 묻어나는 내밀한 기록


    일본 근대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는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산문 <유리문 안에서>와 <긴 봄날의 짧은 글>을 묶었다. <유리문 안에서>는 <아사히신문>에 39회에 걸쳐 연재한 수필이고, <긴 봄날의 짧은 글>은 <오사카 아사히신문> 등에 게재한 25편의 소품이다. 두 작품 모두 작가 개인의 소소한 일상과 주변 풍경이 묻어나는 내밀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인간 나쓰메 소세키의 맨얼굴을 만날 수 있다. 어린 시절에 공연장을 다니며 야담을 듣던 추억, 결코 순탄치 않았던 가족사, 기르던 개와 고양이에 얽힌 사연들, 집을 찾아오는 지인들과의 인연, 런던 유학 시절의 인상 깊은 체험담, 20세기의 문을 연 시점의 변화상……. 근대의 시공을 자유로이 오가는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 자신도 가만히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지병으로 바깥출입을 자제하던 시절에는 그로 인한 병과 죽음에 대한 고민도 엿볼 수 있는데, 작가는 “어차피 우리는 스스로 꿈결에 제조한 폭탄을 제각각 품고 한 명도 남김없이 죽음이라는 먼 곳으로 담소하며 걸어가는 것이 아닐까. 다만 어떤 것을 안고 있는지, 다른 이도 모르고 자기 자신도 모르기에 행복한 것이리라.”라고 표현하며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자연적이고 고답적인 태도를 보였던 작가는 “집도 마음도 고요한 가운데 나는 유리문을 활짝 열고 조용한 봄빛에 감싸여 황홀히 글을 마무리한다. 조금 뒤 툇마루에 누워 잠깐 팔을 베고 한숨 잘 생각이다.”라며 고단했지만 행복했던 글쓰기에 마침표를 찍고 있다.

    목차

    유리문 안에서 · 7
    긴 봄날의 짧은 글(永日小品) · 127
    ∙ 설날 129
    ∙ 뱀 134
    ∙ 도둑 138
    ∙ 감 146
    ∙ 화로 150
    ∙ 하숙 155
    ∙ 과거의 냄새 160
    ∙ 고양이 무덤 165
    ∙ 따뜻한 꿈 170
    ∙ 인상 175
    ∙ 인간 179
    ∙ 구리꿩 184
    ∙ 모나리자 190
    ∙ 화재 194
    ∙ 안개 198
    ∙ 족자 202
    ∙ 기원절(紀元節) 206
    ∙ 돈벌이 208
    ∙ 행렬 211
    ∙ 옛날 215
    ∙ 목소리 219
    ∙ 돈 223
    ∙ 마음 227
    ∙ 변화 232
    ∙ 크레이그 선생 237

    본문중에서

    삶보다 죽음을 귀하다고 믿는 나의 희망과 조언은 결국 불쾌함으로 가득한 삶이라는 것을 초월할 수 없었다. 더구나 내게는 그것이 실천적인 면에서 나 자신이 평범한 자연주의자라는 것을 입증한 것 같아 견딜 수 없었다. 나는 지금도 반신반의하는 눈으로 가만히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유리문 안에서' 중에서/ p.31)

    아침저녁으로 독경할 때 울리던 바라 소리는 지금도 내 귓가에 남아 있다. 특히 안개가 많이 끼는 가을부터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 걸쳐 댕댕 울리는 세이칸지의 바라 소리는 언제까지나 가슴에 슬프고 차가운 무언가를 박는 것처럼 어린 마음을 쓸쓸하게 만들었다.
    ('유리문 안에서' 중에서/ p.65)

    기운 넘치고 강한 사람의 장례식에 갔던 나는 그가 죽고 내가 살아 있는 것을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때가 많다. 하지만 때때로 생각하면 자신이 살아 있는 게 더 부자연스러운 심정이 되기도 한다. 운명이 일부러 나를 우롱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보게 된다.
    ('유리문 안에서' 중에서/ p.74)

