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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저자의 다양한 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함축된 시어 속에서 느껴지는 고민과 사색, 그리고 문학적 감수성이 독자들을 시로 끌어당긴다. 독자는 시를 통해 다양한 방향성으로 생각을 확대시키며, 깊은 문학의 정수를 느끼게 될 것이다.

송복례 시인의 시(詩)에서는 바람 냄새가 난다. 얼마 전에 송복례 시인이 ‘여랑’이라는 별호(別號)를 쓰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고 때부터 써온 호(號)라 한다. ‘여랑’이라는 말을 들으니 그 말 속에는 ‘바람’이라는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대로 물결과 같다는 여랑(如浪)을 떠올리며 송복례 시인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하였다. 그녀의 삶 속에는 늘 바람이 불고 있는 것 같았고 그녀의 시 또한 바람 속에서 나부끼는 언어의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왜 강렬한 깃발 같은 이미지가 아니라 잔잔히 흔들리는 머플러의 이미지가 떠올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시를 찬찬히 살펴 읽으며 알게 되었다. 그녀의 시는 바람보다는 물결에 가까운 시적 정조를 갖고 있었다. 바람에 흔들리지만 허공으로 날아가지 않고 깃발을 잡는 푯대가 없지만 우리의 주위에서 항상 잔잔히 나부끼는 정조(情調)의 시(詩), 그것이 송복례 시인의 시가 갖는 특성으로 받아들여졌다. 삶의 비의(悲意)를 담고 잔잔하게 흔들리고 있는 송복례 시인의 시는 자신이 지나온 삶의 뿌리뿐 아니라 어머니와 그 어머니의 어머니 대대(代代)의 삶이 숙성된 연원을 갖고 있고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 대대(代代)의 삶이 시인의 일상에 남겨 놓은 무의식의 뿌리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거친 세파에도 날아가지 않고 그렇게 오랜 세월을 굳고 강하게 버텨내면서 잔잔히 주위 사람들의 상처와 고난을 위무(慰撫)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1부

삶을 위하여 - 19
시골집 꽃밭처럼 - 20
변명 - 22
시아버지의 임종 - 23
봄날의 추억 - 28
노년의 뒷모습 - 30
나뭇잎 하나 - 31
계절 속에서 - 32
허약한 잎사귀 - 33
흑장미 - 34
신발을 보며 - 35
병상에서 만난 처녀 - 36
정동진 절터에서 - 38
동강을 바라보며 - 40
선교장에서 - 41
동강, 아라리요 - 42
컴퓨터 앞에서 - 44
밤길에서는 - 46
봄 나무를 바라보며 - 47
팔월의 들풀 - 48
한해를 보내며 - 50
하굣길 - 52
봄비 - 53
중년의 나무 - 54
그대의 숨결은 - 56
떠나보내며 - 57
그해 겨울 억새는 - 58
곰삭은 맛을 느끼며 - 60
건강검진을 받고 - 62
보내지 못한 편지 - 63
할머니 고아 - 64
흉터는 훈장처럼 - 65
눈동자 - 66
빗소리 - 67
집 나간 아이 - 68
울타리 안에는 - 69
용서받지 못하여 - 70
절벽과 나무 - 72
보름달 - 73
노환 - 74
허수아비 - 75
밥상 - 76
바람이여 - 77
고향들녘에서 나는 - 78
나는 어디에 - 81
할아버지와 병풍 - 82
바다와 도서관 - 84
정지선에 서서 - 85
돌이 말하다 - 86
산책길, 물오리 - 88

2부

거기에 무엇이 - 91
아버지의 자전거 - 92
내 마음의 나무들 - 94
달의 독백을 듣다 - 96
그대를 위하여 - 98
아가의 웃음 - 99
긍정의 힘 - 100
저 높은 곳을 향하여 - 101
나비야 - 102
해바라기 - 103
새벽 달 - 104
가을 밤 - 105
그림자 - 106
바위와 나비와 꽃 - 107
믿음 - 108
갈등이여 - 109
나의 임 - 110
터 - 111
아침 기도 - 112
생각나무 - 114
두려워하지 마라 - 116
길을 거닐며 - 120
아아트만에게 - 121
힘든 이유 - 122
소나무 - 123
수평선 - 124
결 - 125
별 - 126
물 - 127
소식을 기다리며 - 128
담 - 129
유년에 부른 노래 - 130
나비의 속삭임 - 132
새 노트를 열며 - 133
갈등 - 134
영전에 드리는 글 - 135
친구여 - 136
갈증 - 138
끼리끼리 - 139
무늬 - 140
시신기증 - 142
동굴을 나오면서 - 143
내 마음의 현주소 - 144
다시 들녘에 서다 - 145
존재를 통곡하다 - 146
겨울에 서서 - 148
파도여 - 149
선택한 길 - 150

3부

사랑의 별 - 153
돌고래의 춤 - 154
풍장소리 - 155
아름다운 아가야 - 156
발자국 - 158
비 오는 날에 - 159
당돌한 소녀 - 160
마지막 눈물 - 161
꽃을 보며 - 162
영결식장에서 - 163
단발머리 소녀에게 - 164
이끼의 노래 - 166
꿈꾸는 그날 - 167
사유의 길 - 168
부스럼을 보며 - 170
산책길, 억새꽃 - 171
거리에서 - 172
쭉정이의 변 - 174
소망 - 176
내 마음 속 그림 - 177
별에 대한 체험 - 178
산책길, 들풀 - 180
산책길, 꽃들 - 181
손녀와 햄톨이 - 182
괜찮아 - 184
사랑하는 사람아 - 186
가을 숲을 바라보며 - 187
고요 속으로 - 188
언니의 향기 - 189
나의 언니 - 190
생의 결 - 192
산책길, 새벽 - 193
젊은 날의 노래 - 194
파도 - 195
바닷가에서 - 196
좋은 숲 나라 - 197
지혜의 별 - 198
씨앗 - 199
나비의 입 - 200
노을 스러지면 - 201
빗방울 - 202
웅덩이 - 203
노년의 자유 - 204
감나무 골 - 205
마지막 가는 길을 위하여 - 206
가시밭의 흰 백합화 - 208
세월호 - 210
가뭄에 - 213

□ 후기?송복례 - 214

■ 해설?김광기(시인) - 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