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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 최진영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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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최진영
  • 출판사 : 민음사
  • 발행 : 2019년 10월 25일
  • 쪽수 : 304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37479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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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겨울에는 작은 눈사람 두 개를
    만들어서 넣어 두기도 했다.”

    방학 없는 지친 삶과 숙제처럼 남은 관계 속에서
    작게 빛나는 마음을 건져 올리는 최진영식 보물찾기


    장편소설 『해가 지는 곳으로』를 통해 순도 높은 사랑을 선보이며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작가 최진영의 신작 소설집 『겨울방학』이 출간되었다. 『겨울방학』은 『팽이』 이후 6년 만에 묶는 그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6년의 시간을 통과하며 최진영은 그가 언젠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처럼(“이제 막, 1초가 지났어.”) 신중하게 눈을 한 번 깜빡인 것 같다. 폭력과 고통의 세계를 거침없이 펼쳐 보였던 이전과는 조금 달라진 자세와 눈빛으로 우리의 아홉 살을, 열두 살을, 그리고 현재를 바라본다. 세계의 불행과 가혹함보다 그 시간을 통과해야만 하는 이들의 말 한마디와 걸음걸이, 쪼개어 자는 잠을 관찰한다. 사랑하면서 미워하고, 착하면서 나쁜 마음의 모양들을 소중히 보관한다. 소설집 『겨울방학』을 읽는 일은 바닥에 주저앉아 모래와 먼지를 헤치고 보물을 찾는 일과 닮았다. 날이 어두워지고 손이 더러워지더라도, 뒤섞이고 탁한 바닥에서도 우리는 결국 작게 빛나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 “네가 내게 배운 것이 가난만은 아니라면 좋을 텐데.”
    여전히 최진영의 인물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가난이다. 늘 아쉽고 불안한 현재와 그로 인해 잡히지 않고 멀기만 한 미래. 그러나 최진영의 인물들은 두려움을 통과해 나아간다. 평화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아슬아슬하게, 끝일 것 같지만 계속된다는 마음으로.
    수록작 「겨울방학」의 고모는 아홉 살 난 조카의 순수해서 나쁜 말들을 듣는다. “고모는 가난하니까 이런 데 사는 거잖아.”라고 말하는 아이를 향해 고모가 되돌려 준 것은 가난을 지우는 친밀감의 시간이다. 「돌담」의 주인공 ‘나’가 다니는 회사도 한 사람의 미래와 현재를 갉아먹는다. 정규직 대신 무기계약직으로 사람을 고용하고, 독성 물질인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첨가된 장난감을 팔면서도 ‘그 정도로 사람 안 죽는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회사. ‘나’는 그들에게 항의하고 그들의 방식을 거부한다. 협박당하고 일상이 무너질까 두렵지만 다시 찾은 고향 동네에서 ‘내가 무엇이 되고 싶었는지’를 생각한다. 생존을 위한 나쁜 관성이 쉽게 존엄을 해치는 날들에도, 소중한 것이 뭔지 모른 채로 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단단히 쌓는 인물들이 『겨울방학』에 있다.

    ■“우주한테는 네가 미세 먼지인지 몰라도 나한테는 네가 미세 먼지가 아니야.”
    대책 없는 낙관이 아닌 바닥으로부터 건져 올린 희망을 말하기 위해 작가는 우주를 동원해 쓴다. 우주 입장에서는 티끌 같은 우리가 어째서 티끌보다 더 작은 희망을 지니고 함께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 대해 말한다.
    수록작 「첫사랑」의 주인공 ‘혜지’가 사랑하는 것은 망원경으로 보는 별과 망원경으로 보지 않아도 되는 ‘우미’다. 혜지는 태양과 지구의 거리가 달라지면 지구의 생명이 박살나듯, 우미와 자신의 거리가 달라지면 자신의 세계도 박살나리라는 것을 깨닫는다. 우주의 이치를 깨닫는 것처럼 사랑을 깨달은 것이다. 「어느 날(feat.돌멩이)」의 배경은 미 대륙만 한 크기의 돌멩이가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종말 직전의 ‘어느 날’이다. 종말을 막을 방법은 없지만, “우리가 가까운 곳에서 죽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말에 ‘나’는 생각한다. 우리가 아무리 멀어도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가깝다고, 영영 함께인 것이라고 말이다. 최진영의 소설들이 알려 주는 것은 그런 것들이다. 함부로 절망이라고 말하지 않는 법. 섣불리 희망이 없다고 말하지 않는 법. 소중한 것을 감별하는 법.

