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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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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남국
  • 출판사 : 이학사
  • 발행 : 2019년 10월 31일
  • 쪽수 : 66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6147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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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수백 년 동안 최고의 정치 공동체 단위로 기능해온 국민국가도,
    국가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민주주의와 시민의 개념도
    다문화의 도전 앞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문화 시대에 사회정의, 공정은 어떻게 정의되어야 하는가?

    김남국 고려대 교수가 말하는
    사회적 다수와 소수가 합의 가능한 공정한 사회 구성의 원칙과 시민의 모습


    오늘날 세계 모든 나라는 다문화 사회로 이행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 책은 하나의 정치 공동체 안에 여러 상이한 문화 집단이 존재하는 다문화 사회가 어떤 사회적 갈등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지 설명하고, 소수 집단의 문화적 권리를 어떻게 정치철학적으로 정당화하고 수용할 수 있는지, 나아가 다문화 사회에 어울리는 시민적 정체성과 정치제도는 무엇인지 소개한다.
    보통 우리는 '문화'라고 하면 정치나 경제와 구분되는 비정치적, 비경제적 영역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학계에서도 '문화'는 오랫동안 경제적 토대의 규정을 받는 부차적인 것이라거나 정치 질서의 구성에서 비본질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지구화가 초래한 다문화의 도전 앞에 현재 세계 각국은 정치제도와 시민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고, 문화는 의미와 상징의 재생산을 통해 오히려 경제적 토대와 정치 질서를 바꾸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책은 사회경제적 균열에 기반한 경제 중심의 정치에서 사회문화적 균열에 기반한 문화 중심의 정치로 초점을 옮기는 현대사회의 변화를 추적하며, 특히 문화와 정치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주요 정치철학이 한국 사회와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가지는 의미를 설명한다.

    출판사 서평

    문화적 균열이 정치적, 경제적 균열을 재규정하는 다문화 시대

    영국의 브렉시트 선택과 미국에서 트럼프 정부의 출범은 지구화의 흐름에 제동이 걸리고 탈지구화, 신고립주의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시민들은 지구화가 자기 자신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다주었는지 물었고 기존 정책 결정권자들을 불신임하는 방식으로 정치적 의사를 드러냈다. 흥미롭게도 이들이 의사의 결집을 이루는 방식은 '문화'를 중심으로 한 '정체성의 정치'를 강화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유럽연합의 개입으로부터 주권을 탈환하고 국경 통제를 강화하여 영국 고유의 문화를 지키겠다는 점이 강조되었다면, 미국에서는 백인과 기독교에 뿌리를 둔 미국적 기원의 확인을 통해 반이민과 반이슬람 구호가 전면에 부각되었다. 지구화의 반동으로서 고유의 문화에 근거한 배타주의와 고립을 마다 않는 신고립주의는 이런 흐름에 기대어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치열한 갈등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 다문화 사회

    기존 시민들이 이처럼 분노하는 배경에는 이질적인 문화의 등장이 있다. 20세기 말 자유주의의 승리와 함께 진행된 세계화는 자본과 노동의 지구적 이동을 초래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민과 난민의 형태로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나라에서 터전을 찾았다. '다문화 사회'는 하나의 정치 공동체 안에 여러 문화 집단이 공존하는 사회를 의미하고, 이에 따르면 오늘날 거의 모든 나라는 다문화 사회로 이행하고 있다.
    다문화 상황에서 기존 시민은 오랜 이웃에게 내보이는 심정적 유대를 새로운 이주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고 그들의 정착을 돕기 위한 인간적인 노력을 보여줄 수도 있다. 새로운 이주자들의 문화나 인권을 무시하는 인종차별주의자로 보이길 원하는 시민은 거의 없다. 하지만 문화가 정치의 문제로 환원되면 이런 태도는 도전을 받는다. 이를테면 소수 집단이 기존 사회에 흡수 동화되기보다 독자적인 집단으로서 존재의 인정과 문화적 권리의 부여를 요구할 때, 정부에 의한 다문화 정책이 다른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역차별의 성격을 띨 때, '시민권'이나 '복지'를 이질적인 집단에게 제공해야 할 때, 특히 극우 집단에 의해 혐오 정서가 사회적으로 조장될 때 시민들은 새로운 이주자들로 인해 초래된 상황에 불만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시민들의 불만은 기존 정치체제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다문화의 도전에 직면한 국민국가

    서구에서 처음 성립한 국민국가는 점차 다른 국가 형태를 밀어내며 오늘날 가장 표준적인 국가 형태로 자리 잡았다. 국민국가는 동질적인 문화와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는 민족을 단위로 하여 사회 통합을 이루고 사회정의와 복지의 재분배를 실현함으로써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했고 이를 통해 지난 200여 년간 전성기를 구가했다. 지난 세기까지만 해도 국가가 맞닥뜨린 도전자로 언급되는 주체는 주로 초국가적 행위자들이었다. 하지만 다문화 시대의 도전자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오늘날 국민국가는 경계 안에서 '문화적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이질적인 문화 집단이 대거 등장하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영국의 정치학자 비쿠 파레크는 2000년대 초반에 향후 영국이 다수의 문화 집단으로 이루어진 정치 공동체로 바뀔 것이며 국가는 여러 공동체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학자로서의 견해를 제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었다. 다시 말해 정치 공동체로서 국민국가는 여전히 강력하고 다수 집단은 이를 지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렇지만 다문화 상황을 우회할 방법은 없다. 결국 국민국가는 다시금 사회 통합을 위한 사회정의와 공정의 원칙을 찾고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을 새롭게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다문화주의는 보편적 가치인가?

