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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기를 깨고 다시금 시상의 싹을 틔운 시몽시문학회가 거대한 나무가 되기 위한 발돋움을 하기 위해 시혼(詩魂)을 가득 담아 펼쳐낸 시집이다. 한층 더 성숙해진 열세 명의 시인은 개인적인 감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에 눈을 돌린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정과 공경이 사라진 세상에 대한 안타까움을 말하거나, 지하철 풍경을 통해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자기 할 일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조금 더 넓어진 시상을 통해 우리네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내면의 감정에서 외부의 삶으로 점점 시상을 넓혀가는 시몽시문학회 소속 시인 열세 명의 시선을 통해 잠깐이나마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차례

권두시卷頭詩 … 4
연혁沿革 … 6

가은可恩 … 11
수채화 | 햇살 한 줌 사던 날 | 스마트폰 | 그때는 그랬다 | 갱년기 | 빈 들녘에는 | 전단지 | 부재중 | 잃어버린 목걸이 | 슬픈 자연 꽃꽂이

류심流沁 … 23
향기 나는 비 | 그 여름의 그늘 | 지하철 풍경 | 온종일 비 | 사는 게 그런가 봐 | 잠자는 바람 |여름을 기다리는 하늘 | 새벽 | 세상과 시인 | 떨어지는 별들

백암白巖 … 35
중년의 골목길 | 입지立志 | 참회의 눈물 | 인생人生 | 터줏대감 | 낙엽의 여정 | 님아 | 새날의 여명 | 허전한 밤하늘 | 밤길 따라

비원斐園 … 47
흘러 흘러 어디로 가는가 | 일탈 | 한겨울의 눈물을 걷어내고 있다 | 낮 더위 | 비천한 여름나기 |긴 시간 속에 앉아 | 누군가 신이 있다면 살려주세요 | 인연 | 햇살에 버무려진 하루 | 나는

송야松也 … 59
희망의 찬가 | 떡집 아즈매 | 봉사 가는 길 | 노래방 | 심장 | 홀로 피는 꽃 | 사람의 마음 | 고운 단풍처럼 | 걸어가는 길 | 가족

여산如圸 … 71
비와 눈물 | 갈대의 춤사위 | 가로등은 말이 없다 | 슬픈 기억들 | 물매화 | 천상화天上花 | 가슴에 묻은 님 | 춘정의 여행길 | 조약돌 인생 | 짝사랑

죽장竹杖 … 83
개망초 | 호박 | 안경 | 지팡이 | 철없는 모기 | 볏짚 | 빗자루 | 침묵 | 술 | 스마트폰

천안泉安 … 95
중년의 미소 | 가엾은 교만 | 착한 사람 | 천만다행입니다 | 부부 | 이명 | 손바닥 | 봄의 땅 | 얼굴 | 고인돌 |

춘곡春谷 … 107
한밤에 내리는 비 | 악동마냥 잔뜩 찌푸리고 있네요 | 벗들이 왔다 | 먼 길 | 인생의 가을 | 세월은 | 이슬에게 | 함박눈이 내리는 밤 | 고양이 | 가을바람 지나간 자리

함초函草 … 119
터져 버리는 봄 | 할미꽃 | 봄비 | 심장의 노래 | 태양 | 아름다운 강산 | 복수초 | 내 마음의 숲 | 노숙자 | 준비 없는 이별

혜민惠珉 … 131
새벽 찬비 | 그대는 봄 | 친구 | 생활 속에 피는 꽃 | 비워진 자리 | 그냥 | 일기 | 사치 | 떠나는 가을 | 바람이 지나는 곳

혜안慧眼 … 143
눈물 | 무정無情 | 가을 1 | 심술 | 몽중한夢中閑 | 법당에 홀로 | 인생 | 마음의 길 | 어리석은 사람 | 현실과 이상의 경계

혜원惠園 … 155
하늘 그리기 | 장마 전야 | 비 오는 아침 | 구름이 낮게 깔린 날 | 담소정 | 별 여행 | 감추어진 엄마의 사랑 | 살아간다는 것 | 미시령 옛길 | 귀도

작년에 펴낸
제15집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제16집을 탄생시키는데
기여한 시몽인들의 노고에 힘입어
다음 또 다음을 이어가는데
초석이 되리라 확신하는 바다.
홀로서 독백하듯 쓴 소중한 작품을
뜻깊은 개인시집으로
또는 공동 시문학집으로 펴내는 것은
극히 당연한 일이며
이마저도 게을리하거나 뜸 들인다면
이는 문학인으로서 시인으로서의
역할이 아니라고 본다.

그러기에
비움만큼 채움이요
채움만큼 비움이 있어야
더 깊어가는, 더 높아가는
작품 세계가 형성되어 가는 것이며
한층 더 성숙해 가는
창작인의 자세가 아닌가 싶다.

- 권두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