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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神話)의 늪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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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한승원
  • 출판사 : 솔과학
  • 발행 : 2019년 11월 25일
  • 쪽수 : 409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8712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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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소설가 한승원의 또 하나의 성찰소설!
    숨은 그림 찾기 놀이 같은 소설 한 편!


    이 소설은 하나의 성찰이다. 소설가인 나에 대한 성찰이고, 대우주 시원에 대한 성찰이다.
    소설은 왜 쓰는지에 대한 물음이기도 하고, 어떻게 써야 잘 쓰는 것인지에 대한 해답이기도 할 터이다.

    이 소설과 내 토굴 앞에 누워 있는, 내가 '연꽃바다'라고 명명한 나의 바다, 죽음이 없는 신의 또 다른 얼굴을 한 [신화의 늪]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출판사 서평

    이 소설은 하나의 성찰이다. 소설가인 나에 대한 성찰이고, 대우주 시원에 대한 성찰이다. 소설은 왜 쓰는지에 대한 물음이기도 하고, 어떻게 써야 잘 쓰는 것인지에 대한 해답이기도 할 터이다.
    소설 속에 시인이자 소설가인 한승원을 등장시키고, 그의 진술에 대하여 시비하고 빈정거리는 시인이며 소설가이고 동화작가인 여성 소설가 허소라를 등장시킨 이유가 그것이다. 무당 같은 51세의 허소라가 아직도 '치르는 달거리라는 사건'에 코드를 맞추어 읽는다면 숨은그림찾기가 한층 수월하고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이 땅의 작가들이 쓴 소설책 시장이 썰렁해진다고 야단인이 판국에, 너의 모두를 소설가가 되게 한 단초를 제공한 이 아비가 "아이고 아버지 금년에도 또 소설책 한 권 내셨네"하고 놀라게 하는 까닭이 이 소설 속에 들어 있을 터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검은 댕기 두루미, 연꽃 바다, 키조개, 피조개, 소라고둥, 갯강구 따위의 일화들이 모두 하나하나의 의미망으로서의 상징이고 비유라는 것, 소설은 한사코 재미있게 쓰지 않으면 독자가 읽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소설가는 이렇게 소설 쓰기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전범을 보이겠다는 것 등등.

    목차

    작가의 말 숨은 그림 찾기 놀이 같은 소설 한 편 -9
    키조개 여신 1

    소설가 허 소라 -17
    씨앗種子말 -23
    연꽃에 이슬 -49
    변호사 이 계두 -62
    연꽃바다 -88
    비몸살 -121
    영재와 허 소라 -127

    키조개 여신 2
    소설가 허 소라 -140
    허방에 빠지는 수컷 잡신雜神들 -158
    백합골 꽃 사장 -200
    한밤의 민박 손님 -226
    키조개 여신 3
    키조개 사랑 -265

    [어촌속담]
    바다마을 사람들의 속담 풀이 -374

    본문중에서

    삼년 전에 혼자가 된, 51살의 여성 소설가 허 소라許素螺는 백합골짜기의 적갈색 벽돌로 지은 별장 응접실 소파에 앉은 채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연꽃바다라고 불리는 그 바다는 운동장 트랙을 옆으로 눕혀놓은 듯한 타원형인데, 위쪽 변에는 고흥반도의 별로 드높지 않은 꽃잎 모양의 산들과 소록도와 금산섬이 늘어서 있고, 왼쪽 구석에는 벌교가 놓여 있고, 아래쪽 변에는 보성과 장흥의 산들이 늘어서 있고, 오른쪽에는 흘러가는 연잎 모양의 완도 지방 섬들이 놓여 있었다.
    (/ p.17)

    젊은 여인은 바야흐로 검정 치맛자락을 젖가슴께로 치올려 띠로 동여 묶고, 바구니를 한 손에 든 채 흰 속곳 바람으로 허리가 잠기는 탁한 물에 들어가 발끝으로 무르고 차진 갯벌을 더듬어 키조개와 피조개를 찾아낸 다음 윗몸을 굽히고 한쪽 손을 집어넣어 캐내곤 했다. 그 모습은 커다란 검은 댕기 두루미 한 마리가 유영하면서 물고기 사냥을 하는 것 같았다.
    (/ p.20)

