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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호로 보는 분단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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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강응천
  • 출판사 : 동녘
  • 발행 : 2019년 11월 13일
  • 쪽수 : 21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72979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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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남북한 역사를 이해하는 첫 번째 키워드 ‘국호’
분단 70년을 관통하는 남북통사 프로젝트의 첫걸음


이 책은 남북한의 역사를 ‘국호’라는 하나의 틀 속에서 조망하는 ‘남북통사(南北通史)’ 프로젝트의 첫 번째 시도다. 남한과 북한의 역사를 상호 연관된 하나의 한국현대사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은 늘 당위에 속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자료의 부족, 남북한이 수십 년간 서로 다른 국가로 발전해 온 현실이 발목을 잡았다. 남한은 남한대로, 북한은 북한대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남북한이 상호작용하며 발전해온 과정을 통찰한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저자인 역사저술가 강응천은 남북통사의 시작은 남북한 국호를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남북한의 서로 다른 국호가 어떤 역사적 기원을 갖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제정되었는지 추적한다. 남북한이 민족적 정체성을 나타내는 고유 칭호로 각각 ‘대한’과 ‘조선’을 선택한 이유와 의미를 밝히고 남북한 국호에서 분단의 비밀을 더 많이 품고 있는 ‘민국’과 ‘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의미를 풀어나간다. 이렇게 ‘민국’과 ‘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유래와 채택 과정을 탐구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해방공간에서 어떻게 남북이 분단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책은 끝내 분단으로 귀결되고 만 여러 세력의 열망과 투쟁과 좌절은 고스란히 두 개의 국호에 농축되어 들어간 과정을 한눈에 보여준다. 저자는 “그런 점에서 남북한 국호는 해방 정국의 역사적 진로가 끊긴 지점을 알려줄 블랙박스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바로 그와 같은 분단의 블랙박스를 해독하려는 시도다.

남북한의 국호는 왜 유별나게 이질적일까?
왜 남은 ‘대한’ 북은 ‘조선’을 민족 호칭으로 쓰게 되었을까?


왜 남북통사의 시작을 남북한 국호에서 시작해야 할까? 두 국호에 민족해방운동과 독립국가 건설 과정의 피와 땀이 농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통일독립국가의 국호로 제출되었던 두 이름이 분단국가의 국호로 귀결되는 과정에는 한국현대사의 진로가 외세에 의해 단절되고 왜곡된 내력이 깃들어 있다. 남북한은 반만년 역사를 공유하고 서로 동족임을 강조하면서도 국호는 완전히 이질적이다. 심지어는 민족을 표시하는 칭호부터 남은 ‘대한’과 북은 ‘조선’으로 다르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영어 표기만 ‘코리아(Korea)’로 공유할 뿐이다. 중국, 베트남, 독일 등 다른 분단국가들은 국호의 영어 표기뿐 아니라 자국어 표기에서도 분단 양측이 민족적 칭호를 공유했다.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의 ‘중화’나 베트남공화국과 베트남민주공화국의 ‘베트남’처럼 말이다.

이렇게 유별나게 이질적인 국호 때문에 남북한은 평화와 통일을 향한 교류 협력 과정에서도 소모적인 불편을 겪어 왔다. 민족적 칭호가 다르다 보니 상대방을 ‘남측’이니 ‘북측’이니 하고 불러야 한다. 남은 북을 ‘북한’이라 하고 북은 남을 ‘남조선’이라 한다. 남북한 단일기도 한반도기와 조선반도기로 다르게 부른다. 중국, 일본 등 한자문화권에서는 남한을 한국(韓國), 북한을 조선(朝鮮)이라 표기한다. 역사를 모르는 사람들은 남북한이 본래 하나의 나라인 줄도 모를 것이다.

이 책은 남북한이 각각 대한과 조선을 민족적 칭호로 사용하게 된 유래는 무엇인지, 대한민국의 민국은 무슨 뜻이고 영어로는 왜 북한 국호의 공화국과 같은 ‘리퍼블릭(republic)’인지, 남한 국호의 민과 북한 국호의 인민은 무엇이 다르고 남한에서는 왜 인민이라는 말이 기피되고 있는지, 북한 국호는 왜 유난히 길고 복잡한지, 북한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알려져 있는데 왜 국호에 민주주의가 명기되어 있는지, 남북한이 공유하는 영어 이름 ‘코리아(Korea)’는 어떤 유래가 있는지…… 등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간다.

민국과 인민공화국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북한의 국호에 들어있는 ‘민주주의’는 무슨 뜻일까?


