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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오페라 열네 편에 담긴 스펙터클 세계사

르네상스 시대에 만들어진 오페라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겼을까?
<피가로의 결혼>이 프랑스혁명에 영향을 끼쳤다고?
영국 튜더왕조의 모습을 <안나 볼레나>에서 볼 수 있을까?
비바 베르디! 이탈리아 통일과 베르디 오페라는 무슨 관계일까?
<라 트라비아타>를 보면 19세기 유럽의 코르티잔을 만날 수 있다고?

‘오페라’는 낯설고 어렵다. ‘세계사’는 너무 거대하고 복잡하다. 그런데 오페라와 세계사를 엮으면 눈과 귀를 사로잡는 생생하고 리드미컬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바로 이 책, 《오페라와 함께하는 사회탐구》는 오페라를 통해 세계사를 말한다.
오페라의 역사는 400년이 넘는 데다 최초의 오페라에 담긴 르네상스 정신을 알아보려면 고대 그리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오페라가 융성한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을 중심으로 하는 유럽사뿐 아니라 이집트와 에티오피아, 중국와 일본의 역사까지 엿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특히 중요하게 꼽히는 오페라 열네 편을 통해 역사를 읽는다. 메디치 가문의 위용을 느낄 수 있는 <에우리디체>부터 중세 봉건사회를 풍자한 <피가로의 결혼>, 이탈리아 통일의 의지를 다진 <나부코>, 동양에 대한 19세기 유럽인의 환상과 선망을 보여 주는 <투란도트>와 <나비 부인> 등이다. 각 작품에 담긴 내용은 물론이고 배경, 인물, 무대는 당대의 격변하는 사회와 문화를 드라마틱하게 드러낸다. 이뿐만 아니라 오페라를 만든 작곡가의 생애와 오페라가 만들어지고 무대에 올라 세계적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기까지의 과정에서도 역사적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역사와 음악을 아우르는 융복합 지식으로
새롭게 만나는 인문 교양서

《오페라와 함께하는 사회탐구》는 학교 교과 과정에서 배우는 세계사를 오페라를 통해 새롭게 바라보는 인문 교양서다. 시간의 흐름보다는 주요한 사건과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정보를 흥미진진하게 재구성했다. 주요 키워드는 별도의 박스 안에 담아 전체적인 내용 이해를 쉽게 하고 몰입도를 높였다. 이로써 지식의 경계를 허물고, 역사를 보는 눈과 음악적 소양을 아울러 기를 수 있도록 했다.
각 작품을 소개하는 도입부에 수록한 QR 코드를 통해 오페라를 직접 감상하면, 뜻밖에 우리에게 친근한 아리아를 들을 수도 있다. 또한 부록에는 오페라와 관련한 역사적 논쟁, 오페라극장의 풍경, 뛰어난 프리마돈나 등 알아 두면 좋을 정보를 풍성하게 실었다.

<사회탐구> 시리즈 소개

뜻밖의 지식으로 새롭게 만나는 사회탐구
사회탐구 영역의 지식을 의외의 키워드로 흥미롭게 풀어내는 청소년 인문사회 시리즈다. 사회탐구 교과목인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세계지리’, ‘한국지리’, ‘한국사’, ‘동아시아사’, ‘세계사’, ‘경제’, ‘사회문화’, ‘법과 정치’에서 다루는 지식을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큐레이팅한다.
사회탐구 영역은 방대하다. 개별 교과목에서 다루는 지식도 마찬가지다. 워낙 다양하고 넓은 지식을 전달하다 보니 공부하는 청소년 입장에서는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시리즈는 광활한 사회탐구의 세계에서 헤매는 청소년 독자에게 위트 있는 길잡이가 되어 준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배울 수는 없음을 알기에, 세상의 모든 지식을 한꺼번에 전하기보다 작지만 뚜렷한 출발선을 다양하게 제시함으로써 사회탐구 교과목을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게 안내한다.

들어가며-역사와 문화를 품은 오페라 이야기

1장 르네상스 시대, 오페라의 탄생
결혼 축하연은 오페라지!-야코포 페리·줄리오 카치니 〈에우리디체〉
수준 높은 초기 오페라-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 〈오르페오〉
알면 더 보이는 오페라 | 오페라 상연에는 어떤 사람들이 필요한가요?

2장 민초들의 항거, 유쾌하거나 처절하거나
지배 세력의 횡포에 대한 유쾌한 반란-볼프강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중세 스위스인의 처절한 저항-조아치노 로시니 〈윌리엄 텔〉
알면 더 보이는 오페라 | 오페라 때문에 논쟁이 붙었다고요?