    ■작품 소개

    돌담

    ▶어린이 문구와 완구를 제작하는 회사에 다니던 ‘나’는 우연히 회사에서 사용하는 첨가물이 사용 금지된 독성 물질 ‘프탈레이트 가소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회사를 신고한 ‘나’는 고향 동네로 돌아와 한 노인이 마음이 허전해서 쌓았다는 돌담 이야기를 듣는다. 돌담이 있는 곳은 나와 가장 친했던 친구 ‘장미’가 함께 놀던, 지금은 말라 버린 연못이 있던 곳이다. ‘나’는 아주 오랜만에 장미를 생각하고, 돌담을 향해 걷는다. 그곳에 가면 ‘다음’을 생각할 수 있을 거라고 믿으며.

    겨울방학
    ▶이나는 엄마가 동생을 낳아서 고모 집에 맡겨졌던 아홉 살의 겨울을 기억한다. 아빠 손을 잡고 고모가 사는 빌라촌에 들어섰던 순간. 아파트에서만 살았고, 침대에서만 잤던 아홉 살 이나가 고모의 원룸에 대해 어떻게 말했는지. 그런 이나를 고모는 어떻게 대해 줬는지. 어른이 된 이나는 종종 그때 보았던 고모의 표정과, “네가 내게 배운 것이 가난만은 아니라면 좋을 텐데.”라고 중얼거리던 것을 기억한다. 고모가 가르쳐 주고 싶었던 건 무엇이었을까, 어른이 된 이나는 생각한다.

    첫사랑
    ▶우현의 생일에 혜지는 팔찌를 잃어버렸다. 가장 소중한 사람이 준 팔찌는 우현이 혜지에게 고백을 하고 실랑이를 벌이던 순간 우현의 방에 떨어졌다. 그날 이후, 혜지의 머릿속은 온통 ‘팔찌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그것은 ‘우미 언니’가 준 팔찌니까. 혜지가 좋아하는 우미 언니와 혜지를 좋아한다는 우현이 남매인 것을 알게 된 것 역시 우현의 생일, 팔찌를 잃어버린 그날이다. 마음은 엇갈리고 오해는 계속되지만 분명한 것은 혜지와 우현이 첫사랑 중이라는 사실이다.

    가족
    ▶3년차 커플인 주은과 수호는 수호의 부모님을 만나러 간다. 3년 내내 둘의 관계는 예상대로 흘러왔다. 수호의 부모님을 뵙게 되기 전 주은은 곧 ‘이 사람의 부모님을 뵙게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도착한 수호의 집에서 주은이 마주한 것은 예상은 했으나 대책을 세우기는 힘든, 내 애인의 ‘가족’이다. 수호의 아버지는 끊임없이 ‘가장으로서 뼈 빠지게 희생해도 대접도 못 받는’ 세상을 탓하고,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을 향해 칭찬인지 욕인지 모를 애매한 말을 늘어놓는다.

    의자
    ▶‘나’는 가구를 만드는 사람이다. 여러 사람이 둘러앉을 상상을 하며 식탁을 만드는 게 가장 즐겁고, 주문이 들어오면 선반이나 책장도 만든다. 이것은 ‘내’가 만든 의자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각별했던 외할머니를 떠나보내고, 할머니의 장례식장에서 2년 전 헤어진 연인을 만나게 되고, 15년 전 ‘나’에게 새벽에 마시는 자판기 커피와 어떤 계절을 좋아하게 만든 ‘소진’을 다시 만난다. 이 우연하고도 필연적인 만남과 헤어짐을 생각하며, ‘나’는 의자 하나를 만든다.