    그녀의 몸은 기상이변이나 달의 운행 리듬에 따르곤 하는 바다의 썰물밀물과 맞닿아 있었다. 바람이 불면 그녀의 몸에도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 그녀의 몸에도 비가 오고, 안개가 끼면 그녀의 몸에도 안개가 끼고, 번개치고 뇌성을 하면 그녀의 몸도 똑같이 그랬다. 파도가 들썽거리면 그녀의 몸에도 똑같이 파도가 들썽거렸고 썰물이지면 그녀의 몸에도 썰물이 지고 밀물이 지면 그녀의 몸에도 밀물이 졌다. 밀물은 번역하자면 충일이었다.
    (/ p.163)

    다시 발끝으로 키조개를 더듬어 찾은 다음 자맥질하듯이 머리를 숙이고 캤다. 잿빛의 갯벌 물은 청바지와 청 점퍼 자락 속으로 기어들어와 그녀의 몸을 희롱하고 있었다. 이 바다는 마녀이다. 갯벌 물속에 몸을 담그는 일은 바다의 마녀성을 배우는 일이다. 나 스스로 한 마리의 키조개가 되어야 한다. 심청의 자궁은 인당수에 빠져 죽은 다음 관세음보살의 자궁우주를 새로 창조하는 자궁으로 거듭나서 돌아와 장님인 아버지와 맹인 잔치에 온 모든 장님들과 미혹에 빠진 세상 사람들 모두를 개안하게 했다. 말하자면 새 세상을 연 것이다. 가슴에 무지개 같은 환희가 담겼다.
    (/ p.333)

    나는 얼마 전부터 '신곡'과 '지옥도'를 머리맡에 두고 읽고 있었다. 지옥은 범어로 '나라카Naraka-那落' 혹은 '나락'인데, '행복이 없는 곳無幸處'이라는 뜻이다. 지옥 편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지옥과 연옥과 천국 다녀온 이야기를 소설로 써야겠다.'

    그랬는데 간밤, 시공을 짐작할 수 없는 검고 딱딱하고 무성한 숲속으로 들어섰다가 길을 잃었다. 얼마쯤 가다보니, 눈앞에, 수묵 담채로 그린 정선鄭歚의 '금강산 전도'처럼 굽이굽이 우뼛쭈뼛 치솟아 있는 쇠로 지어부은 절벽과 산봉우리들이 펼쳐졌다. 새까만 봉우리와 봉우리들의 사이를 헤매다가 멀리서 깜박이는 푸른 불을 보고 그곳을 향해 갔다.
    드높은 문루에 '地獄門지옥문'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고, 대문 앞에 외뿔 달린 모자 쓴 문지기 둘이 서 있는데 그 옆에 흰 동정 선명한 진한 감색 두루마기를 걸친 남자 한 사람이 서 있었다. 키 헌칠하고, 삭발한 지 삼사일 쯤 된 듯 머리칼이 거뭇거뭇하고 얼굴 살결이 하얗고, 콧날이 부드럽고 눈이 서글서글한 그가 나를 알아보고 자기소개를 했다.
    (/ p.340)

    저자소개

    생년월일 1939.10.13~
    출생지 전남 장흥
    출간도서 85종
    판매수 14,032권

    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한승원은 장흥 중 고등학교 서라벌예대 문 예창작과를 거쳐, 1968년 대한일보 신춘문예 소설 [목선(木船)] 당선 되었다. 소설집 [앞산도 첩첩하고] [안개바다] [[폐촌] [포구의 달] [해변 의 길손] 장편집 [아제아제 바라아제] [연꽃바다] [초의] [흑산도 하늘 길] [추사] [다산] [원효] [물에 잠긴 아버지] [달개비꽃 엄마] [도깨비와 춤을] 시집 [열애일기] [사랑은 늘 혼자 깨어 있게 하고] [노을 아래서 파도를 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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