‘민국’과 ‘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차이는 남북한의 체제가 다른 만큼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말뜻만 놓고 보면 이 부분의 차이는 본래 그렇게 크지 않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민국’은 전제 군주국과 대비해 국민이 통치하는 근대적 공화국을 의미한다. 여기서 ‘민’은 민주주의를 뜻하기도 하고 인민을 뜻하기도 했다. 또 민국 자체가 공화국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했다. 이처럼 처음에는 별 차이가 없던 민국과 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좌우로 나뉜 독립운동 과정에서, 그리고 분단 과정에서 서로 다른 의미를 획득해나갔다.

중요한 것은 이처럼 이질적인 남북한의 국호가 둘 다 통일독립국가의 국호를 자임하며 제정되었다는 사실이다. 서로 통일 국호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한 것은 물론 분단국가의 국호로 귀결되면서도 각기 자신이 한반도의 유일 국호임을 내세우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이는 분단에 이르는 과정에서 남북의 정치 세력들 사이에 극단적 대립과 갈등이 있었음을 이 책은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한반도의 분단은 외세에 의해 강요된 것일 뿐 아니라 내적으로도 필연적인 귀결이었을까? 저자는 단연코 “그렇지 않다”라고 말한다. 1000여 년간 단일한 국가를 이루어온 역사적 경험과 해방 후 민중이 표출한 통일독립국가에 대한 강렬한 열망으로 볼 때 분단은 도리어 반역사적 사변이었다는 것이다. 남북한의 국호에는 해방 후 통일독립국가로 나아가던 과정이 외세가 강요한 분단에 의해 얼마나 폭력적으로 단절되고 왜곡되었는지, 그 비밀이 농축되어 있다는 것을 이 책은 잘 보여준다.

통일 국호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대한민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미완의 국호,
향후 통일 국호를 포함하는 분단 체제 해소의 해법이 담긴 책


저자는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미완의 국호라고 말한다. 각기 통일독립국가의 국호로 제출되었지만 분단국가의 국호로 귀결되었기 때문에 미완의 국호이고, 또한 해방 후 한국 현대사가 전진을 멈췄던 지점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에 미완의 국호라는 것이다.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두 국호가 남북한의 정치적 변화와 운명을 같이하리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남한 중심으로 통일이 되면 통일 국호는 대한민국으로 결정될 것이다. 북한이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한 채 남한을 통합한다면 전국적 범위에서 인민민주주의혁명이 완수되었다는 명분 아래 조선사회주의공화국으로 개칭할 가능성이 높다. 전자는 독일의 사례, 후자는 베트남의 사례에서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흡수통일하지 않는 한 단일 국호의 제정은 험난한 논의 과정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완전한 통일이 아니라 국가연합이나 연방제 같은 과도기를 설정한다 하더라도 그 연합체의 이름을 놓고 논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통일 국호에 관해서는 그동안 논의가 없지 않았다. 북한은 이미 고려민주연방공화국이라는 타협안을 제시한 바 있다. 제2차 미소공위 기간에 좌우합작을 추진한 중간파들이 제시했던 ‘고려공화국’과 기본 발상은 같다. 남북이 이미 대한과 조선이라는 민족적 호칭을 쓰고 있기 때문에 제3의 대안으로 고려를 택한 것이다. 고려가 사실상 최초로 한반도의 통일을 달성한 나라였다는 것, 남북한의 세계적 호칭인 ‘코리아(Korea)’의 본래 이름이라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이 역시 북한에서 통일전선의 일환으로 제시한 이름이라는 이유로 남한에서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학부에서 한국사를 전공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북한을 연구하고 있는 저자는, 그러나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두 국호는 처음부터 통일국가의 국호로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그 통일국가는 전국적 차원에서 자주독립과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었다고 말이다.

추천사

이 책은 한반도역사학 내지 남북통사 연구의 의미 있는 진전으로 기록될 수 있는 역작이다. 분단역사학을 넘어 전 반도적인 틀 속에서 남북한의 역사를 조망하는 본격적인 시도이자 주목할 만한 구체적인 성과이다.
꼼꼼한 자료 검토 및 탄탄한 연구를 기반으로 명쾌하게 서술된 이 책은 남북한 국호라는 축도를 통해 분단사를 오싹하리만치 정치하고 통렬하게 분석해내고 있다.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부호가 고스란히 각인되어 있는 남북한 국호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새롭게 만들어준다.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수불석권할 만큼 재미있게 읽힌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남북한 국호의 분단사에 대한 체계적 이해뿐만 아니라 향후 통일 국호를 포함하는 분단체제 해소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중요한 함의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 신종대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한국냉전학회 회장

목차

들어가며

1부 대한과 조선은 어디에서 왔는가?