3장 튜더왕조의 빛과 그림자
천 일의 앤, 그녀의 슬픈 노래-가에타노 도니체티 〈안나 볼레나〉
여왕 대 여왕, 뜨겁게 맞서다-가에타노 도니체티 〈마리아 스투아르다〉
알면 더 보이는 오페라 | 벨칸토와 카스트라토는 무슨 관계가 있나요?

4장 억압받는 현실 속, 나라와 연인을 노래하다
국가國歌보다 사랑받는 이탈리아 독립의 노래-주세페 베르디 〈나부코〉
찬란한 고대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주세페 베르디 〈아이다〉
알면 더 보이는 오페라 | 옛날 오페라극장의 풍경은 어땠나요?

5장 권력을 향한 욕망과 운명적 사랑
되살아난 북유럽 신화-리하르트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의 아픔-리하르트 바그너 〈트리스탄과 이졸데〉
알면 더 보이는 오페라 | 바이로이트 음악제란 무엇인가요?

6장 팜파탈, 세상을 사로잡다
팜파탈의 집시 여인-조르주 비제 〈카르멘〉
유럽 문화 속의 코르티잔과 팜파탈-주세페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알면 더 보이는 오페라 | 뛰어난 프리마돈나를 소개해 주세요

7장 유럽, 동양에 매혹되다
차이나 루트와 시누아즈리-자코모 푸치니 〈투란도트〉
일본의 개항과 자포니즘-자코모 푸치니 〈나비 부인〉
알면 더 보이는 오페라 | 유명한 오페라극장을 소개해 주세요

기득권층의 문제를 드러내는 데 머물지 않고 비판하고 항거하는 정신까지 펼친 작품은 단연 <피가로의 결혼>이다. <피가로의 결혼>이 오페라로 공연된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프랑스혁명이 일어난 것이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앙시앵레짐, 즉 구체제의 특권층에 대한 민중의 분노와 비판 정신이 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나폴레옹도 <피가로의 결혼>은 프랑스혁명이 시작되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 p.50)

윌리엄 텔은 사실 적극적으로 대중 앞에 나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인물은 아니다. 내성적이고 무뚝뚝한 인상을 가졌으며, 자신의 삶에 충실한 인물이다. 그러나 부당한 폭정에 항거하고 어려움에 부딪힌 주변인을 돕는 데는 몸을 사리지 않는다. 스위스 국민은 여러 개의 칸톤으로 쪼개진 채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며 살아가지만, 그들은 모두 용감하고 담대한 윌리엄 텔에 관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윌리엄 텔 이야기는 스위스인들 사이에 꾸준히 전해 내려가면서 민족의식을 심어 주고 하나로 통합된 국가라는 정체성을 다져 나가는 구심점이 되었다.
(/ pp.60~61)

이탈리아인이 베르디에게 열광한 것은 아름다운 음악 외에 다른 이유도 있었다. 베르디의 작품이 공연되는 극장에서는 “비바 베르디!”라는 외침이 끊이지 않았는데, ‘비바’는 ‘만세’라는 뜻의 이탈리아어고 ‘베르디’는 작곡가 베르디뿐 아니라 통일 이탈리아 초대 왕을 상징했다. 베르디(Verdi)라는 이름을 보자. 신기하게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Vittorio Emanuele Re D’Italia)의 머리글자를 모으면 만들어지는 글자들로 이뤄진다. 그래서 관객은 베르디의 오페라를 본 뒤, 작품에 대한 감동에 더해 외국의 지배를 벗어나 통일을 이룩하자는 염원과 각오까지 담아 뜨겁게 베르디를 외쳤다. 이탈리아에서 베르디의 음악은, 음악 이상을 뜻했다.
(/ pp.110~111)

<투란도트>의 무대도 살펴보자. 북경을 배경으로 한 것은 음악에서의 독특함이나 신비감 외에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면에서도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오페라라는 장르 자체가 종합 예술적인 성향이 있어서 무대 위에 작품 하나를 올리자면 음악은 물론, 배경이 되는 무대 세팅과 등장인물의 의상, 소품 등 여러 요소도 중요한 감상 포인트가 된다. 그러니 유럽인이 늘 보고 듣던 것과 다른 이국적인 소재가 무대에 오르면 관객으로서는 새롭고 낯선 볼거리가 되었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다.
(/ p.190)