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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제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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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엘제의 시선으로 엿보는 세기말 빈 시민사회
    진일상

    정신분석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는 작가 아르투어 슈니츨러(1862-1931)에 대한 동질감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나는 여러해 전부터 심리와 성과 관련된 여러 문제에 있어서 당신과 내가 폭넓게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때때로 놀라면서 자문합니다. 내가 힘겹게 대상을 연구해서 얻어내는 내밀한 지식을 당신은 어디서 얻을 수 있었을까 하고요. 평소에도 작가에 대해 경탄하지만, 이제는 시샘하게 되었습니다. [……]
    (1906. 5. 8. 프로이트가 슈니츨러에게 보낸 편지)

    이 말에서 우리는 작가 슈니츨러에 대한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의 경탄과 두 사람의 정신적인 교류를 읽어낼 수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슈니츨러의 문학과 프로이트의 심리학을 연결하는 두 개의 핵심개념, 즉 인간의 심리와 성이다. 이 개념은 두 사람이 활동했던 세기말 빈의 문화를 특징짓는 시대적인 화두이기도 했다.
    빈에서 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유복하게 자란 아르투어 슈니츨러는 빈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빈에서 의사라는 직업과 문학 활동을 병행하기도 했다. 시, 소설과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슈니츨러는 장교, 예술가, 의사 등 빈 부르주아 계급의 전형적인 인물의 내부 시각을 통해 세기말 빈 시민사회의 이면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1924년에 발표한 노벨레 <엘제 양>도 예외는 아니다. 알프스의 휴양지를 배경으로 성숙한 여성이 되기 이전, 아직 사회적인 정체성을 갖지 못한 미성숙한 엘제의 예민하고 섬세한 시각을 통해 세기말 빈 시민사회의 어두운 면이 낱낱이 폭로되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 엘제는 가부장적인 사회규범과 미혼 여성의 순결을 강요하는 이중적인 사회윤리, 억압적인 결혼 제도,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몰락하는 시민계층의 여성인물을 대변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몰락한 집안의 어린 소녀가 결국 자신의 몸을 자본의 교환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는 이야기는 흔해빠진 신파 소설의 소재이다. 그러나 슈니츨러는 전통적인 화자의 역할을 포기하고 서사전개를 전적으로 주인공 엘제에게 맡김으로써 상투적인 서사에서 벗어난다. 직접 인용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내면뿐만 아니라, 다른 인물들과 외부 현실에 대한 묘사는 전적으로 엘제라는 여주인공의 시선, 즉 내적 독백으로 전달된다. 따라서 그 내용은 파편적이고 때로는 비약과 생략으로 단절되고 혼란스럽다. 여기에 엘제라는 인물의 의식과 무의식, 반의식을 포괄하는 심리와 세기말 빈 시민사회의 이중적인 성의식, 성윤리가 투영된다.
    눈먼 아버지를 위해 팔려가는 심청의 이야기는 여기에서는 엘제의 현실로 변형된다. 딸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가족과 이를 기회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도르스데이, 엘제의 돌발적인 행동을 정신적인 질환, 히스테리 발작으로 돌리는 주변 인물들과 엘제의 내면은 철저하게 단절되어 있으며 서로 소통할 수 없다. 이들을 움직이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본의 힘과 위선적인 시민사회의 규범이다. 그리고 아무런 힘이 없는 엘제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없다.
    아이러니한 것은 도르스데이의 요구나 엘제의 파격적인 행동이 모두 예술이라는 형식으로 포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술작품 거래상인 도르스데이는 자신의 파렴치한 요구를 예술작품 감상으로 미화하고 있으며, 엘제는 이에 슈만의 음악과 조명 아래에서의 노출행위로 응수한다. 평소에 피아노를 즐겨 연주했던 작가 슈니츨러는 이 장면에서 슈만의 악보를 직접 차용함으로써 독서의 체험을 시각과 청각적인 차원으로 확장시킨다.
    주인공의 내적 독백을 통해 누구보다 가까이 엘제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독자는 질문할 수 있다. 엘제의 행위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결말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심청이처럼 엘제에게도 희망적인 다른 선택지가 주어질 수 있을까? 물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독자의 상상력의 영역이다.

    목차

    엘제 양

    엘제의 시선으로 엿보는 세기말 빈 시민사회

    저자소개

    아르투어 슈니츨러(Arthur Schnitzler)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62~1931
    출생지 오스트리아 빈
    출간도서 21종
    판매수 1,155권

    아르투어 슈니츨러(1862∼1931)는 1885년에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빈 시립병원에서 일한다. 1886년부터 문학 잡지에 꾸준히 글을 발표한다. 1893년 아버지 요한 슈니츨러가 세상을 떠나 슈니츨러는 빈 종합병원을 떠나 개업한다. 아버지의 부재는 문학 창작에 마음 편히 집중할 수 있게 되는 전환점이 된다. 같은 해 단막극 연작 ≪아나톨(Anatol)≫이 출간된다. 1895년 베를린의 피셔 출판사에서 노벨레 ≪죽음(Sterben)≫이 출간된다. 같은 해 희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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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에서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인문학연구원에서 연구교수로 연구를 하였으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홍익대학교 등에서 연구와 강의 및 번역을 병행하고 있다. 클라이스트의 단편집 [버려진 아이 외]로 2006년 한독문학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는 크리스토프 란스마이어의 [빙하와 어둠의 공포], 고트프리트 폰 슈트라스부르크의 [트리스탄], 아르토 파실린나의 [모기나라의 코끼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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