    ▶어느 날 ‘나’는 자신이 벽에 갇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눕고 자고 눈뜨고 끼니를 먹는 것은 평소와 똑같은 자신의 방 안인데, 문을 열면 벽인 것이다. 벽에 갇힌 ‘나’를 꺼내려고 애쓰는 것은 ‘나’의 회사 팀장이다. 팀장은 매일같이 전화를 걸어 ‘나’를 회유하고, 질책하고, 충고한다. 성실한 사람이 그러면 쓰나, 나와서 일을 해야지, 돈을 벌어야지, 자네를 기다리겠네. 그 모든 말을 듣고 ‘나’는 어쩐지 이 고립과 단절의 상태에 더욱 빠져든다. 그러니까 ‘나’는 나가고 싶지가 않다. 어째서일까?

    막차
    ▶‘장’과 ‘남’ 그리고 ‘승지’는 주중에 늘 막차를 탄다. 어느 날 그들이 타는 버스가 급정거를 하고, 급정거를 했을 뿐 금세 다시 제 속도로 달리지만 장만이 버스가 살아 있는 뭔가를 박았다고 주장한다. 남은 거듭 장의 말을 무시하지만 장은 끈질기다. 장의 주장은 점점 구체화되어 동물을 친 것도 아니고 사람을 친 게 분명하다는 데까지 이른다. 승지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 커다란 차가 밤의 도로를 거침없이 달리다가 치어 버린, 그래서 죽어 버린 한 사람을 생각한다.

    어느 날(feat.돌멩이)
    ▶영어와 숫자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이름의 돌덩어리가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나’는 일시불로 결제한 카드 값을 할부로 바꿔 달라고 카드 고객 센터에 요청하는 중이었다. 세상의 종말이 다가온 시점에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일이다. 결제한 돈을 나눠 달라고 요청하는 일. 그런 ‘나’에게 뉴스의 내용을 정확히 알고 싶다는 엄마의 전화가 걸려온다. ‘나’는 엄마에게 ‘우주고 뭐고 알아 봤자 우린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하지만 엄마는 자꾸만 묻는다.

    오늘의 커피
    ▶사기꾼 아버지가 빚만 남기고 사라져 버려서 ‘조’는 쉴 새 없이 일을 해야 했다. 편의점, 숯불갈비집, PC방, 공장.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평생 기다리던, 끝내 아버지가 좋은 사람이라고 믿었던 어머니마저 병을 얻어 요양원에 모신 뒤로는 더욱 일자리가 필요했다. 숙식 제공이라는 카페에 면접을 보기 위해 조는 낯선 버스를 타고 낯선 곳에 내린다. 그리고 처음으로 조의 장애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을 만난다. 그 사람은 조가 일을 하러 온 이 카페가 ‘기다리는 곳’이라고 말한다.

    0
    ▶책을 잃어버렸다. 공상과학소설인지 순수과학인지 분야도 기억나지 않고, 'The Earth'인지 'Their Earth'인지 제목도 기억나지 않지만 그 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한 책. ‘나’는 자신의 방에 들른 사람들에게 그 책을 본 적이 있는지 묻는다. 그러나 책을 잃어버렸다는 ‘나’의 고민을 들은 친구들의 반응은 전부 그들 각자를 사로잡은 괴로움에 대한 넋두리다. 친구들과의 대화를 계속하며 ‘나’는 그제야 자신의 괴로움을 생각한다. 왜 책을 찾으려고 했을까?

    ■작가의 말
    두 번째 소설집을 묶으며 생각했다. 나는 다른 방향으로 몸을 살짝 틀어 버린 것 같다고. 홀로 존재하는 나와 당신을 보면서, 이제는 우리의 연한 부분을 믿고 싶어졌는지도 모른다. 연해서 상처받기 쉽지만, 연하기에 서로를 더 끌어안을 수 있는, 우리가 드러내지 않는 어떤 마음을. (……)
    나는 여전히 희망을 모르지만 사람을 믿지 않을 수는 없다. 단념 다음에 오는 긴 여백을 이전과는 다른 태도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나는 아직 끝과 시작 사이에 있다.