1장 대한민국의 기원

1. 조선에서 대한으로
2. 제국에서 민국으로
조선 왕조의 민국/공화국과 민국
3. 대한민국의 정치적 뿌리
독립운동 통합사령부의 국호/임정의 분열과 대한민국의 상대화/‘장칠손삼(蔣七孫三)’-임정 유감

2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기원
1. 민주공화국과 인민공화국
민주공화국 중에도 제일 좋은 인민공화국/혁명적 인민공화국
2. 소비에트 이야기
3.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정치적 뿌리
박헌영과 조선공산당/김일성과 조국광복회/김두봉과 조선독립동맹

2부 해방 공간의 통일 국호 쟁탈전

1장 예비 국호들의 백화제방
1. 대한민국임시정부 대 조선인민공화국
인공 수립과 임정의 반격/인공도 임정도 안 된다는 미군정
2. 인민공화국 대 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민공화국 수립 만세!/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부상(浮上)

2장 통일 국호를 향한 마지막 승부
1. 좌조선 우대한
2. 제3의 국호 고려
3. 남북 사회주의자들의 신경전

3부 통일의 코드에서 분단의 코드로

1장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
1. 남한이 헌법 제정에 나서다
2. 헌법을 싸고도는 국회 풍경
3.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가는 길
1. 북한이 헌법 제정에 나서다
2. 아홉 자 타령 - 민주주의 첨삭 논쟁
3. “우리나라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3장 남북한 국호의 특징
1. 대한민국 국호의 특징
근대성의 코드/반공의 코드
2.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호의 특징
세계사적 실험의 코드/반미의 코드

나가며

참고문헌
남북한 통합 연표(1897~1948)

본문중에서

조선은 단군조선에서, 대한은 삼한에서 유래했다. 조선과 삼한은 둘 다 민족사의 깊은 전통에 뿌리박고 고대부터 민족적, 지역적 범칭(汎稱)으로 불려왔다. 두 이름이 근대 민족국가를 구상하던 사람들에게 주목받게 된 것은 그들이 일제에 국권을 강탈당하기 직전 사용된 국호였다는 사정과 관계가 있다.
(/ pp.17~18)

해방 직후 백화제방의 형세를 띤 예비 국호들 가운데 두각을 나타낸 것은 ‘대한민국’과 ‘조선인민공화국’이었다. 양자는 독립운동기의 논의를 이어받아 우익 민족주의 계열과 좌익 사회주의 계열의 예비 국호를 대표했다. 두 예비 국호는 통일독립국가의 국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물론 그 경쟁은 전국적 범위에서 이루어졌다. 다른 변수가 없었다면 한반도에 수립될 독립국가의 국호는 두 예비 국호 가운데 하나로 결정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 p.71)

그런데 정작 신한청년단의 일원이었던 김규식과 여운형은 제2차 미소공위 답신안에서 예비 국호를 ‘고려공화국’으로 제시했다. 두 사람은 설의식이 ‘통칭 회색적 중간 측’이라고 묘사했던 중도 계열 인사들이었다. 그들은 1946년 5월 제1차 미소공위가 무기 휴회에 들어간 이래 미군정이 간접 지원하던 좌우합작의 중심인물들이었다. 1946년 12월 미군정 산하에서 출범한 남조선과도입법의원의 의장은 중도 우파인 김규식이었다.
(/ p.104)

그러나 남북에서 단독 정부를 향한 움직임이 빨라지자 남로당도 북한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을 제정하는 것에 지지를 표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국체의 칭호를 전통의 인민공화국에서 길고 전례가 없는 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바꾸는 데 따른 저항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아홉 글자라는 데서 기인해 ‘아홉 자 타령’이라고도 불리는 민주주의 첨삭 논쟁은 헌법 제정 과정에서도 재연된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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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1963~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46종
판매수 15,158권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 졸업. 인문기획집단 문사철 대표.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우리 시각에서 풀어 주고,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책을 쓰고 만들어 왔다. 지금까지 쓴 책으로는 『문명 속으로 뛰어든 그리스 신들』, 『세계사 일주』, 『라이벌 세계사』, 『세계사와 함께 보는 타임라인 한국사』 등이 있고, 만든 책으로는 『세계사신문』(3권), 『한국생활사박물관』(12권), 『지식의 사슬』(7권), 『민음한국사』(5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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