    아직도 이따금 휘파람새가 정원에서 운다. 봄바람이 가끔 생각난 것처럼 춘란 잎을 흔들고 지나간다. 고양이는 어딘가에서 된통 물린 관자놀이를 햇볕에 내놓고 포근히 잠들었다. 아까까지 마당에서 고무풍선을 띄우며 떠들던 아이들은 모두 활동사진을 보러 갔다. 집도 마음도 고요한 가운데 나는 유리문을 활짝 열고 조용한 봄빛에 감싸여 황홀히 글을 마무리한다.
    ('유리문 안에서' 중에서/ p.126)

    그때 나는 뒤집힌 고타쓰를 상상했다. 타버린 이불을 상상했다. 가득한 연기와 불타는 다다미를 상상했다. 그런데 문을 열자 남포등이 원래대로 켜져 있다. 아내와 아이는 평소처럼 잠을 자고, 고타쓰는 초저녁과 같은 위치에 놓여 있다. 모든 것이 자기 전에 봤을 때와 같았다. 평화롭고 따뜻했다. 그저 하녀만 울고 있을 따름이다.
    ('긴 봄날의 짧은 글-도둑' 중에서/ p.139)

    아내가 나간 빈자리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야말로 눈 내리는 밤이다. 울던 아이는 다행히 잠든 모양이다. 뜨거운 메밀물을 후루룩거리며 밝은 남포등 아래에서 새로 넣은 숯이 탁탁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재 안에서 붉은 불기운이 희미하게 흔들린다. 숯의 단면에서 가끔 파르스름한 불꽃이 일렁인다. 나는 불빛에서 처음으로 하루의 따스함을 느꼈다.
    ('긴 봄날의 짧은 글-화로' 중에서/ p.154)

    고양이는 별로 화를 내는 기색이 없다. 싸움하는 것을 본 적도 없다. 그저 가만히 누워 있었다. 그런데 누워 있는 모양새에 어쩐지 여유가 없다. 느긋하고 편하게 몸을 뉘고 햇볕을 쬐는 것이 아니라 움직일 만한 자리가 없어서 움직이지 않는 듯했다. 아니, 이 말로는 표현이 부족하다. 몸이 나른한 정도를 훨씬 넘어서서 움직이지 않으면 외로운데 움직이면 더 외로워져 참고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였다.
    ('긴 봄날의 짧은 글-고양이 무덤' 중에서/ pp.165~166)

    그사이 들판과 숲의 색깔이 점점 바뀐다. 신 것이 어느새 달콤해지듯 온 계곡에 세월의 두께가 더해진다. 이때 피틀로크리 계곡은 백 년 전 옛날, 이백 년 전 옛날로 바뀌며 평온한 정취를 담는다. 사람들은 세상사에 익숙해진 얼굴을 나란히 하고 산등성이를 지나는 구름을 본다.
    ('긴 봄날의 짧은 글-옛날' 중에서/ p.215)

    저자소개

    나쓰메 소세키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67.01.05~1916.12.09
    출생지 일본 도쿄
    출간도서 150종
    판매수 33,363권

    도쿄에서 태어난 작가 나쓰메 소세키는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한문과 문학, 세계사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는 선생님으로 일하기도 하고, 신문 기자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일을 했어요. 소세키는 이런 경험을 통해 얻은 생각을 글로써 표현하려고 노력했지요.
    38세에 소설을 쓰기 시작한 그는 12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합니다. <도련님> 외에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풀베개>, <그 후>, <문>, <마음> 등 많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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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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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덕여자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한 후,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일번역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동대학원 번역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는 『영리 : 그림자의 뒤편』, 『신이 마련해준 장소』, 『혼자서도 할 수 있어』 등이 있고, 공저로 『일본어 번역 스킬』을 출간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겸임 교수로 재직하며, 미디어 등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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