    추천사

    「겨울 방학」의 고모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가 아홉 살 조카에게 자신의 집을 내어 주는 방식을 보며 어떤 과시도 없이 내 삶을 소개하는 법을 배운다. 초라하고도 찬란한 고모처럼 말할 수 있다면, ‘네가 내게 배운 것이 가난만은 아니라면 좋겠다’고 소망하는 고모의 얼굴을 닮아 갈 수 있다면 좋겠다. 또다시 겨울방학의 계절이 다가온다. 어리고 나이 든 겨울 방학이다.
    - 이슬아 / 작가, 헤엄 출판사 대표

    첫 장편소설로 처연한 비관의 세계를 열어 보였고, 근작 『해가 지는 곳으로』를 통해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지옥이 된 세계에서 절망적이면서도 절대적인 사랑을 찾아갔던 최진영은 두 번째 소설집 『겨울방학』에서는 자신과 독자를 위해 의자 하나를 만들어서 보여 주려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등받이와 팔걸이가 부드러워 몸을 알맞게 감싸는”(「의자」) 의자, 누군가에는 희망이 그런 의자 모양이지 않을까.
    - 조해진 / 소설가

    목차

    돌담 7
    겨울방학 45
    첫사랑 77
    가족 107
    의자 139
    囚 167
    막차 199
    어느 날(feat.돌멩이) 213
    오늘의 커피 233
    0 265

    작가의 말 293
    추천의 말 297

    본문중에서

    그 돌을 동그랗게 쌓아 작은 동굴을 만들었다. 걷다가 예쁜 것을 발견하면 그 동굴에 보관했다. (……) 여름에 비가 많이 내려서 연못이 넘쳐도 동굴은 무너지지 않았고 보물들은 안전했다. 동굴에 보물을 넣을 때마다 우리는 그것이 보물인지 아닌지 회의했다. 한명이 보물이냐고 묻고 다른 한 명이 보물인 이유를 말하면 회의 끝이었다. 장미는 작은 수첩에 날짜를 적고 보물의 내용과 의미를 기록했다. 그럴 때 장미는 정말 특별했다.
    ('돌담' 중에서/ pp.26~27)

    아린과 지호와 이나는 아파트 단지 뒷문으로 나가 빌라가 모여 있는 동네까지 걸어갔다. (……) 동네를 거의 벗어날 즈음 자기 또래 아이들을 만났을 때는 놀라거나 웃지 않고 긴장했다. 몇 살일까, 같은 학교일까 궁금해했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외면했지만 이나는 등 뒤로 걸어가는 그들을 계속 의식했다. 우린 여기 놀러 온 거잖아. 우린 푸르지오에 살잖아. 이나는 큰 소리로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겨울방학' 중에서/ p.50)

    삶은 활짝 펼쳐진 종이가 아니라 불규칙하게 구겨진 종이다. 펼쳐진 채로는 도무지 만날 수 없는 것들이 구겨지면 가까워지고 맞닿고 멀어지기도 한다. 나는 여기 가만히 있는데, 이우미는 거기 가만히 있는데, 우리 사이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하는데, 그런데도 우리는 서로의 빛을 알아볼 수 있었다.
    ('첫사랑' 중에서/ p.103)

    한 바퀴 돌아 다시 만나는 건가.
    소진이 말했다. 무슨 뜻인가 생각했다.
    그냥…… 우리가 같은 날 비슷한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태어났고, 열다섯 살 새벽에 그렇게 우연히 만났고, 이제 우리 서른인데 이렇게 또 우연히 만나고 그러는 게…… 이렇게 접어 보고 싶은 거지. 15년을 주기로.
    소진이 종이 접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의자' 중에서/ p.159)

    내가 엄마 가까운 곳으로 얼마 가지 못하더라도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우린 이미 충분히 가까이 있다고, 우주는 무한하나 시작과 끝이 있기에 언젠가 지구가 없어진다고 해도 우린 어떤 식으로든 같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우주가 생기고 없어지고 다시 생기길 반복해도 우린 영영 같이 있을 거라고 꼭 말해 줄 것이다.
    ('어느 날(feat.돌멩이)' 중에서/ p.231)

    저자소개

    생년월일 1981~
    출생지 -
    출간도서 23종
    판매수 4,174권

    2006년 [실천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팽이]가 당선되었다. 2010년 장편소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으로 제15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끝나지 않는 노래],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구의 증명]과 소설집 [팽이]가 있다. 한겨레문학상,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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