    '다문화 사회'를 견인해가는 이념으로서 흔히 고려되는 '다문화주의'는 보통 두 가지 의미로 쓰인다. 하나는 다문화 사회로의 이행 과정 자체를 별다른 가치판단 없이 서술적으로 가리키는 경우이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다른 하나는, 소수 집단의 사회적 위치를 기존 집단의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규범적으로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위한 '역차별 정책'과 '정체성의 정치'를 지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 '다문화주의' 논의는 아주 짧은 시간에 별다른 갈등이나 균열을 겪지 않은 채 '다문화적 감수성과 문화 다양성의 고양'이라는 정치적으로 바람직한 주장을 지지하는 입장이 주류를 점하게 되었다. 그 결과 전 국민이 보편 가치로서 '다문화주의'와 '다문화 사회 지향'을 받아들이고 쉽게 이에 대한 합의에 이른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다문화주의는, 학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서로 다른 문화를 비교할 수 없다는 문화적 상대주의를 그 내용으로 한다. 그리고 문화 집단의 존재와 그 문화적 권리를 주장하는 이념의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서구의 경험을 보면 다문화주의는 전통이 깊고 보편주의를 지향하는 자유주의나 자유방임주의, 공화주의 정치철학과 충돌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책의 지은이 김남국 교수는 다문화주의와 주요 정치철학의 충돌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문화와 문화 집단을 불가침의 존재로 보는 시각을 허물고 집단 간 대화와 소통, 합의의 가능성을 위한 논거를 마련한다. 즉 자유주의와 자유방임주의, 공화주의 입장에서 문화적 집단의 존재와 그 문화적 권리 부여를 가능하게 하는 정치철학적 근거를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심의다문화주의'라는 개념 아래 다문화 사회에서 요구되는 민주적 공론장과 시민의 모습에 대해 소개한다.

    다문화주의의 퇴조

    결국 다문화주의가 문화 집단의 인정과 권리 부여에 관한 역할을 독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서구 사회에서 다문화주의는 이미 유행이 지나 퇴조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미국에서 다문화주의는 '동화'에 대한 미국인들의 자신감이 담긴 '용광로 모델'을 밀어내고 지배적인 흐름으로 대두했다. 1998년에 미국의 사회학자 네이선 글레이저는 "이제 우리는 모두 다문화주의자"라는 선언적인 표현을 제시할 정도였다. 그는 미국 사회가 그동안 흑인의 통합에 실패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다문화주의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다문화주의가 오늘날 미국 사회의 통합이나 문화 집단들의 공존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볼 만한 증거는 별로 없다.
    유럽의 정치 지도자들도 다문화주의의 실패를 공언하고 있다. 2005년 영국의 지하철 테러나 2015년 프랑스의 샤를리 에브도 테러는 유럽에서 나고 자란 유럽 국적의 무슬림들이 일으킨 것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겪은 후 유럽에서는 고립된 채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공존을 주장하는 다문화주의의 한계를 지적하는 담론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다문화주의의 퇴조와 맞물려 등장한 주요 담론 중 하나는 상호문화주의였다. 하지만 상호문화주의에 대해서는 제3의 길을 표방했지만 결국 동화주의의 다른 버전이 아닌가 하는 비판이 존재한다.

    한국 사회는 어떻게 다문화 사회를 준비해야 하는가?

    그동안 한국 현대사를 바꾼 중요한 정치적 사건들은 대부분 대의제의 틀 밖에서 일어났다. 4.19 혁명이나 두 차례의 군사 쿠데타, 1980년 서울의 봄과 광주 항쟁, 1987년 민주 대항쟁, 2002년 대선의 인터넷 혁명과 2004년 총선 당시 낙선 운동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사건들은 공히 대의제의 작동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을 때 일어났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로 인한 갈등은 아직 심각하다고 할 수 없지만 이 문제가 앞으로 대의제의 중요한 관건이 될 것임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 책은 다문화 상황이 사회문화적 균열을 심화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표의 위기와 연대의 위기를 초래한다고 진단하며, 한편으로는 제도의 실패가 민주주의의 후퇴와 권위주의의 귀환을 불러올 가능성을 저지하기 위해서 미리 근본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이 책은 대표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의 다수제 민주주의를 합의제 민주주의로 바꾸고, 연대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시민들의 정체성을 다문화 사회에 걸맞은 내용으로 새롭게 채워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후자의 경우 전통적인 민족 관념에 기반한 정체성을 보편 가치에 기반한 시민적 정체성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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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유럽연합으로부터 장 모네(Jean Monnet) 석좌교수를 수여받았으며 『한국정치학회보』와 『유럽연구』의 편집위원장을 역임하였다. 주로 현대정치철학, 인권, 유럽정치, 법과 정치사상을 강의하고 있으며 아시아와 유럽에서 다문화의 도전과 이러한 도전이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비교 분석하고 있다. 저서로 『문화와 민주주의』(2019), Deliberative Multiculturalism in Britain(2011), 편저서로 Multicultural Challenges and Sus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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